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강의실] 안드로이드 슈퍼유저 되기 - 루팅

강일용 zero@itdonga.com

[용어로 보는 IT 2015년 개정판] 루팅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한 모바일 기기에서 관리자 권한을 획득하는 것을 말한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기반이 된 리눅스 환경에서는 모든 파일과 프로그램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사람을 슈퍼유저(superuser)라고 하는데, 이 슈퍼유저는 루트(root)라는 계정을 사용한다. 이는 윈도우 운영체제의 관리자(administrator) 계정과 비슷한 것으로, 시스템의 전권을 가진 최고 권한의 계정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루팅은 이 루트 계정을 획득하는 것을 뜻한다.

안드로이드의 슈퍼유저 되기, 루팅

루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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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팅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최고 권한 계정인 루트 계정을 획득하는 것을 뜻한다>

대부분의 안드로이드 기기는 출고시 기본적으로 슈퍼유저가 아닌 게스트(guest) 권한만을 부여한다. 이는 조작에 서투른 사용자가 시스템에 접근했다가 고장을 내는 것을 막기 위해 제조사가 설정해둔 것이다. 또 이렇게 권한을 제한해 놓으면 모든 사람들이 동일한 버전을 사용하게 되므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업데이트하거나 각종 지원이 수월해진다. 즉, 제조사들의 편의를 위해 시스템 접근을 차단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내 돈 내고 산 기기의 온전한 주인이 되지 못하니 억울하기 짝이 없다. 그래서 외부 프로그램을 이용해 슈퍼유저 권한을 획득한다. 이 과정이 바로 루팅이다. 흔히 루팅은 iOS의 ‘탈옥(jailbreaking)’과 비견되는데, 탈옥의 목적이 애플로부터 허가받지 않은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하기 위해서라면 루팅의 목적은 단순히 최고 권한을 획득해 기기의 활용도를 높이는 데 있다는 점이 다르다.

루팅의 장점

성능 향상
루팅을 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성능 향상이다. 하지만 루팅 자체만으로 속도가 빨라지거나 메모리 공간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루팅을 하게 되면 기본적으로 설치되어 있는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삭제하거나 CPU를 오버클럭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기기의 최대 성능을 끌어낼 수 있다. 하지만 잘못 건드리면 기기에 손상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충분한 관련지식과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루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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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팅을 하게 되면 기본적으로 설치되어 있는 앱을 삭제하거나 CPU를 오버클럭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기기의 최대 성능을 끌어낼 수 있다>

테마 변경
루팅을 하면 아이콘, 폰트 등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테마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스마트폰 테마를 수정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목적으로 루팅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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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팅을 통해 테마를 변경한 모습>

최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업데이트
구글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새 버전을 발표하면, 제조사들은 이를 자사의 기기에 맞게 최적화해 공식 업데이트를 내놓는다. 하지만 일부 제조사들은 이 업데이트를 제 때 내놓지 못해 사용자들의 원성을 사기도 한다. 심지어 오래된 기기에는 업데이트를 적용하지 않을 때도 있다. 이처럼 업데이트가 굼뜰 때, 슈퍼유저 권한을 획득했다면 공식 업데이트 이전에 최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설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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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이 출시한 킨들파이어다. 원래는 아마존 콘텐츠 소비에 최적화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탑재돼 있다. 하지만 루팅을 한 이후 커스텀 펌웨어를 설치해 일반 안드로이드 태블릿PC와 동일한 환경으로 꾸밀 수 있다>

SD카드에 앱 설치
이클레어 버전까지는 앱을 내장메모리에 저장하는 방식을 취했다. 이 때문에앱 실행 속도가 느렸고, 저장 공간의 제약도 심했다. 하지만 루팅을 하면 외장 SD메모리에 앱을 설치할 수 있게 된다. 물론 프로요 버전부터는 앱을 외장 SD메모리에 설치할 수 있게 됐지만, 일부앱 중에는 강제적으로 내장메모리에 설치되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 루팅이 유용하다. (마시멜로부터 구글은 루팅을 하지 않아도 내장메모리에 앱을 설치할 수 있도록 다시 지원할 예정이다)

루팅의 단점

루팅을 하게 되면 여러 이득을 보게 되지만, 그만큼의 위험부담이 따른다. 기기에 문제가 생기면 보증기간이 남아있다고 하더라도 아무 보상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자칫 잘못하면 기기가 심각한 오류를 일으키며 먹통이 되는 ‘벽돌(brick)’이 되기도 한다. 루팅은 사용자와 제조사간의 약속을 어긴 행위이기 때문에, 루팅으로 인한 해당 기기의 오류는 전적으로 사용자가 책임져야 한다.

또한 보안에 취약해져 악성코드가 유입될 수도 있다. 유용한 앱으로 가장한 악성 앱을 내려받게 되면 디도스 공격에 이용되는 ‘좀비 스마트폰’이 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특정 앱이 슈퍼유저 권한으로 무엇을 할지 뚜렷하게 알 방도는 없다. 이 경우 믿을만한 개발자가 만든 앱만을 내려받는 것이 최선이다. 또한 스마트폰용 바이러스 백신을 설치하고 실시간 감시 및 시스템 검사를 주기적으로 실시하는 것이 좋다. 현재 안드로이드 마켓에는 다양한 무료 백신이 나와 있다.

이같은 문제 때문에 금융관련 서비스는 루팅을 하면 이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특히 국내 금융서비스는 한 번이라도 루팅을 시도하면 추후 루팅을 해제하더라도 다시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도록 막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은행 앱이나 삼성페이 같은 핀테크 서비스를 들 수 있다.

루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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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팅 시 보안에 취약해지는 단점을 보안하기 위해 스마트폰용 바이러스 백신을 설치하고 실시간 감시 및 시스템 검사를 주기적으로 실시하는 것이 좋다>

루팅 자체는 불법이 아니지만…

루팅은 자신의 물건을 해킹하는 것이므로 다른 사람에게 전혀 피해를 주지 않는다. 따라서 루팅을 했다고 쇠고랑을 차거나 경찰이 출동하지는 않는다. 미국 내 저작권법을 관장하는 북미 저작권청(Copyright office)은 2010년 루팅과 탈옥 자체는 합법으로 인정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현재 루팅과 탈옥에 대해 이렇다 할 법적인 판단이 내려지진 않았지만 루팅 자체는 불법이 아니라는 의견이 대세다.

하지만 루팅으로 발생한 모든 문제는 사용자가 감당해야 한다. 제조사에게는 일말의 책임도 없다. 제조사가 만든 기기 자체에 만족할 것인가, 아니면 루팅을 해서 입맛대로 변경해 쓸 것인가는 오로지 사용자의 선택이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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