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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봐도 여성만을 위한 넷북, 도시바 NB305

이문규

학생이든 직장인이든 전업주부든 요즘 여성들은 대부분 컴퓨터를 사용한다. 그리고 컴퓨터 관련 업계 종사자가 아닌 이상 대부분의 여성은 사양이나 성능에 그리 밝지 않다. 그러니 그들이 컴퓨터를 선택하는 기준은 다분히 외형이나 디자인 쪽에 맞춰진다. 하기야 넷북은 워낙 기본적인 성능만 제공하니 성능을 운운하는 것도 말이 안 된다. 이런 의미에서 도시바 NB305 넷북은 전반적인 디자인이나 색상 등이 ‘여성 친화적’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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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남성이 사용하지 못할 것은 없다. 더군다나 남성이 여성스러운 섬세함을, 여성이 남성스러운 야성미를 보이는 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질 지금에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도시바 NB305 넷북을 보면 대부분의 남성은 여자친구나 아내에게 선물하기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딸이라고 항상 분홍색 물건만 쥐여주는 건 고리타분한 편견이라 주장하는 본 리뷰어가 봐도 이건 여성용 넷북임이 분명하다. 따라서 여자친구 혹은 아내의 생일이 얼마 남지 않은 남성들이나, 보조 노트북이 필요한 여성들이 아니라면 본 리뷰는 과감히 건너뛰기를 권장한다.

'어머, 예쁘다'

도시바 NB305를 본 리뷰어의 아내가 가장 처음 던진 말이다. 사양이 어떤지 성능이 얼만큼인지는 애초에 관심도 없고 들으려 하지도 않는다(사실 넷북이 뭔지도 모른다). NB305는 커버부터 안쪽 LCD 부분까지 모두 레드 와인 컬러로 장식했다. 커버에는 빗살 무늬의 홈을 파서 심심함을 탈피하려 했고, 중앙의 'TOSHIBA' 로고도 커다랗게 새겨져 있다. 아울러 커버 표면은 무광택 재질이라 지문이 묻거나 먼지가 쉽게 달라붙지는 않는다(단, 홈 안으로 때가 낄 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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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 내부 LCD 가장자리와 하단 힌지(LCD와 본체의 이음새 부분) 부분 역시 레드 와인 컬러로 돌렸다. 중앙에 있는 전원 버튼마저 붉은색이다. LCD는 전체 커버 크기에 비해 다소 작다. 공식적인 사양에는 10.1인치(대각선 길이 25.6cm)로 나와 있는데, LCD 가장자리를 넓게 구성하여 다른 넷북에 비해 LCD 크기가 작게 느껴진다. 최대 해상도는 1,024 x 600 정도로 넷북 표준이고, 다른 넷북과 마찬가지로 LED 백라이트를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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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는 최신 노트북 키보드의 트랜드인 ‘아이솔레이트’ 방식을 적용했다. 자판 하나하나가 마치 타일 모양으로 독립된 형태를 말하는데, 사실 그다지 큰 효용은 없는 듯하다. 대신 전체 크기가 작음에도 타이핑에는 큰 무리 없을 정도다. 본 리뷰를 NB305로 작성하고 있지만 큰 어려움 없이 타이핑하고 있다(물론 100% 편하지는 않지만). 손가락이 가는 여성 사용자라면 더욱 유연한 타이핑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우측 시프트 키는 겉보기에 길지 않지만 이 역시 사용에 큰 지장 없다. 화살표 키가 좀 작긴 하지만, 별도의 공간에 배치한 점이 나름대로 좋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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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핑 감촉도 나쁘지 않다. 타이핑 시 키캡(키 뚜껑)이 덜덜거리지 않으면서, 키 터치감이 가볍지 않기 때문이다. 전반적인 키 배열도 괜찮다. 그리 많이 사용되지 않는 기호긴 하지만, '물결무늬' 키(정확히는 ‘틸드(tilde), ~)가 스페이스 바 왼쪽에 바로 붙어 다소 헛갈리긴 하다. 이외에 펑션(FN) 키와 조합하여 사용하는 특수 기능도 일반 노트북과 대부분 비슷하게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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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305의 커버를 처음 열었을 때는 커버의 레드 와인 컬러와 상판의 그레이 컬러가 전혀 매치되지 않을 것 같았는데, 가만히 보고 있자니 그리 부자연스럽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어찌 됐든 빨간 립스틱을 연상케 하는 레드 와인 컬러는 여성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해 보인다.

'역시 작고 가볍네'

통상적으로 넷북은 일반 노트북에 비해 작고 가볍다. 성능보다는 휴대성을 강조하는 제품군이기 때문이다. 주로 10인치 내외의 LCD 크기에 1~1.5kg 정도의 무게를 유지한다. 그래야 여성들도 무리 없이 가지고 다닐 수 있을 테니까. 도시바 NB305도 이와 비슷하다. 10.1인치 크기에 무게는 1.32kg이다. 다른 넷북과 달리 대용량 배터리(6셀, 대부분의 넷북은 4셀)를 장착했음에도 이 정도 무게라는 건 분명히 인정할 만하다. 따라서 여성용 토트백이나 숄더 백, 크로스백 등에도 쏙 들어가고, 출/퇴근이나 외근 시에도 일반 노트북에 비해서는 훨씬 수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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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어의 경우 일반 노트북 전용 백 팩을 사용하는데, 평소 12인치 노트북(약 3kg, 전원 어댑터 포함)을 가지고 다닐 때에 비하면 한결 가벼움을 양어깨를 통해 체감할 수 있었다. 어차피 외근지에서 사용할 서브 노트북이라면, 주로 인터넷이나 문서 작업만 하는데, 무겁고 어차피 써먹지도 못할 높은 성능의 노트북보다는 차라리 작고 가벼운 제품이 유용하다. 요즘 같이 폭염이 작렬하는 한여름에 무거운 노트북 가방을 메고 돌아다녀 본 사람들은 십분 공감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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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께는 다른 넷북과 거의 유사한 정도다. 6셀 배터리 바닥 부분이 불룩해서 두껍게 보이지만, 실제 본체의 두께는 약 2cm가량밖에 안 된다. 그렇다곤 해도 요즘은 일반 노트북(특히 울트라씬 계열)도 얇게 뽑아내는 것이 유행일 정도로 두께를 강조하는 있는 판국이라, NB305가 그에 비해 월등히 얇다 하기에는 좀 민망하긴 하다. 아무튼 간에, 결론적으로 여성들이 가방에 넣고 다니기에도 큰 부담 없는 건 사실이니 인정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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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무게, 가벼운 성능

넷북은 애초에 크기, 성능, 가격 모두를 가볍게 한 보조 노트북이다. 비유하자면, '컵라면' 같은 존재인 것이다. '허기를 달랜다'는 근본 목적에서는 끓이는 라면과 다를 바 없지만, 계란을 풀기에도 파를 썰어 넣기에도 애매하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끓이는 라면 고유의 담백함과 쫄깃함을 느낄 수 없다. 그냥 라면 먹는 느낌만 날 뿐이다. 넷북 역시 문서 작성이나 인터넷 서핑 등의 근본적인 목적만 달성할 수 있지, 그 이상의 무언가, 예를 들어 게임이나 고급 멀티미디어 작업 등을 기대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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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넷북은 가급적이면 성능에 대해 언급하지 않으려 하나, 그래도 사양 정도는 간략하게 읊어 주는 게 리뷰어의 최소 도리라 생각한다.

도시바 NB305를 비롯해 거의 대부분의 넷북에는 인텔 아톰 프로세서가 장착된다. 이름이 '아톰'이라 뭔가 파워풀하리라 생각되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NB305에는 아톰 N470 프로세서가 장착됐고, 이는 최대 1.83GHz로 작동하는 코어 하나짜리 제품이다(최근에는 코어가 6개가 들어간 프로세서도 나왔다). 워드 프로그램이나 인터넷 브라우저 정도만 돌릴 수 있을 정도니 크게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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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광고 문구를 보면, 마치 뭔가 엄청난 성능을 낼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함을 인지해야겠다. 참고로 인텔의 ‘하이퍼쓰레딩’ 기술은 지원한다. 윈도우 등의 운영체계에서 프로세서를 두 개로 인식되도록 하여 처리 효율을 높이는 기술인데, ‘스파이더맨’이 아닌 이상 그 성능 차이를 체감할 수 없다. 자꾸 눈에 걸리는 어구인 ‘쾌적한 컴퓨팅’을 아톰 프로세서에 바라는 건 과욕이다.

메모리는 1GB를 장착했다. 요즘 주류인 DDR3도 아닌 DDR2다. '넷북'이라는 제품군은 인텔에서 지정한 것인데, 넷북에는 메모리를 1GB로 제한하여 제조사의 무분별한 사양 높이기를 방지하고 있다(사양이 높아지면 가격도 높아질 것이고, 그럼 넷북의 근본적인 취지에 어긋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래픽 칩셋은 프로세서 안에 내장됐다. 이름은 GMA3150인데, 3D 게임은 언감생심이고, 1080p 이상 고해상도 동영상은 재생조차 어렵다(인내심이 강하면 끝까지 볼 순 있다). 고로 딱 문서 작업 및 인터넷 서핑용이다. 그래도 인터넷 페이지의 플래시 게임 정도는 무난히 돌아간다. 인터넷 고스톱, 맞고, 포커 등과 같은 게임까지는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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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는 유선랜이 10/100Mbps, 무선랜이 802.11b/g(54Mbps)를 각각 지원한다. 유선랜 최대 대역이 1,000Mbps(1Gbps), 무선랜이 802.11n(최대 300Mbps)에 비해 한 단계 아래 사양이다. 다른 사양은 그렇다 쳐도, 네트워크 부분은 1Gbps와 802.11n 규격을 채택하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99%의 넷북이 그러하듯 ODD는 달려 있지 않고, 메모리 카드 7종 리더와 안면인식 내장 카메라, USB 2.0 포트 3개, 오디오 단자, 외부 출력용 VGA 포트 등 필요한 포트는 충실히 제공하고 있다. USB 포트 중 1개는 본체 전원을 끈 상태로도 충전이 가능하도록 한 '슬립앤차지(Sleep’n Charge)' 기능을 제공한다(본체 좌측. 단 전원을 끈 경우 전원 어댑터가 연결된 상태에서만 충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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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는 (앞서 잠깐 언급한 대로) 넷북으로서는 이례적으로 6셀 리튬이온 5,800mAh 제품을 장착했다. 사용해본 바로는 문서 또는 인터넷 작업 정도는 연속 5시간 내외를 유지했다(전원 옵션은 '균형 조정'). 이 정도라면 완전히 충전된 상태로 (연속 사용이 아닌 이상) 온종일 사용하기에 부족함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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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체계는 MS 윈도우7 스타터 에디션이 설치됐다. 윈도우7 스타터는 넷북이나 넷탑 등의 저 사양 컴퓨터를 위해 시각적 효과/기능을 제거한 가뿐한 운영체계다. 최근에 출시되는 넷북에는 십중팔구 윈도우7 스타터가 설치되고, 또 그게 바람직하다.

3D 게임이나 여러 성능 테스트 프로그램은 굳이 실행하지 않겠다. 대신 IT동아에서 늘 실행하여 점수를 기록하고 있는 'Performance Test'와 윈도우7의 체험지수만 띄워본다.

Performance Test 결과는 347점. 그동안 테스트했던 다른 넷북보다 약간 나은 결과를 보이지만, 역시 넷북은 넷북일 뿐이다. 그나마 아톰 프로세서 최신 제품을 장착해서 조금이나마 성능이 향상됐으니 그게 어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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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우 체험지수는 그림으로 보시다시피, 역시 프로세서가 가장 취약한 성능을 보이고 있음을 말해준다. 윈도우7에서는 체험지수 만점이 7.9점인데 아톰 N470 프로세서가 2.7점을 받았다. 이는 결국 문서 작업이나 인터넷 서핑하는 데는 2.7점짜리 프로세서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점수가 높을수록, 즉 프로세서 성능이 높을수록 더욱 빠르고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겠지만, 컴퓨터 게임이 주목적이 아니라면 (약간 느리긴 해도) NB305 같은 넷북으로도 큰 문제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애초에 성능 따위에는 신경도 안 쓰고 관심도 없고 정보도 부족한 여성들이 사용할 거라면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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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NB305를 건네받고 주섬주섬 둘러보더니, 이내 인터넷 쇼핑몰에 접속해 딸아이의 여름옷을 주문했다. 무선랜으로 거실 소파에 앉아 편안하게 인터넷을 사용했다. 본 리뷰어가 옆에서 지켜보기에는 웹 페이지 로딩이 약간 더딘 것에 대해 볼멘소리를 낼 만한데, 이렇다 할 불평 없이 상품 주문을 완료했다. 왜 성능에 대해서는 무덤덤한 걸까? 단지 디자인이 예뻐서일까? 아니다. 아내는 컴퓨터 성능 비교의 기준을 모르기 때문이다. NB305를 사용하면서 이것이 ‘무엇’에 비해 빠르고 느린 건지 비교할 수 있는 기초 데이터가 없어서 그렇다. 그냥 약간 더디면 더딘 대로, 빠르면 빠른 대로 사용할 뿐이다. 이러다 덩치 큰 고급 노트북을 접해본 후에야 넷북의 성능이 낮았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강함'보다는 '가벼움'이 필요한 그녀에게

도시바 NB305는 2010년 7월 말 현재, 도시바 온라인 쇼핑몰(www.shoptoshiba.co.kr)에서 599,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여자친구/아내의 생일이나 기념일 선물로 흔쾌히 선사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긴 하다. 더군다나 요즘에는 무선 인터넷 상품과 결합하여 무료로 제공하는 넷북도 많다. 같은 넷북이긴 하지만 도시바 NB305는 나름대로 '격'이 있다.

우선 세계적인 전자제품 브랜드인 '도시바'의 생산 완성도를 꼽을 수 있고, 평범한 듯 시선을 끄는 컬러와 디자인, 그리고 오래 사용할 수 있는 대용량 배터리, 넷북치고는 편한 타이핑 및 키감, 유용한 번들 프로그램(하드디스크 충격감지 보호 등) 등도 빼놓을 수 없다. 유명 브랜드 구두나 가방도 나름대로 의미 있겠지만, 그녀가 늘 가방에 가지고 다니며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작고 가벼운 넷북도 괜찮으리라 사려된다. 도시바 NB305에는 파우치가 포함되어 있지 않으니 제품에 어울릴 만한 예쁜 파우치 하나도 준비해야겠다. 좀 남우세스럽긴 하지만, 두 사람이 다정하게 찍은 사진을 바탕화면 테마로 설정해 두는 센스도 잊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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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좋은데 이건 좀…

2주간 사용해 보니 다른 넷북에 비해 탁월한 점도, 그렇다고 빈약한 점도 발견하지 못했다. 앞서 언급한 대로 10.1인치 넷북치고는 타이핑이 불편하지 않은 게 장점이라면 장점이고, 확실히 작고 가볍긴 하지만 이는 NB305뿐 아니라 대부분의 넷북의 특징이다.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싶어도 내심 걸리는 부분이 LCD 크기와 네트워크 부분이다. 물론 다른 넷북도 이 정도 LCD 크기에 10/100Mbps 유선랜/802.11g 무선랜을 내장한 제품이 많다. 하지만 NB305는 가장 최근에 출시된 넷북이니 기가비트와 11n 규격 네트워크를 지원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LCD는 지금처럼 가장자리 여유 공간을 넓게 둘 것이 아니라 LCD 크기를 최대한 늘렸으면 더욱 효과적이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제조상의 이러저러한 제약이나 한계가 있었겠지만 리뷰어 입장에서는 마냥 아쉽기만 하다.

그리고 지면을 빌어 넷북 제조사에게 요청한다. 넷북은 메모리를 1GB밖에 내장하지 않아 가뜩이나 시스템 자원이 부족한데, 자사 번들 프로그램은 처음부터 사용자가 선택적으로 설치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물론 개중에는 절대적으로 유용한 것도 더러 있지만, 대부분 넷북 사용에 있으나 마나 한 것들이다. 사양 좋은 일반 노트북이라면 상관없겠지만, 적어도 넷북에는 필요한 것만 딱 깔아주시길 바라 마지않는다. 도시바 NB305에도 무려 19개의 번들 프로그램이 설치돼 있다. 이들 프로그램 대다수는 메모리에 적재(로드)되어 시스템 자원을 잠식한다. 본 리뷰어가 보기에 이 19개 중 'HDD Protection' 하나만 그나마 쓸 만하고, 나머지는 죄다 '사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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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이문규(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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