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 1인 창조기업, 협업으로 함께 성장한다 '협동조합'

안수영 syahn@itdonga.com

[IT동아 안수영 기자] 청년 창업과 일자리 창출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큰 화두로 떠오르고 있으며, 그 중요성도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정부기관 및 지역 사회에서는 각종 창업을 지원하는 인프라와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지원하고 있다.

서울 동북권의 경우, 성북구 1인 창조기업 비즈니스센터(성북 스마트 앱 창작터, 이하 성북 비즈니스센터)를 중심으로 고용 기반 개선 및 일자리 창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성북구(구청장 김영배)는 1인 창조기업을 육성 및 지원하기 위해 2011년부터 성북구 비즈니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서울상공회의소 성북구상공회(회장 이주영)가 참여하고 있다.

성북 비즈니스센터
성북 비즈니스센터

성북 비즈니스센터 창업가들의 상부상조, '협동 조합'

청년 창업과 일자리 창출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뜨겁다. 최근 몇 년 사이에는 IT 업계를 주축으로 수많은 벤처기업들이 탄생하며 '제2의 벤처 붐'을 연상케 하고 있다. 창업 활성화는 다양한 서비스와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나, 창업을 했다고 해서 장밋빛 미래가 펼쳐지는 것만은 아니다. 창업자들은 자본금 및 인프라 마련, 경쟁에 대한 대비, 트렌드 조사, 인력 수급 등의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서비스를 개발하는 과정에서도 수많은 시행착오에 부딪칠 수 있다. 이럴 때 사업에 대한 가치관과 마음을 함께하며 서로를 도울 수 있는 존재가 있다면 어떨까. 이에 따라 스타트업 창업자들 간 협업 사례들도 곳곳에서 생겨나고 있다.

성북 비즈니스센터에 입주한 스타트업들은 각자의 사업을 일구는 IT 전문가들이 모여, 상부상조하며 인력과 재능을 주고받는 '협동조합' 시스템으로 함께하고 있다. 마치 과거 농촌에서 상호 협력을 하던 '두레' 또는 '품앗이'처럼,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함께 발전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협동조합의 구성원들은 각 회사의 CEO로 각자의 사업을 하는 동시에, 필요할 때는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다. 예를 들어 서비스를 개발하다가 디자인 작업이 필요할 경우 다른 회사에게 요청을 하는 등 상부상조하는 것이다. 이는 스타트업이 필요한 인력을 모두 다 채용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서로의 관계를 의미 있게 만들어가고자 결속하기 위함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여러 기업들이 힘을 합쳐 새로운 사업을 함께 일구어나가기도 한다.

1년 전, IT동아는 성북 비즈니스센터의 협동조합을 인터뷰했다. (http://it.donga.com/20100) 당시 인터뷰에 응했던 협동조합 멤버는 스노우볼, 역사적 순간, 도르래, 그리네 등이었다. 1년이 지난 현재, 협동조합은 어떻게 발전했을까. 이에 대해 살펴보고자 스노우볼의 김덕규 대표와 역사적 순간의 김경우 대표를 다시 만나봤다.

역사적 순간 김경우 대표, 스노우볼 김덕규
대표
역사적 순간 김경우 대표, 스노우볼 김덕규 대표

<왼쪽: 역사적 순간 김경우 대표, 오른쪽: 스노우볼 김덕규 대표>

Q. 1년만에 다시 인사드린다. 오랜만에 만나는 독자들을 위해 소개를 부탁한다.

김경우 대표: 역사적 순간은 역사 교육용 게임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지난 해 교육용 카드 게임 '역사적 순간'을 출시했으며,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다(2014년 12월 구글 앱스토어 교육분야 전체 유료결제 판매순위 1위 달성). 세계사 게임도 출시했으며, 교육용 콘텐츠 개발에 지속적으로 힘쓰고 있다. 최근에는 여러 대기업들과 B2B 교육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방송통신진흥원, 미래부에서 지원하는 스마트TV 사업에 참여해, 스마트TV에 역사적순간의 게임을 런칭할 예정이다. TV에서 가족들이 함께 역사 게임을 할 수 있도록 개발 중이다.

김덕규 대표: 스노우볼은 유아교육과 놀이를 겸비한 교육콘텐츠 제작 및 서비스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사물인터넷, 증강현실, VR(가상현실), 인공지능 등 최신 기술을 고루 접목해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현재 숭실대학교, 연세게임교육원 등과 산학 연계로 게임 제작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학교와 함께하는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기업들과 협업하며 비즈니스 영업을 함께하고 있다.

Q. 현재 스노우볼과 역사적 순간이 함께하는 사업이 있다고 하는데, 이에 대해 소개해 달라.

김경우 대표: 현재 교육용 게임콘텐츠와 교육 서비스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프로젝트명은 '에듀 크래프트'다. 어린이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교육용 게임콘텐츠를 제공하고, 플랫폼에서 다양한 쿠폰을 발행해 게임 콘텐츠와 관련된 교육 서적 등을 구입할 수 있도록 연계할 예정이다.

김덕규 대표: 그렇다. 일종의 교육 서비스 플랫폼이라고 보면 된다. 사업은 작년 초부터 기획했는데, 올해 R&D 정부 과제에 선정되면서 내부적으로 다듬고, 다른 기업들과 연결되는 지점을 확보하면서 사업화 단계로 발전시켰다.

2015 부산 지스타 스노우볼 산학협력
부스
2015 부산 지스타 스노우볼 산학협력 부스

<2015 부산 지스타 스노우볼 산학협력 부스. 관람객들이 스노우볼의 게임콘텐츠를 체험하고 있다>

Q. 교육용 플랫폼과 콘텐츠를 함께 만든다면, 구체적인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김덕규 대표: 먼저 플랫폼에 대해 설명하겠다. 현재 웅진, 대교, 교원 등 각 대기업들이 자체 제작한 교육용 태블릿과 콘텐츠를 직접 유통하고 있다. 이러한 대기업들의 인프라는 큰 장점이지만, 자사의 콘텐츠와 제품만 다룬다는 면도 있다. 물론, 각 기업들이 영업적으로 겹치는 부분을 최대한 피하고자 한다는 점도 알고 있다. 따라서 저희는 각 기업들의 교육콘텐츠를 통합적으로 아우르며 사용자에게 연결해주는 플랫폼을 만들되, 각 기업들이 원하는 방향을 고려해 마케팅을 진행하고자 한다.

김경우 대표: 즉, 대기업의 플랫폼도 있지만 저희도 교육 플랫폼을 자체적으로 보유한 형태다. 각 교육 기업에게 도움이 되는 부분을 찾아 저희와 제휴를 하고, 입점을 하는 구조로 진행할 것이다. 저희의 플랫폼은 모바일을 기반으로 하고자 한다.

김덕규 대표: 예를 들면, 저희의 모바일 교육 플랫폼에서 쿠폰을 발행해 대기업의 교육 서적을 구입할 수 있도록 연계할 것이다. 대기업과 연계된 출판물들이 많은데, 이를 할인 쿠폰과 연계하면 판로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본다. 또한, 사용자가 지인에게 바이럴하는 요소를 도입해 서비스가 점차 확장되도록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콘텐츠의 재미와 교육적 효과, 바이럴을 했을 때의 리워드 등을 부여할 것이다.

김경우 대표: 가령, 아이가 한국사 게임을 재미있게 하는데 이순신 위인전 할인 쿠폰이 나온다면 어떨까. 아이들도 관심을 보일 수 있고, 부모도 책을 사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다양한 교육 콘텐츠를 통해 아이들이 자신의 적성을 찾도록 도와줄 예정이다. 타겟 연령층은 유아부터 고학년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김덕규 대표: 물론, 이러한 플랫폼에 저희의 교육 콘텐츠도 지속적으로 더해나갈 예정이다. 현재 개발하고 있는 교육콘텐츠 중에는 그림그리기 앱이 있다. 사진을 찍거나 그림을 놓고 필터링 변화를 주면 고흐, 피카소 등 화가들의 작품 스타일로 이미지를 변환해주는 서비스다. 아이들이 색칠 공부를 할 수 있는 그리기 앱도 있다. 이 외에도 빅데이터와 증강현실 기술 등을 이용해 몇 가지 콘텐츠를 준비 중이다. 숭실대학교와 연세게임교육원과의 산학 연계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러한 콘텐츠들도 그 자체로 수익 모델이다.

Q. 성북 비즈니스센터의 협동조합 내에 여러 기업들이 있는데, 두 분이 어떻게 서로 협력하게 되었나.

김덕규 대표: 역사적 순간은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는 기업이며, 스노우볼도 교육이라는 카테고리를 다루고 있다. 그렇기에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는 부분이 많고, 방향성이 같다. 이에 영업과 개발 역량을 공유하며 시너지를 내기로 한 것이다.

역사적 순간은 교육 분야 대기업과 컨택 포인트가 있고 이를 비즈니스 모델로 발전시킬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스노우볼은 R&D 정부과제 선정 및 사업 인력과 개발 등을 지원할 수 있다. 이렇게 양사가 협력해 하나의 그림을 그려낼 예정이다.

Q. 그렇다면 교육 플랫폼은 언제 출시될 예정인가?

김덕규 대표: 1차적으로는 내년 가을 정도에 출시될 예정이다. 그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보강해 완성도를 높일 예정이다. 플랫폼이라는 것이 짧은 기간에 완성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멀리 보고 나아가고자 한다. 전체의 과정을 1~10까지의 단계에 비유한다면, 현재는 3단계 정도의 작업을 하고 있다.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앞으로의 모습을 기대해 달라.

성북 비즈니스센터
성북 비즈니스센터

한편, 성북 비즈니스센터는 서울 동북권(성북구, 노원구, 강북구, 도봉구 등)의 취약한 고용 기반을 개선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자 2011년 출범했다. 성북 비즈니스센터는 성북구청에서 운영하며, 창업자에게 입주 공간 및 각종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다. 주로 IT 분야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있다.

성북 비즈니스센터는 창업에 필요한 사무 공간과 물품은 물론, 창업자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과 전문가 자문 등을 수시로 지원하고 있다. 입주기업이 홈페이지를 만들거나 홍보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실제 기업 운영에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관내 유수의 기관들과 연계해 멘토링을 진행하거나 케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창업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성북구청, 서울지방중소기업청과 SH공사가 협약을 체결해 창업자들에게 원룸형 임대 주택을 제공하는 '도전숙'도 운영하고 있다.

글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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