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강의실] 빠른 데이터 전송을 위한 외장 하드 전용 인터페이스 - eSATA

강형석 redbk@itdonga.com

[용어로 보는 IT 2015 개정판] 컴퓨터용 휴대 저장장치 중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은 역시 USB 메모리라고 할 수 있다. USB 메모리는 크기도 작고 저렴한데다가, 사용법도 간편해서 컴퓨터 사용자라면 누구나 1개 정도는 가지고 있을 정도로 많이 보급되었다. 다만, 사용은 편리하지만, 저장 용량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수십, 혹은 수백 GB에 달하는 대용량 데이터를 담고 다니기엔 무리가 있다. 이때 USB 메모리의 대안으로써 많이 사용하는 것이 바로 외장형 하드디스크, 흔히들 외장 하드라고 부르는 제품이다.

eSATA 외장하드
eSATA 외장하드

외장 하드는 대용량 저장장치의 대명사인 하드디스크를 휴대용으로 만든 것이기 때문에 USB 메모리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많은 용량을 담을 수 있다. 2011년 4월 현재 주로 판매되는 USB 메모리의 저장 용량은 2GB ~ 16GB 정도지만 외장 하드는 1TB(1,000GB) 이상의 제품도 나와 있을 정도다.

그런데 데이터 저장장치는 저장 용량 못잖게 데이터 전송 속도도 중요하다. 데이터를 복사하거나 이동하는데 지나치게 많은 시간이 걸린다면 불편하기 짝이 없기 때문이다. USB 메모리 정도야 전체 용량 자체가 크지 않으니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봤자 몇 분 정도겠지만, 대용량 데이터를 다루는 외장 하드는 수십 분에서 몇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내장 하드와 같은 속도로 작동하는 eSATA 외장 하드

데이터 저장장치의 속도는 컴퓨터에 연결하는 인터페이스(interface)의 데이터 전송 속도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하드디스크와 같은 내장형 저장장치는 휴대성을 고려할 필요가 없으므로 'SATA'나 'SCSI' 방식과 같이, 편의성보다는 전송 속도를 중시한 고속 인터페이스를 주로 사용한다. 하지만, 외장 하드와 같은 외장형 저장장치는 범용성 및 편의성이 강조된 인터페이스를 사용해야 하므로 속도 면에서 불리할 가능성이 높다.

eSATA 로고
eSATA 로고

<eSATA 규격의 로고.

이러한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나온 외장 하드 전용의 인터페이스가 바로 'eSATA(external SATA)'다. '이-사타'라고 읽는 이 인터페이스를 사용하면 외장 하드에서도 내장형 하드디스크 못지않은 데이터 전송 속도를 기대할 수 있으며, 기존의 USB 방식 외장 하드와 크게 다름없는 편의성도 누릴 수 있다.

SATA와 eSATA의 관계

eSATA는 컴퓨터 내장형 하드디스크용 고속 인터페이스인 'SATA(Serial Advanced Technology Attachment)'를 외장형으로 만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eSATA는 SATA 규격이 발표되고 1년이 지난 2004년에 표준 규격이 지정되었다. eSATA 인터페이스의 초당 데이터 전송속도는 최대 3Gbps다.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USB 2.0 방식 외장 하드의 최대 데이터 전송속도가 480Mbps 정도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2015년 현재, eSATA는 많은 PC가 사용하는 SATA 3.0 인터페이스의 대역폭 6Gbps의 절반이기 때문에 지금의 매력이 반감된 부분이 있다.

eSATA 포트와 일반 SATA 포트
eSATA 포트와 일반 SATA 포트

<컴퓨터 메인보드에 탑재된 eSATA 포트(왼쪽)과 SATA 포트(오른쪽)의 모습.>

eSATA는 내부적으로는 SATA와 같은 데이터 신호를 전달하지만 케이블 및 커넥터, 포트의 규격이 다르다. 우선 최대 1미터로 길이가 제한된 SATA 케이블과 달리, eSATA 케이블은 최대 2미터까지 지원하므로 외장 하드를 컴퓨터 본체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놓고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외장형 제품의 사용환경을 고려하여 포트 접속 시에 커넥터가 쉽게 빠지지 않도록 커넥터의 모양이 바뀌었으며, 데이터 전송 오류 및 커넥터 고장을 방지하기 위해 전자파 간섭 방지 처리가 더해졌다. 이와 함께, eSATA 커넥터는 SATA 커넥터 보다 훨씬 더 많은 탈착에 견딜 수 있도록 내구력이 강해졌다.

따라서 eSATA 규격의 외장 하드를 SATA 포트에 직접 꽂을 수 없으며,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다만, 시중에는 컴퓨터 메인보드 상에 위치한 SATA 포트를 eSATA 포트로 변환해 주는 주변기기도 판매하고 있으므로, 이를 이용하면 eSATA 포트가 없는 컴퓨터에서도 eSATA용 외장 하드를 사용할 수 있다.

eSATA 커넥터와 일반 SATA 커넥터
eSATA 커넥터와 일반 SATA 커넥터

SATA to eSATA
SATA to eSATA

핫스왑 기능 사용하기 위한 조건

eSATA의 또 한가지 특징이라면 컴퓨터 전원이 켜진 상태에서도 외장 하드를 탈착 / 교체할 수 있는 핫스왑(Hot swap) 기능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USB 방식의 외장 하드나 USB 메모리와 같은 감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다만, eSATA의 핫스왑 기능을 사용하려면 해당 컴퓨터의 메인보드에서 'AHCI(Advanced Host Controller Interface)'라는 기능을 지원해야 한다. 만약 AHCI 기능이 없는 메인보드라면 반드시 컴퓨터의 전원이 꺼진 상태에서 eSATA 외장 하드를 접속해야 사용할 수 있다.

SATA 포트나 eSATA 포트를 가진 메인보드라면 AHCI 기능을 지원하는 경우가 많지만, 예외도 있으므로 이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현재 사용 중인 PC나 메인보드의 제조사에 문의해 보는 것이 좋다. 또한, 컴퓨터 출고 시에 탑재된 운영체제가 MS 윈도우 비스타보다 이전에 나온 것이라면, 메인보드에 AHCI 기능이 있더라도 컴퓨터 제조사에서 이를 비활성화시킨 상태에서 출고시켰을 가능성이 크다. '윈도우 XP'와 같은 구형 운영체제는 AHCI 기능을 기본 지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존 eSATA의 단점을 보완한 eSATAp(eSATA / USB 콤보) 규격

eSATA는 장점이 많지만, 단점도 또한 없지 않다. 대표적인 것이 포트 자체적으로 전원 공급이 되지 않는 다는 점이다. USB 인터페이스는 포트에서 전원이 공급 되기 때문에 USB 방식의 외장 하드는 별도의 전원 공급장치를 꽂지 않고 USB 케이블의 연결만으로 작동이 가능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eSATA 방식의 외장하드는 eSATA 케이블 외에 별도의 전원 공급 장치(AC 어댑터 등)를 연결해줘야 한다. 이런 불편을 줄이기 위해 시중의 eSATA 외장하드 중에는 eSATA 포트 외에 전원 공급용의 USB 케이블을 함께 갖춘 경우도 많다. 이 경우, 데이터 전송은 eSATA, 전원 공급은 USB로 하게 된다.

eSATA 단자는 전원 공급 기능이 없다
eSATA 단자는 전원 공급 기능이 없다

eSATAp는 전원 공급 기능도 있다
eSATAp는 전원 공급 기능도 있다

이러한 eSATA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나온 것이 바로 'eSATAp(power over eSATA)' 규격이다. 이는 기존의 eSATA 포트를 USB 포트 겸용으로 만든 것으로, 'eSATA/USB 콤보(combo) 포트'라고 하기도 한다. eSATA 규격과 USB 규격 모두 호환이 되므로 포트의 수를 절약할 수 있어서 주로 노트북에 적용된다. 또한 eSATA 접속 중에 USB의 전원 공급 기능을 함께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eSATAp 규격의 외장하드는 별도의 외부 전원을 꽂지 않아도 작동한다. 단, eSATAp 포트의 전력 공급 기능은 기본적으로 2.5인치 이하의 소형 외장하드를 사용할 때만 유효하다. 12V 전원 공급기능을 추가해 3.5인치 이상의 대형 외장하드도 외부 전원없이 사용할 수 있는 eSATAp 포트도 존재하지만, 이 포트를 갖춘 기기는 극히 적으며, 이 기능을 지원하는 외장하드와 전용 케이블도 매우 드분 편이다.

기존의 eSATA 규격 외장하드 및 케이블을 eSATAp 포트에 연결할 경우에는 포트 및 커넥터의 구조가 약간 다르므로 여전히 외부 전원을 함께 꽂아줘야 사용이 가능하다. eSATAp 기능을 완전하게 사용하고 싶다면 해당 외장하드 및 케이블이 eSATAp 규격을 지원하는지 제조사나 판매처에 문의하도록 하자.

USB 3.0/3.1에 밀려나면서 사장길에 접어들어

당시 eSATA의 등장은 획기적이었다. 느린 USB 2.0 인터페이스의 전송속도를 압도했기 때문에 일부 한계를 느낀 고성능 외부 저장장치가 eSATA를 채택할 정도였다. 하지만 후속 인터페이스가 등장하지 않으면서 자연스레 도태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USB가 2.0이 2008년 3.0으로 업그레이드 되면서 속도가 SATA 3.0 인터페이스에 근접한 성능을 낼 수 있게 되면서 급속히 밀려나게 됐다. 최근 지원 장비의 수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을 정도로 입지가 좁아졌다.

USB 3.0은 eSATA의 3Gbps보다 높은 5Gbps 대역폭을 제공한다. 여기에 2013년 발표된 USB 3.1은 두 배 더 많은 10Gbps 대역폭이 제공된다. 전송 성능은 향상되면서 구 인터페이스의 속도까지 높일 수 없으나 범용성 만큼은 유지되는 것이다. eSATA가 추억의 인터페이스로 남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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