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버튼이 22개? 코바 게이밍 마우스

[IT동아 이상우 기자] 우리가 사용하는 일반적인 마우스와 비교해, 게이밍 마우스는 '괴상하게' 생긴 제품이 많다. 단순히 사용자의 움직임을 인식하고 클릭/우클릭 등의 동작만 하는 일반 마우스와 달리 게이밍 마우스는 수많은 버튼과 독특한 외형을 갖춰, 겉모습만 봐도 특별하다는 느낌을 준다.

게이밍 마우스의 독특한 디자인에는 이유가 있다. 장시간 마우스를 사용하는 게이머를 위해 손에 쥐기 편한 디자인을 적용하고, 마우스만으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여러 개의 버튼을 탑재한다. 특히 이러한 외부 버튼을 활용하면 키보드 단축키를 사용해야 하는 게임 조작을 손가락 하나만 움직여 수행할 수 있다.

로캣(ROCCAT)이 선보인 게이밍 마우스 코바(KOVA) 역시 다양한 기능과 독특한 외형을 갖춘 제품이다. 우선 외형을 살펴보면 마치 콘셉트카 같은 모습이다. 좌우 대칭 형태에, 마우스 버튼 양 옆에는 추가 버튼이 솟아있다. PC에 연결하면 스크롤 휠과 마우스 뒷부분에 조명이 켜지면서 이러한 느낌이 더 강해진다.

코바 마우스의 가장 큰 특징은 이지시프트(EasyShift) 기능이다. 이지시프트 버튼을 누르는 동안 각 마우스 버튼에는 새로운 기능이 할당된다. 예를 들어 마우스 왼쪽 버튼을 그냥 누르면 '클릭' 기능이 작동하지만, 이지시프트 버튼을 누른 상태로 왼쪽 버튼을 누르면 '뒤로가기' 기능이 작동한다. 키보드에서 Alt나 Ctrl 등의 키와 함께 다른 키를 누르는 단축키 조합과 유사하다.

기본적으로 외부에 있는 버튼은 스크롤 휠 기능을 포함해 총 12개다. 이 중 하나를 이지시프트 기능에 할당하면 마우스 하나만으로 총 22개의 입력을 할 수 있는 셈이다. 특히 이지시프트 기능은 특정 버튼으로 정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전용 소프트웨어를 통해 자신에게 편한 버튼으로 지정하면 된다. 각 버튼에 담을 수 있는 기능은 정말 많다. 마우스 감도 조절, 브라우징, 미디어 컨트롤 등 일반적인 게이밍 마우스의 기능 외에도 지정한 소프트웨어 실행, 키보드 단축키, 매크로 실행 등 다양한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 이를 활용해 게임 중 화면 녹화 소프트웨어를 작동하거나 손을 옮기지 않고 스크린샷을 찍는 등 여러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코바 마우스는 좌우가 완벽히 대칭인 제품이다. 디자인은 물론 좌우 버튼 구성까지 모두 동일하다. 오른손잡이든 왼손잡이든 같은 환경에서 마우스를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전용 소프트웨어에서 어떤 손으로 사용할지 선택하는 기능이 인상깊다. 단순히 클릭과 우클릭을 바꾸는 윈도우 기본 설정과 달리 전용 소프트웨어에서는 사용자가 설정한 모든 버튼 설정을 좌우 대칭으로 바꿀 수 있다.

게이밍 마우스로서의 기능도 양호하다. 바닥에는 다섯 곳에 테프론 피트를 부착해 매끄럽게 움직이게 했으며, 크기는 손이 작은 사람도 한 손에 쥐고 모든 버튼을 누를 수 있다. 무게는 약 100g 정도로 가벼워 큰 힘을 들이지 않고 움직일 수 있고, 케이블은 섬유 재질을 사용해 꼬일 우려를 줄였다. 마우스 해상도는 최대 7,000DPI까지 높일 수 있으며, 전용 소프트웨어를 통해 보고율을 125Hz부터 1,000Hz까지 총 4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전용 소프트웨어인 스웜(SWARM)을 이용하면 마우스의 각 기능을 더 다양하게 변경할 수 있다. 5단계의 마우스 해상도를 미리 등록하고, 버튼 하나만 눌러 원하는 설정으로 바꿀 수 있으며, 더블 클릭 속도나 스크롤 속도 등 세부적인 설정도 변경할 수 있다.

음성 안내 기능도 있다. 이 기능을 활성화하면 마우스 해상도를 변경했을때 현재 해상도가 얼마인지 음성(영어)로 알려준다. 이밖에 PC 음량을 변경하거나 프로필(등록한 마우스 버튼 기능 구성) 변경 시에도 관련한 내용을 음성으로 알려준다.

앞서 말한 버튼 기능 변경 역시 이 전용 소프트웨어를 통해 이뤄진다. 마우스 버튼 및 이지시프트 기능은 사용자가 직접 변경하지 않아도 기본 할당돼 있지만, 원한다면 스웜을 통해 변경할 수 있다. 또한, 기능 선택 창 위에 마우스를 올리면 해당 어떤 버튼을 눌러야 그 기능이 작동되는지 표시해주기 때문에 수월하게 필요한 기능을 등록할 수 있다.

사실 이 마우스를 처음 사용하는 사람에게 이지시프트 기능은 조금 번거롭게 느껴질 수도 있다. 단순히 버튼 하나만 누르면 원하는 기능이 작동하는 일반 마우스와 달리 추가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버튼을 하나 더 눌러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조작이 익숙해지면 일반 마우스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편하다. 마우스 하나만으로 할 수 있는 조작이 무려 22개나 되기 때문이다.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 정도로 생각하자.

제품 가격은 2016년 2월 중순 인터넷 최저가 기준으로 약 5만 원 정도에 구매할 수 있다. 일반 마우스와 비교하면 비싸게 느껴질 수 있지만, 게이밍 마우스로서는 합리적인 편이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