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전자사전 리턴즈, 아이리버 딕플탭

이상우 lswoo@itdonga.com

[IT동아 이상우 기자] 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IT 분야의 많은 시장이 타격을 받았다. 스마트폰은 다양한 기능을 기본적으로 갖췄으며,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 기존에 없던 기능도 추가할 수 있다. 이러한 특징으로 콤팩트 카메라, MP3 플레이어 등 여러 가지 기기의 기능을 모두 스마트폰 하나에 담을 수 있게 되면서 기존 기기의 설 자리가 줄어든 것이다.

전자사전 역시 스마트폰에 밀려 입지가 좁아졌다. 스마트폰에 기본적인 사전 앱을 내려받을 수 있는 것은 물론, 전문적인 지식은 인터넷을 이용해 검색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자사전이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를 품고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바로 아이리버가 내놓은 딕플탭 IDT700(이하 딕플탭)이다.

아이리버 딕플탭 IDT700
아이리버 딕플탭 IDT700

딕플탭의 특징을 세 가지로 요약하자면 안드로이드, 전문 사전, 키보드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무선 통신 기능을 갖춰, 일반적인 안드로이드 태블릿PC처럼 인터넷에 접속해 여러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동영상 강의를 보거나 필요한 내용을 캡처하고 메모 앱에 기록하는 것도 간편하게 할 수 있다.

당연히 앱 장터인 구글플레이도 이용할 수 있다. 구글플레이를 통해 각종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아 설치하고, 기존 전자사전에서는 불가능 했던 다양한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 물론 게임이나 메신저 앱도 설치 가능하다. 과거 전자사전과 비교하면 큰 발전이다.

카카오톡도 설치할 수 있다
카카오톡도 설치할 수 있다

게다가 동영상을 넣을 때 인코딩 작업을 할 필요도 줄어든다. 전자사전의 경우 일부 동영상 형식을 재생할 수 없었지만,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서는 해당 코덱을 지원하는 동영상 플레이어를 설치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태블릿PC로서의 성능은 시중의 보급형 7~8인치 안드로이드 제품과 비슷하다. 해상도는 HD급이며, 2GB 메모리와 쿼드코어 프로세서를 내장했다고, 32GB의 저장공간을 갖췄다. 이밖에 마이크로SD카드 슬롯을 갖춰, 동영상 강의 파일이나 듣기 파일 등을 저장한 마이크로SD카드를 삽입하면 내장 용량 부족에 관한 걱정도 덜 수 있다.

딕플탭은 기본적으로 전자사전이다. 따라서 수많은 사전을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기본 내장했다.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은 물론, YBM 올인올 영한사전, 콜린스 영영사전, 엣센스 일한사전 등의 국어, 외국어 사전은 기본이고, 스페인어, 중국어, 러시아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의 제2외국어 사전도 다양하다. 어학 학습 콘텐츠도 있다. 한국어문교육연구회의 급수별 콘텐츠, 토익 학습을 위한 점수대별 영단어 콘텐츠, 영어, 일본어, 중국어 회화 콘텐츠 등을 갖췄다. 흡사 아이리버의 전자사전 '딕플'을 그대로 안드로이드 앱으로 옮겨온 모습이다.

다양한 사전 목록
다양한 사전 목록

여기에 기존에는 없던 전문 의학 사전도 추가됐다. 약 20만 개의 의학 용어를 담은 의학대사전, 대한의사협회 의학용어위원회의 의학용어5집 등을 갖춰, 전공 수업이나 국가 시험 등을 준비하는데 도움을 준다.

의학대사전
의학대사전

사실 여기까지만 들으면 일반 보급형 태블릿PC에 유료 사전 앱을 구매해 설치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딕플탭은 전자사전이라는 제품 분류답게 각종 기능을 통해 차별화했다. 대표적인 것이 화면 분할 기능이다. 전용 앱 내에서 검색 결과를 최대 4개의 화면으로 분할해 네 가지 사전 검색 결과를 한 화면에서 보여준다. 사전별 검색 결과에서 다른 사전으로 이동하는 링크 기능도 있다.

일반적인 사전 앱의 경우 이러한 기능이 없기 때문에 뒤로가기 버튼 혹은 홈 버튼 등을 눌러 여러 사전을 옮겨 다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딕플탭은 이러한 번거로움을 줄였다.

화면 분할 기능
화면 분할 기능

키보드를 내장한 것 역시 차별점이다. 딕플탭은 본체(화면)과 연결된 접이식 키보드를 내장했으며, 이를 전용 사전 앱뿐만 아니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자체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태블릿PC나 스마트폰에서 문자를 입력할 때는 화면에 '가상 키보드'가 나타난다. 이 키보드가 화면의 1/3 정도를 가리기 때문에 화면에 표시되는 정보량도 줄어든다. 이와 달리 딕플탭은 자판을 입력할 때 화면이 가리지 않는다. 각종 텍스트 입력을 내장 키보드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화면에서 많은 정보를 봐야 하는 사전 앱을 사용할 때는 물론, 각종 메신저나 웹 검색 등에서도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다.

딕플탭의 키보드
딕플탭의 키보드

키보드에는 사전 기능에 유용한 버튼도 몇 가지 있다. 자주 사용하는 사전을 등록해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 해당 사전을 실행하는 버튼이나 외우려고 메모해뒀던 단어를 모아놓은 단어장 버튼 등이 있다. 또, 회화 학습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읽어주기'버튼까지 있어 사용성이 높다. 이밖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뒤로가기, 홈, 검색 버튼 등도 외장 키보드에서 바로 실행할 수 있다.

키보드의 사전 특화 기능
키보드의 사전 특화 기능

덤으로 거치대 기능까지 된다. 키보드를 열어서 별도 거치대 없이도 화면을 비스듬하게 세워놓을 수 있다. 마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한 노트북과 같다.

키보드는 노트북이나 데스크톱 같은 물리 키보드가 아니라 정전식 터치 기능을 갖춘 터치 키보드다. 따라서 일반 키보드처럼 빠르게 자판을 입력하기는 어렵다. 아마도 두께를 줄이기 위해서 물리 키보드가 아닌 터치 키보드를 적용한 듯하다. 하지만 사용하는 느낌은 그리 나쁘지 않다. 손가락이 자판에 닿을 때마다 진동이 울려서 사용자가 자판을 눌렀다는 느낌을 확실히 받는다.

자판 터치 시 백라이트가 켜지면서 진동이
울린다
자판 터치 시 백라이트가 켜지면서 진동이 울린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도 눈에 띈다. 우선 화면 구석에 빛샘현상이 보인다. 앱을 사용하는 중에는 크게 눈에 띄지 않지만, 검거나 어두운색을 표시할 때 해당 부위만 미묘하게 밝아 자꾸 신경이 쓰인다. 필자가 사용한 리뷰용 샘플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길 바란다. 이밖에 화면을 넘길 때 이전 화면의 잔상이 남는 알 수 없는 현상도 가끔씩 보였으며, 드물게 딕플 앱 작동이 멈추는 일도 있었다. 다른 안드로이드 기기에서도 종종 나타나는 오류지만, 이전까지 전자사전에서는 볼 수 없던 오류라 어색함이 있다.

빛샘현상
빛샘현상

제품 가격은 32GB 모델 기준으로 42만 8,000원으로, 기존 전자사전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비싼 정도다. 만약 동영상 감상, 웹 서핑, 앱 실행 등의 기능만 사용할 사람에게는 보급형 안드로이드 태블릿PC를 추천한다. 절반 가격에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각종 전문 사전과 어학 학습과 관련한 부가기능 그리고 유용한 키보드까지 필요한 사용자에게 딕플탭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아이리버 딕플탭 IDT700
아이리버 딕플탭 IDT700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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