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IT총결산] AV시장 키워드, UHD, OLED, 그리고 VR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지난 2014년 AV(영상음향)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모바일 관련 AV 시장의 급격한 성장이었다. 특히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와의 연동성을 강조한 블루투스 기반 무선 AV 액세서리가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으며, TV나 거치형 오디오와 같은 일반 AV기기로 모바일과의 연동을 시도한 사례가 많았다.

이러한 모바일 AV 기기는 2015년에도 변함없는 인기를 끌었지만, 이보다 더 주목할 점은 기존의 거치형 AV 역시 의미 있는 진화를 했다는 점이다. 특히 2015년은 기존의 풀HD급을 훨씬 능가하는 고화질을 발휘하는 4K 급 영상기기의 본격적인 보급이 이루어졌으며, 영상 표시 기술 역시 LCD에서 OLED로의 전환이 시작되었다. 그 외에 가정에서360도 입체음향을 구현할 수 있는 홈씨어터가 등장했으며, 3D 시대를 지나 VR의 시대가 열리는 등, 주목거리가 풍부했다.

풀HD 4배의 정밀도, 4K UHD 본격 보급 시작

10여년 넘게 고화질 영상규격의 대명사처럼 자리잡았던 풀HD급 규격의 AV기기도 이제는 너무 흔하다. TV나 PC용 모니터는 물론이고 자그마한 스마트폰 화면도 이제는 태반의 제품이 풀HD급 화질을 탑재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영상 관련 업체들은 기존 풀HD급(1,920 x 1,080 해상도) 보다 4배의 정밀도를 표시할 수 있는 4K UHD(3,840 x 2,160 해상도)급 영상 기기를 본격적으로 내놓고 있으며, 특히 2015년부터는 제품 가격 역시 일반 소비자들이 어느 정도 접근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4K UHD
4K UHD

영상 기기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TV 시장에서 이러한 움직임이 두드러졌는데, 특히 국내 TV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에서 4K UHD급 TV 시장을 두고 다수의 제품을 출시, 치열한 경쟁을 했다. 2014년에도 적지 않은 4K UHD TV가 출시되었지만, 가격이 너무 부담스런 수준이라 상당수 소비자들은 접근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2015년 초 중반 들어 3D나 스마트 기능 등의 부가 기능을 제거하고 100 만원의 대로 가격을 낮춘 50인치급 4K UHD TV를 시장에 다수 투입하는 등, 대중화를 위한 노력을 하기도 했다. 그 외에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4K UHD급 PC용 모니터가 다수 출시되는 등, PC 시장에도 4K UHD 시대는 본격적으로 개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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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LCD 노리는 OLED, 대중화 가능성 보이다

평면 디스플레이 시대를 연 것이 PDP, 이를 널리 보급한 것이 LCD라면, 여기에 고화질까지 더한 것이 바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라고 할 수 있다. 전기 신호에 따라 배열을 바꾸는 액정 소자에 외부 조명을 더해 화면을 표시하는 LCD와 달리, OLED는 각 소재가 자체적으로 발광하는 것이 다르다. 덕분에 OLED 기반 영상기기는 반응속도나 시야각, 명암비 등, 대부분의 화질적인 요소에서 기존의 LCD 기반 영상기기보다 우위에 있다.

OLED TV
OLED TV

다만, OLED는 생산 단가 및 생산성 측면에서 불리해 한동안 스마트폰과 같은 소형 기기용 화면 위주로 쓰이곤 했는데, 2015년 들어 50인치급은 물론, 70인치급에 달하는 OLED 기반 대형 TV가 본격 등장했다. OLED TV 시장에서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인 건 LG전자였는데 이들은 특히 대 화면과 함께, 4K UHD급 화질까지 갖추고, 화면이 안쪽으로 횐 곡면형(커브드)이라는 점을 함께 내세워 소비자들을 OLED TV로 유인하는 마케팅 전략을 적극적으로 전개했다.

한편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경우, 자사의 스마트폰에는 OLED를 적극적으로 적용하고 있으나, TV에 이를 적용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편이다. 대신 기존의 LCD에 퀀텀닷(나노크리스탈) 기술을 적용, OLED에 못지 않은 화질을 낼 수 있으면서 가격 경쟁력은 더 높다고 강조하는 ‘SUHD’ TV를 출시하며 LG전자와의 경쟁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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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가고 VR 시대 개막

2010년 전후의 AV 시장 최대의 화두 중 하나는 바로 '3D'였다. 3D TV, 3D 모니터, 3D 스마트폰 등이 다수 출시된 바 있다. 하지만 이런 열기는 몇 년 지나지 않아 사그라졌다. 전용 안경을 쓰고 화면을 봐야 한다는 불편함, 그리고 이를 지원하는 콘텐츠의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신기한 기분에 잠시 즐길 만은 하지만, 그 정도가 3D의 한계였다는 것이 드러난 셈이다.

HMD 기반 VR 게임 플레이
HMD 기반 VR 게임 플레이

하지만 2015년을 전후해 대중들 사이를 파고들고 있는 VR(Virtual Reality, 가성현실) 기술은 3D와는 사뭇 다를 것이라고 관련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특히 사용자의 움직임에 반응하여 표시 영상을 360도로 전환하는 머리 장착형 디스플레이 기기인 HMD(Head Mounted Display), 그리고 이에 대응하는 다양한 VR 콘텐츠 기술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특히 해당 분야의 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는 오큘러스 리프트는 삼성전자, 엔비디아, AMD, 밸브 등을 비롯한 정상급 업체들과의 파트너십을 맺은 상태다. 이를 통해 VR 관련 다양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가 이미 출시되었거나 출시 예정이다. 소니 역시 자사의 독자적인 게임용 VR 플랫폼인 '플레이스테이션 VR'을 발표, 2016년 안에 출시한다고 발표한 상태다. 구글 역시 기존의 스마트폰에 저렴한 골판지 소재의 HMD를 결합해 간이 VR 경험을 할 수 있는 '구글 카드보드' 플랫폼을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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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용 360도 입체음향 시스템, 가정에 본격 상륙

극장과 같은 웅장한 입체음향을 가정에서 즐길 수 있는 홈씨어터 시스템은 한동안 5.1채널, 혹은 7.1 채널 시스템 기반의 '돌비 디지털'이나 'DTS' 기술 기반의 것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었다. 다만, 이는 단지 다채널의 스피커로 청취자를 둘러싸는 것에 그쳤기 때문에 전후 좌우에서는 입체감을 느낄 수 있었지만 그 이상을 기대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2012년, 돌비사에서 극장용으로 내놓은 객체지향 입체음향 시스템인 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가 등장,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는 전후 좌우뿐 아니라 천정에도 스피커를 배치하며, 화면에 등장하는 각 사물의 움직임과 위치 별로 정교하게 프로그래밍된 360도 입체음향을 들려주는 것이 특징이다. 몇몇 상영관은 돌비 애트모스 시스템을 갖췄다는 것을 강조하며 전용 상영관을 열기도 했다.

돌비 애트모스 홈씨어터
돌비 애트모스 홈씨어터

그리고 2014년 하반기에 가정을 위한 홈씨어터용 돌비 애트모스가 발표되었고, 2015년부터는 이를 지원하는 홈씨어터 기기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도입되기 시작했다. 야마하, 온쿄, 파이오니아 등, 주류 AV업체에서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 AV 리시버, 스피커 등을 출시했으며, 파라마운트, 워너 등의 대형 영화 배급사에서 돌비 애트모스 음향이 수록된 블루레이 영화 타이틀을 출시하기도 했다. 한편, 돌비의 경쟁사인 DTS는 이에 대응, 큰 비용 부담 없이 기존의 스피커 시스템이나 콘텐츠 중 상당수를 그대로 이용한 상태에서도 돌비 애트모스와 유사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DTS:X 기술을 발표해 맞불을 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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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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