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IT총결산] 본격 웨어러블 시대의 시작

김태우 tk@gamedonga.co.kr

[IT동아 김태우 기자]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우리네 삶은 생활 패턴이 바뀌고, 산업은 변혁이 일어나고 있다. 본격적인 모바일 시대가 열리고, 기존 서비스는 ICT와 융합해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하고 있는 것.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스마트폰이 자리 잡고 있지만, 기업들은 일찌감치 바통을 이어받을 다음 주자를 물색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가장 유력한 후보 중의 하나가 바로 웨어러블.

웨어러블 제품은 이미 수년 전에 등장했지만, 최근 2~3년 사이 두드러지게 다양한 기업들이 관련 제품을 내놓고 있다. 특히 스마트 밴드와 스마트 워치를 중심으로 움직임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 중.

그리고 2015년에는 애플이 '애플 워치'를 내놓으며 본격 웨어러블 시장에 뛰어들었다. 애플의 참여는 걸음마를 걷던 웨어러블 시장의 수준을 크게 한 발 내딛는 계기를 만들었다. 비로소 웨어러블 시대가 본격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는 셈이다.

2015년 어떤 제품이 나왔나?

2015년에도 다양한 제품들이 소비자를 찾았다. 간략하게 살펴보자.

먼저 국내 헬스케어 기업인 인바디가 '인바디밴드'를 국내에 선보였다. 인바디밴드는 웨어러블 기기 중 처음으로 체성분 분석 기능을 적용한 제품이다. 손목에 착용하고 다니면서 원할 때 즉석에서 엄지와 검지로 측정할 수 있다.

이외에도 심박 수 측정 기능, 수면 패턴 분석 등을 제공하며, OLED 디스플레이를 통해 전화나 문자 수신 알림을 알려준다. 한번 충전으로 최대 10일 동안 사용할 수 있다.

손목 위 체성분 분석기 - 인바디밴드, "전세계 최초입니다" - http://it.donga.com/20680/

인바디밴드
인바디밴드

LG전자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스마트워치를 내놨다. 외형은 좀 더 시계에 가깝게 다듬은 'LG 워치 어베인 LTE'가 그것이다. 제품명에서 알 수 있듯이 LTE 통신 모듈을 품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스마트폰과 연결하지 않아도 스마트워치에서 VoLTE 통화와 데이터 송/수신을 할 수 있다.

NFC(근거리무선통신) 기반의 월렛(전자지갑) 서비스인 '캐시비 웨어(Cashbee Wear)'도 적용했다. 이를 통해 대중교통을 비롯해 편의점, 영화관 등 전국 5만 여개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앱 설정을 통해 스마트워치의 잔여 금액이 일정액 이하로 줄면 자동으로 충전도 한다.

[리뷰] 시계인 듯 시계 아닌 시계 같은… LG 워치 어베인 LTE - http://it.donga.com/20968/

LG 어베인 LTE
LG 어베인 LTE

화웨이는 '화웨이 워치'를 공개했다. 이 제품은 클래식한 아날로그 시계 디자인을 채용한 제품으로 원형 디스플레이, 베젤, 용두까지 전통적인 시계 그대로를 구현했다. 유니바디 메탈 소재에 사파이어 글래서를 채택했다. 안드로이드 웨어 기반으로 헬스 트래킹, 심박수 모니터 센서 등을 적용했으며, 6축 센서를 사용해 걷기, 달리기, 등산 및 사이클링 등 소비자의 모든 운동/활동 데이터를 자동으로 측정할 수 있다.

스마트시계에 대한 화웨이의 응답은 '디자인' - http://it.donga.com/20864/

화웨이 워치
화웨이 워치

스마트 밴드인 '화웨이 토크밴드 B2'는 필요에 따라 팔찌 혹은 블루투스 이어셋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6축 센서를 장착해 사용자의 동작을 자동으로 식별하고 기록하며, 수면 패턴을 기록해 준다. 블루투스 이어셋은 듀얼 마이크, 소음감소 기능 갖췄으며, 진동이나 벨소리 경보를 통해 스마트폰 위치를 찾는 무선 호출 기능을 제공한다. 견고하고 가벼운 알루미늄 소재로 제작했으며, 다양한 상황에 맞게 사용할 수 있도록 우레탄 재질과 가죽 재질 2종류의 밴드를 제공한다. 한 번 충전에 최대 5일간 사용할 수 있으며, 6시간 연속 통화, 대기 시간 12일이다.

화웨이 토크
화웨이 토크

애플이 2014년에 공개한 애플워치는 2015년 4월 판매가 되기 시작했다. 애플워치는 지금까지 나온 스마트워치 중에서 가장 시계를 잘 이해한 제품이다. 시작과 끝이 시계라는 인식 안에서 작동된다. 그런데도 전통적인 시계가 제공하는 경험을 뛰어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예가 바로 쉽게 교체할 수 있는 시곗줄. 전통적인 시계는 시곗줄 교체가 쉽지 않지만, 애플워치는 집에서 뚝딱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시계가 지니고 있는 패션이라는 속성을 놓치지 않았다. 손목 위에 애플워치를 올려놓으면, 패션 아이템으로 그 역할을 충분히 해준다. 또한 몸에 항상 걸치고 있는 웨어러블이라는 성격도 잘 반영하고 있다. 알림으로 울리는 진동과 벨 소리가 거부감이 들지 않도록 고려했다. 오히려 알림이 계속 울려 손목을 톡톡 건드려 주기를 은근 기다릴 정도로 진동은 부드럽다.

활동 앱은 사람을 더 많이 움직이고, 더 자주 일어나게 한다. 웨어러블의 특성상 트래킹 기능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여타의 스마트 밴드보다 완성도 측면에서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준다.

애플워치
애플워치

[리뷰] 애플워치와 함께한 두 달(1) - 시계, 그리고 경험 - http://it.donga.com/22170/

핏비트은 스마트 밴드 시장에서 강자라고 할 수 있다. 올해 업그레이드 제품으로 내놓은 것이 빗비트 차지HR과 서지다. 이들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실시간 심박수 측정이다. 이를 통해 운동 강도와 칼리로 소모량의 정확도를 끌어 올렸다.

심박수 측정에는 광학 기술인 '퓨어펄스(PurePulse)'가 쓰인다. 제품이 손목에 닿는 하단에 위치한 LED 빛을 피부에 투과하고, 심장이 뛰면서 변화하는 혈액량을 감지하는 것이다. 앱을 실행하면, 대시보드의 그래프와 차트를 통해 심박 구간을 통해 하루 동안의 활동량을 구간 별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전화 알림 기능'을 지원하며, '챌린지 기능'을 이용해 등록한 가족, 친구들과의 경쟁 및 실시간 순위를 바탕으로 동기 부여를 끌어낼 수 있다.

핏비트
핏비트

심박수를 실시간으로 측정? 스마트 밴드 '핏비트 차지HR' - http://it.donga.com/21037/

삼성전자는 웨어러블 기기도 스마트폰처럼 우후죽순 쏟아냈지만, 어느 하나 제대로 주목받지 못했다. 그리고 올해 하반기 '기어 S2'를 선보이는데, 이 제품 하나로 삼성전자는 그동안의 삽질이 한방에 회복된다. 그만큼 기어 S2는 잘 만든 스마트 워치다.

일단 조작 방법이 신선하다. 디스플레이 주변의 원형 베젤을 돌려 조작하는 방식을 쓴다. 시계에도 이처럼 휠을 돌리는 제품이 있는 이를 조작 방식에 차용한 것. 직관적이면서도 편리한 사용자 경험으로 기어 S2의 사용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전용 스트랩도 함께 출시해 패션에 신경 썼으며, 대중교통과 편의점 등에서 결제할 수 있는 '티머니'와 '캐시비'도 지원한다. 입출금 내역을 확인하고 ATM 출금까지 할 수 있는 '우리은행', '신한은행', '농협' 등 다양한 모바일 금융 서비스도 쓸 수 있다.

[리뷰] 늦은 만큼 확 달라진 손목 스틸러, 삼성 기어 S2 밴드 - http://it.donga.com/22756/

기어 s2
기어 s2

4분기 출하량, 1분기 2배 이상?

IDC의 2015년 분기별 웨어러블 출하량을 보면, 애플워치 출시 이후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진다. 1분기 전체 출하량은 1,140만 대 수준. 하지만, 애플워치가 판매되기 시작한 2분기에는 1,810만 대로 훌쩍 늘어난다. 700만 대가량 늘어났지만, 애플워치 판매량은 360만 대밖에 되지 않는다. 3분기에 들어서면 1분기의 2배에 육박하는 2.100만 대까지 출하량은 증가한다. 핏비트가 470만 대로 여전히 1위며, 애플워치는 390만 대로 2위를 차지한다.

웨어러블 출하량
웨어러블 출하량
▲ IDC 2015년 분기별 웨어러블 업체 출하량(단위 : 백만대)

아직 4분기는 끝이 나지 않았기 때문에 발표가 나지는 않았지만, 2,500만 대는 거뜬히 넘지 않을까 예상된다. 애플워치가 출시되고 단 3분기 만에 출하량은 곱절로 늘었다. 그렇다고 애플워치가 늘어난 만큼 판매가 된 것은 아니다.

애플이라는 거대 플레이어가 시장에 뛰어들다 보니 소비자가 웨어러블에 더 많은 관심을 끌게 되고, 결국 시장 전체의 규모를 키웠다고 볼 수 있다. 핏비트, 샤오미, 가민 등 순위권 기업들의 출하량은 모두 증가했다. 그동안 잰걸음을 걷던 웨어러블 시장이 애플워치로 본격 발돋움 하기 시작한 셈이다.

IDC는 전체 웨어러블 기기 시장이 올해 8,000만 대 수준에서 2016년에는 1억 1,110만 대로 전망하고 있으며, 2019년까지는 연평균 28% 성장해 2억 1,460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웨어러블 기기 중 손목밴드의 점유율은 올해 49.75%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며, 2019년에는 28.53%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신, 올해 42.76%의 점유율이었던 스마트워치 비중이 2019년에 57.16%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2019년에는 스마트의류(5.81%), 스마트안경(5.41%) 시장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통 시계 제조사도 스마트 품는다

애플워치는 웨어러블 시장에 대한 인식만 높인 것은 아니다. 전통 시계 시장에도 영향을 끼쳤다. 애플워치가 나오기 전만 하더라도 전통 시계와 스마트워치는 넘을 수 없는 경계가 있었다. 하지만 애플워치느 이 선을 넘었다. 전통시계의 판매량과 주식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

그러다 보니 전통 시계 업체들도 이에 대항하기 위해 저마다 색다른 전략을 가져갔다. 파슬그룹은 웨어러블 기기 업체인 '미스핏'을 2억 6,000만 달러에 인수했으며, 태그호이어는 인텔, 구글과 함께 스마트워치를 만들었다.

IDC에 따르면 올해 스마트워치 시장 규모는 2130만 대, 2016년은 3,430만 대, 2019년은 8830만 대로 예상했다. 연평균 42.8%의 성장률이다. 이런 상황에 전통시계 업체들도 스마트워치 시장에 뛰어들지 않을 수 없을 터. 앞으로 스마트워치는 더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IT업체의 행보뿐만 아니라 전통 시계 업체가 어떤 결과물을 내놓을 것인지도 살펴보면 흥미로울 테다.

글 / IT동아 김태우(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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