'드론과 함께 최고를 향해 비상하다' 이양규 네온테크 상무

강형석 redbk@itdonga.com

[IT동아 강형석 기자] 해외도 마찬가지지만 국내에서도 무인비행장치, 드론(Drone) 시장 활성화를 위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정부는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전략산업 분야에 5G와 스마트 자동차, 무인기(드론) 등을 주력산업 분야에 포함시키고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그러나 다양한 제품과 기술을 선보이고 있는 해외와 달리, 우리나라는 견줄 제품이 없어 보이는 게 현실이다.

다소 늦은 시작이지만 우리나라 무인기 기술도 해외와 충분히 경쟁할 수준에 이르렀음을 알 수 있었다. 바로 네온테크의 드론들이 주인공이었다.

일반적으로 드론은 기기 하나를 하늘에 띄우는 것을 떠올릴 수 있지만, 네온테크는 여러 드론이 동시에 날며 화려한 움직임을 자랑했다. '군집비행'이라고 부르는 이 형태는 여러 드론이 정해진 형태에 따라 동시에 운용되는 기술이다. 정해진 형태에 따라 일정한 간격으로 비행을 하니 충돌을 피하려면 그에 맞는 기술도 적용되어야 한다. 1인용 드론보다 더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셈이다.

반도체 장비 제조사로 업계에서는 유명한 네온테크는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드론을 선택하고, 새로운 브랜드 앤드론(NDrone)과 함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그들은 왜 드론을 선택했는지, 앞으로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지 궁금했다. 이에 드론사업부를 맡고 있는 이양규 상무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봤다.

이양규 네온테크 드론사업부 상무.
이양규 네온테크 드론사업부 상무.

신사업 고민하다 발견한 '드론'

네온테크는 2000년 10월에 설립된 기업으로 반도체 장비가 핵심 사업이다. 이미 다이싱(웨이퍼 절삭) 장비 제조사로는 국내 최고에 이르렀을 정도로 기술력도 인정 받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먹거리가 필요했다. 황성일 대표와 이양규 이사는 이 부분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었다고 한다.

"10년 이상 반도체 장비를 해 왔는데,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대표님과 신사업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했어요. 새 사업은 가급적 우리가 하는 반대의 영역이었으면 했습니다. 프랜차이즈를 검토해 볼 정도였어요. 그 때 눈에 들어온 것이 드론이었습니다."

처음, 드론을 프랜차이즈 사업과 접목할 예정이었다. 음식을 나르는 드론을 만들어 독특한 분위기를 가진 프랜차이즈 매장을 기획하고 있었던 것. 하지만 드론의 저변 기술이 다양하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기존 계획을 수정하고 드론에 집중하기로 했다. 마침 드론이 뜨거운 주제로 떠오를 시기였다.

드론에 대해 연구하던 네온테크는 약 3년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이 군집비행 관련 연구를 다수 진행 하고 있음을 알게 됐다. 이에 지난해 7월,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관련 기술을 이전 받으면서 신사업의 시동을 걸었다.

"앞으로 드론은 발전할 수 밖에 없는 사업이라 봤습니다. 정부의 사업 개발 의지도 있었고, 유용한 방향으로 갈 것이라는 판단도 있었어요."

네온테크는 항우연을 통해 군집비행 기술을 이전 받고 고성능 산업용 드론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드론 여러 대가 함께 비행하는 기술이니 정밀도가 높아야 했다. 이에 500m 내 10cm 오차 수준의 고정밀도 위성 위치확인 시스템(GPS) 모듈을 개발하기에 이른다. 이 외에도 특수 목적 드론을 항우연과 개발하고, 최근에는 실내에서 쓸 수 있는 S-모델을 자체 개발하기도 했다는 게 이양규 이사의 설명이다.

하지만 일반 소비자 시장을 위한 드론을 직접 생산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중국 기업 때문이었다. 한국에서 기술을 개발해 직접 생산해서는 중국과 경쟁할 수 없다고 판단, 특수 시장을 겨냥한 드론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눈을 돌린 곳이 여러 드론이 동시에 제어되는 군집비행이었다.

본격적인 활동은 지난해 12월, 홍콩에서 열린 엠넷 아시아 뮤직 어워드(MAMA)였다. 국내 남성 아이돌 그룹 샤이니의 무대. 한 멤버가 무대 위에 서 있고 그 주위를 밝게 빛나는 갓이 떠다녔다. 드론이었다. 네온테크가 개발한 군집비행이 빛을 보는 순간이었다.

이양규 상무는 군집비행 기술을 제대로 확보한 곳은 전 세계 몇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는 인텔과 한 독일 기업을 꼽은 뒤, 네온테크가 세 번째로 군집비행에 대한 노하우를 보유한 기업일 것이라 장담했다. 하지만 갈 길은 멀다. 인텔이 100여 대를 가지고 군집비행에 성공한 반면, 자신들은 그 절반 수준에 그쳐 있다는 것. 하지만 항우연과 협력해 그 수를 늘려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드론 군집비행.
드론 군집비행.

또한, 군집비행에 대한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엔터테인먼트 산업 외에도 감시나 통제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 가능한 부분임을 강조했다.

3층 교육장에서는 실제 드론들의 군집비행을 경험할 수 있었다. 실내 공간 제약으로 9대가 동시에 비행할 수 있었지만 공간이 충분하면 그 수는 많아진다. 무선으로 여러 기기를 제어하는 것이니 지연 시간에 대한 걱정도 있었지만, 데이터 크기를 최대한 줄여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했다는 게 이양규 상무의 설명이다.

다양한 드론을 접할 수 있는 곳 '앤드론'

네온테크는 다양한 드론을 시장에 선보이고자 앤드론(NDrone)이라는 브랜드를 준비했다. 중국 심천에 있는 드론 제조사 헙산(Hubsan)과도 양해각서를 체결, 제품을 유통하고 있다. 현재 인증이나 유통 절차에 대한 준비를 마무리 하고 있으며, 특수한 1개 제품을 제외하면 조만간 우리나라 시장에서 헙산의 드론을 만날 수 있을 전망이다.

단순히 유통만 하는게 아니라 특수 드론 주문자 상표부착 생산(OEM)에 대한 제휴 및 군집 비행용 드론 생산, 고성능 리튬 폴리머 배터리 개발 등 포괄적인 영역에 걸친 기술 제휴도 포함되어 있다. 특히 배터리는 60분 이상 비행이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 외에 앤드론은 DJI, 헬셀(Helsel), 패럿(Parrot) 등 다양한 제품을 국내 유통하고 있는 유통사로도 활약 중이다. 이양규 상무는 앤드론 브랜드를 드론 중심 브랜드로 육성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다양한 드론을 판매해도 헙산의 드론 라인업이 중심이다. 부품에 따라 많게는 수 개월이 걸리는 타 수입 드론과 달리 앤드론은 헙산과 제휴해 부품을 즉시 구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 이는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 제고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가격 및 성능 측면에서도 자신 있지만 사후 서비스는 더 자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앤드론은 헙산 제품에 대해 수리부터 교체까지 가능하다고 한다. 최대한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준비 중이라고.

"헙산은 유럽에서 잘 알려진 브랜드입니다. 품질이나 성능도 타 제품에 뒤지지 않아요. 특히 불량에 따른 회수(리콜)이 적다는게 저에게는 매력적이더군요. 4월 정도에 대형 쇼핑몰을 중심으로 판매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이후 반응을 봐야 알겠지만 품질이나 성능 모두 자신 있습니다."

'드론 사관학교'를 목표로

네온테크와 앤드론의 목표는 '드론 사관학교'가 되겠다는 것. 관심 있는 사람들을 위한 교육이 아닌, 드론 꿈나무를 육성해 시장을 크게 발전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양규 이사는 이를 위해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드론의 원리와 비행을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공연 및 제작을 위한 아카데미도 준비 중이라고 말한다.

네온테크 사옥 3층에 마련된 드론교육장.
네온테크 사옥 3층에 마련된 드론교육장.

교육을 위한 공간도 마련했다. 안양 평촌에 있는 신사옥 3층을 드론 교육과 시연을 위한 공간으로 꾸몄다. 이곳에서는 드론 구성 및 동작 원리를 배우고 실내 비행도 할 수 있게 만들었다. 교육용 드론을 만들거나 조정 체험도 이곳에서 이뤄진다.

이를 위해 네온테크는 안양시 내에 있는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4월부터 드론 관련 체험학습을 실시한다. 매주 월, 화, 목요일에 진행되고, 이미 여러 학교에서 200여 명 가량이 신청해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고. 이를 시작으로 드론 교육을 점차 확대해 나간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양규 네온테크 상무와 앤드론 임직원들.
이양규 네온테크 상무와 앤드론 임직원들.

"우리는 반도체 장비에서 1위를 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선택한 드론 시장에서도 1위가 목표입니다. 저변 확대를 위해 안양시 내에서도 인재를 적극 육성하고자 합니다. 이들이 성장해 향후 산업을 이끌 재원이 될 것이고 이들을 적극 채용하는 선순환도 기대할 수 있을 듯 합니다. 그 중심에는 앤드론이 있겠죠. 드론 사관학교를 만드는게 저희 목표입니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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