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선생의 모두의 핀테크] (6) - 핀테크로 무엇이 달라지나?

이문규 munch@itdonga.com

[IT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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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은 없지만, 현재의 모습을 토대로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 지는 상상할 수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핀테크가 무엇이고, 왜 이걸 알아야 하는지에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이렇게 전세계에서 계속 발전하고 있는 핀테크의 미래 모습과 그로 인해 달라질 우리의 삶에 대해 이야기해 본다.

NASA의 미래 도시 상상
그림(1970년)
NASA의 미래 도시 상상 그림(1970년)

<위 그림은 미국 NASA가 1970년 대에 예상한 미래 도시다. 영화 '인터스텔라'의 미래 도시와 유사하다. 'Space Colony Art from the 1970s'>

핀테크를 통해 미래에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는 대략 아래의 다섯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1. 어디서든 이루어지는 금융 거래
2. 편리한 결제, 한층 진보된 안정성
3. 달라지는 신용 평가 등급
4. 알아서 처리되는 자산 관리
5. 새로운 화폐 탄생과 국가간 환율 경계의 붕괴

1. 어디서든 이루어지는 금융 거래
일반적인 은행은 사라지고 어디서든 제공 받을 수 있는 금융 서비스만이 존재하게 된다. 예전에는 사람들이 직접 만나 상품을 거래하고 돈을 주고 받았다. 이후 전자금융 기술이 발달하면서 지점을 통해, 혹은 PC나 모바일 기기를 통해 금융 거래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다른 나라의 경우 온라인 전업 은행이 활성화되고 있고, 우리나라도 조만간 1~2개 은행 설립이 허용될 예정이다. 참고로, 온라인 전업 은행이란 일반적인 오프라인 지점이 없는 일종의 가상 은행이다. 지금이야 금융 거래를 하려면 기존처럼 전통적인 지점을 방문해야 한다고 여기지만, 멀지 않은 미래에는 오프라인 지점이 사라지고, 그에 따라 지금과 같은 모습의 전형적 은행은 경쟁력을 점차 잃어갈 것이다. 고객들의 금융 거래 서비스를 위주로 그들에게 유용한 핀테크 회사들이 주를 이룰 것이고, 기존 금융 거래도 지점 방문 없이 IT 기기를 활용하여 언제 어디서든 진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온라인 전업 은행에서는 대면(對面, 지점을 방문해 직원과 면담)하지 않고 비대면(非對面)으로 실명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현재 화상 연결을 중심으로 몇 가지 인증 수단을 덧붙여 처리하는 방식으로 논의되는데, 실명계좌뿐 아니라 모든 금융상품 가입과 금융 거래, 사고 처리 등 기타 업무까지 모두 비대면 방식으로 처리할 수 있다. 때문에 길거리에서 은행이나 금융기관이 하나둘 사라질 날이 생각보다 빨라질 수도 있다. 온라인 전업 은행의 확산은 고객이 언제 어디에 있든 모든 금융거래가 가능하도록 만든다.

비대면 인증 금융 서비스 사례
비대면 인증 금융 서비스 사례

2. 편리한 이체 및 결제, 한층 진보된 안정성
일상에서 경험하는 이체 및 결제 단계가 더욱 간결해지면서 안정성은 보다 강화된다. 금융 거래 중 가장 빈번한 것이 송금과 구매 결제다. 이는 궁극적으로 변하지 않을 것이지만, 핀테크의 등장으로 이 두 작업이 더더욱 편리해 지고, 그 편리성을 뛰어 넘는 안정성이 보장될 것이다. 먼저, 사물인터넷(IoT) 기기와의 결합됨으로써 송금 및 거래 방법도 지금보다 훨씬 직관적으로 바뀐다.

예를 들어, 애플워치와 같은 스마트시계 등을 통해 사용자의 동작을 인지하고 실물 카드가 없어도 카드를 사용하는 행동 혹은 서명하는 행동만으로도 결제가 가능하다. 또는 누군가에게 송금하려 할 때 서로 대화하면서 돈을 건네는 행동을 인식해 자동 이체되도록 할 수도 있다.

안정성 측면에서도 음성, 지문, 안구 등의 생체정보 외에도 걸음걸이 등의 개인적 특징, 혹은 자신이 입력한 특정 행동(예를 들어, 허공에 대고 서명하는 행동 등)을 결합함으로써, 당사자가 아니면 절대로 도용하기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이는 당연히 현재의 비밀번호나 공인인증서 등의 방식보다 훨씬 진보된 안정성을 제공한다.

이외에 구글글래스 같은 웨어러블 기기와 핀테크가 결합되면 사용자의 행동이나 눈동자의 움직임, 혹은 말 한마디로 결제가 진행될 수도 있다. 이런 결제 방식이 혹시나 불안하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지만, 사용자 음성과 안구, 여기에 걸음걸이 패턴까지 검증한 뒤 거래가 이루어 지게 되므로 대포통장 개설 불법 거래 등의 보안 취약성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물론 지금 당장은 상상만 하는 단계지만, 각각의 내용은 이미 상당 부분 발전이 진척된 상태다. 핀테크 중심의 IT 기술과 금융의 서비스적 융합, 그리고 금융 정책의 전향적 발전으로 인해 머지 않아 현실화되리라 예상한다.

3. 달라지는 신용 평가 등급 - 이제는 '소셜 평가' 등급
기존의 신용 평가 등급은 점차 그 의미가 줄어드는 반면, 온라인을 통한 소셜 평가 등급은 최근 들어 새로이 떠오르고 있다. 일반적으로 금융권에서는 고객의 신용 평가 등급을 토대로 카드 발급이나 대출 금액 승인 등을 진행한다. 하지만 그 등급 체계가 정확하게 맞아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별로 없다.예를 들어, 누가 봐도 돈을 잘 벌고 신용도 높은 사람이 금융 사용 실적이 없다든지, 대학 졸업 후 단지 제3금융권을 이용했다는 이유로 말도 안되는 신용 평가 등급을 받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현 상황에서 전통적인 신용 평가 등급이 부실율에 대한 척도로 쓰이기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 어찌 보면 그 사람이 누군지를 아는 게 더 정확한 평가 지표가 될 수 있다.

물론 직접 만나서 조목조목 평가하면 좋겠지만, 그 대신 일상적인 인터넷 활동 기록을 통해 누군가의 모습에 대해 평가할 기준을 만들 수 있다. 해당 지표, 즉 인터넷을 통해 형성된 '소셜 지표'에 대한 새로운 신용 평가 등급이 생겨나고 관리될 것이다. 각종 인터넷 정보 중에서 SNS 관련 내용을 집중 분석함으로써,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이고 과연 대출을 감당할 능력이 되는 지를 평가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생각보다 아주 정확한 지표로 자리 잡을 것이라 예측한다.

4. 신경 쓰지 않아도 알아서 처리되는 자산 관리
시간과 정성을 들이지 않아도 자산이 알아서 잘 관리되는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다. 금융 관련 지식이 많은 이들이나 고소득자들이나 가능했던 고품질의 자산 관리가 누구에게나 적용된다. 그런 시도는 이미 시작됐으며, 조만간 많은 사람들이 이 서비스를 사용하게 될 것이다.

지금 어디에 투자해야 되는지 알아서 파악해 자산을 관리하고, 소비 패턴도 분석해 어느 부분을 바꿔야 하는 지도 바로바로 알려준다. 멀지 않은 미래에는 자신이 무슨 신용카드를 쓰고, 어느 투자 종목에 투자하면 어느 정도 이익을 얻을 수 있는지 정보를 받을 수 있다. 더 나아가 예금, 적금 등의 일반 금융상품을 비롯해, 채권, 주식, 파생상품 금융 투자에 있어서도 개인 선호도에 따라 자동으로 관리되고, 국내 뿐 아니라 전세계 전체 금융상품을 대상으로 금융 정보를 얻게 된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알지는 못하더라도 좋은 소셜 등급을 지닌 누군가에게 투자해 좀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도 있다. 이 모든 게 딱히 신경 쓰지 않아도 알아서 처리된다.

5. 새로운 화폐 탄생과 국가간 환율 경계의 붕괴
지금까지 접했던 화폐의 시대는 가고, 새롭게 정립될 화폐의 미래가 시작된다. 미국에 가면 달러를 쓰고 유럽에서는 유료화를, 일본에서는 엔화를 써야 한다. 그리고 각 국가별로 교환 가치인 환율이 정해져 있어서 각 국가는 해당 환율을 이용해 경제 방어를 하기도 하고 눈에 보이지 않은 경제 전쟁을 펼치기도 한다. 예전에 언급했던 '비트코인'은 국적에 관계 없이 온라인에서 통용되는 디지털 화폐인데, 이 비트코인이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는 예상하기 어렵지만, 전세계 기준 통화인 달러, 달러의 교환 가치로 형성된 각 국가의 통화라는 틀에서 이제는 또 다른 패러다임이 될 것임에는 분명하다.

새로운 디지털화폐, 비트코인
새로운 디지털화폐, 비트코인

우리는 분명 디지털화된 통일 화폐를 사용하게 될 것이며, 그 화폐는 시장 논리에 의해서 정해진 현물, 즉 상품과의 교환 가치를 갖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디지털 화폐는 특정 기관에서 발행 되고 관리되는 것이 아니기에, 시장의 논리에 의해서만 형성되고 사람간의 약속에 의해서 유통될 것이다. 즉 화폐를 발행하던 기관의 역할이 축소되고, 기관을 통해 많은 이익을 챙기던 기득권 세력이 타격을 받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핀테크의 미래에 대해 다섯가지 항목으로 알아봤다. 현재 진행 중인 항목도 있고, 현실화되기 어려울 거라 생각되는 항목도 있을 것이다. 어려울 순 있어도 불가능하진 않다. 핀테크의 발전 상황을 지켜보며 예측하며 필자는 그렇게 자신한다. 지금은 아니더라도 머지 않은 미래에는 분명 그리 된다. 가까운 미래의 핀테크는 우리 삶을 지금보다 훨씬 윤택하게 만든다.

글 / 목승환 (mlsh8318@naver.com)

현 티에이네트웍스(TA Networks, http://tanetworks.com) 총괄 임원 및 나무앤 대표이사.
티 에이네트웍스는 10년 이상 금융 소프트웨어를 개발, 공급하고 있는 핀테크 관련 전문 기업이며, 최근 비대면 인증 서비스와 약정 할인 서비스 등을 제공. 필자는 신사업 부분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했으며, 2000년 초반부터 핀테크 관련 사업을 추진한 경험이 있다.

정리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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