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빵빵한 사운드… 이게 블루투스 스피커? ‘B&O 베오플레이 A2’

강형석 redbk@itdonga.com

[IT동아 강형석 기자] 뱅앤올룹슨(Bang & Olufsen), 제법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오디오 제조사로 독특한 디자인 덕분에 주목 받는 곳이기도 하다. 베오랩(BeoLab) 시리즈나 베오플레이(BeoPlay) 시리즈 등만 봐도 누구나 떠올릴 법한 스피커의 그것과 다른 유연함과 독특함이 잘 묻어 나온다. 최근에는 프리미엄 수입차 브랜드에 많이 쓰이면서 존재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독특한 생김새 때문에 그 동안 일부 오디오 마니아는 B&O 브랜드를 저평가하기도 한다. 외형에 집중한 나머지 사운드는 좋지 않을 것이라는 일종의 편견 같은 것도 있을거고, 정말 본인 취향에 맞지 않았던 부분도 있었을 것이다.

베오플레이 A2
베오플레이 A2

그런 점에서 지금 소개할 베오플레이 A2는 비교적 대중적인 사운드를 지향한다. B&O 특유의 조각 같은 느낌은 없지만 그대신 누구나 좋아할 화끈한 사운드로 화답한다고 보면 맞겠다. 이 녀석이 뿜어내는 화끈한 사운드는 '블루투스' 무선 스피커라는 사실조차 잊게 만든다.

B&O 답지 않은 투박한 디자인

지금 소개할 베오플레이 A2는 독특한 B&O의 그것들과 비교하면 조금 투박하다. 큼직한 벽돌에 스피커를 넣어 둔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하면 B&O 담당자가 싫어할 것 같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투박한 것은 투박한거다. B&O 특유의 둥글둥글하고 매끈한 라인이 아닌 직선이 강조된 이 형상은 팬덤으로도 고개가 갸우뚱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하지만 스피커 본연의 '소리'만 잘 들려준다면야 외모는 문제가 되지도 않는다.

크기는 폭 25.6cm, 높이 14.2cm, 두께 4.4cm로 블루투스 스피커 치고는 제법 큰 덩치를 자랑한다. 무게도 1.1kg에 달한다. 색상은 구리색을 강조한 A2 블랙 특별판을 시작으로 블랙, 그레이, 그린 등 총 4가지다. 소개하는 제품은 블랙으로 다른 제품은 홈페이지에서 보니 제법 괜찮은데, 색상 때문에 투박하게 느껴지는 경향도 있어 보인다.

베오플레이 A2
베오플레이 A2

대부분 블루투스 스피커들은 '무선'이라는 특수성을 십분 활용해 휴대성을 강조하게 된다. 그런데 베오플레이 A2는 덩치 때문에 휴대성과는 조금 거리가 멀다. 대신, 야외에서 빵빵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다른 B&O 스피커를 들고 다니면 조금 그렇지 않은가?

스피커 한편에는 가죽으로 마무리된 손잡이가 달려 있다. 휴대성을 생각했구나 싶은 부분이 여기에 있다. 손잡이로 들고 다니면 마치 작은 가방처럼 휴대 가능해진다. 그러나 아무리 봐도, 돈 좀 굴리시는 분들이 들고 다니는 그 가방이 떠오르는 것은 기자 뿐일까.

베오플레이 A2의 주요 버튼
베오플레이 A2의 주요 버튼

디자인에 대한 부분은 뒤로 하고 이제 본격적인 기능을 찾아 나서본다. 기기 측면에는 전원 버튼을 시작으로 음량 조절과 블루투스 연결을 위한 페어링 버튼이 자리했다. 살짝 눌러도 잘 작동하므로 마감에 대한 부분에 아쉬움은 없다. 블루투스는 4.0 버전에 대응한다.

베오플레이 A2의 주요 단자
베오플레이 A2의 주요 단자

또 다른 측면에는 전원 입력을 위한 단자와 외부 입력단자, USB 단자 등이 있다. 전원이야 블루투스 장치를 충전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므로 당연히 있어야 하겠고, '5V, 0.5A 출력(OUT)'이라 당당히 쓰여 있는 USB 단자가 눈에 띈다.

이 USB 단자는 외부 장치 충전을 지원하는 것으로 기타 휴대장치에 연결하면 조금씩이나마 충전이 된다. 충전 단자가 여느 스마트폰에 쓰이는 마이크로-USB 방식이었다면 보조배터리와 A2를 연결해 충전에 충전을 거듭하는 무한동력 비슷한 것을 떠올리기도 했다(말도 안 되지만).

아쉽게도 베오플레이 A2는 외부 전원 어댑터를 통한 충전만 지원한다. 때문에 외부에서 음악을 들을 때 콘센트가 없을 경우 재충전이 불가능하다. 충전을 위한 외부 USB 단자의 출력도 0.5A 수준으로 좋은 편이 아니다. 최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은 최소한 2A 정도 되어야 원활한 상황인데, 이보다 낮으면 일부 기기에서는 충전 속도가 배터리 소모 속도를 따라가지 못할 수 있다.

빵빵한 사운드에 와우!

이제 베오플레이 A2와 연결해 음악을 몇 곡 들어보기로 했다. 연결은 기자가 보유하고 있는 블랙베리 패스포트로 하기로 했다. 네이버 뮤직을 실행해 실시간 스트리밍 형식으로 재생했다. 음원은 320Kbps 위주로 감상했다. 연결은 비교적 간단했다. 베오플레이 A2에 있는 블루투스 버튼을 3~5초 가량 누르면 LED가 점등되는데, 이 때 스마트폰의 블루투스 항목에 'BeoPlay A2'가 등장하게 된다. 터치하고 상호 연결되면 즉시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베오플레이 A2와 블루투스
연결
베오플레이 A2와 블루투스 연결

< 여느 블루투스 장치처럼 연결 자체는 쉽고 간단하다. >

무선으로 음악을 드는 순간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블루투스 스피커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의 웅장한 소리를 냈기 때문이다. 크기가 큰 만큼, 여유롭게 유닛을 배치할 수 있어 가능한 것이라 생각된다.

제조사 사양에는 3인치 풀레인지 드라이버 유닛, 3인치 패시브 베이스 라디에이터, 3/4인치 트위터를 각각 2개씩 달아 최대 180W의 출력을 자랑한다. 일반 블루투스 스피커들이 풀레인지 유닛만 탑재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에는 고음을 담당하는 트위터와 베이스를 별도로 채용한 점이 특징이다. 때문에 고른 영역대에서 좋은 소리를 들려준다. 여기에 2개의 30W 디지털 클래스-D 앰프를 적용하기도 했다.

D 클래스 앰프는 펄스 폭 변조(PWM) 앰프로 출력 소자에서의 전력 손실을 줄여 작은 공간에서 높은 출력을 얻는게 가능하다. PC-FI 또는 기타 고음질 소형 스피커 등에 알맞다는 평이지만, 필터를 거치는 신호가 주파수 대역에 따라 왜곡 수준이 달라져 결국 소리 왜곡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부분도 단점도 지적된다.

이런 구조 덕에 베오플레이 A2는 같은 크기에서 떠올리기 어려운 화끈한 소리를 들려준다. 보컬의 목소리나 뒤에 울리는 밴드의 멜로디도 포터블 스피커 치고는 비교적 자연스럽고 또렷하게 들린다. 외부 소음이 많이 유입되는 야외보다 실내에서 이런 성향이 두드러질 것이다.

기자는 주로 재즈나 R&B, 일렉트로니카 계열의 음원을 선호하는데, 베오플레이 A2로 이들 음원을 감상했을 때 느낌은 대체로 만족스러웠다. 특히 재즈 장르의 음원을 청음 했을 때의 강한 인상이 기억에 남을 정도다. 올라운드 플레이어의 느낌이지만 잔잔한 느낌의 음원보다 흥이 있는 음원을 많이 듣는 사람에게 조금 더 적합한 블루투스 스피커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베오플레이 A2의 사운드는
독보적이다.
베오플레이 A2의 사운드는 독보적이다.

그러나 음질을 살리기 위한 과도한 부품의 탑재는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한다. 바로 배터리. 베오플레이 A2의 배터리는 완전 충전 시에도 4시간을 넘기지 못했다. 이 때의 음량은 50% 정도였다. 제조사 사양에는 리튬-이온 배터리로 최대 24시간 감상 가능하다는데, 어떤 기준인지 궁금하다. 여기에 USB 단자를 통한 외부기기 충전까지 곁들이면 배터리는 순식간에 고갈되지 않을까 예상된다.

물론, 제공된 제품에 한정된 문제일 수 있다. 여러 매체를 전전했거나 가혹한 전시 매장 환경이라면 문제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소리는 좋은데… 가격을 어떻게 설명할 방법이 없네

베오플레이 A2와 연결한 모습
베오플레이 A2와 연결한 모습

B&O 베오플레이 A2, 블루투스 스피커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탄탄하면서 섬세한 소리는 단연 동급 최고 수준이 아닐까 싶다. 일반적인 블루투스 스피커가 보급형이 10만 원대 이하, 중고급형이 20만 원대를 떠올리게 된다. 그런 제품들과 비교하면 확실히 음질 측면에서 앞선다.

문제는 50만 원이라는 가격. 제품이 아무리 좋아도 가격이 높으면 주저하게 마련이다. 모두에게 50만 원이 있어도 가치의 무게는 다르기 때문이다. 결국 베오플레이 A2를 손에 넣어 음감 생활을 즐길 소비자 수 자체가 제한될 수 밖에 없다. 아쉬운 부분이라 하겠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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