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강의실] 초보자를 위한 SSD 구매 및 설치 가이드(상)

김영우 pengo@itdonga.com

SSD
SSD

[IT동아 김영우 기자] 이른바 '컴퓨터 잘 하는 사람'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가 이제는 제법 대중화가 되었다. 관련 지식이 그다지 없는 사람이라도 'SSD라는 게 있는데 그걸 달면 컴퓨터가 빨라진다더라' 정도의 인식은 있는 것 같다. 실제로 SSD를 탑재한 PC는 기존의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 기반의 PC에 비해 확연히 빠른 부팅 속도 및 응용 프로그램 실행 속도를 누릴 수 있다.

경찰25시
경찰25시
< 출처: 2013년 5월 20일 방송된 OBS '경찰 25시'>

이렇게 SSD가 인기를 끌다 보니 정말로 다양한 업체에서 제품을 내놓고 있다. 2015년 6월 현재, 국내 시장에서 SSD 및 SSD 관련 주변 기기를 공급하는 업체는 수십 군데에 이른다. 이렇게 많은 업체에서 다양한 제품을 팔고 있으니 선택에 고민을 겪는 것이 당연하다. SSD의 구매를 고려한다면 꼭 확인해야 할 사항 몇 가지를 살펴보자.

데스크톱 PC용 SSD 고르기

SSD를 사기 전에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점은 자신의 PC에 SSD를 달 수 있는 지의 여부다. 아무리 좋은 SSD라도 PC에 호환이 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데스크톱 PC의 경우는 그다지 많은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된다. 그냥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팔리는 SATA 규격 SSD를 사면 무난하다. 2005년 즈음부터 출시된 데스크톱 PC용 메인보드라면 대부분 SATA 연결 포트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SATA SSD와 포트
SATA SSD와 포트
< 2.5인치 크기의 SATA 규격 SSD(왼쪽)와 메인보드의 SATA 연결 포트(오른쪽)의 모습>

SATA 중에는 SATA2(정확한 명칭은 SATA 리비전 2.0), SATA3(정확한 명칭은 SATA 리비전 3.0) 처럼 뒤에 숫자가 달리는 경우도 있다. SATA가 가장 느리고 SATA3가 가장 빠르다. SATA3 포트에 SATA3 SSD를 달아야 최적을 성능을 내지만, SATA2 포트에 SATA3 SSD를 달거나 SATA 포트에 SATA2 SSD를 달아도 문제 없이 작동은 한다. 다만 이 경우엔 양쪽 중 하위 버전의 성능으로 작동하게 된다는 점을 알아두자. 중고가 아닌 이상 SATA2와 SATA3 SSD의 가격 차이는 거의 없으므로 왠만하면 SATA3 SSD를 사자.

참고로 시중에서 팔리는 대부분의 SATA 규격 SSD는 노트북용 HDD와 동일한 2.5인치 크기다. 이 때문에 3.5인치 저장장치에 맞춰 설계된 데스크톱 PC의 HDD 베이(장착 공간)에 고정하기 위해선 2.5인치 규격을 3.5인치 규격으로 바꿔주는 가이드나 브라켓을 추가로 구매하자. 이는 몇 천 원 정도에 불과하다. 3.5인치 크기의 SSD가 없는 건 아니지만 이는 거의 팔지 않는다. 그리고 메인보드와 SSD를 연결하는 SATA 케이블도 준비하자.

가이드를 장착한 SSD
가이드를 장착한 SSD
< 2.5인치 SSD를 데스크톱 베이에 단단히 고정하려면 3.5인치 확장용 브라켓이나 가이드가 필요하다>

만약 좀 더 고성능을 원하는 데스크톱 PC 사용자라면 SATA보다 고성능을 내는 PCI 익스프레스(이하 PCI-E) 규격 SSD에 관심을 가져 볼만 하다. 이는 SATA 포트가 아닌 PCI 익스프레스 슬롯에 끼워 장착한다. 다만, 동일한 용량의 SATA 규격 SSD에 비해 비싸기 때문에 일반 PC보다는 워크스테이션이나 서버에 더 많이 쓰인다.

PCI 익스프레스 규격 SSD인 인텔 750
시리즈
PCI 익스프레스 규격 SSD인 인텔 750 시리즈
< PCI 익스프레스 규격 SSD는 SATA 규격 SSD보다 고성능을 내지만 가격도 비싸다>

노트북에 SSD 달기, 그리고 HDD + SSD 구성하기

노트북 역시 데스크톱과 마찬가지로 SATA 규격 SSD가 가장 많이 쓰인다. 다만, 데스크톱이 기존의 HDD를 그대로 둔 상태에서 SSD를 '추가'하는 방식의 업그레이드가 많이 이루어지는 반면, 노트북은 기존의 HDD를 제거하고 그 자리에 SSD를 탑재하는 '교체'하는 방식의 업그레이드가 일반적이다. 2.5인치 베이가 1개 뿐이기 때문이다(극소수의 예외 있음). 이렇게 HDD를 SSD로 교체하면 기존의 HDD가 남게 되는데, 이는 별도로 판매되는 외장하드 케이스에 조립해서 외장하드로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SSD 장착
SSD 장착
< 기존의 HDD를 제거하고 SSD로 노트북을 업그레이드하는 모습>

다만, SSD가 속도가 빠르긴 하지만 용량이 HDD보다 적기 때문에 이렇게 SSD 1개만 달아서 쓰면 용량 부족을 느낄 수 있다. 기존의 HDD를 그대로 둔 상태에서 SSD만 추가하는 방법도 있긴 하다. 다만, 이는 일부 노트북에선 적용되지 않을 수도 있으니 유의하자.

가장 쉬운 방법은 일반 SATA SSD보다 작은 초소형 규격의 SSD를 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미니SATA(이라 mSATA)와 M.2 규격의 SSD다. 일반 SATA SSD에 비하면 mSATA 규격과 M.2 규격 SSD의 너비와 두께는 4분의 1 수준으로 작다. 이를 이용하면 간단히 HDD와 SSD를 한 대의 노트북에서 동시에 쓸 수 있다.

SATA 및 mSATA, M.2 SSD의
모습
SATA 및 mSATA, M.2 SSD의 모습

다만, mSATA나 M.2 규격의 SSD를 쓰려면 당연히 사용자의 노트북에 mSATA나 M.2 슬롯이 달려있어야 한다. 노트북 제조사에 문의하거나 노트북 바닥 커버를 직접 분해해서 슬롯의 유무를 확인한 후에 SSD 구매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자. 2015년 현재 팔리고 있는 상당수의 노트북이 mSATA나 M.2 슬롯을 갖추고 있지만, 구형이나 보급형 제품 중에는 없는 경우가 더 많다.

멀티부스트
멀티부스트
< 일부 노트북은 ODD 대신 SSD를 결합한 멀티부스트 베이를 달아 HDD+SSD 환경 구축이 가능하다>

만약 mSATA나 M.2 규격의 슬롯이 없더라도 ODD(CD나 DVD 드라이브)가 달린 노트북을 사용하고 있다면 ODD를 제거하고 그 자리에 SSD를 다는 방법도 있다. 시중에는 '멀티부스트'라고 하는 교체형 베이가 팔리고 있다. 여기에 일반 SATA SSD를 결합한 뒤 ODD 자리에 끼우면 mSATA나 M.2 슬롯이 없는 노트북에서도 HDD + SDD 환경을 구현할 수 있다. 다만 일부 노트북은 ODD 베이에 멀티부스트가 호환되지 않는 경우도 있으니 구매 전에 제조사를 통해 멀티부스트 장착 가능 여부를 문의하는 것이 좋다.

MLC / TLC의 여부, A/S 기간 및 공급사의 탄탄함도 신경써야

그 외에 SSD 구매에 신경 쓸 사항이라면 SSD의 핵심 부품인 낸드플래시의 형식이다. SSD 시장의 초창기였던 2000년대 초반에는 SLC(Single Level Cell) 방식의 SSD가 제법 팔렸다. 이는 1개의 기억소자당 1비트의 데이터를 저장하는 방식인데, 내구성과 데이터 처리 속도가 우수하지만 가격은 뒤에 소개할 MLC, TLC 방식에 비해 저장 용량 대비 가격이 훨씬 비싸다. 이 때문에 2015년 현재, 시중에서 SLC 방식의 SSD는 거의 팔고 있지 않다.

현재 팔리고 있는 절대 다수의 SSD는 MLC(Multi Level Cell) 방식과 TLC(Triple Level Cell) 방식의 낸드플래시를 탑재했다. MLC 방식은 1개의 기억소자당 2비트, TLC 방식은 3비트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특히 최근 SSD 제조사들은 용량 대비 생산 단가가 가장 낮은 TLC 방식 SSD의 비중을 늘리고 있는 추세다.

다만 TLC는 MLC 방식 대비 수명이나 성능 면에서 불리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실제로 삼성전자 840 EVO 시리즈와 같은 일부 TLC SSD의 경우, 출시 초기에는 성능이 기대 이상이라는 호평을 받기도 했으나, 시간이 흐르며 상당수 제품에서 성능 저하 이슈가 발생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후 제조사에서 펌웨어를 새로 배포하는 등의 개선 노력을 하기도 했고 TLC SSD라도 별 문제 없이 쓰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아직도 상당수 소비자들은 TLC SSD는 MLC SSD에 비해 뭔가 불안하다는 의혹을 완전히 떨치지 못한 상태다.

삼성 840 Evo
삼성 840 Evo
< TLC SSD 성능 저하 논란의 중심이 되었던 삼성전자 840 EVO 시리즈>

이러한 이유로 SSD를 살 때는 제조사의 사후 지원이 얼마나 충실한지도 따져보는 것이 좋다. 가장 중요한 무상 A/S 기간의 경우 제조사마다 조금씩 다르며, 동일 제조사의 제품이라도 모델에 따라 다른 A/S 기간이 제공되기도 하는데, 대개 보급형 모델의 A/S 기간이 고급형 모델에 비해 짧은 경향이 있다. 이를테면 인텔 SSD의 경우 대부분의 제품에 5년의 무상 A/S 기간을 공통 적용하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제품의 등급에 따라 각기 다른 A/S 기간(3년~10년)을 적용하기도 한다. 그리고 워낙 많은 업체에서 SSD를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해당 SSD가 얼마나 유명하고 탄탄한 곳의 제품인지도 따져보는 것이 좋다. 아무리 A/S 기간이 길더라도 제조사나 유통사가 갑자기 문을 닫아버린다면 사후 지원을 받기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이 정도의 지식이면 자신의 사정에 맞는 SSD의 구매 정도는 가능할 것이다. 다음 기사(http://it.donga.com/21751/)에는 이렇게 구매한 SSD를 PC에 설치하는 과정에 대해 살펴보자.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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