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대세는 지갑형? MS 폴더 키보드

이상우 lswoo@itdonga.com

[IT동아 이상우 기자]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대중화되면서 이와 관련한 주변기기 시장도 덩달아 성장했다. 케이스나 보호필름은 물론, 각종 입출력 장치 역시 예외는 아니다. 특히 이러한 모바일 기기의 화면이 글을 읽을 수 있을 만큼 커지고, 성능 좋은 워드 프로세서 애플리케이션이 등장하면서 입력장치인 블루투스 키보드 역시 다양하게 출시됐다.

태블릿PC나 스마트폰의 장점은 무엇보다 휴대성에 있다. 이에 맞춰 블루투스 키보드 역시 휴대성을 중시하는 제품이 많다. 수첩보다 얇은 초박형 키보드부터 반으로 접어 휴대하는 키보드 등 다양하다. 오늘 소개할 제품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출시한 '폴더 키보드'다.

MS 폴더 키보드
MS 폴더 키보드

MS 폴더 키보드는 이름처럼 접을 수 있는 제품이다. 접힌 상태에서 두께는 약 1.2cm로 남성용 지갑보다 얇다. 길이는 가로 약 12cm, 세로 약 15cm로 휴대용 수첩보다 작다. 외장재는 인조 가죽 느낌의 소재를 적용했으며, 충전을 위한 마이크로 USB 단자가 옆에 있다. 단순히 외형만 봐서는 블루투스 키보드라고 생각하기 어렵다.

MS 폴더 키보드
MS 폴더 키보드

접혀 있던 제품을 열면 키보드가 나타난다. 전원 버튼은 따로 없다. 키보드를 여는 순간 전원이 켜지며, 닫으면 꺼진다. 제품의 정식 명칭은 유니버설 폴더블 키보드(Universal Foldable Keyboard)로, 여러 운영체제를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우측 상단을 보면 윈도우, 안드로이드, iOS 마크가 있으며, 바로 아래 있는 OS 버튼을 누를 때마다 표시등 위치가 바뀐다. 이렇게 표시등이 바뀌면 키보드의 기능도 달라진다. 예를 들어 좌측 상단에 있는 ESC 버튼은 뒤로가기 버튼 무늬가 함께 그려져 있다. 이 버튼은 표시등이 윈도우 위치에 있을 때는 ESC 기능을, 안드로이드 위치에 있을 때는 뒤로가기 기능을 실행한다.

MS 폴더 키보드
MS 폴더 키보드

실제로 특수 키 구성을 보면 다양한 운영체제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글쇠 하나에 여러 기능이 쓰여있는 것을 볼 수 있다. OS X이나 iOS를 위한 홈 키나 커맨드 키, 윈도우와 안드로이드를 위한 한영 전환 키 등이 대표적이다. 글쇠 위치 역시 기존 사용하던 키보드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어색하지 않게 쓸 수 있다.

MS 폴더 키보드
MS 폴더 키보드

키보드 하나로 동시에 두 개의 기기를 연결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ESC 버튼 바로 옆에는 블루투스 1번과 블루투스 2번 버튼이 있다. 이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 두 개의 기기를 넘나들며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예를 들어 1번에는 서피스3 같은 윈도우 태블릿PC를, 2번 버튼에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연결한다고 하자. 1번 블루투스를 활성화해서 윈도우에서 문서를 작성하다, 모바일 메신저 알림이 울리면 2번 블루투스를 활성화한 뒤 메시지에 답장을 할 수 있다. 특히 여러 운영체제를 지원하기 때문에 두 개의 장치에 동시에 연결할 수 있는 이점을 더 크게 활용할 수 있다.

블루투스 버튼
블루투스 버튼

타건감은 아주 경쾌하다. 키보드가 얇은 만큼 누르는 느낌도 조금 얕지만, 글쇠를 누르는 느낌이 제법 괜찮다. MS의 또다른 키보드 제품군인 웨지 키보드와 비교해도 손색 없을 정도다. 또한 대부분의 글쇠 폭이 1.5cm 이상이라 손가락이 굵더라도 옆에 있는 글쇠를 잘못 누를 일도 없다.

MS 폴더 키보드
MS 폴더 키보드

하지만 처음부터 고속타이핑은 어려울 듯하다. 기본적으로 자판이 반으로 쪼개진 형태이며, 일부 키는 다른 키와 비교해 폭이 유난히 넓기 때문에 익숙해지지 않으면 오타가 자주 난다. 필자의 경우 키보드를 보고 치면 빠르게 입력할 수 있었지만, 키보드를 보지 않고 치면 오타가 제법 많이 났다.

MS 폴더 키보드
MS 폴더 키보드

생활방수를 지원하는 것도 특징이다. 기본적으로 물이 스며들지 않게 설계했으며, 표면 역시 방수 소재를 적용해 물이 스며들지 않고 방울이 위에 맺힌다. 만약 키보드 위에 물을 엎었다면 가볍게 털기만 하면 된다.

생활방수 기능
생활방수 기능

접을 수 있는 디자인은 좋지만, 글쇠 구성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도 보인다. '아이유 BOO'라는 단어를 입력한다고 해보자. 우리는 일반적으로 'ㅠ'를 오른손으로 친다. 만약 왼손으로 친다면(두 벌식 기준) ㅠ 아래에 받침을 쓸 때 왼손을 그대로 다른 자음으로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조금 불편하다. 이와 반대로 같은 위치에 있는 B를 쓸 때는 왼손을 쓴다.

MS 폴더 키보드
MS 폴더 키보드

MS 폴더 키보드의 경우 가운데 접히는 구조 때문에 ㅠ 글쇠가 오른손과 조금 멀리 떨어져 있다. 이 키보드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ㅠ 대신 키보드 가운데를 두드리는 일도 종종 있으리라. 실제로 구성을 보면 한글 모음 중 ㅠ만 유일하게 왼쪽편에 있다. 영어 입력 시에는 문제가 없지만, 한글 입력은 익숙해지려면 조금 시간이 걸릴 듯하다.

필자가 이 제품을 사용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거치대의 부재다. 서피스 제품군처럼 킥스탠드가 내장된 제품이나 아이패드 처럼 커버 형태의 스탠드가 없는 제품에서는 사용하기 어렵다. 필자의 경우 스마트폰에 연결해서 사용할 때 책상에 부착된 거치대를 이용했지만, 실외에서는 이렇게 사용하기 어려웠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에는 거치대로 사용할 수 있는 여러 액세서리가 많이 등장했다는 점이다.

2016년 3월 중순 기준으로 약 9만 7,000원 정도에 구매할 수 있다.

MS 폴더 키보드
MS 폴더 키보드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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