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작은 고추가 진짜 맵다, HP M277dw 레이저 복합기

이상우 lswoo@itdonga.com

[IT동아 이상우 기자] 최근 IT 기기는 핵심 기능과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부피를 줄이는 것이 유행인 듯하다. 노트북을 예로 들면 1kg 미만의 무게를 유지하면서 사용자가 만족할 만한 성능을 내는가 하면, 외장하드는 두께가 스마트폰보다 얇은 제품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런 경향은 사무용 기기에서도 나타난다. 이번에 소개할 제품은 이런 경향을 적극 반영한 레이저 복합기 'HP 레이저젯 프로 MFP M277dw(이하 M277dw)'다. 중소규모 사무실에서 사용할 만한 기능과 성능을 갖췄으면서도, 일반 가정용 복합기 정도로 부피가 작다.

HP 레이저젯 프로 MFP M277dw
HP 레이저젯 프로 MFP M277dw

작은 크기에도 우수한 출력 성능과 품질

M277dw의 부피는 420 x 417 x 322mm에 불과하다. 일반 가정용 레이저 복합기와 비슷한 크기며, 핵심 기능이 유사한 다른 제품과 비교해서 부피가 아주 작은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HP의 이전 세대 제품인 M276dw(420 x 679 x 500mm)와 비교하면 전체적인 부피가 50% 정도 줄어들었다. 이처럼 작은 부피 덕분에 복합기 설치를 위한 별도의 공간이 많이 필요하지 않다. 책상 위에 올려놓고 쓰면 되는 정도라 규모가 작은 사무실에 어울린다.

작은 크기지만, 성능은 우수하다. HP가 밝힌 1분당 인쇄 속도는 흑백 18장, 컬러 18장이며, 복사 속도 역시 이와 동일하다. 실제로 출력 해보니 이와 유사한 속도가 나왔다. 15장짜리 문서를 출력할 때 PC에서 인쇄 버튼을 누른 뒤 약 10초 뒤에 인쇄가 시작됐으며, 이 시간을 포함해 15장 모두 출력하는데 걸린 시간은 약 48초였다. 출력 속도는 상당히 우수한 편이다(분당 30장 이상 출력하는 기업용 레이저 프린터도 있지만, 가격이 상당히 비싸며 부피도 크다).

인쇄 속도는 분당 18장 정도다
인쇄 속도는 분당 18장 정도다

인쇄 품질은 아주 우수하다. 일반적으로 '빠른 출력속도 = 낮은 출력품질'이라는 공식이 성립하지만, M277dw는 비교적 빠른 출력속도에도 상당히 우수한 결과물을 만든다. 문서를 출력해서 확대해보면 글씨의 테두리가 깨지지 않고 반듯하며, 토너가 빠진 곳 없이 꼼꼼하게 인쇄된다. 다음은 일반 문서를 출력해 확대 촬영한 사진이다.

텍스트 출력 품질이 아주 우수하다
텍스트 출력 품질이 아주 우수하다

사진 인쇄 역시 훌륭하다. 사진 전용 용지가 아닌 일반 A4 용지에 인쇄하더라도 마치 인화지에 인화한 것처럼 인쇄된다. 색상 역시 선명하며, 피사체와 배경의 경계도 뭉그러지지 않는다. 토너도 빠진 곳 없이 채워진다. 특히 마음에 드는 사진은 흑백 사진이다. 명암을 확실하게 구분해 인쇄하기 때문에 출력한 결과물에서 깊이감이 느껴진다. 사진 전용 프린터로 사용하기에는 부족하지만, 시안을 출력하기에는 충분한 수준이다. 물론, 다른 컬러 인쇄와 마찬가지로 확대 촬영하면 토너 입자가 보이기는 한다(컬러 인쇄는 색의 삼원색인 청록색, 자홍색, 노란색 세 가지 잉크나 토너를 혼합해 여러 색상을 만든다. 따라서 검은색 텍스트 인쇄와 다르게 확대하면 색상을 이루는 입자가 눈에 보인다).

컬러 출력 품질 역시 나쁘지 않다
컬러 출력 품질 역시 나쁘지 않다

고급 기능도 갖춰

M277dw는 자동 양면 인쇄 기능도 갖췄다. 출력한 용지를 다시 뒤집어 용지함에 넣을 필요 없이, 출력 시 '양면' 항목을 선택하기만 하면 알아서 인쇄해준다. 회의 자료를 준비하는 데 유용할 듯하다. 단, 자동 양면 스캔 기능은 지원하지 않는다. 복사나 스캔 시 양면으로 만들려면 손으로 일일이 뒤집어가며 작업해야 한다.

복사/스캔을 위한 장치는 평판형 스캐너와 자동 급지 장치 두 가지를 갖췄다. 여러 장의 문서를 빠르게 복사/스캔 하려면 자동 급지 장치를 이용하면 된다. 문서 15장을 스캔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1분 35초 정도다. 15장을 한 번에 넣어도 용지가 섞여서 걸리는 일은 거의 없다. 자동 급지 장치에 한 번에 놓을 수 있는 용지 수는 스무 장에서 서른 장 정도가 적당할 듯하다.

자동 급지 장치를 갖췄다
자동 급지 장치를 갖췄다

하지만 자동 급지 장치로 스캔을 하면 최대 해상도가 300dpi에 불과하며, 출력물의 수평이 맞지 않을 수도 있다. 조금 더 높은 품질을 원한다면 평판형 스캐너를 이용하면 된다. 평판형 스캐너의 최대 해상도는 1200dpi며, 용지가 고정되기 때문에 출력물이 삐뚤어질 일도 없다.

다용도 용지함으로 편리하게

M277dw의 용지함은 전면에 있다. 용지가 모자라면 책상에 앉은 상태에서 그대로 용지함을 연 뒤 종이를 넣으면 된다. 번거롭게 옆이나 뒤로 돌아갈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용지함에는 150장 정도를 보관할 수 있다
용지함에는 150장 정도를 보관할 수 있다

용지함의 크게 두 종류가 있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용지함은 2번이다. 여기에는 최대 150장의 용지를 보관할 수 있으며, 넣을 수 있는 가장 큰 용지는 A4다. 독특한 부분은 1번 용지함이다. 다수의 용지를 보관하는 2번과 달리, 1번은 한 번에 한 장의 용지만 넣을 수 있다. 크기는 A4부터 편지봉투지 다양한 크기를 지원한다. 여기에 용지를 반 정도 넣으면 프린터가 용지를 자동으로 가져간다.

유용한 다용도 용지함
유용한 다용도 용지함

만약 1번 용지함에 용지를 넣는다면, 여기에 들어있는 용지를 가장 먼저 사용한다. 이 기능은 은근히 유용하다. 예를 들어 2번 용지함에 A4 용지를 가득 채운 상태에서, 급하게 편지봉투 한 두 장을 인쇄해야 하는 경우라면 2번 용지함에서 용지를 빼지 않고도 편지 봉투 인쇄가 가능하다. 크기가 다른 용지 몇 장 정도를 인쇄하는 상황이라면 번거롭게 용지를 교체할 필요가 없다.

PC 없이도 출력할 수 있다?

M277dw에는 PC와 연결하지 않고도 문서를 출력할 수 있는 방법이 몇 가지 있다. 우선 전면에 있는 USB 단자다. 여기에 문서 파일이 담긴 USB 메모리를 꽂고, 전면에 있는 터치 패널에서 USB 항목을 선택하면 내부에 있는 사진, PDF, 문서 파일 등을 직접 인쇄할 수 있다. 또한, 스캔한 파일을 PC가 아닌 USB 메모리에 직접 저장할 수 있기 때문에 PC를 따로 켤 필요가 없다.

USB 메모리를 통한 출력 기능
USB 메모리를 통한 출력 기능

스마트폰을 이용한 출력 기능도 지원한다. 스마트폰에 HP ePrint 앱을 설치하면, 스마트폰과 프린터를 연결해 사진을 인쇄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 앱을 통해 HP 프린터의 특징적인 기능 중 하나인 e프린트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e프린트는 프린터 자체에 배정된 이메일 주소로 문서를 전송해 이를 직접 인쇄하는 기능이다(당연히 프린터가 유/무선 인터넷에 연결돼 있어야 한다). 이 기능을 활용하면 해외 출장 등 사무실을 비우는 기간에도 사무실에 있는 프린터에서 문서를 출력할 수도 있다. 이메일을 통한 팩스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이메일을 통한 출력 기능
이메일을 통한 출력 기능

스마트폰과 프린터를 무선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방법도 있다. 프린터가 내보내는 와이파이에 스마트폰이 접속하면 두 기기가 연결된다(물론 M277dw에서 와이파이 다이렉트 항목을 활성화해야 한다). 이후 전용 앱을 통해 스마트폰에 있는 사진, 문서 등을 출력할 수 있다. 출력물의 품질이나 크기 등도 설정할 수 있는 기능 역시 갖췄다. 만약 NFC 기능을 갖춘 스마트폰이라면 M277dw 전면에 있는 NFC 태그에 접촉하는 것만으로 연결할 수도 있다.

NFC 태그를 통해 스마트폰과 연결할 수
있다
NFC 태그를 통해 스마트폰과 연결할 수 있다

또 다른 전용 앱인 HP 올인원 프린터 리모트(All in one Printer Remote) 앱을 사용하면 M277dw를 원격에서 스캔 및 출력 작업을 할 수도 있다. M277dw에 종이 문서를 올려놓고, 스마트폰으로 스캔 명령을 내린 뒤 해당 파일을 스마트폰에 즉시 저장할 수 있다. 이를 활용하면 외근 시 문서를 스캔해 나가면 이동 중 스마트폰으로 읽을 수 있다.

전용 앱으로 원격 스캔 한 뒤 파일을 스마트폰에 저장할 수
있다
전용 앱으로 원격 스캔 한 뒤 파일을 스마트폰에 저장할 수 있다

반대로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사진을 PDF화해서 프린터로 전송하는 기능도 있다. 문서를 촬영하면 해당 문서가 PDF 파일로 변경된다. 이 과정에서 종이와 글씨의 대비가 확실해져서 마치 스캐너로 읽은 듯한 PDF 파일이 완성된다.

전용 앱은 일반 사진을 마치 스캔한 문서처럼 봐꿔주는 기능도
있다
전용 앱은 일반 사진을 마치 스캔한 문서처럼 봐꿔주는 기능도 있다

손쉬운 분해/결합도 장점

제품 내부를 열어보는 것은 아주 쉽다. 용지를 전달하는 부분이나 토너를 넣는 공간 등을 모두 한 손만으로 열고 닫을 수 있다. 덕분에 토너 교체, 용지 공급 등을 간편하게 할 수 있으며, 내부에 용지가 걸렸을 때도 걸린 위치를 찾아서 쉽게 빼낼 수 있다. 또한, 전면 패널을 통해 분해 방법을 3D 그래픽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별도의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도 손쉽게 분해할 수 있다.

3D 그래픽으로 분해 방법을 설명해준다
3D 그래픽으로 분해 방법을 설명해준다

토너 교체 역시 간편하다. 카트리지를 올려놓고 닫기만 하면 된다. HP에 따르면 이 제품에 사용되는 카트리지(HP 201A)는 봉인 씰을 제거해야 하는 기존 제품과 달리 박스에서 꺼내는 순간 봉인 씰이 자동 제거된다. 또한, 카트리지 내부 부품의 크기를 줄여 전체적인 토너 용량을 늘린 것도 특징이다. HP가 밝힌 바로는 일반 용량 카트리지 하나 당 1,400페이지까지 인쇄할 수 있다.

카트리지 분리 역시 쉽다
카트리지 분리 역시 쉽다

M277dw의 가격은 2015년 5월 중순 인터넷 최저가 기준으로 46만 7,200원(토너 포함)이다. 이 제품이 가장 어울리는 곳은 중소규모의 사무실이다. 비슷한 기능을 갖춘 제품과 비교하면 10~20만 원 정도 저렴하면서, 차지하는 공간까지 적기 때문에 작은 사무실에 제격이다. 또한, 스마트폰이나 USB 메모리 등을 이용한 출력을 지원하기 때문에 외근이 잦은 사용자에게도 어울린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 있는 문서를 PC를 켜지 않고도 출력할 수 있으며, 반대로 스캔한 파일을 스마트폰에 직접 저장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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