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IT총결산] IT와 본격 융합하기 시작한 자동차 업계

[IT동아 강형석 기자] 2015년, 수많은 자동차들이 출시됐다.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난 차량(풀체인지)이 있었던 반면, 기존 외모와 기능을 조금 바꿔 상품성을 높인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차량도 눈에 띄었다. 성능이 뛰어난 차량도 출시 되었고, 효율이 뛰어난 차량 역시 시장에 선을 보였다. 불미스러운 일도 있었다. 폭스바겐 그룹발 디젤게이트 사건은 앞으로 자동차 업계의 현재와 나아갈 길을 동시에 보여주기도 했다.

올해 자동차 업계에 유난히 많이 언급됐던 키워드를 꼽자면 '전기'와 '자율(무인)주행', '스마트 카'가 아닐까 한다. 모두 IT 기술과 연관이 깊다. 산업간 융복합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기존 완성차 업계 외에도, 구글이나 애플 등 IT 공룡들까지 자동차 업계에 발을 들였으며, 최근에는 삼성전자도 기업 구조를 재편하면서 전장사업부를 신설해 LG전자에 이어 스마트카 시장 진출을 선포했다.

자동차와 IT가 더 가까워진다

올해 자율주행까지는 아니더라도 IT 기술과 자동차가 조금 더 친밀해진 시기로 평가해 볼 수 있겠다. 다양한 기술이 공개됐고 상용화가 이뤄지기도 했다. 특히 대형 디스플레이와 카메라, 이미지 센서 등 전자부품과 통신 기술을 최근 차량들이 적극 적용하기 시작한 것이 눈에 띈다.

먼저 눈에 띈 것은 2014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CES)에서 아우디가 공개한 '버추얼 콕핏(Virtual Cockpit)'이다. 12.3인치 디스플레이가 계기판을 대신하는 이 시스템은 운전 정보는 물론이고 내비게이션이나 다양한 정보를 HD급 해상도로 표시하게 된다. 지난 10월, 출시한 아우디 TT에 이 기술이 적용되어 있다. 프로세서는 엔비디아 테그라 30 프로세서를 썼는데, 화려한 그래픽 기반 인터페이스를 부드럽게 처리하도록 최적화 된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

[미리보기] 작지만 최신 기술은 일단 다 넣어봤어, 더 뉴 아우디 TT (http://it.donga.com/22775)

BMW는 최근 출시한 플래그십 세단 'BMW 7 시리즈'에 최신 IT 기술을 대거 접목했다. 차량과 함께 제공되는 키에는 액정 디스플레이가 달려 있는데, 문을 열거나 주행 가능 거리, 차량 이상 여부 등을 차 안이 아닌 밖에서 확인할 수 있다. 차량 내에는 무선 충전 공간이 있어 스마트 기기 외에도 이 디스플레이 키도 충전할 수 있다. 단순한 차량용 열쇠에 무선 충전과 통신, 디스플레이 기술이 접목된 셈.

이 외에 차량 안에서는 사람의 손짓으로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기능 제어가 가능하다. 6가지 동작을 인식해 음량을 조절하거나 전화를 받고 거부하는 등 운전에 집중하도록 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플래그십 세단 S-클래스도 최첨단 IT 기술을 품고 있다. 처량에 탑재된 멀티 스테레오 카메라는 노면의 상황을 읽어 서스펜션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조절하는데 도움을 준다. 카메라는 이 외에도 다양한 외부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에 활용될 수도 있다. 실내 또한 대형 디스플레이로 구성된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다.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EQ900에도 IT 기술이 녹아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이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HDA)' 인데, 이 기술은 탑재된 센서를 활용한 차간 거리제어 기능과 차선유지 기능, 내비게이션 정보가 융합한 형태다. 간단히 설명하면 고속도로 주행 중에 기능을 활성화했을 때, 앞 차와의 거리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은 물론 고속도로 제한속도 구간에 맞춰 속도를 조절하는 등 안전운전에 도움을 주게 된다는 이야기다.

향후 출시될 차량에는 다양한 IT 기술이 차량과 접목될 예정이다. 특히 카메라를 통해 외부 상황을 실시간 분석하는 기술 또는 대형 디스플레이를 차량 내에 탑재해 태블릿처럼 활용하는 형태가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자율주행차량 연구 가속화

운전자가 조작하지 않아도 원하는 목적지를 차량이 알아서 이동할 수 있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자율주행차' 이야기다. 현재 운전자의 조작을 최소화한 형태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정도라고 한다면, 자율주행차는 자동차가 카메라와 영상처리 기술 등이 접목된 기기를 통해 주행 환경을 인지 및 분석하고 스스로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이동한다. 당연히 카메라 렌즈와 이미지 센서, 영상분석을 위한 프로세서 등이 중요하게 떠오를 시장이다. 데이터를 받기 위한 통신 기술도 핵심 요소 중 하나로 손꼽힌다.

이를 위해 여러 기업이 뛰어들었다. 엔비디아는 자체 개발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테그라를 탑재한 드라이브 PX와 CX 모듈을 공개한 바 있다. 아우디 외에도 여러 완성차 업계와 손잡고 관련 기술 및 제품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우디와 엔비디아의 자율주행차는 2015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바 있는 CES 2015에서도 시연된 바 있다.

삼성-BMW, LG-제너럴모터스(GM)는 각 완성차 업체에 2차 전지를 제공하며 관계를 유지했지만 자율주행차와 스마트카 시대가 성큼 다가옴에 따라 전지 외에도 반도체나 데이터 처리를 위한 고성능 프로세서 개발 등 여러 부문에 걸쳐 긴밀히 협력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과 BMW는 기어S를 활용해 BMW i3 원격 주차를 시연한 바 있으므로 스마트 기기와 차량간 융합을 시도할 수도 있다.

IT 공룡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구글은 영국의 인공지능 기술 업체 딥마인드를 4억 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자사 사업에 활용하기 위한 움직임이지만 여기에 자율주행차가 포함되어 있다. 현재 미국 전역을 달리며 안정성과 완성도를 높이는데 힘을 쏟고 있다. 이 외에 여러 완성차 업체와 함께 안드로이드 오토를 도입한 차량을 선보이면서 세력을 넓히는 중이다.

애플 또한 현재 카 플레이(CarPlay)를 통해 스마트카에 조금씩 다가가고 있다. 국내에서는 쉐보레 일부 차종에 대해 제한적이지만 카 플레이 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

완성차 업계도 손 놓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 현대자동차는 그룹 계열사를 통해 자율주행차에 대한 연구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이 외에도 토요타와 혼다, 닛산 등 일본 자동차 제조사는 향후 5년 이내에 완전 자율주행차를 내놓겠다는 발표와 함께 기술개발에 매진 중이다. 아우디, 폭스바겐, 볼보, 테슬라, 메르세데스-벤츠, GM, BMW 등도 앞서 자율주행에 대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