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중급형 시장 노리는 그래픽카드, AMD 라데온 R7 370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한창 잘 나가던 제품도 결국 신형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단종되거나 한 단계 아래 급으로 자리를 바꾸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래픽카드도 마찬가지다. 한때 AMD 라데온 시리즈 중에서 고급형으로 분류되는 시작 지점은 모델 번호 기준 ~70시리즈였다. 작년에 한창 팔리던 라데온 R9 270이 대표적이다.

다만, 올해 신제품인 라데온 300 시리즈가 나옴에 따라 AMD 제품의 모델명도 살짝 조정을 거쳤다. 고급형에 해당하는 'R9' 성능 지표는 ~80 모델부터 적용되며 ~70 시리즈는 중급형인 'R7' 모델명이 붙는다. 따라서 R9 270의 자리를 잇는다고 할 수 있는 제품은 라데온 'R7' 370이 되었다. 어찌 보면 강등(?)되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성능만 잘 나온다면야 문제 될 건 없다.

이번에 소개할 AMD 라데온 R7 370은 한때 고급형 그래픽카드의 입문자를 위한 제품이었던 라데온 R9 270과 유사한 점이 많은 제품이다. 시장에서의 위치는 한 단계 아래인 중급형으로 내려가긴 했지만 그래도 AMD 중급형 중에는 높은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제품의 면모를 살펴보자.

기본적인 특징은 라데온 R9 270과 유사하지만 차이는 있어

앞서 말한 것처럼 라데온 R9 270과 여러 가지 요소를 공유한다. GCN(Graphics Core Next) 아키텍처 기반의 28nm 생산 공정 GPU를 이용한다는 점, 칩의 다이 사이즈가 같다는 점(212 제곱mm), 256비트 인터페이스의 GDDR5 메모리(2GB 혹은 4GB)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확실히 유사점이 많다. 중급형 제품이 256비트 메모리를 이용한다면 제법 호사스러운 사양이다.

라데온 R7 370 사양
라데온 R7 370 사양

다만, 일부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단순히 제품 이름만 바뀐 건 아니다. 일단 GPU를 구성하는 스트림프로세서의 수가 1,280개에서 1,024개로 줄어든 반면, 클럭(동작속도)는 레퍼런스(표준 규격) 제품 기준 GPU의 클럭은 최대 925MHz에서 950MHz로 높아졌다.

PCIe 전원 커넥터
PCIe 전원 커넥터

무엇보다 큰 변화는 소비 전력이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TDP(열설계전력) 기준, 라데온 R9 270는 150W(와트) 였으나 라데온 R7 370은 110W로 한층 낮아졌다. 6핀 PCIe 보조 전원 포트 역시 라데온 R9 270는 2개를 꽂아야 했으나 라데온 R7 370은 1개만 꽂아 작동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포지션을 한 단계 낮춘 만큼, 좀더 효율성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콘셉트가 변했다고 할 수 있다.

다이렉트X 12 및 모니터 활용성 높이는 기술 다수 지원

기술적 특징을 살펴보면 이전세대 제품의 장점을 그대로 이어받았다고 할 수 있다. 다이렉트X 12 및 벌칸(Vulkan), 오픈GL(OpenGL) 4.5 등으로 대표되는 신세대 그래픽 기술을 다수 지원하며, 게임 실행 시 불필요한 성능 소모를 최소화하여 시스템 및 GPU의 전력 소비와 시스템 온도를 낮추는 프레임 레이트 타깃 콘트롤(FRTC: Frame Rate Target Control) 기술도 지원한다.

프리싱크 기능
프리싱크 기능

그 외에 모니터의 사양적 한계를 넘는 기술도 다수 지원하는 것이 최근 AMD 그래픽카드의 장점 중 하나다. 풀HD급 모니터에서 4K UHD급과 같이 모니터의 고유의 해상도 이상의 모드를 표현할 수 있는 가상 초고해상도(VSR) 기술, 3대 이상의 모니터를 이어 현장감 있는 파노라마 비율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아이피니티(Eyefinity) 기술, 그리고 그래픽카드의 초당 프레임과 모니터의 주사율(초당 화면 전환 빈도)가 어긋날 때 화면이 갈라지는 것을 방지하는 프리싱크(FreeSync) 기술 등을 지원한다. 참고로 프리싱크 기술은 이를 지원하는 전용 모니터를 써야 발휘되므로 새 모니터 구매 시 이를 지원하는지 확인해 보는 것도 좋겠다.

사파이어 NITRO R7 370, 냉각팬 멈춘 상태로 무소음 구동도 가능

IT동아가 리뷰에 이용한 제품은 사파이어의 NITRO R7 370 제품이다. 사파이어는 AMD 라데온 시리즈를 주력 제품으로 생산하는 대표적인 제조사다. 사파이어 NITRO R7 370은 4GB의 GDDR5 메모리를 탑재했으며 GPU 동작 클럭 역시 레퍼런스 제품 대비 약간(950 -> 985MHz) 높여서 출고한 제품으로, 2GB 메모리에 레퍼런스 클럭을 갖춘 다른 라데온 R7 370에 비해 다소 고급형이라고 할 수 있다.

사파이어 NITRO R7
370
사파이어 NITRO R7 370

기판의 길이는 21cm이며 기판을 덮고 있는 쿨러 역시 기판의 길이와 거의 같다. 다만. PCIe 보조 전원 커넥터를 카드 옆쪽으로 꽂는 형식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PC 내부의 여유 공간폭은 최소 23cm 정도는 확보하는 것이 좋겠다.

무소음 구동
무소음 구동

열을 식히는 쿨러는 GPU와 메모리를 덮는 방열판 및 히트파이프를 2개의 냉각팬으로 식히는 형식이다. 이런 형식의 냉각장치를 가진 그래픽카드는 흔히 볼 수 있지만 이 제품은 그 외에 부하가 적게 걸리는 작업을 할 때 냉각팬을 멈춰 소음 발생을 억제하는 기능도 갖춘 것이 눈에 띈다. 실제로 인터넷 서핑이나 문서작업과 같은 작업을 할 때는 냉각팬이 멈춘 상태로 정상 작동을 하는 것을 확인했다.

벤치마크 프로그램을 이용한 성능 테스트

제품의 대략적인 특성을 확인했으니 이제는 직접 써볼 차례다. 테스트 시스템은 코어 i7-4770 CPU에 8GB DDR3 메모리, 인텔 535 SSD(120GB)를 탑재한 윈도우10 64비트 기반 PC다. 그래픽카드 드라이버는 카탈리스트 15.7.1 버전을 설치했다.

3DMark 구동
3DMark 구동

시스템의 3D 그래픽능력을 측정하는 3DMark를 이용, Fire Strike 모드를 구동해봤다. 테스트 결과 측정된 점수는 4,878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작인 라데온 R9 270과 비슷하고 지포스 GTX 660이나 지포스 GTX 750Ti 보다는 약간 높다. 다만, 지포스 GTX 950이나 라데온 R9 280에는 다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게임 구동을 통한 성능 테스트

실제로 게임을 해보며 체감적인 성능도 측정해봤다. 그래픽카드의 게임 구동능력은 대개 초당평균 프레임을 통해 가늠한다. 평균 30프레임 정도라면 큰 불편 없이 게임을 구동할 수 있는 수준, 평균 60프레임 이상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원활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화면 해상도는 모두 풀HD급인 1,920 x 1,080으로 맞추고 그래픽 품질은 가능한 한 모두 최상급으로 높였다. 다만, 성능을 제한하는 프레임 제한이나 수직동기화와 같은 옵션은 해제했다.

우선 국민게임인 리그오브레전드(LOL)을 구동, 뒤틀린 숲 맵에서 3:3 대전을 20여분 정도 진행했다. 화면에 유닛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는 평균 350 프레임으로 대단히 높은 성능을 냈으며, 많은 유닛이 싸움을 벌이는 상황에서도 평균 250 프레임 정도를 유지했다. LOL 수준의 캐주얼한 온라인 게임을 하기엔 굳이 이 정도 수준의 그래픽카드가 필요하지 않을 것 같다.

LOL 테스트
LOL 테스트

다음에 플레이 해본 게임은 최근 새로 서비스를 시작한 MMORPG인 파이널판타지14다. 초반 20여분 정도를 플레이하며 퀘스트 수행 및 사냥을 진행해보니 약 60~70 프레임 전후가 꾸준히 유지되며 원활한 플레이가 가능했다.

파이널판타지14 테스트
파이널판타지14 테스트

시스템 요구 사양이 제법 높은 게임인 액션 RPG인 '더 위쳐3'도 구동해봤다. 이 게임은 이번 테스트처럼 모든 그래픽 옵션을 최상으로 높이면 어지간한 시스템에선 제대로 플레이가 힘들다고 알려져 있다. 초반 20여분 정도를 진행해보니 평균 20~25 프레임 정도로 구동된다. 이 정도면 플레이 자체는 가능하겠지만 아주 원활하다고는 하기 힘든 수준이다. 화면 해상도를 1,600 x 900 정도로 낮추거나 그래픽 품질 옵션을 중간 정도로 내리는 것이 좋겠다.

소비 전력 측정

시스템 전체의 소비 전력을 실시간으로 표시하는 파워서플라이(전원공급장치)를 이용, 부하가 많이 걸리는 장면에서 어느 정도의 전력을 보시하는 지도 확인했다. 3DMark 구동 중 측정된 가장 높은 소모 전력은 116W(와트) 정도였다. 절대적인 소모 전력이 아주 높다곤 할 수 없지만, 고급형에서 중급형으로 제품 포지션이 변경된 만큼, 이보다도 좀더 소모 전력을 낮출 필요가 있어 보인다. 정격 출력 400W 이상의 파워서플라이가 탑재된 시스템이라면 무리 없이 구동은 가능할 것이다.

시스템 소비 전력 측정
시스템 소비 전력 측정

쓸 만은 하지만 신선함은 부족

AMD 라데온 R7 370은 사실 신선함이 느껴지는 제품은 아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이전세대 모델인 라데온 R9 270의 사양을 약간 조정해서 중급형 시장에 투입한 것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특성은 그다지 변함이 없다. 물론 대부분의 온라인 게임을 쾌적하게 구동 가능하기 때문에 효용성은 괜찮다.

2015년 9월 현재 라데온 R7 370제품군의 인터넷 최저가는 10만원 대 후반에서 20만원 사이로 형성되어 있는데, 이 정도 가격에 이 정도 성능이면 납득 못할 수준은 아니다. 다만, 이 가격대에는 정말로 많은 경쟁자들이 팔리고 있다. 단순히 쓸 만한 수준을 넘어, 뭔가 소비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한 방'이 필요한 상황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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