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우10으로 잠자던 내장 그래픽 성능 깨운다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게임을 많이 즐기는 사용자라면 자신의 PC에 그래픽카드 하나 정도는 달려있을 것이다. PC 본체의 뒷면을 살펴보면 이를 알 수 있다. 상단의 메인보드 쪽에 모니터가 달려있다면 CPU(중앙처리장치)나 메인보드의 내장 그래픽 기능으로 화면을 구동하는 것이고, 하단의 별도 카드 부분에 모니터가 연결되어 있다면 별도의 그래픽카드를 달아 화면을 구동하는 것이다.

내장 그래픽으로도 게임을 구동하는 것 자체는 가능하지만 별도의 그래픽카드에 비해 게임 성능이 크게 떨어진다. 때문에 사무용 PC가 아닌 이상, 게임 매니아들은 별도의 그래픽카드가 달린 PC를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만, 별도의 그래픽카드를 장착하면 내장 그래픽 기능은 쓰지 않게 된다. 그래픽 카드에 비해 성능이 떨어지긴 하지만, 멀쩡히 붙어있는 기능을 쓰지 않는 것도 어찌 보면 기회 비용의 낭비일 수 있다.

그래픽 성능 누수 방지하는 윈도우10과 다이렉트X 12

하지만 신형 운영체제인 윈도우10의 출시로 인해 이렇게 잠들어있는 내장 그래픽의 성능을 깨울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었다. 정확히는 윈도우10이 갖추고 있는 최신 기술인 다이렉트X 12(Direct X 12) 덕분이다. 다이렉트X는 대부분의 윈도우 기반 게임의 기반이 되는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다. 이는 소프트웨어 개발 시에 이용하는 여러 가지 함수를 집합된 인터페이스를 의미한다. 다이렉트X의 버전이 높아질수록 한층 고품질의 그래픽 효과를 구현할 수 있다.

최신 버전인 다이렉트X 12의 경우, 단순한 그래픽 효과의 강화 외에도 하드웨어의 성능을 효과적으로 이끌어내서 전반적인 처리 능력의 향상까지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이전 버전과의 차이점이다. 특히 기존에선 제대로 이용하지 못했던 멀티코어 CPU의 성능을 보다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다이렉트X 12 성능 테스트
다이렉트X 12 성능 테스트

GPU(그래픽처리장치)의 이용 방법 역시 개선되었다. 다이렉트X 12에선 한층 단축된 단계의 명령어로 GPU의 자원을 이끌어 낼 수 있어 이전의 다이렉트X에 비해 동일한 작업에서 보다 나은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아직 다이렉트X 12를 지원하는 게임이 나오지 않은 상태지만, 마이크로소프트에서는 현재 개발 중인 ‘Fable Legends(페이블 레전드)’에 다이렉트X 12를 적용한 결과, 다이렉트X 11 상태에 비해 20% 정도의 초당 평균 프레임이 향상되었다고 지난 3월 밝힌 바 있다.

제조사 무관, 내장 + 외장 그래픽 조합해 성능 향상 가능

여기에 더해 해당 시스템에 탑재된 복수의 그래픽 장치를 조합, 성능을 가속하는 이른바 멀티 어댑터 기능도 지원하는 것도 다이렉트X 12의 핵심적인 특징 중 하나다. 이전에도 복수의 그래픽 장치를 조합해 성능을 높이는 기술은 있었으나, 동일한 제조사의 동일 모델끼리만 조합이 가능하거나, 특정 메인보드에서만 이 기능을 쓸 수 있는 등 실제로 이용하기에 여러 가지 제약이 많았다.

하지만 윈도우10에 포함된 다이렉트X 12는 이러한 제약이 없다. 양쪽 그래픽 장치의 성능차이가 커도 상관 없고 심지어는 전혀 다른 제조사의 그래픽 장치를 조합해서 성능을 높이는 것도 가능하다. 당연히 내장 그래픽과 별도의 그래픽카드의 성능을 조합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를테면 인텔 내장 그래픽 + AMD 그래픽카드, 혹은 AMD 내장 그래픽 + 엔비디아 그래픽카드의 조합도 가능하다.

AMD APU와 라데온 그래픽을 조합한 성능
향상
AMD APU와 라데온 그래픽을 조합한 성능 향상

실제로 AMD는 지난 5월, 고성능 내장 그래픽을 탑재한 자사의 신형 APU(CPU와 GPU를 융합한 통합 프로세서)인 ‘카리조’와 ‘고다바리’를 공개하면서 해당 제품의 멀티 어댑터 기능을 강조한 바 있다. 윈도우10 및 다이렉트X 12 환경에서 AMD A10-7870K(고바다리) APU의 내장 그래픽과 라데온 R9 290X 그래픽카드를 조합해 게임 성능을 향상시키는 모습도 보여주었다. 이전에는 성능 차이 때문에 라데온 R9 290X와 같은 고급형 그래픽카드를 내장 그래픽과 조합시키기 힘들었다. 참고로 AMD는 2012년에 출시된 라데온 HD 7000 시리즈부터 다이렉트X 12를 지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운영체제와 하드웨어는 이미 준비, 문제는 콘텐츠

윈도우10은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개선 및 다양한 플랫폼 지원뿐 아니라, 위와 같이 그래픽 성능 향상 면에서도 기대가 크다. 현재 팔리고 있는 상당수의 프로세서 내장 그래픽이나 그래픽카드가 이미 다이렉트X 12를 지원하므로 하드웨어 면에서는 상당부분 준비가 된 상태다. 다만, 문제는 콘텐츠다. 아직은 다이렉트X12를 지원하는 게임을 찾아보기 힘들다.

2015년 8월 현재 개발중인 'Fable Legends', 'Deus Ex : Mankind Divided', 'Ashes of the Singularity' 등의 게임이 다이렉트X 12를 지원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외에 '언리얼', '유니티' 등의 대표적인 게임 엔진들도 최신 버전에서 다이렉트X 12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올해 하반기 즈음부터 다이렉트X 12의 면모를 확실히 체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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