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퍼티노 현장] 건강관리에 대한 애플식 대답...'케어킷' 공개

김태우 tk@gamedonga.co.kr

[쿠퍼티노=IT동아 김태우 기자] 작년 3월에 열린 이벤트에서 애플은 얇고 가벼운 새 맥북과 첫 웨어러블 기기 애플워치를 공개하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이날 발표된 내용 중에 가장 의미 있는 내용은 '리서치킷(ResarchKit)이 아닐까 싶다.

리서치킷은 아이폰 앱을 사용해 의사와 과학자들이 연구 참가자들로부터 간단하고 쉽게 정확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도록 디자인한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프레임워크다. 사용자의 승인하에 아이폰에 있는 가속도계, 마이크, 자이로스코프, GPS 센서를 사용해 환자의 걸음, 운동 신경 손상, 피트니스, 언어 및 기억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게 해준다. 의료 연구를 위한 도구로 아이폰을 사용하게 되는 것.

이런 수집이 가능한 이유는 애플이 거대한 플랫폼 회사이기 때문이다. 아이폰 누적 판매량은 2015년 7억 대가 넘어섰다. 기술이 의료 발전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방법을 애플이 만들어 낸 것.

애플 3월 이벤트
애플 3월 이벤트

흥미로운 부분은 리서치킷을 오픈소스로 운영한다는 점. 누구든 아이폰을 위한 연구를 바로 설계할 수 있다. 최근 오픈 소스 커뮤니티에 공개된 23andMe에서 디자인한 모듈을 통해 연구자들은 자신의 연구에 간단하고 적은 비용으로 유전자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실험실에서 진행하던 의료 시험을 아이폰에서 할 수 있도록 모듈로 제공함으로 인해 리서치킷의 프레임워크는 더 좋아지게 된다.

애플 최고운영책임자 제프 윌리엄스(Jeff Williams)는 “전 세계 의학 전문 연구원들이 계속해서 아이폰을 사용해 복잡한 질환에 대한 우리의 지식을 넓히고 있으며, 오픈 소스 커뮤니티가 지속해서 지원해 준다면 의학 연구에 있어 아이폰의 활용 가능성은 무한하다”고 전했다.

애플 3월 이벤트
애플 3월 이벤트

리서치킷은 의학 발전을 위한 기능이라면, 1년이 지난 이번 이벤트에서는 자신의 건강 상태를 관리할 수 있는 새로운 소프트웨어 프레임워크인 '케어킷(CareKit)'이 공개됐다. 케어킷을 통해 개인은 간편하게 치료 계획을 확인하고, 증상 및 복약 상황을 모니터링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수술 후 회복단계에 있는 환자가 퇴원하게 되면, 케어킷을 이용해 수술 후 환자에게 요구되는 내용을 전달하고 추적할 수 있다. 복용해야 하는 약, 붕대를 갈아야 하는 시기, 운동 강도와 시간, 식단 등을 환자가 이행하도록 돕는다. 그리고 케어 팀은 환자가 입력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의사 진료가 필요한지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당뇨처럼 만성 질병을 관리함에 있어 특히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의사, 간호사, 가족 구성원들과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기능도 갖추고 있다. 주변 사람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사용자의 건강관리를 도울 수 있는 것. 케어킷 역시 오픈소스로 운영된다. 공개는 4월.

케어킷의 등장으로 건강 관련 앱 개발자들은 파킨슨병 환자, 수술 후 진행 상황, 가정에서의 건강 모니터링, 당뇨 관리, 정신 건강 및 산모 건강을 위한 앱 등을 만들 수 있게 됐다. 글로우(Glow, Inc.)는 자사의 임산부용 앱 Glow Nurture에 케어킷을 적용해 임신 기간을 더욱 건강하게 보낼 수 있도록 안내할 예정이며, 텍사스 메디컬 센터(Texas Medical Center)는 8백만 명의 환자들이 치료 팀을 통해 건강을 개선할 치료방안 안내 및 지원 앱을 개발하고 있다.

애플 3월 이벤트
애플 3월 이벤트

케어킷은 원격 진료라고 볼 수는 없다. 원격 진료로 넘어가는 과도기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잘만 관리하면 일상생활에 지장 없는 질병이지만, 그러지 못해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아이폰이나 애플워치는 항상 지니고 다니는 물건인 만큼 질병 관리에 최적의 도구라 할 수 있으며, 케어킷을 통해 의료진의 정확한 지침 따르고 객관적인 데이터로 몸의 상태를 체크할 수 있다.

사람의 일생에서 건강은 가장 중요한 부분인 만큼, 애플은 아이폰을 통해 더 건강한 삶을 영위할 방법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아이폰 하나에 기기의 경험을 넘어 삶의 경험을 담아내고 있는 것.

글 / IT동아 김태우(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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