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강의실] 게임에 특화된 컴퓨터 기기 - 비디오 게임기

강일용 zero@itdonga.com

[용어로 보는 IT 2015년 개정판] 컴퓨터의 발전과 대중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콘텐츠라면 역시 ‘컴퓨터 게임’이 일등공신이라고 할 수 있다. 영화나 음악은 컴퓨터 외에 다른 방법으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이 많지만 컴퓨터 게임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컴퓨터 게임을 선호하는 사용자들이 늘어나면서 이를 즐길 수 있는 방법도 다양해지기 시작했다. 컴퓨터 게임 보급 초기에는 PC로 즐기는 PC 게임과 업소에서 즐기는 아케이드 게임이 대표적이었으나, 나중에는 게임에 최적화된 컴퓨터의 일종인 ‘비디오 게임기’가 등장해 컴퓨터 게임 시장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된다.

비디오 게임기는 넓은 의미로 보면 특정 장소에 놓고 즐기는 거치형 게임기와 가지고 다니며 즐기는 휴대용 게임기를 모두 포함하지만, 일반적으로는 거치형 게임기를 지칭하는 경우가 더 많다. 거치형 게임기는 서구에서는 ‘비디오 게임 콘솔(Video Game Console)’이라고 하며, 일본에서는 주로 TV에 연결해 즐긴다는 의미로 ‘TV 게임기(テレビゲーム機)’로 부르기도 한다.

비디오 게임기의 내부 구조는 중앙처리장치(CPU)와 주기억장치(RAM), 보조기억장치(CD-ROM 등)으로 구성되어 있어 PC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PC가 다양한 작업에 대응할 수 있도록 범용성능을 중시하는데 비해, 비디오 게임기는 대부분의 성능을 게임 구동능력에 할당하고 있는 점이 다르다. 때문에 사양이 비슷하다면 비디오 게임기에서 구동되는 게임이 품질이 한층 우수하다. 더욱이, 게임 외의 기능은 대부분 생략되므로 PC에 비해 본체 가격을 낮추는데 유리하다.

또한, 본래 사무용으로 개발된 키보드와 마우스를 기본 입력장치를 쓰는 PC와 달리, 비디오 게임기는 게임패드나 조이스틱과 같이 게임에 최적화된 입력장치를 기본으로 사용하므로 조작성이 우수하다. 그리고 게임을 하기 위해 운영체제 구동을 기다리고, 설치 과정을 거쳐 실행 명령을 입력해야 하는 PC와 달리, 비디오 게임기는 소프트웨어(디스크, 롬카트리지 등)를 삽입하고 본체를 켜기만 하면 곧장 게임을 즐길 수 있으므로 간편하다.

다만 최근엔 비디오 게임기도 PC처럼 소프트웨어를 하드디스크에 설치해 플레이 하거나 키보드나 마우스를 옵션으로 지원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게임 기능 외에도 영화나 음악 감상기능을 강조하는 경우도 있는 등, 전통적인 비디오 게임기의 개념이 조금씩 변화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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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게임기는 게임에 특화된 컴퓨터의 일종이다. 사진은 1985년 북미에 출시된 NES(Nintendo Entertainment System)>

1세대 비디오 게임기(1970년대 초반 ~ 중반)

비디오 게임기의 시작을 알린 시기로, 1세대 비디오 게임기들은 디지털 방식 컴퓨터에 기반한 현대의 비디오 게임기와 달리, 트랜지스터와 다이오드, 콘덴서 등을 조합한 아날로그 회로로 작동했다. 게임의 그래픽 수준은 극히 낮아서, TV 화면에 선과 점 몇 개 정도를 표현하는 정도였고, 게임 소프트웨어는 게임기 본체에 내장된 몇 가지만 즐길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마그나복스 오디세이(Magnavox Odyssey) – 197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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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그나복스 오디세이(197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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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1972년)>

최초의 비디오 게임기로 인정받고 있는 제품이다. 조이스틱이나 게임패드가 아닌 다이얼을 돌려 조작하는 패들 컨트롤러(Paddle controller)를 갖추고 있었다. 누르는 버튼은 없고, 패들 컨트롤러 2개를 조합해 상하좌우의 조작이 가능했다. 그래픽 능력이 열악했기 때문에 TV 화면에 그림이 그려진 투명 필름을 붙여 배경화면을 구성하는 방식을 택했다.

아타리 퐁(Atari Pong) – 197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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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타리 퐁(197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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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1975년)>

당시 큰 히트를 친 아케이드 게임인 ‘퐁(Pong)’을 가정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한 비디오 게임기다. 퐁은 화면 양쪽으로 오가는 구슬을 받아 치며 즐기는 일종의 탁구 게임으로, 마그나복스의 오디세이와 마찬가지로 2개의 패들 콘트롤러로 조작했다. 양 제품의 유사성 때문에 아타리와 마그나복스는 특허권 분쟁을 겪기도 했다.

2세대 비디오 게임기(1970년대 중반 ~ 1970년대 후반)

CPU를 탑재해 본격적인 디지털 컴퓨터 구조를 갖췄고, 조이스틱을 탑재해 조작성을 개선하는 등, 1세대에서 한층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롬(ROM) 카트리지를 교체해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즐길 수 있게끔 한 것도 큰 특징이다. 게임기 제조사 외의 다양한 업체들이 소프트웨어 개발에 참가하는 이른바 서드 파티(third party) 구조가 등장한 것도 이 때 즈음이다.

페어차일드 채널 F(Fairchild Channel F) – 197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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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차일드 채널 F(197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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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잭(1976년)>

CPU(동작 속도 1.79MHz)를 탑재해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의한 다양한 게임 소프트웨어의 제작이 가능해졌으며, 마치 펌프와 같은 모양의 컨트롤러를 탑재해 상하좌우 비틀기, 누르기 등의 다양한 조작을 할 수 있었다. 롬 카트리지를 교환해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한 최초의 비디오 게임기였으며, 총 26종의 소프트웨어가 출시되었다.

아타리 2600(Atari 2600) – 197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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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타리 2600(197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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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맨(1981년)>

페어차일드 채널 F의 영향을 받은 롬 카트리지 교환 방식 게임기이지만, CPU를 비롯한 전반적인 성능이 보다 향상되었고, 조이스틱, 광선총, 패들 등 다양한 주변기기가 출시되어 호응을 얻었다. 또한 아타리 외의 다양한 개발사가 서드 파티 형식으로 다수의 아타리 2600용 소프트웨어를 내놓으며 한때는 비디오 게임기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기에 이른다. 아타리 2600은 총 1,400만대가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으나, 불법적이고 질이 낮은 소프트웨어가 범람하기 시작하면서 비디오 게임기 전반에 대한 인식을 악화시켰고, 1982년 이후 시장에서 급격히 사라졌다.

3세대 비디오 게임기(1980년대 초반 ~ 1980년대 중반)

이른바 ‘아타리 쇼크’라고 불린 아타리의 갑작스런 몰락은 비디오 게임 시장 전반의 침체를 유발했으며, 소프트웨어 품질 관리에 대한 중요성을 일깨웠다. 닌텐도의 패밀리 컴퓨터로 대표되는 3세대 비디오 게임기부터는 서드 파티의 가입 요건 및 소프트웨어의 품질을 철저하게 관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때를 즈음하여 비디오 게임 시장의 주도권은 미국에서 일본으로 옮겨지게 된다.

닌텐도 패밀리 컴퓨터(Nintendo Family Computer) – 198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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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 패밀리 컴퓨터(198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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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마리오 브라더스(1985년)>

일본 닌텐도가 1983년에 내놓은 비디오 게임기로, 통칭 ‘패미컴’으로 불렸고, 북미에서는 ‘NES(Nintendo Entertainment System)’라는 이름으로 팔렸다. 아타리 2600를 철저하게 벤치마킹한 제품으로, 성능을 강화해 액션, 슈팅, RPG, 시뮬레이션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를 구현할 수 있게 되었고, 닌텐도 자체적으로 소프트웨어 품질을 철저하게 관리한 결과, ‘슈퍼 마리오’나 ‘젤다의 전설’, ‘파이널판타지’ 등, 현재까지 시리즈가 이어지고 있는 양질의 게임을 다수 배출했다. 또한, 이후 비디오 게임기의 표준 입력장치로 자리잡은 십자키 달린 게임패드를 정착시키기도 했다. 현대전자를 통해 ‘컴보이’라는 이름으로 한국에 출시된 바 있다.

세가 마크 III(Sega Mark III) – 198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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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가 마크 III(198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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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키드의 미라클 월드(1986년)>

아케이드 게임 시장에서 큰 힘을 발휘하던 일본 세가에서 출시한 비디오 게임기로, 아케이드용 게임을 컨버전(규격 변경, 이식)한 게임이 주로 출시되었다. 성능적으로는 닌텐도의 패밀리 컴퓨터보다 한 수 위였지만, 대부분의 게임을 세가에서만 개발했고, 이조차도 아케이드에서 컨버전한 게임 위주에 그치는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소프트웨어의 수 면에서 패밀리컴퓨터에 크게 밀리면서 상업적으로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 이후 사운드 기능을 보강한 ‘마스터 시스템(Master System)’이 출시되었는데, 이는 삼성전자를 통해 ‘겜보이’라는 이름으로 한국에 출시되기도 했다.

4세대 비디오 게임기(1980년대 후반 ~ 1990년대 초반)

8비트 CPU를 사용하던 이전세대의 게임기들과 달리 4세대 비디오 게임기들은 16비트 CPU를 탑재해 그래픽의 표현능력이 크게 향상되었다. 이로 인해 아케이드용 게임에 거의 근접한 수준을 가진 게임이 다수 등장하게 되었으며, 3세대에서 시작된 인기 게임들의 후속작이 한층 발전된 모습으로 재등장하여 인기를 이어가게 된다. 다만, 게임의 품질 향상으로 인해 대용량 롬 카트리지가 필수가 되었으며, 이는 게임 소프트웨어의 판매 가격을 크게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 게임 개발사와 게이머들에게 동시에 부담을 주기 시작한다.

NEC PC 엔진(PC Engine) - 198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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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타입(1988년)>

일본의 PC 제조사인 NEC(일본전기)와 게임 개발사인 허드슨(Hudson)사가 합작해 개발한 비디오 게임기다. CPU는 8비트 규격이었으나 처리 속도 및 그래픽 표현 능력은 경쟁사의 16비트 게임기와 대등했다. 초기에는 Hu카드라고 불린 독자 규격의 롬 카트리지 형태로만 소프트웨어를 공급했으나, 1988년에 ‘CD-ROM2(씨디롬롬)’이라는 이름의 확장 기기를 추가한 이후부터는 CD-ROM 규격의 소프트웨어도 공급하기 시작, 세계 최초의 CD-ROM 지원 비디오 게임기로 기록된다. 일본 시장에서는 꾸준한 인기를 얻으며 나름 고정팬을 확보했으나, ‘터보그래픽스(Turbo Grafx)’라는 이름으로 출시한 해외 시장에서는 그다지 성공을 하지 못했다. 참고로, 한국 시장에서는 해태전자를 통해 ‘바이스타’라는 이름으로 출시되기도 했다.

세가 메가드라이브(Sega Mega Drive) – 198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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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가 메가드라이브(198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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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닉 더 헤지혹(1991년)>

세가 마크III의 후속 모델로, 16비트 CPU를 탑재한 점을 크게 강조한 제품이다. 북미에는 ‘제네시스(Genesis), 한국에는 ‘삼성 슈퍼겜보이(후기에는 ‘슈퍼 알라딘’ 보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된다. 빠른 처리속도의 장점을 살린 액션이나 슈팅 게임이 다수 출시되었으며, 그 중에서도 ‘소닉(Sonic)’ 시리즈는 세계적으로 크게 히트하며 세가의 대표작으로 자리잡았다. 닌텐도에 비해 많은 서드파티를 확보하지 못한 탓에 경쟁모델인 슈퍼 패미컴에 비해 소프트웨어 수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였으나, 액션 게임이 강세인 북미에서는 거의 대등한 판매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1991년에 CD-ROM 구동 기능을 가진 확장 기기인 ‘메가 CD(Mega CD)’, 1994년에는 32비트급으로 성능을 높이는 확장기기인 ‘슈퍼 32X(Super 32X)’를 출시했으나 판매량은 미미했다.

닌텐도 슈퍼 패미컴(Nintendo Super Famicom) – 199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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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 슈퍼패미컴(199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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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마리오 카트(1992년)>

패밀리 컴퓨터의 후속 모델이다. 16비트 이면서도 CPU의 처리속도가 느린 편이라 액션 및 슈팅 게임에 적합하지 않다는 평을 받았다. 하지만 패밀리 컴퓨터에서 인기를 끈 게임들의 후속 시리즈가 대부분 슈퍼 패미컴으로 발표되면서 절대적인 인기를 이어갔으며, 뛰어난 그래픽 및 사운드 표현능력을 갖춰 게임의 전반적인 품질을 크게 끌어올리는데 기여했다. 1998년까지 신작 게임이 발표될 정도로 장수한 게임기이기도 하다. 북미에는 슈퍼 NES, 한국에는 현대 슈퍼 컴보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되었다. 소니와 협력하여 개발한 CD-ROM 확장기기가 출시될 예정이었으나, 롬 카트리지 위탁 생산으로 높은 수익을 올리던 닌텐도는 이를 취소한다. 이 때 개발되던 슈퍼 패미컴용 CD-ROM 확장기기는 1994년에 소니가 출시한 ‘플레이스테이션’의 원형이 된다.

5세대 비디오 게임기(1990년대 중반 ~ 1990년대 후반)

5세대 비디오 게임기는 멀티미디어 처리능력이 크게 향상된 32비트 CPU를 탑재하고, 기존에 사용하던 롬 카트리지 대신 CD-ROM을 소프트웨어 매체로 본격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이는 3D 그래픽과 고화질 동영상을 구현한 게임이 대거 등장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이 때를 즈음해 비디오 게임기는 아케이드 게임기의 성능을 확실히 능가하게 된다. 또한, 생산 단가가 낮은 CD-ROM의 특성으로 인해 소프트웨어의 가격이 낮아진 점도 게이머들에게 환영 받았다. 그리고 4세대까지 비디오 게임 시장의 절대강자로 군림하던 닌텐도의 위상이 크게 축소되고, 그 자리를 게임 시장의 신흥 주자인 소니가 넘겨받게 된다.

쓰리디오(3DO) – 199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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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소닉 3DO ‘리얼’(199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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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3DO사와 일본의 파나소닉(당시 이름은 마쓰시타)이 중심이 되어 개발한 비디오 게임기 규격의 일종이다. 3DO는 한 회사에서 독자적으로 생산 / 보급하는 다른 비디오 게임기와 달리, 3DO사의 라이선스를 얻으면 다른 회사에서도 자유롭게 생산이 가능한 것이 특징으로, 파나소닉 외에 일본의 산요, 한국의 LG전자 등에서도 3DO 게임기를 생산해 판매할 수 있었다. 32비트 CPU와 CD-ROM를 채택해 높은 성능을 발휘했지만, 이후에 나온 세가 새턴이나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에 비하면 3D 그래픽 성능이 떨어지는 편이었고 소프트웨어의 수도 부족해 많이 보급되지 못했다. 참고로 3DO란 3D(3차원)이라는 의미와 오디오, 비디오에 이은 제3의 멀티미디어 기기가 되기를 바란다는 의미를 함께 담고 있다.

세가 새턴(Sega Saturn) – 199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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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가 새턴(199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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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추어 파이터(1994년)>

메가드라이브의 후속모델로, 2개의 32비트 CPU를 내장한 듀얼 CPU 구조를 채택한 것이 특징이다. ‘버추어 파이터’, ‘데이토나 USA’등, 당시 아케이드 게임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세가의 게임들을 가정에서도 즐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출시 전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다.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과 전반적인 성능과 컨셉이 유사했으며, 실제로 양 기종은 출시 초반부터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세가 새턴은 한때 플레이스테이션을 능가하는 판매량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소니에 비해 취약한 마케팅 능력, 그리고 듀얼 CPU 특유의 복잡한 개발환경 때문에 소프트웨어 수에서 점차 밀려 결국은 패배했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Sony PlayStation) – 199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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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플레이스테이션(199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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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널판타지 7(1997년)>

1990년을 즈음하여 소니는 닌텐도와 함께 슈퍼패미컴용 CD-ROM 확장 기기를 개발하고 있었으나, 1991년 닌텐도가 일방적으로 해당 프로젝트의 중지를 선언함에 따라 독자 규격 비디오 게임기의 개발에 나섰다. 그 결과물이 바로 플레이스테이션으로, 당시의 워크스테이션 컴퓨터에 쓰이던 고성능 CPU를 탑재해 화제를 불렀다. 플레이스테이션은 높은 성능뿐 아니라 손쉽게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는 개발환경을 제공했으며, 생산 단가가 낮은 CD-ROM의 장점 및 개선된 유통구조를 최대한 활용, 닌텐도의 영향력 하에 있던 유력 게임 개발사들을 대부분 끌어들였으며, 유망한 신규 업체도 다수 발굴하는데 성공한다. 결국, 플레이스테이션은 세가 새턴과 닌텐도64를 누르고 비디오 게임 시장을 장악하는 파란을 일으킨다.

닌텐도64(Nintendo64) – 199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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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64(199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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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마리오 64(1996년)>

슈퍼 패미컴의 후속 모델로, 경쟁사에서 비해 출시가 늦은 대신, 성능 면에서는 한 수 위인 64비트 CPU를 탑재해 등장했다. 고성능 CPU보다 더 주목 받은 점은 소프트웨어 매체로 CD-ROM이 아닌 롬 카트리지를 채용한 점이었다. 데이터를 읽어 들이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CD-ROM 보다는 빠르게 게임을 시작해 막힘 없이 즐길 수 있는 롬 카트리지가 더 우수하다는 것이 닌텐도의 주장이었다. 하지만 대용량 멀티미디어를 담기에 롬 카트리지의 용량은 너무나 부족한 것이 사실이었고, CD-ROM에 비해 소프트웨어의 가격을 낮추기도 힘들었다. 이는 서드파티의 대량 이탈을 불러왔으며, 결국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에게 게임 시장의 주도권을 내주는 결과를 초래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닌텐도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닌텐도64용 게임들이 저연령층 및 닌텐도 게임팬을 중심으로 꾸준한 판매량을 유지하면서 닌텐도의 체면은 유지해 주었다.

6세대 비디오 게임기(1990년대 말 ~ 2000년대 초)

6세대는 이전세대의 변천과정에 비해 획기적인 변화는 없었지만, 5세대부터 본격 도입되기 시작한 3D 그래픽과 대용량 멀티미디어를 더욱 발전시켜 한층 현실에 가까워진 영상과 음향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 특징이다. 이는 하드웨어의 처리능력이 발전한 것 외에도 DVD-ROM을 중심으로 한 대용량 매체가 본격 도입된 덕분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게임 제작비가 크게 상승, 게임 개발사들의 부담이 가중되기 시작한 시기이기도 하다. 그리고 전통의 강호인 세가가 비디오 게임기 시장에서 철수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가 새롭게 비디오 게임기 시장에 도전을 시작했다.

세가 드림캐스트(Sega Dreamcast) – 199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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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가 드림캐스트(199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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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닉 어드벤처(1998년)>

영원한 2인자로 불리던 세가에서 출시한 야심작이었다. 소프트웨어 매체는 CD나 DVD가 아닌 GD(Giga Disc)라는 독자적인 디스크를 사용했다. 새턴보다 그래픽 성능이 훨씬 향상되었으며,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CE 운영체제를 도입해 새턴의 단점으로 지적 받았던 난해한 소프트웨어 개발 환경을 개선하고자 했다. 그 외에도 가정용 게임기 최초로 모뎀을 기본 탑재하여 인터넷을 통한 네트워크 플레이가 가능한 점이 주목 받았다. 이러한 여러 가지 획기적인 시도와 함께 양질의 소프트웨어도 제법 등장했지만, 출시 초기에 원활한 물량 공급에 실패한데다, 소니에서 조만간 훨씬 강력한 플레이스테이션의 후속작을 내놓을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소비자들은 드림캐스트의 구매를 주저하게 된다. 결국 드림캐스트를 마지막으로 세가는 가정용 게임기의 개발 및 생산을 포기, 소프트웨어 개발사로 전환하게 된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2(Sony PlayStation 2) – 200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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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플레이스테이션 2(200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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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란투리스모 4(2004년)>

플레이스테이션의 후속 모델로, DVD 드라이브를 갖춰 DVD-ROM 형식의 대용량 게임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DVD 영화 타이틀의 감상도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당시 DVD 플레이어의 수요가 높았기 때문에 DVD 플레이어 겸용으로 플레이스테이션 2를 구매하는 소비자도 많았다. 또한, 이전의 출시된 게임기들과 달리 하위 호환성을 갖추고 있어서 플레이스테이션 2용 게임뿐 아니라 플레이스테이션용 게임도 구동이 가능해 활용도를 크게 높일 수 있었다. 전반적인 성능 면에서 세가의 드림캐스트를 압도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소니의 마케팅 능력 및 플레이스테이션에서 그대로 이어진 막강한 서드 파티군을 앞세워 안정적으로 시장을 장악해나갔다. 초기 모델은 별도의 주변기기를 달아야 네트워크 기능을 쓸 수 있었지만 2004년부터 출시된 후기 모델부터는 이더넷 포트를 기본 탑재하게 되었다.

닌텐도 게임큐브(Nintendo GameCube) – 200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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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 게임큐브(200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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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다의 전설 -바람의 택트-(2002년)>

닌텐도 64의 뒤를 이어 등장한 닌텐도의 비디오 게임기로, 롬 카트리지만 고수하던 닌텐도가 처음으로 방침을 바꿔 광 디스크 매체를 도입한 기종이기도 하다. 게임큐브에서 사용한 매체는 DVD를 기반으로 한 지름 8cm 독자 규격 디스크로, 일반 DVD에 비해 용량은 적지만 데이터를 읽는 속도가 빠른 것이 특징이다. 전반적인 성능은 플레이스테이션 2보다는 우수하면서,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에 비하면 떨어진다는 평을 들었다. 닌텐도 64와 마찬가지로 저연령층과 닌텐도 게임팬을 중심으로 일부 호평을 받기도 했지만, 플레이스테이션 2의 인기에 비할 바는 아니었으며, 닌텐도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게임 소프트웨어 외에는 대부분의 게임큐브용 소프트웨어가 플레이스테이션 2용으로도 나왔기 때문에 게이머들은 굳이 게임큐브를 구매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Microsoft Xbox) – 200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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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200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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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일로 2(2004년)>

PC 운영체제의 강자인 마이크로소프트의 비디오 게임기 시장 첫 진출작이다. 엑스박스는 인텔의 CPU 및 엔비디아의 GPU, 그리고 대용량 하드디스크를 탑재하는 등, 하드웨어 구조 면에서 기존의 비디오 게임기보다는 PC에 가까웠으며, PC용 게임 개발 도구인 다이렉트X를 도입하는 등, 소프트웨어 면에서도 PC와 유사점이 많았다. 덕분에 PC용 게임 소프트웨어에 주력하던 개발사들을 다수 끌어올 수 있었다. 다만, 이 때문에 엑스박스는 비디오 게임기다운 면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받았으며, 서구권의 게임들이 주류를 이루면서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권 시장 공략에는 실패한다. 보급률 면에서 플레이스테이션 2에 압도당하긴 했지만, 높은 성능은 인정받았으며, 이더넷 포트 및 ‘엑스박스 라이브’ 서비스를 기본 제공해 비디오 게임의 온라인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었다.

7세대 비디오 게임기(2000년대 중반 ~ 2010년대 초)

높아진 하드웨어 성능을 바탕으로 HD급 고화질 그래픽의 출력이 가능해졌으며, 6세대의 비디오 게임기에서 일부 도입된 입체 음향 출력 및 온라인 서비스 기능을 이제는 기본으로 갖추게 되었다. 소프트웨어의 저장 매체도 다양화 되어, 이전세대에 쓰이던 DVD-ROM 외에도 블루레이 디스크, 다운로드 방식 등이 도입되었다. 다만, 닌텐도의 Wii와 같이 하드웨어 성능 보다는 독특한 조작법으로 승부하는 기종도 있었으며, 한가지 기종이 시장을 거의 독점하던 이전세대와 달리, 각각의 개성을 가진 복수의 기종이 저마다의 시장을 개척하며 경쟁하는 구도가 펼쳐졌다. 무선 컨트롤러가 기본으로 탑재된 것도 이 때부터다.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 360(Microsoft Xbox 360) – 2005년

비디오 게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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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 360(2005년)>

비디오 게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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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즈 오브 워(2006년)>

초대 엑스박스의 특징을 거의 그대로 이어받으면서 성능을 대폭 향상시킨 것이 특징으로, 특히 엑스박스 라이브를 기반으로 한 온라인 서비스 능력이 크게 강화되었다. 비교적 낮은 가격임에도 당시의 고사양 PC수준에 육박하는 HD급 게임 구동능력을 갖췄으며, 특히 북미를 중심으로 한 서구권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다만, 일본 시장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권 시장에서는 여전히 고전했으며, 높은 성능에 비해 기기의 안정성이 떨어져 잦은 고장을 일으키는 문제점이 지적되기도 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강력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꾸준한 제품 개선 및 사후서비스가 이어졌으며, 일본 게임 개발사들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이 이루어지면서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3와 대등한 경쟁을 하게 된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3(Sony PlayStation 3) –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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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플레이스테이션 3(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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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차티드 2(2009년)>

출시 전부터 큰 기대를 모은 플레이스테이션 2의 후속 모델이다. 셀(Cell)이라고 하는 신개념 CPU와 풀 HD급 영상의 출력이 가능한 HDMI 포트, 대용량 하드디스크 등을 갖추는 등의 높은 사양을 강조했으며, 차세대 DVD인 블루레이 드라이브를 갖추는 등, 멀티미디어 활용성 면에서 경쟁기종을 압도했다. 하지만 정작 게임 구동 성능 면에서는 앞서 출시된 엑스박스 360과 큰 차이가 없어 많은 논란을 일으켰으며, 지나치게 다양한 기능을 한데 모으다 보니 본체 가격이 비싸져 초기 보급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멀티미디어 기능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에게는 호평 받았으며, 2009년에 본체 크기를 줄이고 가격을 낮춘 신모델이 나온 이후부터 시장에 안착하게 된다.

닌텐도 위(Nintendo Wii) –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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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 위(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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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스포츠(2006년)>

HD급 고성능을 강조한 경쟁 기종들과 달리, 닌텐도의 위는 하드웨어 성능 면에서 이전의 게임 큐브와 큰 차이가 없어 SD급 그래픽의 출력만 가능하다. 하지만 ‘위 리모컨’과 ‘눈차크’라고 하는 독창적인 모션 컨트롤러를 갖추고, 직접 몸을 움직여 게임을 조작하는 획기적인 게임 플레이 방식을 도입했다. 서드 파티 소프트웨어의 부족과 낮은 하드웨어 성능 때문에 기존의 게이머들에게는 혹평 받았으나, 일반인들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관심을 끄는데 성공해 결국 엑스박스 360과 플레이스테이션 3를 능가하는 판매량을 기록했다. Wii의 모션 컨트롤이 인기를 끌자 2010년에 마이크로소프트와 소니에서도 이와 유사한 엑스박스 360 / 플레이스테이션 3용 모션 컨트롤러를 출시하기도 했다.

8세대 비디오 게임기(2013년 이후)

7세대 비디오 게임기의 특징이 모든 게임이 온라인에 대응하게 된 것이라면, 8세대 비디오 게임기의 특징은 SNS와 방송 기능을 추가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8세대 비디오 게임기를 구매하면 비싼 방송 장비를 사지 않아도 손쉽게 1인 게임 방송을 진행할 수 있다. 트위치, 유튜브 등 해외 유명 동영상 서비스들이 모두 비디오 게임기를 통한 1인 게임 방송을 지원한다. 성능 면에서도 많은 발전이 있었다. HD 게임이 주류를 이뤘던 7세대와 달리 풀HD 게임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또한 온라인 다운로드 판매방식이 많이 보급되어 패키지와 다운로드 게임이 공존하고 있다. 반면 게임을 담는 매체는 블루레이에서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블루레이 이후를 이끌 차세대 광학 디스크가 등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4(Sony PlayStation 4) – 201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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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스테이션 4(201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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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드본(2015년)>

플레이스테이션 4는 셀 프로세서 때문에 게임 개발이 어려웠던 전작과 달리, AMD의 범용 프로세서와 그래픽 프로세서를 채택해 PC와 유사한 구조를 갖췄다. 여기에 비디오 메모리 8GB를 투입한다는 과감한 결정을 내려 8세대 비디오 게임기 가운데 가장 뛰어난 3D 그래픽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콘트롤러의 그립감이 별로 좋지 않다는 피드백을 받은 후 디자인을 일신한 게임 콘트롤러 ‘듀얼쇼크4’를 투입해 호평 받았다. 현재 소니는 PS4와 연동되는 가상현실 기기 ‘프로젝트 모피어스’로 PS4의 영역을 게임, 동영상에서 가상현실로 확대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 원(Microsoft Xbox One) – 201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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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박스 원(201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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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자 호라이즌 2(2014년)>

엑스박스 원은 게임뿐만 아니라 종합 멀티미디어를 지향한 기기다. 고품질 3D 게임과 다양한 영화, 드라마 등을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콘셉트로 제작됐다. 또한 사용자의 움직임을 인식하는 동작인식 센서 ‘키넥트’를 동봉해 몸 전체를 통해 즐기는 체감형 게임도 즐길 수 있었다. 하지만 비싼 초기 가격과 경쟁 기기보다 떨어지는 3D 처리능력 때문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뒤늦게 종합 멀티미디어 기기라는 콘셉트를 포기하고 게임에 집중한다는 결정을 내린 후 본체 가격을 인하해 제품 판매량이 다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엑스박스 원 콘트롤러는 엑스박스 원뿐만 아니라 윈도와도 연동해 사용할 수 있으며, 뛰어난 설계 덕분에 현존 최고의 게임 콘트롤러라는 찬사를 듣고 있다.

닌텐도 위유(Nintendo Wii U) – 201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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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유(201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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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마리오 3D 월드(2013년)>

닌텐도 위유는 위의 후속기기로 콘트롤러에 달린 세컨드 스크린(보조 화면)을 통한 경험확장에 초점을 맞춘 제품이다. 비록 성능은 다른 8세대 게임기보다 한 단계 떨어지지만(HD급), 마리오, 젤다 등을 위시한 최상급 퍼스트 파티 게임이 강점이다. 또한 국가 코드가 동일한 게임큐브와 위 게임도 실행할 수 있다. 하지만 한 단계 떨어지는 성능 탓에 하드코어 게이머가 외면한데다, 서드 파티 게임이 부족한 문제까지 겹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년 먼저 출시됐음에도 플레이스테이션 4는 물론 엑스박스 원에게도 판매량을 따라잡힌 상태다. 국내에 정식 발매되지 않고 있으며, 향후 정식 발매 여부도 불투명하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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