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아낌없이 주는 무한 리필 복합기, 브라더 DCP-T500W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프린터, 복합기 제조사들이 본체는 싸게 파는 대신, 잉크 값을 비싸게 매겨 수익을 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업체 입장을 이해 못할 것도 아니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조삼모사(朝三暮四)라는 인상을 지우기 힘들다. 그래서 상당수 소비자들은 정품 잉크 대신 저렴한 리필잉크를 이용하곤 한다. 특히, 대용량 잉크 탱크를 본체에 연결해 이용하는 이른바 무한 잉크 시스템의 경우, 비용 부담이 적을 뿐 아니라 자주 잉크 카트리지를 갈아 끼울 필요가 없어 편리하기까지 하다.

다만, 이런 리필 잉크 시스템도 찜찜한 점이 없는 건 아니다. 일단 비정품 잉크의 품질이 들쑥날쑥 한데다, 이를 이용하다가 본체가 고장 날 경우엔 A/S 면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부분의 무한 리필 시스템은 본체 외부의 잉크 탱크를 연결해 구성하므로 외관이 그다지 보기 좋지 않다.

브라더 DCP-T500W
브라더 DCP-T500W

그렇다면 좀 생각을 바꿔, 아예 프린터 제조사에서 품질과 A/S를 공식적으로 제공하는 무한 리필 시스템이라면 어떨까? 여기에 잉크 탱크 역시 깔끔하게 본체 내장형이라면 금상첨화다. 최근 브라더(www.brother-korea.com)가 그런 제품을 적극적으로 내놓고 있다. 프린터와 스캐너, 복사기의 기능을 동시에 갖추고 있으면서 와이파이 기능을 더하고, 정품 무한 리필 잉크까지 갖춘 20만원대 컬러 잉크젯 복합기, DCP-T500W도 그런 제품 중 하나다.

무난한 디자인과 괜찮은 공간 활용성

브라더 DCP-T500W는 내장형 무한 리핑 잉크 탱크를 갖춘 복합기 치고는 본체가 작은 편이다. 폭이 435mm, 깊이가 374mm, 높이가 161mm로, 일반적인 프린터보다 약간 더 큰 수준이다. 가정이나 소규모 사무실의 책상 위에 두고 쓰기에 적합하다.

브라더 DCP-T500W
브라더 DCP-T500W

후면의 디자인 역시 공간 활용성이 고려되었다. 전원 포트는 측면을 향하고 있으며, PC와 연결하는 USB 포트는 후면이 아니라 본체 내부에서 위치한다. 그리고 만약 브라더 DCP-T500W에 내장된 와이파이 기능만을 이용해 PC나 스마트폰과 연결한다면 굳이 USB 케이블은 꽂지 않아도 될 것이다.

브라더 DCP-T500W 후면
브라더 DCP-T500W 후면

USB 케이블이 내부에서 시작되어 본체 후면의 모서리 쪽으로 빠져 나오는 구조다. 두꺼운 USB 커넥터나 전원 커넥터가 본체 후면을 향해 튀어나와 있지 않기 때문에 제품 설치 시에 본체를 벽면에 딱 붙일 수 있다. 본체 후면의 커버는 손쉽게 열리기 때문에 만약 출력 중에 용지가 걸리더라도 손쉽게 뺄 수 있을 것이다.

직관적인 사용감각, 2 in 1 복사 기능도 지원

다시 전면을 살펴보면 상단의 인터페이스가 눈에 들어온다. 간단한 메시지를 표시하는 소형 흑백 LCD와 13개의 조작 버튼이 달려있다. 가장 많이 쓰는 전원 버튼이나 복사(흑백/컬러) 버튼, 스캔 버튼 및 중지 버튼, 메뉴 버튼 외에도 확대/축소 버튼, 복사매수 버튼, 복사 품질 버튼 등이 따로 마련되어있다. 다소 버튼 수가 많은 것 같긴 하지만 그만큼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한 것은 분명 장점이다. 다만, LCD에 한글 표시까지 되었다면 금상첨화였을 것 같다.

전면 인터페이스
전면 인터페이스

하단에는 용지 보관함과 용지 출력부가 일체화된 트레이가 달려있다. 일체형 트레이는 당겨서 완전히 빼는 것도 가능하므로 고정형 트레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편하게 용지의 적재가 가능하다.

전면 트레이
전면 트레이

일반 A4 용지 기준 최대 100매까지 용지의 적재가 가능하며 A4 외에 A5, A6, 4 x 6 인화지, 봉투 등의 적재가 가능하다. 사이즈가 다른 용지를 섞어서 넣을 수는 없으니 이 경우엔 트레이 내부의 용지 너비 조정대를 조절하자.

전면 트레이 분리
전면 트레이 분리

상단에는 A4 사이즈의 평판 스캐너가 달려있다. 원고를 스캔해 디지털 파일로 저장하거나 곧장 복사해서 바로 출력할 수도 있다. ADF(원고 자동 급지 장치)와 같은 전문적인 기능은 없지만, 스캔 해상도(광학) 1,200 x 2,400도 나쁘지 않고, 이 정도 가격대의 제품이라면 납득할 만한 사양이다.

2 in 1 복사
2 in 1 복사

컬러 복사 및 흑백 복사를 버튼을 눌러 간단히 할 수 있으며, 1장의 용지에 2페이지의 원고를 인쇄하는 2 in 1 복사 기능도 지원한다. 일단 본체에 달린 복사 옵션 버튼을 눌러 2 in 1 모드를 선택한 뒤 복사를 시작하면 첫 번째 페이지를 스캔 한 후 다음 페이지를 스캐너에 올려 놓으라는 지시가 LCD에 출력된다. 이에 따라 다음 원고를 올려 두고 버튼을 누르면 두 번째 페이지를 스캔 하면서 1장의 용지에 2페이지의 원고를 출력한다. 신분증 복사 등의 용도에 유용할 것이다.

기존 정품 잉크의 1/5 ~ 1/6 비용. 무한 리필 시스템

전면 우측 하단에는 이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내장형 리필잉크 탱크가 보인다. 탱크 전면에 투명 패널이 달려있어 사용자가 직접 잉크의 잔량을 확인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적으로 보고되는 잉크 잔량 표시에 비해 이 것이 오히려 이 쪽이 더 직관적인데다 정확도도 높다.

잉크 주입
잉크 주입

잉크를 보충할 때는 카트리지를 갈아 끼우지 않고 탱크 상단의 고무 마개를 열어 직접 병에 담긴 잉크를 주입하는 식이다. 잉크 주입 구조도 나름 신경을 썼다. 병을 완전히 뒤집어서 잉크를 주입하는 기존의 리필 잉크 시스템과 달리, DCP-T500W의 리필 잉크 시스템은 병을 약 45도 정도만 기울여서 주입하는 형식이니 잉크를 넣다가 흘리거나 쏟을 우려가 적다. 굳이 스포이드나 주사기를 쓸 필요도 없을 것 같다.

잉크 주입 완료
잉크 주입 완료

잉크는 검정(BT6000BK)과 파랑(BT5000C), 빨강(BT5000M), 노랑(BT5000Y)의 4색으로 구성되었다. 리필용 정품 잉크는 병 무게를 포함해 검정 잉크가 1병당 130g, 컬러 잉크가 1병당 각각 60g이다. 검정 잉크 1병은 최대 6,000매, 컬러 잉크 1병은 최대 5,000매를 출력할 수 있다고 한다. 직접 잉크를 넣어보니 각 색상 별로 1병씩 다 넣으면 본체에 달린 잉크탱크를 70% 정도 채울 수 있었다.

참고로 2016년 1월 현재, 인터넷 쇼핑몰에서 이 검정 잉크와 컬러 잉크는 1병당 9,000원에서 1만원 사이에 팔리고 있다. 기존의 브라더 프린터에 이용하던 정품 잉크 카트리지의 경우, 최대 1,000매 정도를 출력할 수 있는 표준 제품이 1만원, 최대 2,000매 정도를 출력할 수 있는 대용량 제품이 2만원 정도에 팔린다. 단순히 가격대비 출력 매수만 비교해도 DCP-T500W에 이용하는 정품 리필 잉크 쪽이 5~6배 정도 합리적이다.

양심적인 용량의 번들 잉크 돋보여

무엇보다 칭찬하고 싶은 점은 DCP-T500W 본체를 사면 이미 넉넉한 용량의 잉크가 함께 제공된다는 점이다. 시중에서 따로 팔리는 것과 동일한 6,000매 분량의 검정잉크와 5,000매 3가지 컬러 잉크가 각각 1병씩 기본 제공되며 여기에 6,000매 분량의 검정잉크 1병이 추가로 들어있다.

본체 동봉 잉크 5병
본체 동봉 잉크 5병

흑백 문서만 출력한다면 따로 잉크를 살 필요 없이 최대 1만 2,000매를 출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참고로, 시중에 팔리는 프린터나 복합기에 기본 제공되는 번들 잉크는 따로 팔리는 잉크에 비해 턱없이 적은 용량이 들어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를 생각해 보면 브라더 DCP-T500W는 제법 양심적인 제품이다.

스마트폰, 태블릿으로도 이용 가능한 와이파이 기능 내장

제품의 대략을 살펴봤으니 이젠 직접 써볼 차례다. PC와 DCP-T500W를 연결하는 방법은 USB 케이블을 이용하거나 와이파이 기능을 이용하는 것이다. 와이파이 접속을 하려면 당연히 사용자의 시스템에 무선랜 기능이 탑재되어 있어야 하며, 무선 공유기도 필요하다. 최근 출시되는 노트북은 모두 무선랜을 탑재하고 있다.

제품과 함께 제공되는 설치 CD를 넣으면 설치 과정으로 안내를 해준다. 만약 CD-ROM 드라이브가 없는 노트북이라면 브라더 홈페이지에서 제공되는 설치 소프트웨어를 다운로드하자. 사용자의 환경에 따라 USB로 연결할지, 혹은 와이파이로 연결할지를 선택할 수 있다. 본체에 달린 LCD와 버튼을 이용해 와이파이 신호를 잡아 연결해 두면 PC 외에도 동일한 공유기에 접속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과 같은 모바일 기기를 통해 DCP-T500W에 접속할 수 있다.

스마트폰에 담긴 사진의 출력
스마트폰에 담긴 사진의 출력

이렇게 접속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 구글 플레이나 애플 앱스토어에서 전용 앱인 Brother iPrint&Scan을 설치하자. 이렇게 하면 모바일 기기에 담긴 사진이나 문서를 출력할 수 있다. 지원하는 문서 파일 형식은 txt 파일이나 MS워드용 docs나 docx 파일, 애크로뱃용 .pdf 파일 등이다. 그리고 DCP-T500W로 스캔한 원고를 모바일 기기에 담는 것도 가능하다.

출력 속도 측정

제작사에서 밝힌 브라더 DCP-T500W의 출력 속도는 흑백 27ppm, 컬러 10ppm이다. 일단 수치만 봐선 그다지 느리다고 할 수 없다. 직접 문서를 출력해보니 일반적인 A4 사이즈 워드 문서, 표준 품질 기준으로 최초 1매를 출력하는데 약 11초가 걸렸다. 그리고 이후부터는 약 6초에 1매씩 꾸준하게 출력이 되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동일한 문서를 ‘빠름’ 품질로 출력해 보니 최초 1매를 출력하는데 약 8초가 걸렸다. 그리고 이후부터는 약 3초에 1매씩 꾸준하게 출력이 된다. 이 정도면 레이저 프린터 수준으로 빠르진 않지만 스트레스 없이 쓸 정도는 된다. 다만, 최고 품질로 출력할 경우에는 최초 1매는 약 46초, 이후부터는 약 36초마다 1매씩 출력이 될 정도로 느리니 이 모드는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다.

여벽 없는 사진을 출력하는 모습
여벽 없는 사진을 출력하는 모습

사진의 경우, 4 x 6 사이즈의 인화지를 이용할 경우, 표준 품질의 경우 약 50초, 고품질의 경우에는 2분 7초가 소요되었다. 이 정도면 유사 가격대의 잉크젯 제품의 평균 수준은 된다. 하지만 문서를 출력할 때와 마찬가지로 최고 품질로 출력할 경우는 너무 느리다. 1매의 출력을 끝내는데 10분 가까운 시간이 소요되었다. 표준이나 고품질 모드의 속도는 일상적인 이용에서 무난히 쓸 만한 수준이지만, 최고 품질 모드에 대한 지나친 욕심은 내지 않는 것이 좋겠다. 참고로 브라더 DCP-T500W는 용지의 여백 없이 출력하는 기능을 지원한다. 보급형 제품에선 찾아보기 힘든 기능이다.

결과물 품질을 살펴보니

그렇다면 출력 품질은 어떨까? 출력물을 스캔, 확대에서 살펴봤다. A4 용지에 출력한 텍스트 문서의 경우, 출력 설정에 따른 품질 차이가 제법 있었다. 고품질 모드가 물론 가장 선명한 결과물을 보여주지만, 품질과 출력 속도 사이의 균형까지 생각한다면 표준 모드를 더 추천하고 싶다.

고속모드로 출력한 일반 문서 확대
고속모드로 출력한 일반 문서 확대
< 일반 문서 - 고속 모드>

표준 모드로 출력한 일반 문서 확대
표준 모드로 출력한 일반 문서 확대
< 일반 문서 - 표준 모드>

고품질 모드로 출력한 일반 문서 확대
고품질 모드로 출력한 일반 문서 확대

< 일반 문서 - 고품질 모드>

인화지를 이용한 사진 출력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모드 차이에 따른 품질 차이가 덜한 편이다. 최고 품질의 경우에는 어지간한 포토 프린터에 비교해도 크게 손색없는 수준의 출력물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이 경우엔 출력이 너무 느리다는 것이 문제다. 표준 품질 모드의 사진은 질감이 다소 거칠긴 하지만, 고품질 모드에서 출력한 사진은 제법 봐 줄만 하기 때문에 어지간히 큰 의미가 있는 사진이 아니라면 그냥 고품질 모드에서 사진을 출력하는 것이 무난하겠다.

표준 모드로 인화지 출력한 사진
표준 모드로 인화지 출력한 사진
< 인화지 출력 사진 – 표준 모드>

고품질 모드로 출력한 인화지 사진
고품질 모드로 출력한 인화지 사진
< 인화지 출력 사진 – 고품질 모드>

최고 품질 모드로 출력한 인화지 사진
최고 품질 모드로 출력한 인화지 사진
< 인화지 출력 사진 – 최고품질 모드>

성능은 무난, 경제성은 Good

브라더 DCP-T500W 컬러 잉크젯 복합기의 기본적인 성능은 무난한 수준이다. 최고품질 인쇄 시에 출력 속도가 유난히 느리다는 것을 제외하면 가정이나 소규모 사무실에서 일상적인 용도로 활용하기에 딱히 불편함이나 부족함을 느끼진 않을 것 같다.

이 제품에서 성능 이상으로 눈에 띄는 점은 역시 경제성이다. 수천 매의 출력이 가능하고 저렴하게 무한 리필이 가능한 잉크 탱크를 갖추고 있는데, 본체 내장형이라 보기에 좋고 공간 활용성도 괜찮다. 기존의 비공식적인 무한 리필 탱크와 달리 A/S 면에서의 불이익도 없다.

그리고 본체를 사면 이미 넉넉한 용량의 번들 잉크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번들 잉크의 용량으로 장난(?)을 치는 제조사가 상당히 많은데, 이런 면에서 DCP-T500W는 제법 '착한' 제품인 것 같다. 2016년 1월 현재, 브라더 DCP-T500W의 인터넷 최저가는 잉크를 포함해 21만 9,000원이다. 좀 더 저렴한 제품을 원한다면 자매품인 DCP-T300을 고려해보자. 와이파이 기능이 없는 것을 제외하면 DCP-T500W와 거의 비슷한 사양을 갖췄으며 5만원 정도 더 저렴하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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