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북? 태블릿PC? 이거 뭐 변신 로봇인가? - 아수스 EeePC T101MT (1부)

어린 시절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한번 떠올려보자. 모르긴 몰라도 변신 로봇 한두 개 정도는 들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다른 무엇인가로 변신한다는 것에 왜 그렇게 흥분했는지…. 비단 어린 시절뿐만이 아니다. 영화 트랜스포머를 예로 들어보자. 나이를 불문하고 많은 사람이 자동차에서 로봇으로 변신한다는 이 영화를 보기 위해 영화관으로 발걸음을 향했었다.

사람들은 어떤 물건이든 본래의 모습을 탈피해 다른 것으로 변신할 수 있다는 것에 혹하게 마련이다. 앞서 말한 트랜스포머의 주인공 로봇들처럼 자동차였던 것이 강력한 로봇으로 변신해 두 가지의 모습을 볼 수 있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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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랬던 넷북이…

아수스 EeePC T101MT(이하 T101)는 앞서 말한 경우처럼 변신하는 제품으로, 넷북과 태블릿 PC라는 두 가지 모습을 지니고 있다. 넷북은 이미 많은 인기를 끌면서 여러 정보를 통해 알 수 있지만, 태블릿 PC는 국내에 많이 알려지지 않아 조금 생소할 수도 있을 것 같아 설명하고 넘어간다.

태블릿 PC란, 키보드 없이 터치 스크린을 통해 조작하는 개인용 컴퓨터를 뜻한다. 대표적인 제품을 꼽으라면, 애플의 아이패드를 예로 들 수 있다. 아직 정식으로 국내에 출시되지 않은 제품이지만, 먼저 출시된 미국 내에서는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는 소식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태블릿 PC는 휴대하기 편하고(키보드가 없으니 그만큼 가볍고 작다), 간단한 작업을 손쉽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절대적인 성능 측면으로만 보면 일반 노트북보다 낮은 것이 사실이다(IT 전문가 중에도 몇몇 성능/기능 측면에서 아이패드와 일반 노트북을 비교해 노트북의 손을 들어주는 이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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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태블릿 PC로 변신(?)한다

아수스 T101은 앞서 말했듯이 넷북 혹은 태블릿 PC를 합쳐놓은 듯한 제품. 모 프로그램의 출연자가 “변신!”하고 말하고 벡터맨으로 변신했다며 실소를 머금게 하는 경우와는 다르다. 아수스 T101이 속칭 ‘변신’할 수 있는 이유는 스위블(swivel, 회전 고리) 디스플레이 기능과 터치 스크린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그래서 이런 제품을 스위블 태블릿 PC라고도 한다). 즉, 디스플레이를 회전시킬 수 있어 태블릿 PC처럼 변형할 수 있으며, 터치스크린 기능이 있어 디스플레이에 직접 입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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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지금부터 넷북처럼 또는 태블릿 PC처럼 쓸 수 있는 아수스 T101을 하나씩 알아가 보도록 하자(내부 성능에 대한 것은 2부로 다루고 1부에서는 간단한 외형을 보면서 알아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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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상판을 완전히 덮은 상태의 T101은 여타 넷북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넷북다운’ 아담한 크기(?)를 가지고 있다고나 할까. 상판은 메탈 재질로 덮여 있어, 지문이 잘 묻지 않으며 생활 흠집도 쉽게 생기지 않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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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4 x 600의 해상도

상판을 열면 보이는 디스플레이는 16:10 비율의 10.1인치 LED 백라이트가 적용되어 있다. 그리고 이 디스플레이에는 터치스크린 기능이 적용되어 있다. 다만, 화면에 직접 입력하는 것은 태블릿 PC 형태일 때만 하기를 권장한다. 테스트하면서 몇 번 해봤는데, 넷북처럼 사용하면서 입력하면 화면을 누르는 힘 때문에 상판이 자꾸 뒤로 넘어가곤 했다. 또한, 조금 빠르게 제품을 위로 들어 올리거나 내릴 때면 상판이 고정되지 않고 자꾸 움직이므로, 사용하는 데 주의가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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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빠르게 들어 올리면 이렇게 되어버린다

화면 왼쪽 아래에는 오른쪽으로 미는 방식의 전원버튼이 있으며, 그 옆에 아수스 Express Gate를 켜거나 아수스 Touch Gate 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는 버튼이 있다. Express Gate는 아수스 고유의 운영체계로 윈도우를 실행하지 않고도 인터넷이나 몇몇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 있는 기능이다. 이는 태블릿 PC처럼 사용할 때 유용한 기능으로, 실제 이 기능으로 부팅하면 화면이 들어오는 데 1초 정도의 짧은 시간이면 충분했다(Express Gate 모드에서 전원버튼을 밀어 켜면 윈도우 운영체계로 들어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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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전원이 켜진 상태에서 다시 한번 이 버튼을 누르면 아수스 Touch Gate 기능이 활성화되는데, 이 역시 태블릿 PC 형태에서 간단히 몇몇 기능을 사용할 때 유용했다(각각의 모드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은 추후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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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press Gate(좌), Touch Gate(우)

화면 오른쪽 아래에는 배터리 충전, HDD 동작, 무선랜 On/Off, 캡스 락(Caps Lock) LED가 있으며, 그 옆에 터치스크린 입력에 사용할 수 있는 스타일러스 펜이 있다(전원버튼처럼 오른쪽으로 밀어서 빼낼 수 있다). 눈길을 끌었던 것은 화면 아래 위치한 이 버튼들의 주위가 일반 플라스틱 재질로 되어 있다는 것. 사람의 손길이 많이 거치는 버튼 주위를 손때가 묻지 않는 재질로 마감 처리했다는 것이 썩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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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는 아이솔레이트 형태(키 캡 하나하나를 독립된 구조로 만든 형태)이며, 개인적으로는 ‘키감’에 만족감을 느꼈다. 다른 일반적인 넷북 키보드의 키감은 누르는 감을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그 반발력이 작았는데, T101은 어느 정도 누를 때 느껴지는 반발력이 있어 좋았다(이는 극히 개인적인 생각일 수도 있으니 꼭 한번 직접 타이핑해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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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오른쪽 시프트 키 크기가 무척 작다는 것이 아쉬웠다. 안 그래도 전반적으로 키 크기가 작아 타이핑하는데 부족한 느낌이었는데(대다수 넷북이 이와 별반 다를 바 없긴 하지만) ‘ㄲ, ㄸ, ㅃ’과 같은 된소리를 입력할 때 자주 쓰이는 오른쪽 시프트 키가 작아도 너무 작다(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커서 키를 조금 밑으로 내리고 내린 부분만큼 시프트 키 크기를 늘렸으면 어땠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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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 주변과 터치패드가 위치한 팜레스트는 상판과 같은 메탈 재질로 되어 있어, 손때가 묻지 않아 깔끔하게 사용할 수 있다. 또한, 터치패드에는 멀티터치 기능이 지원된다. 두 손가락을 이용해 넓히거나 좁히는 동작으로 확대/축소 기능을 사용할 수 있으며, 한 손가락의 끝을 터치패드에 댄 채로 다른 한 손가락으로 원을 그리듯이 움직이면 해당 방향으로 사진 또는 문서를 회전시킬 수 있다. 이외에도 두 손가락을 동시에 터치패드에 댄 채 위/아래 또는 왼쪽/오른쪽으로 이동하면 해당 방향으로 스크롤이 가능하며, 손가락 3개를 터치패드에 댄 채로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움직이면 각각 이전 페이지와 다음 페이지로 이동할 수 있다(인터넷 익스플로러와 같은 웹 브라우저에서 유용하다).

T101에 마련된 I/O 단자의 종류와 개수는 일반적인 넷북과 비슷하다. 우측 면에 USB 2.0 1개가 있으며, 좌측 면에는 마이크/헤드셋 단자와 MMC/SD/SDHC 메모리 카드를 읽을 수 있는 메모리카드 슬롯이 마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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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측면. 가장 오른쪽에 USB 2.0 단자 1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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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면. 왼쪽부터 마이크/헤드셋 단자, 멀티카드슬롯

후면부에는 USB 2.0 포트 2개, 유선랜(RJ45) 단자, D-SUB가 각 1개씩 마련되어 있으며, 전원 입력과 도난방지락홀도 위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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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면. 왼쪽부터 USB 2.0 포트 2개, 유선랜 단자, D-SUB, 전원 입력 단자, 도난방지락홀

제품을 뒤집어 바닥을 보면 메모리 업그레이드 표시가 보인다. 사실, 넷북은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것이 거의 메모리 용량 증설뿐이라 할 정도로 범위가 좁다(제품 자체의 크기가 작아 업그레이드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메모리 표시가 되어 있는 부분의 나사를 하나 풀어주면 덮개를 들어 올릴 수 있다. 메모리 업그레이드 방식은 기존 메모리를 빼고 새로 끼우는 방식이 아니라 빈 슬롯이 하나 마련되어 있는 형태이다. 최대 2GB까지만 인식하니 1GB의 노트북용 메모리를 끼워주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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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101의 무게는 1.39kg으로 ‘가볍다’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전원 어댑터의 무게까지 포함하면 1.6kg까지 올라간다(요즘 출시되는 일반적인 넷북 무게보다 조금 무겁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이는 터치스크린 패널 무게 때문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일반 노트북보다는 분명히 가볍다. 실제 약 일주일간 들고 다니면서 사용해 봤는데, 가방 속에 넣고 다니면 크게 부담되는 무게가 아니었다(한쪽으로 매는 가방 안에 쏙 들어갈 정도로 크기가 작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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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제품을 태블릿 PC 형태로 손에 오래 들고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영화 한 편을 서서 보는 동안 10분, 20분, 30분…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내려가는 팔은 어쩔 수가 없더라(확실히 무게가 조금만 더 가벼웠으면 좋았을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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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인 외형으로만 본다면 스위블 디스플레이 형태가 적용되어 ‘태블릿 PC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점 외에는 일반적인 넷북과 비교해 크게 다른 점을 찾기는 어려웠다. 물론, 화면이 회전 가능하다는 것이 간단하게 언급하고 넘어갈 정도의 기능은 아니지만 말이다.

이제까지는 순전히 외형만을 보고 알아보았다는 것을 잊지 말자. 다음 2부에서는 아수스 EeePC T101MT의 내부 성능과 태블릿 PC 형태에 최적화되어 있는 아수스만의 운영체계 및 콘텐츠 등의 활용방안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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