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차세대TV의 조건은 'UHD+OLED', LG전자 올레드TV '65EG9600'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디지털 기기의 제품 교체 주기가 점차 짧아지고 있지만 TV 만큼은 조금 예외인 것 같다. 스마트폰은 1~2년에 한 번, PC는 3~4년에 한 번 바꾸는 경우가 흔하지만, TV는 아직도 상당수의 소비자가 10년 정도는 쓰곤 한다. 이는 TV가 제법 덩치가 큰 물건이기도 하고, 다른 디지털 기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행을 덜 타기 때문일 수도 있다. 신제품이 나온다 해도 굳이 기존의 TV가 고장이 나지 않았다면 그냥 쓰는 추세다.

하지만 이를 달리 말하자면, TV는 한 번 살 때 신중을 기해서 사야 한다는 의미와도 같다. 특히 TV 시장 전체의 패러다임이 바뀔 무렵이라면 되도록 신기술이 적용된 제품을 사는 것이 향후 만족도가 높다는 의미기도 하다. 이를테면 1990년대 말이나 2000년대 초에 LCD가 아닌 브라운관 TV를 사거나, HD급이 아닌 SD급 TV를 산 소비자라면 제법 후회했을 것이다. 당시엔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그런 선택을 했겠지만, 몇 년 되지도 않아 TV시장은 LCD의 천하가 되었고 콘텐츠 역시 HD급이 주류가 되었기 때문이다. 동시기의 다른 사람들이 모두 누리는 즐거움에서 자신만 제외된다는 건 역시 슬픈 일이다.

LG전자 60인치 올레드 TV
65EG9600
LG전자 60인치 올레드 TV 65EG9600

최근의 TV 시장 역시 패러다임의 변화가 감지된다. 화면의 해상도(정밀도)는 HD나 풀HD급에서 울트라HD(이하 UHD)급으로 향상되고 있으며, 화면 표시 방식 역시 LCD에서 OLED(올레드) 방식으로 변하고 있다. 다만, UHD급의 LCD TV, 혹은 풀HD급의 OLED TV는 제법 팔리고 있지만, 이 두 가지를 모두 갖춘 TV는 아직 시장에 많지 않다. ‘UHD LED TV’나 ‘UHD 퀀텀닷 TV(일명 SUHD TV)’ 등의 제품이 있지만, 사실 LED TV는 기존 LCD에서 백라이트(후방조명)만 개선한 것이고, 퀀텀닷 역시 LCD에 더 가까운 기술이다. 진짜 차세대 기술인 OLED로 가기 전에 거치는 징검다리 기술을 적용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소개할 LG전자의 65인치(대각선 길이 기준 165cm) 울트라 올레드 TV '65EG9600'는 그런 제품이 아니다.

UHD급 해상도를 제대로 구현하는 OLED 패널을 탑재한 '진짜' 차세대 TV라고 할 수 있는 제품이다.

스마트폰 보다 얇은 두께, 곡면 화면으로 디자인 차별화
65EG9600는 정말 얇다. OLED는 LCD와 달리, 백라이트의 도움 없이 각 화소가 자체 발광하는 방식이라 한층 얇은 두께를 구현할 수 있다. 65EG9600의 화면 부분 두께는 어지간한 스마트폰 수준인 5.97mm에 불과하다. 다만, 스탠드에 가까운 하단에는 기판 및 외부입력 단자를 비롯한 각종 부품이 들어가는 탓에 사양표 상의 제품 두께는 4.99cm다. 그래도 누가 보더라도 65인치 대형 TV가 이 정도의 두께를 구현했다는 건 그저 놀라운 일이다.

5.97mm의 놀라운 두께
5.97mm의 놀라운 두께

더불어 곡면 디스플레이와 TV 본체가 살짝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플로팅 스탠드로 디자인을 통해 최상의 감상 환경을 제공하고자 한 의욕도 느껴진다. 곡면 처리된 화면 역시 독특함을 더한다. 이런 곡면 화면을 쉽게 구현할 수 있는 것도 OLED의 특징이기도 하다.

곡면 디스플레이로 독특한 디자인
연출
곡면 디스플레이로 독특한 디자인 연출

UHD 환경에 대응하는 인터페이스 구성
각종 외부기기를 연결하는 인터페이스 단자부는 요즘 TV답게 하단 및 측면을 향하고 있어 벽걸이 설치 시 유용하다. HDMI 포트가 3개가 달려있는 반면, 컴포지트 및 컴포넌트 포트는 1개 뿐이다. 그나마 이 조차도 양쪽 포트가 겸용이라 HDMI 미지원 구형 AV기기는 1개만 연결할 수 있다. 대신 HDMI 포트는 4K UHD급 해상도의 영상을 초당 60프레임으로 입력 받을 수 있는 HDMI(4K/60P)규격이라, 최근 서비스가 시작된 UHD급 IPTV나 케이블TV와의 궁합이 좋다. 구형 HDMI 포트는 4K UHD급 영상을 초당 30프레임으로만 표시할 수 있어, 움직임이 부드럽지 않지만 65EG9600라면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65EG9600의 후면 AV단자
65EG9600의 후면 AV단자

안테나 연결 단자는 2개가 있다. 1개는 일반 디상파 디지털TV나 케이블TV 신호용 케이블, 또 하나는 최근 시험 방송을 시작한 지상파 UHD 신호 연결용 케이블을 연결한다. 일부 지역에선 아직 시험 방송을 볼 수 없고, 지상파용 옥외 안테나나 실내 안테나가 있어야 지상파 UHD 방송을 볼 수 있는 것이 아쉽지만, 미래를 생각한다면 당연히 지상파 UHD 수신 기능을 갖춘 TV를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

곡면 화면이 주는 몰입감
곡면 화면이 주는 몰입감

USB 메모리나 외장하드를 연결해 저장된 콘텐츠(동영상, 사진, 음악 등)을 감상할 수 있는 USB 포트도 넉넉하게 3개가 있다. 특히 이 중에 1개는 USB 3.0 규격이라 이를 지원하는 저장장치 연결 시 한층 빠른 데이터 전송속도를 기대할 수 있다. 재생을 지원하는 동영상도 다양해서 AVI, MP4, MKV 등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대부분의 동영상이 문제 없이 재생되고, SMI 형식의 자막 파일도 정상 출력됨을 확인했다. 역시 이런 다양한 파일 호환성은 한국산 TV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선명도, 명암비, 반응속도 면에서 두루 만족도 높아
65EG9600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사항은 역시 OLED와 UHD가 결합된 화질이다. 테스트 환경 문제로 최근 시험 방송을 하고 있는 지상파 UHD 방송을 시청해보지는 못했지만, 그 대신 외장하드에 저장된 UHD 동영상을 재생하며 화질을 체험해봤다. 그 외에 UHD 콘텐츠를 시청하는 방법으로는 최근 SK브로드밴드나 KT, LG유플러스 등에서 제공하는 UHD급 IPTV 서비스도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LG전자가 TV 업계 최초로 UHD 콘텐츠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도 있다. TV에 내장된 웹OS 2.0의 '울트라HD 월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올 연말까지 총 130편의 UHD 콘텐츠를 무료로 볼 수 있다.

UHD의 선명한 화질이 압권
UHD의 선명한 화질이 압권

참고로 UHD급 콘텐츠의 화면 해상도는 3,840 x 2,160으로, 기존의 풀HD급(1,920 x 1,080)에 비해 4배 정도 높은 화면 정밀도를 보인다. 65EG9600를 통해 구동해 본 UHD급 영상은 기대만큼이나 만족도가 높았다. HD나 풀HD TV가 처음 등장했을 때 배우의 얼굴 잡티까지 생생하게 보인다고 호들갑을 떨던 게 바로 어제 일 같은데, UHD는 조금 과장하면 얼굴의 모공이나 잔털까지 볼 수 있는 수준이니 말이다.

UHD의 놀라운 화질
UHD의 놀라운 화질

화질이 참 좋은 건 사실이지만, 사실 화면의 정밀도만 따지면 작년에 본지에서 리뷰 했던 '65LA9700'와 같은 LCD 기반 UHD TV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이전 제품과 확실히 차이가 나는 건 역시 명암비다. 이는 화면의 가장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을 구분하는 능력이다. LCD의 명암비가 수1,000 : 1 수준에 그치는데 비해, OLED는 이론 상 거의 무한대의 명암비를 구현할 수 있다. 덕분에 어두운 배경에 담긴 자그마한 오브젝트도 상당히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

3,840 x 2,160 해상도의 UHD
화질
3,840 x 2,160 해상도의 UHD 화질

선명도와 명암비만큼이나 색 재현 능력도 대단히 우수하다. 과거에 일부 스마트폰 등에 쓰이던 초기형 OLED 패널은 구조상 3원색 중에 특정 색상이 과장되어 표현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LG의 울트라 올레드 TV에 쓰이는 WRGB OLED 패널은 이런 문제가 없다. 특히 꽃과 같이 화사한 색상으로 구성된 장면을 감상할 때 진가를 발휘한다.

LG전자 UHD 데모 영상 재생
LG전자 UHD 데모 영상 재생

각 화소를 끄는 것만으로 완전한 검정색을 구현할 수 있는 OLED의 특성 덕분에, 기존의 LCD TV에 비해 훨씬 진하고 깊은 '리얼 블랙'을 구현할 수 있는 것도 눈에 띈다. 요즘 나오는 LCD TV도 로컬디밍(백라이트 일부의 제어) 같은 기술을 일부 적용해 나름 검정색 표현력을 높이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결국은 OLED의 흉내내기에 그칠 뿐이다. 야경이나 우주와 같은 장면을 감상해보면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비디오게임기 연결 게임 플레이
비디오게임기 연결 게임 플레이

명암비 외에도 LCD와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 또 하나의 요소는 화면의 반응속도다. 액정 분자의 배열을 바꿔 화면을 움직이는 LCD와 달리, OLED는 전기적인 신호에 바로 반응해 화면을 움직이기 때문에 이론 상 화면의 표시 속도가 느려지거나 잔상이 발생하는 일이 없다. 기존의 LCD TV는 특히 움직임이 격렬한 게임을 플레이할 때 컨트롤러의 입력보다 화면이 약간 느리게 반응하거나, 오브젝트의 움직임을 화면이 따라가지 못해 잔상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었다.

이 때문에 화면의 반응 속도를 증폭시키는 '게임 모드' 같은 기능을 추가하곤 했다. OLED TV인 65EG9600도 게임 모드를 탑재하곤 있지만, 표준 모드로 게임을 플레이하더라도 입력 지연이나 잔상은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이런 이점은 게임 플레이 외에 스포츠 경기를 감상할 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참고로 65EG9600 외의 다른 LG 울트라 올레드 TV 모델도 유사한 장점을 느낄 수 있다. AV 전문 사이트의 55EG9600 리뷰에서도 위와 같은 특징들을 언급하고 있다(링크 - DVD프라임).

구동 속도 빠르고 쓰기 편한 웹OS 2.0 기반 스마트 기능
이번엔 LG TV만의 특징인 스마트 기능 웹OS 2.0을 체험해 봤다. 구동 속도는 빠른 편이다. 리모컨 전원 버튼을 누르자마자 화면이 나오는 아날로그 TV만큼 빠르진 않지만, 전원 버튼을 누르고 8~9초 정도 후에 방송 화면이 나온다. 특히 화면이 나오자마자 스마트TV용 메뉴나 외부입력 메뉴도 곧장 띄울 수 있다는 점은 과거의 스마트TV에 비해 발전한 점이다.

65EG9600에 탑재된 운영체제는 요즘 나오는 LG 스마트TV에 적용되는 웹OS 2.0(webOS 2.0)이다. LG 스마트TV용 웹OS는 작년에 첫 선을 보일 때부터 편의성 면에서 제법 높은 평가를 받았는데, 올해 적용된 웹OS 2.0 역시 기본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거의 같다. 기본적인 구동 속도가 20% 정도 향상되어 한결 쾌적해졌다.

웹OS의 채널 플러스 기능
웹OS의 채널 플러스 기능

그리고 최근 웹OS 2.0에 업데이트된 유용한 서비스 중 하나가 바로 '채널 플러스'다. 이를 통해 케이블이나 IPTV 가입 없이 인터넷을 통해 전달되는 상당량의 무료 채널을 시청할 수 있다. 채널 플러스를 통해 제공되는 채널은 채널A나 TV조선, MBN과 같은 종편, YTN이나 연합뉴스와 같은 뉴스 전문 채널을 비롯해 홈쇼핑(현대홈쇼핑 등), 영화(시네폭스 등), 교육(어린이TV 등)과 같이 50여개다.

OCN이나 투니버스, tvN과 같은 몇몇 인기 케이블 채널은 없는 게 좀 아쉽지만, 리모컨의 채널 전환 버튼으로 지상파 방송을 시청하다가 곧장 채널 플러스로 넘어갈 수 있기 때문에, 마치 무료로 케이블 방송을 이용하는 감각으로 쓸 수 있다는 건 확실한 장점이다.

차세대TV로서 65EG9600의 가치
LG전자의 울트라 올레드 TV인 65EG9600는 차세대 TV의 명확한 조건인 UHD급 해상도와 OLED 패널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제품이다. 화면 크기도 65인치로 크고, 웹OS 2.0에 기반한 스마트 기능도 제법 충실하게 구성됐다. 무엇보다 화질 면에서 2015년 10월 현재 판매되고 있는 TV 중에서 최고 수준이라는 점이 이 제품의 가장 큰 장점이다.

물론, 그런 기술의 가치만큼 가격도 높다. 55인치 제품이 400만 원대, 기자가 리뷰한 65인치 제품이 800만 원대 초반이다. 하지만 최고 수준의 차세대 기술이 온전하게 적용된 만큼 가격적 가치는 충분하다고 판단한다. 실제로 2000년대 초에 당시 최신 기술의 제품이었던 42인치 HD TV도 700~800만 원 정도에 판매됐음을 고려하면 납득 할만 하다. 현재까지 국내 TV 제조사 중에 유일하게 올레드 TV를 만들고 있는 LG전자는, 기존 제품 반납 없는 중고 보상 판매가와 개별소비세 인하분을 포함한 가격을 돌려주는 이벤트(65EG9600의 경우 10월 기준 캐시백 100만 원)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TV 제조사가 차세대 TV의 보급을 위한 노력도 하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 하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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