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히 당신의 손목을 노릴 스마트 시계들의 특징

강형석 redbk@itdonga.com

[IT동아 강형석 기자] 우리에게 스마트 시계는 여전히 낯설고 미래지향적인 세계다. 일부는 시계의 탈을 쓴 만보기라 부르기도 하고, 잠깐 스쳐 지나가는 IT 장난감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까지 나왔던 물건 중에 ‘시계’라는 느낌을 준 물건이 얼마 없어서이기도 하겠다. 그러나 한 입 베어 문 사과 로고가 곱게 인쇄된 시계가 나온 이후,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는 느낌이다. 이제 제법 그럴 듯한 시계의 형상을 한 녀석들이 우리 앞에 수줍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곧 유럽 최대 가전 박람회인 IFA 2015가 개막되어 많은 정보들이 나오겠지만, 그 전에 나온 떡밥들을 중심으로 어떤 스마트 시계들이 당신의 손목을 차지하게 될까. 기능이나 사양 같은 고만고만한 것들을 제외하고 알아봤다.

원형 디스플레이로 시계처럼 보이게 하라

일단 화끈한 떡밥으로는 삼성의 기어 S2, LG 워치 어베인 럭스(Watch Urbane Luxe), 화웨이 워치, 2세대로 진화한 모토 360 정도다. 여러 IT 업계가 스마트 시계를 준비해 IFA에 짜잔하며 공개할 수도 있겠지만 일단 이들 이상 주목을 받을지는 미지수다.

네 제품의 공통 분모는 ‘원형 디스플레이’다. 삼성 기어 S 시리즈는 원형이 아닌 사각이었다가 S2에서 원형으로 노선을 바꿨다. 이를 제외하면 LG 워치 어베인 럭스는 사실 먼저 선보였던 것에서 금빛 찬란한 옷을 입은 것이니 다를게 없고, 모토 360 또한 기존 제품의 후속이니 마찬가지. 화웨이 워치와 기어 S2 정도가 원형 스마트 시계 경쟁에 가세했다고 봐야겠다.

LG 워치 어베인 럭스
LG 워치 어베인 럭스

< 둥글게~ 둥글게~ 빙글빙글 돌아가는 디지털 초침을 봅시다. >

그렇다면 디스플레이를 보자. 삼성 기어 S2는 1.2인치 원형 슈퍼아몰레드(Super AMOLED) 패널로 해상도는 360x360이다. LG 워치 어베인 럭스는 1.3인치 플라스틱 OLED로 320x320 해상도를 갖췄다. 화웨이 워치는 1.4인치 아몰레드(AMOLED)에 400x400 해상도, 모토 360은 1.5인치 디스플레이에 360x360 해상도를 품었다.

모두 원형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외모는 여느 시계들과 비슷해 보인다. 유일하게 2세대 모토 360만이 1세대처럼 하단 영역 일부가 잘린 형태로 보이는데, 실제 발표가 이뤄져야 확인 가능해 보인다. 이제 직사각형 디스플레이를 품은 시계는 짝퉁들을 제외하면 애플워치만이 명맥을 유지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한 번은 갖고 싶게 만드는 디자인으로 완성하라

뜨겁게 경쟁할 네 스마트 시계를 보니 공통점이 있는데 바로 ‘프리미엄’ 전략이다. 기어 S2와 S2 클래식으로 나눠 공개했다. 기어 S2를 보면 마치 아이들 장난감 디지털 시계처럼 생겼다. 밴드도 실리콘 또는 우레탄 같은 소재를 썼다. 반면, 기어 S2 클래식은 교체 가능해 보이는 가죽 밴드와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조금 더 시계에 가까운 인상을 준다.

삼성 기어 S2 클래식
삼성 기어 S2 클래식

< 가죽 재질의 밴드를 채용한 기어 S2 클래식. >

그런데 기어 S2 클래식은 기왕 가죽 밴드를 채용했으면 시계 본체의 디자인도 조금 더 다듬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지금 공개된 이미지는 얼핏 가벼운 인상을 준다. 물론 실제 나왔을 때 근사하면 제법 인기 있을 것이다.

LG 워치 어베인 럭스는 처음부터 ‘나는 럭셔리 스마트 워치요!’라고 외치는 물건이다. 이 녀석은 처음부터 선택된 자들에게만 허락된다. LG는 미국 주얼리 브랜드인 리즈 주얼러스(REEDS Jewelers)와 함께 수제작으로 500대를 만들었다. 23K 금으로 본체를 만들었고 소장 가치를 높이고자 일련번호도 각인한다. 악어 가죽밴드까지 제공된다. 제품 박스도 원목으로 제작한 것이라고.

LG 워치 어베인 럭스
LG 워치 어베인 럭스

< 23K 금과 악어 가죽으로 치장한 LG 워치 어베인 럭스. >

물론 기능은 먼저 나왔던 LG 워치 어베인과 다르지 않다. 그러니 여기에 맞는 특별한 기능은 기대하지 않는게 좋다. 구매 또한 미국 내에서만 이뤄질 확률이 높으니 굳이 사고 싶다면 말리지 않겠지만 화끈한 세금 정도는 감수하시라. 가격은 1,200달러(원화 환산 약 140만 원 상당)로 사과 시계 에디션에 비하면 매우 양심적인 가격이다.

화웨이 워치도 제법 그럴듯한 외모가 돋보인다. 실제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겠지만 이미지 상으로는 여느 고급 시계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 무엇보다 색상과 재질, 밴드의 형태를 다양하게 구성한 점이 눈에 띈다. 특히 가죽과 골드 색상으로 멋을 낸 프리미엄 제품도 있어, 고급화 전략을 위한 노림수가 녹아 있다.

2세대 모토 360도 다양한 라인업으로 시장에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 이전에 해외 커뮤니티나 매체에서는 가죽부터 스테인리스 재질 등 여러 밴드가 달린 렌더링 이미지가 나오기도 했다. 크기에 따라 모토 360S와 360L로 나뉠 것이라고.

화웨이 워치
화웨이 워치

< 본체 색상이나 밴드를 다양하게 구성한 화웨이 워치. 도금으로 치장한 프리미엄 라인업도 있다. >

번외편 : 발상의 전환으로 돌파구 마련한 스마트 시계도 있다

모두가 시계 본체에 IT 기술을 융합하려고 노력할 때, 이를 뒤집은 물건이 있다. 소니가 그 주인공인데, 최근에는 웨이나 리스트(wena wrist)라는 스마트 시계를 공개하고 2개월간 1,000만 엔 모금을 목표로 크라우드 펀딩을 시작했다. 이 제품에는 일본에서 주로 쓰는 비접촉 회로 ‘페리카(FeliCa)’ 태그를 넣어 전자결제가 가능하다. 스마트폰과 연계해 전화나 메시지, 소셜네트워크 연동을 진동과 빛으로 보여주는 알림은 물론 만보계 등의 기능이 탑재된다.

소니 웨이나 리스트
소니 웨이나 리스트

< 시계 본체가 아니라 밴드에 스마트 워치에 필요한 부품을 탑재한 소니 웨이나 리스트. >

소니도 지금까지 대부분 직각 형태의 액정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스마트 워치나 밴드를 선보여 왔다. 그러나 웨이나 리스트는 원형 본체와 메탈 재질의 밴드를 채택했다.

그러나 이 시계는 스마트하지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스마트 시계는 아니다. 시계가 디스플레이가 아닌 진짜 아날로그 시계이기 때문. 그렇다면 스마트 시계 기능은 어떻게 넣었냐고? 비밀은 밴드에 있다. 메탈 밴드와 클립 등에 기판과 안테나, 배터리 등을 분산 탑재한 것이다. 이를 통해 크기나 형태는 기존 시계를 유지할 수 있다. 발상의 전환이 바로 이런 것이리라.

아날로그 시계는 시티즌이 설계했고 크로노그래프(Chronograph)와 쓰리핸드(Three Hands)를 선택할 수 있다. 펀딩이 성공하면 출자자는 완성된 제품을 먼저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소니 측의 설명. 가격은 제품에 따라 3만 4,800엔(원화 환산 약 34만 원)부터 4만 9,800엔(원화 환산 약 49만 원)까지 다양하다. 출시는 2016년 3월 이후가 될 예정이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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