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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블루투스 명가의 첫 오버이어 헤드폰, 자브라 베가

강형석

[IT동아 강형석 기자] 후텁지근한 여름, 음악으로 여가를 보내기에는 헤드폰보다 이어폰이 더 적합하다. 아무래도 귀 주변으로 땀이 차면서 답답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하지만 큼직한 드라이버 유닛에 기반한 풍성한 사운드는 동급 이어폰이 따라오기 힘든 부분도 있다. 비록 야외에서 쓰진 못하더라도 다가올 겨울을 기다리며 시원한 방 안에서 헤드폰으로 여유롭게 음악을 듣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지난 6월 출시한 자브라 베가(Jabra Vega)를 보고 든 생각이 이러했다. 화끈한 계절이 시작될 때 즈음 출시됐지만 더울 때는 집 안에서 여유롭게, 추운 겨울에는 따뜻하게 고음질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무엇보다 외부 소음을 차단하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ctive Noise Cancelling) 기술로 외부의 방해를 받지 않는다는 장점도 품었다.

블루투스로 유명한 자브라가 내놓는 유선 헤드폰

자브라는 우리에게 블루투스 핸즈프리 브랜드로 이름이 알려져 있다. 최근 들어서 다양한 블루투스 헤드폰이나 유선 이어폰 등을 선보이며 변화하는 시장에 적응하는 중이다. 스포츠 환경에 특화된 제품도 다수 선보이며 나름 ‘히어러블(Hearable)’ 기기라는 장르를 내세우고 있다.

자브라 베가는 이런 히어러블 장르와 조금 거리가 있는 말 그대로 정통 헤드폰이라는 점이 독특하다. 특화된 장르에서 활약하려는 것보다 ‘사운드’ 전문 기업으로 각인되고자 하는 의도가 있다라고 풀이된다. 많은 사운드 전문 브랜드가 있지만 자브라는 그나마 브랜드 파워가 어느 정도 있기 때문에 좋은 시도라 볼 수 있겠다. 도전은 언제나 환영 받을 부분이니까.

오버이어 헤드폰인 자브라 베가

전반적인 디자인은 매우 직관적이다. 패셔너블 헤드폰을 지향하는 일부 제품과 비교하면 밋밋하게 보일 정도다. 하지만 재질이나 마감 등이 고급스럽고 탄탄하게 느껴진다. 기교를 부리지 않았지만 기본기만큼은 충실하게 갖췄다는 것이 맞겠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자브라 브랜드 특색을 담아 마무리를 해줬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지금 형태로는 이게 ‘자브라 제품 맞나?’ 싶은 생각도 든다. 반대로 무난함을 선호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좋게 비춰질 수 있겠다. 화려하라는 뜻이 아니다. 자브라만의 색채를 갖추라는 의미다.

유닛 중심부의 원형 패널은 우레탄 재질로 완성되어 있고 감촉이 좋은 편이다. 이는 머리 밴드 부분도 동일하다. 그 외 재질은 알루미늄으로 단단함 느낌을 잘 전해준다. 마감이나 도색 등 품질 자체는 뛰어나 만족감을 준다.

어느 곳에 연결해도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자브라 베가의 장점은 이어폰 케이블을 어느 쪽에 꽂아도 상관 없다는 것. 양쪽 유닛 하단에는 이어폰 케이블을 연결하기 위한 단자가 각각 마련되어 있다. 왼쪽, 오른쪽 개인의 취향에 따라 연결하면 소리가 들린다. 다른 한 쪽의 단자에는 이어폰이나 스피커 등을 연결하면 동일한 소리가 들리게 된다.

하나의 재생 디바이스에서 다른 한 명과 함께 음악을 들을 때 제법 유용하겠다. 누군가에게는 환영 받을,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굳이 필요 없는 기능이리라.

부드러운 소재를 활용해 착용감이 좋다

귀에 닿는 이어컵 부분은 꽤 부드럽다. 실제 착용했을 때의 감촉 또한 좋은 편이다. 내부가 깊게 마무리 되어 답답한 느낌이 적다는 점도 좋게 평가할 부분. 드라이버 유닛은 40mm로 크기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기대를 갖게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좌우 구분은 유닛 안쪽에 있는 망에 표기(L, R)가 되어 있으니 쉽게 찾을 수 있다.

이 외 사양으로는 32옴의 저항(임피던스)값과 20Hz~20kHz의 주파수 대역, 108dB(1mW/1kHz)의 감도 등이다. 주파수 범위가 CD의 20Hz~22kHz 대역과 유사하다. 일반 스마트폰에 맞춘 스마트폰과 비교해 저항은 조금 낫지만 주파수 범위가 발목을 잡지 않을까 예상된다.

자브라 베가의 또 다른 특징은 바로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ctive Noise Cancelling) 기능이 탑재된 점이다. 제조사 자료에 의하면 외부 소음을 최대 99% 차단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한 소음이 차단된 환경에서 외부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버튼이 별도로 마련된 점은 독특하다.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활성화하기 위한 스위치는 우측 유닛 하단에 위치해 있으며, 기능은 AAA 규격 배터리로 쓸 수 있다. 약 35시간 가량 지속되는데 일반 배터리를 쓰게 되면 꾸준히 비용이 소요되므로 가급적 충전해 쓰는 AAA형 배터리를 2~3개 가량 교체해 쓰는 방법을 권장한다.

케이블은 직물 소재로 완성되어 있다. 오렌지색으로 마감된 이 케이블은 내구성이 뛰어나다. 자브라 측 자료에 따르면, 15kg 장력 테스트, 1.5m 낙하 테스트와 1만 회 가량의 유연성 테스트를 통과했다고 한다.

소리 자체는 만족했으나…

자브라 베가로 여러 음악을 들어봤다. 약 2주 가까이 함께 시간을 보내며, 기자가 보유한 헤드폰과의 차이점과 자체 특징을 찾는 것에 주력했다. 개인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헤드폰은 비츠 스튜디오 2.0과 소니 MDR-1RBT, 베이어다이나믹 T5P 등이다. 물론, 음질에 대한 평가는 어디까지나 기자 주관이 담겨 있으므로 참고만 하길 바란다. 별도의 플레이어로도 청음했으나 주로 블랙베리 패스포트에서 320Kbps MP3 실시간 스트리밍과 내장 음원을 활용했다.

자브라 베가

청음한 결과, 대체로 저음보다 중고음 영역이 더 강조되는 성향을 보였다. 저음이 부족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헤드폰에 비해 조금 힘이 빠지는 듯한 느낌이다. 과한 저음을 선호하는 사람이라면 약간 불만족스럽게 느껴질 수 있겠다. 반면, 특정 장르에 편향되지 않고 다양한 음악을 듣는 사람은 어느 정도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그 다음으로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최대 99%까지 주변 소음을 차단한다고 하는데, 효과가 있는지는 체감하기 어려웠다. 99% 차단이면 거의 들리지 않는다는 얘기일 듯 하지만, 그 1%가 제법 크게 느껴진다. 배터리 때문일까 싶어 교체도 해봤지만 뚜렷한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자브라 측이 제공한 샘플의 문제일 수 있으니 참고만 하자.

자브라 사운드 앱을 통해 돌비 음장이나 다양한 효과를 적용해 음악을 들을 수 있지만, 앱을 실행하니 제품을 등록해야 쓸 수 있다고 한다. 때문에 등록을 할 수 없어 이에 대한 테스트는 진행하지 못했다. 등록하기 위해 바코드에 있는 코드부터 여러 숫자들을 입력해 봤지만, 등록할 수 없었다.

소리 대비 무난한 가격대로 즐기는 음악감상

34만 9,000원. 자브라 베가의 가격이다. 이 가격으로 선택할 수 있는 헤드폰은 제법 많은 편이다. 성격이나 취향도 다양하기 때문에 무난한 성향의 이 제품이 두각을 드러내기에는 한계가 따른다는 생각이다. 반대로 보면 여러 취향에 부합하는 제품으로써의 가치도 충분하다. 강한 저음 성향을 갖는 소비자만 제외하면 말이다.

자브라라는 브랜드 이미지에 전반적인 마감, 소리, 기능 등으로 보면 가성비는 좋은 편이다. 40~50만 원대 이상 가격대를 형성하는 헤드폰과 비교해도 아쉬운 모습이 보이질 않는다. 하지만 이미 비슷한 가격대의 헤드폰을 보유하고 있는 소비자가 이 제품으로 유도할 명분은 약하다. 무난함이 장점이자 단점이라 하겠다.

이제 막 오버이어 헤드폰을 시작하는 사람에게 자브라 베가의 가치는 충분하다. 반면, 더 높은 곳을 바라보며 지금 갖고 있는 헤드폰을 열심히 쓰고 있는 소비자라면, 그냥 가던 길 가면 되시겠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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