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돌아온 설현폰, SKT 쏠

강일용 zero@itdonga.com

[IT동아 강일용 기자] 저가폰 열풍이다. '단통법' 때문일 수도 있고, 스마트폰 가격이 그동안 너무 비쌌던 탓일 수도 있다. 아무튼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는 점에서 사용자에겐 좋은 일이다. 최근 출시된 SK텔레콤의 저가 기획폰 'SKT Sol(쏠)'을 일주일 동안 사용해봤다.

SKT 쏠
SKT 쏠

SKT 쏠은 어떤 제품?

쏠은 SKT의 저가 기획폰이다. 제조사가 아니라 이동통신사가 원해서 시장에 출시한 제품이라는 뜻이다. 작년 SKT를 통해 출시된 저가폰 'TG 루나'가 출시 3개월 만에 15만 대 이상의 판매량을 보여준 것에 고무된 SKT는 루나의 뒤를 이을 저가폰을 물색했다.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면서 제법 고급스러워 보이는 제품을 찾던 SKT의 눈에 띈 것이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TCL의 '알카텔 원터치 아이돌3'다. 쏠은 이 제품을 국내 사정에 맞게 현지화한 제품이다. 이름도 달(루나)의 후속작이란 의미에서 태양(솔라)이라고 지었다.

쏠과 알카텔 원터치 아이돌3의 사양은 유사하다. 내부 저장공간이 32GB로 확대되는 등 긍정적으로 변했다. 또한 딸려오는 곁가지가 많이 풍족해졌다. 음향기기 전문기업 하만의 JBL 인이어 헤드셋, 10,400mAh 용량의 외장 배터리, 32GB 용량의 마이크로 SD 카드, 설현의 브로마이드 2장을 기본 제공한다.

SKT 쏠
SKT 쏠

쏠이 아니라 설현폰이라 불러주세요

사실 쏠은 본명보다 '설현폰'이라는 애칭으로 더 유명하다. 인기그룹 AOA의 멤버 '설현'을 광고모델로 전면에 내세웠기 때문이다. 전작 루나의 광고모델로 발탁된 설현은 그 인기를 바탕으로 SKT의 메인 이미지 모델로 선정됐고, 이번 쏠의 광고모델도 맡게 되었다. TV를 통해 방영 중인 쏠의 광고를 보면 이 광고가 쏠의 광고인지 설현 싱글앨범 광고인지 헷갈릴 정도로 설현의 비중이 높다.

제품도 마찬가지다. 제품 포장을 열면 쏠의 본체보다 동봉된 설현의 브로마이드 2장이 먼저 보인다. 제품을 켜면 바탕화면으로 설현의 사진이 지정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설현 팬들에게 쏠은 최고의 선물인 셈이다. 아, 물론 일반 사용자에게도 좋은 선물이다. (SKT 대리점 앞에 붙어있는 1:1 사이즈의 설현 브로마이드는 제공하지 않는다. 이것까지 제공했으면 바로 쏠을 구매하기 위해 SKT 대리점으로 갔을 텐데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이다. ^^;)

SKT 쏠
SKT 쏠
<설현의 브로마이드를 얻고 행복해하는 IT동아 이상우 기자>

저가폰의 한계를 뛰어넘는 사양

쏠은 저가폰임에도 제법 괜찮은 사양을 갖췄다. 퀄컴 스냅드래곤 615 옥타코어 프로세서, 2GB 용량의 메모리, 32GB 용량의 내부 저장공간, 크기 5.5인치 해상도 풀HD(1,920x1,080)의 광시야각 IPS 디스플레이, LTE-A(광대역LTE 포함)를 지원하는 통신 칩셋을 갖췄다. 대략 2년전의 최고급 스마트폰과 유사한 사양을 갖춘 셈. 일반적인 용도 뿐만 아니라 동영상 재생이나 3D 게임 플레이 용으로도 나름 쾌적하게 사용할 수 있다.

디자인
리뷰용으로 받은 쏠은 검은색 모델이다. 검은색 폴리카보네이트(플라스틱) 재질에 은테를 두른 형태로 디자인되어 있다. 제품 크기는 갤럭시노트 초창기 모델과 비슷한 수준. 무게는 크기에 비해 대단히 가볍다. 140g에 불과하다. 집어든 순간 '생각보다 가볍네'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제품 색상은 검은색, 은색, 금색 등 세 가지다.

SKT 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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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
디스플레이는 크기 5.5인치, 해상도 풀HD, 선명도 400ppi의 광시야각 IPS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삼성전자, LG전자의 제품처럼 색감이 진하지는 않치만, 선명도는 충분히 높다. 작은 사진과 글자로 정확하게 읽을 수 있다. 색감을 사용자가 직접 설정할 수 있는 점도 흥미롭다. 설정 > 디스플레이 메뉴에 들어가면 색감을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이 있는데, 이를 통해 색감을 사용자의 취향에 맞춰 붉게, 노랗게, 파랗게 설정할 수 있다. 국내 스마트폰에서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기능이다.

SKT 쏠
SKT 쏠
<쏠은 색상(색감) 조절 기능을 제공해 사용자 취향에 맞게 색감을 조절할 수 있다>

사운드
제품 전면에는 사운드를 강조하기 위해 출력 1.2W의 스피커 두 개를 제품 위아래로 배치했다. JBL과의 기술 제휴로 탑재된 이 스테레오 스피커는 스마트폰치곤 제법 크고 경쾌한 스테레오 사운드를 제공한다. 이어폰 단자는 제품 상단 왼쪽에, 충전 단자는 제품 하단 오른쪽(가운데가 아니다)에 있다.

SKT 쏠
SKT 쏠
<쏠은 화면 좌우에 출력 1.2W JBL 스피커를 탑재했다>

성능
쏠의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 5.0 '롤리팝'이며, TCL의 커스텀이 약간 추가되어 있다. 순정 안드로이드와 크게 다르진 않으며, 단지 아이콘이 좀 더 예쁘게(아이폰스럽게) 치장되어 있다. 제품의 성능을 기크벤치3로 확인해본 결과 2,583점(멀티코어), 쿼드런트로 확인해본 결과 21,912점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비슷한 성능을 갖춘 제품을 들라면 삼성전자 갤럭시노트3와 LG전자 G2를 들 수 있겠다.

저장공간과 메모리
쏠의 저장공간은 32GB이지만, 운영체제 설치공간을 제외하고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은 22.84GB다. 앱, 사진, 동영상 등을 제법 풍족하게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이다. 게다가 32GB 용량의 외장 메모리(마이크로 SD 카드,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용량은 약 29.8GB)를 함께 제공하는 만큼 사진과 동영상을 더욱 많이 보관할 수 있다. 운영체제가 안드로이드 5.0 롤리팝인 관계로 외장 메모리에 앱을 설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메모리의 경우 전체 2GB의 메모리 가운데 1.1GB가 가용메모리다. 511MB의 메모리가 시스템용, 302MB의 메모리가 기본 앱용으로 할당되어 있다. 약 300MB 정도의 메모리가 여유분으로 남아있다. 쉽게 말해 고사양 3D 게임 한 개 정도는 백그라운드에 대기시켜 둘 수 있다는 얘기다.

게임 실행
게임 실행 능력은 어떨까? 쏠에 내장된 스냅드래곤615 프로세서는 메인스트림급(중급) 성능을 갖춘 옥타코어 프로세서다. 최신 3D 게임을 쾌적하게 실행할 수는 없지만, 게임을 즐길 수 있을 정도의 성능은 된다. 쏠로 넥슨의 고사양 3D 모바일 게임 '히트'를 실행해본 결과 25 프레임 내외의 결과를 보여줬다. 화려한 3D 이펙트가 등장할 때에는 간혹 화면이 끊기지만, 평소에는 큰 문제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히트보다 낮은 사양을 요구하는 일반 캐주얼 게임은 모두 정상 실행된다. 최적화가 잘된 게임로프트의 '아스팔트8'은 화면 끊김 없이 쾌적하게 즐길 수 있었다.

SKT 쏠
SKT 쏠
<쏠로 넥슨 히트를 즐기는 모습>

배터리
쏠은 2,910mAh 용량의 일체형 배터리를 채택했다. 용량이 큰 만큼 제품 사용시간은 매우 준수하다. 화면 밝기를 50%로 설정하고 와이파이에만 연결한 후 MX플레이어 프로 앱으로 720P 해상도의 MP4 파일을 계속 재생했다. 그 결과 12시간 40분 동안 사용할 수 있었다. 화면 밝기를 50% 정도로 제한 한 후 인터넷만 사용한 결과 약 8시간 정도 사용할 수 있었다. 스마트폰 사용빈도가 높은 사용자라도 한 번 충전으로 하루는 충분히 버틸 정도다.

카메라
대부분의 성능이 만족스러운 쏠이지만, 카메라만큼은 저가폰답게 별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 후면 카메라는 1,300만 화소, 전면 카메라는 800만 화소다. 하지만 비슷한 화소의 국산 스마트폰 카메라보다 사진 품질이 많이 떨어진다. 사진 구석구석의 디테일이 매우 떨어지고, 사진 전체가 안개가 낀 것처럼 흐릿하다. 전형적인 '폰카' 사진이다. 본격적으로 사진을 찍기보단 일상을 기록하길 원하는 사용자에게 어울린다. 전면 카메라는 사진의 품질이 떨어지는 만큼 얼굴의 잡티가 잘 안보인다는 장점아닌 장점이 있긴 하다. (흥미롭게도 얼굴에 자동으로 초점을 맞추고, 피부의 잡티를 제거하는 뷰티샷 모드도 제공한다)

동영상은 풀HD 해상도로 촬영할 수 있고, 이 역시 그리 뛰어난 품질을 보여주진 못한다. 1시간 정도 길이의 동영상을 촬영하려면 약 4GB 정도의 용량이 필요하다. 동영상 용량 압축이라는 개념이 전혀 없는 점이 아쉽다.

SKT 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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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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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쏠로 촬영한 사진, 사진 주변부의 정밀도가 상당히 떨어진다>

쏠에서만 볼 수 있는 기능 두 가지

쏠은 다른 스마트폰에선 볼 수 없는 'T배경셔플'과 '믹스'라는 독특한 기능 두 가지를 탑재하고 있다. T배경셔플은 SKT가 탑재한 기능으로, 바탕화면을 랜덤으로 바꿔주는 기능이다. 쏠의 경우 자연 사진 또는 설현의 화보 가운데 하나가 배경 사진으로 지정된다.

SKT 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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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스는 TCL이 음향전문기업 하만과 협력해 추가한 기능으로, 감상 중인 음악에 턴테이블을 돌린 것과 유사한 효과를 추가할 수 있다. 클럽의 DJ가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둘 다 그리 유용한 기능은 아니지만, 사용자에게 나름 재미를 제공한다.

SKT 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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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스 기능을 실행한 모습>

호화로운 액세서리가 인상적

쏠은 저가폰답지 않게 다양한 액세서리를 함께 제공한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설현의 브로마이드 2장이다. IT동아의 설현 팬 이상우 기자는 매우 행복해하는 표정을 짓고 이 브로마이드를 들고 갔다. 설현 팬들에겐 제법 괜찮은 선물이다.

하만이 제작한 JBL 인이어 헤드셋을 번들로 제공하는 것도 눈에 띈다. 번들 이어폰 답지 않게 맑고 청량한 음악을 들려준다. 번들 이어폰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하며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케이블은 칼국수를 연상케하는 플랫 타입이다. 단선의 우려는 없지만, 가끔씩 들려오는 치찰음(선끼리의 마찰음)이 약간 거슬린다. 시중에서 약 3만 원에 판매 중인 JBL 인이어 헤드셋과 유사한 모델이다.

SKT 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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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체형 배터리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10,400mAh 용량의 외장 배터리를 기본 제공한다. 솔 본체를 2번 정도 완전 충전할 수 있다. 외장 배터리는 솔을 거치하는 받침대로도 이용할 수 있다.

SKT 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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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제공하는 외장 배터리에 쏠을 거치한 모습>

SKT-TG 루나로 시작된 저가폰 열풍은 화웨이 Y6, 삼성전자 갤럭시 A5, LG전자 K10을 거쳐 쏠에 이르렀다. 과거에는 저가폰이라고 하면 불만족스러운 성능과 형편없는 마감이 먼저 떠올랐다. 그러나 이제 스마트폰 시장이 무르익으면서 저가폰도 사용자가 만족할 수 있을 만큼 뛰어난 품질을 보여주고 있다. 비싼 통신비가 발목을 잡는 단통법 시대에 굳이 비싼 고사양 스마트폰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 적당한 성능과 저렴한 가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은 쏠은 사용자에게 훌륭한 대안이 될 것이다.

쏠의 출고가는 39만 9,300원이다. 10만 원대 고가 요금제를 이용하면 2만 원 내외에 구매할 수 있고, 4만 ~ 7만 원대 요금제를 선택하면 15만 ~ 25만 원 정도에 구매할 수 있다. 공시지원금(보조금)이 요금제 별로 많이 차이나니 구매할 예정이라면 참고하자. 제품 A/S는 전국에 있는 SKT A/S 센터나 동부대우 A/S 센터에서 받을 수 있다.

SKT 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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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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