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 선택 기준 세 가지만 보면 됩니다, 벤큐코리아 박인원 팀장

강형석 redbk@itdonga.com

[IT동아 강형석 기자] 최근 디지털 콘텐츠는 '원본'에 대한 갈망이 크다. 음악을 들어도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정보가 담긴 무손실 음원을 찾고, 영상도 풀HD 보다 더 선명하고 높은 해상도를 가진 4K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해외에서는 이보다 더 높은 해상도의 영상을 감상하기 위한 기술 도입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다양한 콘텐츠를 소비하기 위해서는 그에 따른 '재생장치'가 큰 역할을 한다. 영상은 '디스플레이' 장치가 핵심이다. 가정에서 쓰는 'TV', PC나 다른 장치에 연결해 쓰는 '모니터' 모두 고화질 콘텐츠 감상에 있어 없어서 안될 중요한 열쇠다. 단순히 화면만 보여주는게 끝이 아니다. 적당한 크기에 맞는 선명하고 화사한 화질은 기본이고 사용 환경에 맞는 다양한 기능을 제공해야 한다.

그렇다면 요즘 디스플레이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소비자가 무엇을 보고 TV나 모니터 등을 구매해야 할까? 벤큐코리아 모니터 사업부의 제품 매니저인 박인원 팀장에게서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모니터 시장 변화한 패러다임, 흐름은 다시 '브랜드'로

국내 모니터 시장은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곳이다. 하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중소 브랜드들이 가격을 앞세워 세를 늘렸다. 시장이 어려우니 고가보다 중저가 제품에 소비자 눈이 집중된 것이 큰 이유다. 하지만 다시 최근에는 유명 브랜드 모니터들도 일부 가격을 합리적으로 책정하며 다시 흐름이 브랜드 제품으로 이동하는 추세라고 한다.

소비자들이 브랜드로 회귀한 것은 바로 '신뢰성' 때문으로 분석된다. 많은 중소 브랜드의 모니터가 시중에 있지만 이들에 대한 사후지원 여부가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단순히 저렴해서 샀다가 해당 유통사가 사라지는 부분에 대한 우려가 브랜드 제품 선택으로 이어지고 있다. 아직 많은 중소 브랜드들이 합리적인 모니터를 선보이고 있지만 치고 빠지기 식인 제품에 이미지게 훼손되고 있다는 말이다.

브랜드 모니터를 선호하는 분위기 때문에 벤큐도 어느 정도 반사 효과를 얻는 모습이다. 벤큐는 국내에서 생소할 수 있겠지만 세계적인 모니터 브랜드로 그룹 산하에 세계 3대 LCD 패널 제조사 중 하나인 AUO를 거느리고 있다. 그만큼 다양한 크기와 해상도의 모니터를 선보일 수 있고 노하우도 충분하다.

직접 패널과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품질 및 보증에 대한 부분도 자신 있다는게 박 팀장의 설명이다. 대부분 제품은 1~2년 가량을 보증기간으로 내세운다. 2년이라지만 '무상 1년, 유상 1년' 같은 이상한 내용도 있고, 순수하게 2년 보증을 약속하는 곳도 있다. 반면, 벤큐는 제품과 패널 모두 3년 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벤큐코리아 박인원 팀장
벤큐코리아 박인원 팀장

"출처가 불분명한 저가 모니터를 구매해 사용하다 제조사나 유통사가 없어져 사설 수리점을 찾는 어려움을 겪는 소비자도 있습니다. 전자제품은 언제든 고장날 수 있는데, 브랜드가 계속 명맥을 이어가는지 여부도 인지할 필요가 있어요."

굳이 벤큐 모니터가 아니라도 그는 안심하고 쓸 수 있는 모니터 브랜드인지 아닌지를 구매 전 확인하는게 좋다고 조언한다. 한 번 쓰면 최소 4~5년 이상은 쓸 동반자이기 때문이라는게 그 이유다.

'해상도·색감·크기' 화질에 대한 균형 중요

모니터나 TV는 모두 사람의 눈으로 보는 영상출력장치다. 때문에 모니터가 결과물을 어떻게 표현하는지가 품질과 만족도를 결정하는 요인이다. 최근 모니터는 해상도가 커지면서 덩치 또한 키우는 모습이다. 32인치는 기본이고 40인치 이상의 모니터도 눈에 띈다. 하지만 이들은 브랜드가 이끄는 부분이고 대부분 사람들은 풀HD 해상도 제품을 쓴다는게 박 팀장의 설명. 시장에서도 90% 가량이 풀HD 모니터가 차지한다고 한다.

하지만 풀HD나 4K나 눈으로 보는 제품인 만큼 '화질'을 중요시 여겨야 한다고. 여기서 화질은 단순히 선명한 것을 떠나, 색감이나 체감적인 요소도 포함된다.

박 팀장은 디스플레이에서 화질을 결정하는 3요소가 있다고 말한다. '선명도'와 '색감', '체감도'가 그것이다. 재생빈도도 있지만 이는 소비자 취향에 따른 것이라고. 어떤 제품이건 이를 만족하면 사용자가 최고의 화질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 한다.

먼저 선명도는 디스플레이 크기와 해상도가 결정하는 부분이다. 크기가 작고 해상도가 높으면 선명도는 높아진다. 모니터를 구성하는 픽셀 사이의 간격이 좁아 세밀한 표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해상도는 낮은데 화면이 커지면 선명도는 떨어진다.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은 이유에서다.

색감은 얼마나 많은 색을 표현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 일부 소비자들이 패널에 집착하는 이유도 바로 이 색감 때문이다. 과거에는 패널에 따른 차이가 명확했다고 한다. 반응 속도는 빠르지만 시야각이 약점이었던 TN, 색감이나 시야각에 강하지만 반응속도가 다소 낮은 IPS 패널이 대표적인 사례라 하겠다. 그러나 꾸준한 기술 개발을 통해 최근 패널간 차이는 많이 좁혀졌다. 제품 개발 목적이나 환경에 따라 패널이 선택되고 있는 상황이다.

색 재현에 대한 부분은 미국의 연방 텔레비전 시스템 위원회(NTSC)의 sRGB를 기준으로 한다는게 박 팀장의 설명. 전문가용은 어도비 사가 제안하는 어도비(Adobe)RGB에 대응하는 경우도 있다. sRGB는 대부분 72% 정도 재현하는 것이 보통이다. Adobe RGB는 sRGB보다 더 넓은 영역의 색을 표현하지만 사진 또는 영상 애플리케이션에서나 쓸 수 있다. 대부분 웹 환경이 sRGB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색재현율이 높으면 전문 작업에 유리한 부분이 있겠지만 일반 환경에서는 오히려 색왜곡 때문에 만족감이 떨어질 수 있으니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박 팀장은 경고한다. 뿐만 아니라, 구매 전 색재현율을 제대로 표시하지 않은 모니터는 구매를 신중히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sRGB 72%보다 낮은 색재현율을 가진 모니터가 일부 시장에 유통되고 있어서다. 이 사이의 균형이 맞춰지는 것이 체감도라 하겠다.

"무조건 저렴한 것이 합리적인 소비는 아닙니다. 가격 대비 얻는 것이 있는지를 놓고 제품을 구매해야 그것이 비로소 합리적인 소비가 되는 것이죠. 특히 눈과 직결되는 모니터는 오래 함께 쓰는 제품이라는 점을 꼭 인지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모니터 관련 설명
모니터 관련 설명

< 박인원 팀장은 소비자가 모니터를 구매할 때, 최소 이 정도 확인하면 좋다면서 표를 그려줬다. >

그렇다면 소비자에게 맞는 모니터 제품이 있을까? 박인원 팀장은 소비자를 3개 분류로 나눠 설명했다. 가끔 PC를 하거나 문서 위주로 쓰는 사람에게는 23~24인치(색재현율 72%)의 풀HD 모니터가 어울린다고 추천했다. 인터넷이나 간단한 영상 및 게임을 즐기는 일반 환경에서는 24~27인치(색재현울 72%) 크기의 풀HD 모니터가 추천됐다. 게임을 많이 즐기거나 사진이나 영상을 편집하는 전문가 환경에서는 27인치 이상의 QHD~UHD급 모니터를 추천했다. 100% sRGB와 Adobe RGB 색표현이 가능한 것은 물론, 높은 재생빈도를 가진 제품도 어울린다고 덧붙였다.

기자는 요즘 시력 보호 기능도 구매에 영향을 주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벤큐는 디스플레이를 보며 장시간 노출되는 눈을 보호하기 위한 기술, '아이케어(eye-care)'를 모니터에 탑재하고 있기에 나온 질문이다. 액정이 발산하는 청색광을 줄인다거나 깜박임을 억제하는 등 눈에 악영향을 주는 요소를 줄이거나 차단했다. 시중에 판매되는 구형 모델 2~3개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벤큐 모니터는 아이케어 기술을 탑재하고 있으며, 여러 디스플레이 제조사들도 비슷한 개념의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이런 질문에 박인원 팀장은 최신 흐름을 따르는 제품인지 확인할 필요는 있다고 말한다. 부가 기능이지만 없는 것보다 있는게 더 좋다는 이야기다. 최근에는 모니터에 주변 빛을 인지하는 센서를 달아 밝기를 조절하며 눈을 보호하는 제품도 있다고 한다.

아직 표현하지 못한 색 많다. 이에 다가가는 것이 경쟁력 될 것

디스플레이는 과거와 비교하면 상당부분 상향평준화가 이뤄졌다. 브랜드를 가리고 보면 품질을 쉽게 인지하기 어려울 정도로 발전한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모니터의 품질을 결정짓는 요소는 무엇일까? 또한 어떤 모니터가 유행할지 박 팀장에게 물었다.

벤큐코리아 박인원 팀장
벤큐코리아 박인원 팀장

"사이즈 경쟁은 끝났습니다. 이 부분은 이미 정점을 찍었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모니터 경쟁은 해상도와 색재현율이 될 것이라 봅니다. 소비자들에게 인기 있는 제품은 대개 10만 원 후반~20만 원대 후반에 형성되어 있습니다. 이는 바뀌지 않을 듯 합니다. 크기는 27~32인치 정도가 주류로 부상할 것 같습니다."

벤큐는 다수의 유행을 따라가는 것도 좋지만 소수의 마니아 시장도 놓치지 않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속도에 민감한 게이머를 위한 제품을 확충하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 빠른 시일 내에 벤큐의 기술력을 보여줄 수 있는 모니터 또한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그는 아직까지 표현하지 못한 색이 많다고 말한다. 인간이 볼 수 있는 색은 엄청나지만 실제 모니터가 표현하는 색은 이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앞으로의 모니터 시장은 얼마나 많은 색을 구현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극복하는 것이 제조사의 역할이라는 말 역시 잊지 않았다. 그의 말대로 미래의 디스플레이는 어떻게 진화해 나갈지 궁금하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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