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모 스마트폰의 A/S 처리가 불만족이라는데

KT에서 출시한 아이폰은 이미 국내에 들어오기 전부터 ‘A/S’와 관련해서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외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사람들은 특히 ‘A/S = 수리’가 아니라 ‘A/S = 리퍼비시(refurbish, 재정비 제품) 제품으로 교환’이라는 애플의 독특한 방침에 불만을 품었다. 예를 들어 한 달 전에 구매한 아이폰에 사소한 고장이 발생하여 A/S를 신청했다고 치자. 액정 사이에 뭔가 알 수 없는 부스러기가 끼었다거나, 액정에 1줄의 균열이 생겼다거나, 커넥터가 살짝 접촉 불량이라거나 하는 식의 금방 고칠 수 있을 것 같은 고장이라도 그 자리에서 수리해주지 않고 그냥 다른 제품으로 교환해주는 것이 아이폰의 A/S 방식이다. 그렇지만 교환한 제품이 도대체 어떤 고장으로 들어왔다가 수리된 것인지 알 수 없기에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마음이 내킬 리가 없다(물론,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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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 수리를 받을 때의 금액도 ‘이 정도 금액이면 그냥 새로 하나 사고 말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비싼 경우도 있어 원성이 높아지고 있는 실정. 이런 와중에 한 가지 재미있는 소식이 있어 다뤄보고자 한다.

[보도기사] 국내 컴퓨터 A/S 전문기업 (주)티지에스(www.tgsvc.co.kr, 구 TG삼보서비스)가 내부 스마트폰 A/S 정비를 마치고 본격적인 HTC 서비스에 돌입한 이후 많은 소비자에게 외산폰 A/S에 대해서 신뢰를 얻고 있다고 밝혔다.

HTC는 대만에 있는 휴대폰 제조 업체로 세계 휴대폰 시장이 빠르게 스마트폰으로 재편되면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또한 아이폰 OS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른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계를 탑재한 휴대폰을 세계 최초로 제조, 출시하기도 했다(HTC G1). 이후, 구글에서 안드로이드폰으로 처음 출시한 ‘넥서스원’까지 제조하며 현재에 이르기까지 세계 시장에서 입지를 확고히 다져가고 있다. 이런 HTC의 스마트폰은 국내에도 본격적으로 출시되고 있으며, SKT의 HD2, 디자이어, KT의 넥서스원 등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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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에서 서비스하는 HTC의 넥서스원

이렇게 외산 제품이 국내에서 출시할 경우, 항상 대두하는 문제가 바로 A/S 처리이다. 아무리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을 떨치는 제조사라고 하더라도 국내에 진출하면 항상 A/S 문제로 고생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내 제조사는 오래전부터 자리를 잡고 있었으니 국외 제조사는 일단 A/S 센터의 숫자에서부터 밀릴 수밖에 없는 실정. 이는 대부분의 IT 시장에서 벌어지는 문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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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에서 서비스하는 HTC의 디자이어

하지만, 이번 HTC의 제품은 예전 TG삼보 A/S를 담당하던 TGS에서 직접 A/S를 담당해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이 A/S 정책이 현재 스마트폰 시장에서 달인 모델로 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애플의 아이폰과 비교가 되어 눈길을 끈다.

*[보도자료]* 최근 모 스마트폰의 수리비가 80만 원이 나오고 작은 고장으로 수리를 받아도 한참을 기다려야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등 일부 외산폰의 A/S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극에 달해있다. 하지만, TGS는 외국의 기술력과 국내의 A/S 인프라를 활용한 Win- Win 전략이 선을 보였다. 그 동안 국내에는 애플의 아이폰을 선두로 다양한 외산 스마트폰이 보급되었지만, 정작 A/S는 인기와 반대로 제대로 구성되어 있지 않아 많은 사용자로부터 불만을 사고 있는 것이 현실이었다.

인기를 얻고 있는 애플의 아이폰은 앞서 언급한 대로 ‘리퍼비시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이 정책을 바탕으로 기준을 두어 유/무상 수리로 나누어 A/S하고 있는데, 그 기준도 모호하고 유상 수리의 경우 가격도 비싸 원성이 자자한 것이 현실이다. 한국소비자원 및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아이폰 관련 소비자 상담 건수는 2009년 4/4분기 94건이었는데, 2010년 1/4분기 299건, 2/4분기 491건으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그리고 이 중 절반 이상이 A/S에 관련된 불만사항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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쿡앤쇼에 마련된 아이폰 A/S 안내 사이트

우선 아이폰의 A/S는 애플의 정책을 따르되, 애플코리아에서 직접 진행하는 게 아니라 KT가 운영하는 KT PLAZA를 통해 진행되고 있다. KT의 이야기를 따르면, 애플이 정해놓은 규칙(가이드 라인)이 있어 그것에 따라서 유상 A/S인지 무상 A/S인지를 판단한다고 한다. 게다가 KT PLAZA에서는 그저 유/무상 판단을 내리는 것일 뿐이고, 고장이 났을 경우에는 리퍼비시 아이폰을 내어주는 게 고작이다. 고장 난 아이폰은 수거해 애플 측으로 보낸다고 한다(직접 서비스센터를 통해 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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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주요 조건은 이와 같다

애플 측에서 제시한 가이드 라인에 따르면 아이폰의 손상은 총 3단계로 나뉜다. 1단계 가벼운 손상, 2단계 수리 가능 손상, 3단계 심각한 손상. 가벼운 손상의 경우에 해당하면 1년이라는 보증 기간 동안은 무료로 A/S를 받을 수 있지만, 보증기간이 지나게 되면 유료로 A/S를 받아야 한다. 2단계가 넘어서는 단계는 보증기간이어도 유료로 A/S를 받아야 하며, 금액은 290,400원으로 동일하다. 3단계 심각한 손상일 경우 8GB 제품은 594,000원, 16GB 제품은 712,000원, 32GB 제품은 831,600원이라고 한다.

즉, 무상 A/S를 받을 수 있는 조건은 가벼운 손상을 입은 아이폰이어야 하며, 보증기간(1년) 안에 해당하여야 한다. 그 이외에는 29만 원이 넘는 수리비를 주어야만 가능하며, 모든 A/S 제품은 리퍼비시 제품을 받는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애플의 정책 때문이라는 것이 KT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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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HTC의 스마트폰은 현재 TGS에서 담당하고 있다. 리퍼비시 정책은 아니고 직접 수리를 각 대리점에서 진행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삼성이나 LG처럼 국내 IT 제품에 대한 A/S와 같은 형태로 진행이 되는 것이다.

[보도자료] 특히, TGS는 스마트폰 서비스를 통해 모바일 시장으로의 서비스 영역을 넓히는 계기가 되었으며, 다양한 제조사의 서비스를 통해 축적된 지식을 기반으로 타 회사보다 빠른 대응을 자신한다고 밝혔다. 또한, 전국의 TGS 센터에서 접수가 가능해, 수도권이나 지방광역시에 한정되었던 서비스를 지방 어느 지역에서든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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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GS의 서비스센터는 전국에서 약 100개 가까이 찾을 수 있으며, 해당 홈페이지(http://www.tgsvc.co.kr/helpdesk/helpdesk_03.html)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국외 IT 기업이 국내에 마련하는 서비스센터의 수가 이렇게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인데, HTC는 이를 국내 전문 A/S 업체와 협력해 극복한 것이다. 현지의 A/S 서비스 업체를 이용해 다양한 혜택을 받게 한 HTC의 적극적인 자세를 아이폰 A/S 정책과 자꾸 비교하게 되는 것이 본 기자에게만 해당하는 일은 아니지 않을까 싶다.

사실 애플의 A/S는 전 세계적으로 동일한 방법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애플과 소비자 사이에 있는 KT가 스스로 뭔가 할 수 있는 것이 많지는 않아 보인다. 하지만, 전 세계 A/S 방식을 통일하려면 고장의 보상 범위 역시 전 세계가 같아야 하는 것 아닌지? 같은 고장인데 국내에서는 유료고 국외에서는 무료로 진행되는 경우(기기 자체의 문제 등)가 있다는 것은 약간 이해하기 어렵다. 애플의 정책에 따른다고 하지만, 애플에서 제시하는 가이드라인 중에서 어떤 것을 얼마만큼 적용할 것인가는 KT와 애플이 협의하여 결정한 사항이다. 애플의 정책만을 운운하지 말고 진정 사용자를 위한 A/S 정책을 기대해본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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