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진격의 가성비 특화 SSD, 리뷰안 850X2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PC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요즘은 'SSD 라는 물건이 있는데 이게 들어간 PC는 속도가 빨라진다더라' 정도의 지식은 있는 것 같다. 뭐,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데 그러다 보니 요즘 정말로 많은 업체에서 SSD를 내놓고 있다. 예전부터 PC 관련 부품을 팔던 회사는 물론이고, 전혀 SSD와 상관이 없을 것 같던 몇몇 업체의 이름도 보인다. 말 그대로 SSD의 춘추전국시대다.

현재 SSD를 파는 업체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생산과 설계, 유통까지 직접 하는 대기업이 있는가 하면, 단순히 외국 업체 제품을 수입해 팔기만 하는 유통 업체도 있다. 리뷰안테크는 그 중에서도 특히 눈에 띄는 SSD 업체다. 규모가 작은 국내 중소기업이지만, 제품의 설계를 직접 하는데다 자사의 독자 브랜드로 SSD를 팔고 있기 때문이다. 제품 반응도 나쁘지 않다. 특히 작년에 출시한 리뷰안 850X1 같은 제품은 지금도 가격비교사이트 상위권에 위치하고 있다.

리뷰안850X2
리뷰안850X2

여세를 몰아 최근 신제품도 출시했다. 이번에 소개할 '리뷰안 850X2'가 그 주인공이다. 기존 제품에서 호평을 받았던 고성능은 유지하면서 한층 '가성비'를 높인 것이 특징이라고 리뷰안테크는 강조하고 있다. 과연 쓸만한 제품일지 한 번 살펴보자.

디자인은 합격, 범용성도 O.K.

SSD는 PC 안에 장착하는 제품인지라 사실 디자인이 중요하진 않다. 그럼에도 리뷰안테크 제품의 디자인은 늘 톡톡 튀는 편이었는데, 이번 제품도 그렇다. 리뷰안 850X1은 번쩍이는 황금색으로 전신을 감싸고 있었는데, 사실 이게 호불호가 갈릴 수 밖에 없었다. 이번 리뷰안 850X2는 이런 실버와 블루 컬러를 조합한 옷을 입었고, 새겨진 폰트 또한 좀 더 세련되게 변했다. 디자인 면에선 확실히 전작보다 낫다.

리뷰안850X2 전면
리뷰안850X2 전면

연결 인터페이스는 최근 PC 시장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SATA3(SATA 6Gbps) 방식이다. 좀 더 고성능을 낸다는 PCIe 기반의 M.2나 SATA Express 방식 제품도 간간히 소식이 들리는데, 이들의 성능이나 안정성은 아직 검증 단계다. 지금 산다면 역시 SATA3 방식 제품이 가장 무난한 선택이다. 시중에 팔리는 대부분의 노트북이나 데스크탑에 문제 없이 호환되고, 균일한 성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리뷰안850X2 후면
리뷰안850X2 후면

작년에 출시된 리뷰안 850X1과의 차이점은?

리뷰안 850X2을 내부적으로 살펴보면 샌디스크의 a19nm 토글방식 MLC 낸드 플래시를 갖추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최근 출시되는 보급형 SSD 중에는 TLC 방식 낸드 플래시를 탑재하는 경우가 많은데, MLC 방식은 상대적으로 성능이나 수명 면에서 이점이 있다. 무상 A/S 보증 기간은 3년으로, 다른 SSD 업체의 평균수준이다.

샌디스크 MLC
샌디스크 MLC

참고로, 리뷰안 850X1은 6년의 제법 긴 무상 A/S 기간을 제공한 바 있다. 그래고 상대적으로 고가인 인텔의 MLC 낸드플래시를 썼다. 하지만 SSD 전반의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컨트롤러는 둘 다 동일한 실리콘모션 SM2246EN를 쓴다. 리뷰안테크에서 밝힌 리뷰안 850X2의 성능은 128GB 제품 기준, 읽기 속도는 최대 560MB/s, 쓰기 속도는 최대 380MB/s로, 읽기 속도는 리뷰안 850X1와 같지만 쓰기 속도는 오히려 50MB/s 정도 향상되었다.

가격도 리뷰안 850X2쪽이 약간 더 싸다. 동일한 128GB 제품 기준, 2015년 3월 현재 인터넷 최저가는 리뷰안 850X1이 7만 3600원, 리뷰안 850X2는 6만 6,830원에 팔리고 있다. SSD가 고장이 그다지 잦은 제품은 아니니 성능이 대등하거나 약간 더 좋다면 리뷰안 850X2 쪽이 좀더 매력적일 수도 있겠다.

벤치마크 프로그램을 이용한 성능 측정

제품의 대략적인 특징을 살펴봤으니 이제는 직접 써볼 차례다. 코어 i7 4770 CPU와 8GB 메모리, 에이수스 Z97-PRO 메인보드 기반의 윈도7 64비트 시스템에 리뷰안 850X2 128GB를 달아 성능을 측정했다. 그리고 성능 비교를 위해 작년에 나온 리뷰안 850X1 256GB, 그리고 샌디스크의 고급형 SSD인 울트라2(Ultra II) 240GB 및 구형 제품이긴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쓰고 있는 삼성전자의 840 EVO 500GB를 준비했다.

테스트 SSD
테스트 SSD

인터넷 최저가는 120~128GB 모델 기준으로 샌디스크 울트라2(8만 2,200원) > 삼성 840 EVO(8만 400원) > 리뷰안 850X1(7만 3,600원) > 리뷰안 850 X2(6만 6,830원) 순이다. 일단 가격 부담은 리뷰안 850 X2이 가장 적다. 공정한 테스트를 위해 이들 모두 동일한 운영체제와 응용프로그램을 설치한 상태다. 참고로, SSD는 고용량 제품일수록 보다 나은 성능을 발휘하는 경향이 있다. 이번 테스트는 가장 저용량 모델인 리뷰안 850X2에 다소 불리한 환경이었다는 점을 참고하자.

데이터 전송률 비교
데이터 전송률 비교

우선 저장장치의 전반적인 성능을 측정해 수치로 나타내는 크리스탈디스크마크(CrystalDiskMark)를 이용, 기본적인 성능을 측정했다. 평균 데이터 읽기 속도의 경우, 리뷰안 850 X2는 테스트 제품 중에 가장 우수한 성능을 발휘했으며, 쓰기 속도의 경우, 샌디스크 울트라2와 삼성 840 EVO에는 약간 뒤졌으나 전작인 리뷰안 850X1보다는 확실히 나은 수준이었다.

4K 성능 비교
4K 성능 비교

그리고 저장장치의 민첩성에 영향을 미치는 4K 성능의 경우는 리뷰안 850 X2가 테스트 제품 중에서 가장 우수한 성능을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뷰안 850 X2가 성능을 내기 힘든 저용량 모델인데다가 가격도 가장 저렴하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이런 결과는 상당히 고무적이다.

실제로 활용하며 체감하는 성능은?

벤치마크 결과가 잘 나오더라도 실제 활용에서 느끼는 체감적인 성능은 자못 다를 수도 있다. 디스크 복제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테스트 SSD의 내용을 모두 동일하게 유지했으니 사용 중 발생하는 성능차이는 곧 해당 SSD의 실제 기량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가장 먼저 해본 테스트는 운영체제 부팅 속도 측정이다. PC 전원을 켜고 바이오스 정보화면이 지나간 후부터 윈도7의 부팅이 완전히 끝날 때까지 걸린 시간을 측정했다.

윈도7 부팅 속도
윈도7 부팅 속도

테스트 결과, 1~3 초 정도의 속도 차이가 있긴 했지만 이 정도는 오차범위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다음은 1만개 정도의 자잘한 파일이 담긴 4GB 용량의 폴더를 복사하면서 걸린 시간을 측정했다.

파일 복사 속도
파일 복사 속도

이번 테스트에서 근소한 차이로 리뷰안 850 X2가 가장 나은 결과를 기록하긴 했지만, 이 역시 사용자가 실제로 크게 체감할 수준은 아닌 것 같다. 다음은 온라인 게임인 리그오브레전드(LOL)을 구동, 게임 시작 버튼을 누른 후 본 게임이 시작될 때까지 걸린 로딩 시간을 측정했다.

LOL 구동 속도
LOL 구동 속도

LOL 구동 속도 테스트에서도 테스트 제품 모두 유사한 수준의 속도를 발휘했다. 리뷰안 850 X2의 성능이 좋은 건 분명 사실인데, 이를 체감하기가 쉽지 않았다는 것이 다소 아이러니컬하다. 최근 출시되는 SSD 제품들의 성능이 상향평준화 되고 있다는 점, 그리고 테스트 제품들이 최대 성능이 SATA3라는 인터페이스의 한계를 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할 듯 하다.

가격과 성능 만족스럽지만 고용량 모델의 부재 아쉬워

리뷰안테크의 신제품인 리뷰안 850 X2는 작년에 출시된 리뷰안 850X1의 특징을 거의 그대로 이어받으면서 몇몇 요소는 보다 업그레이드했다. 일단 가격 면에서 한층 매력적인 제품이 되었으며, 성능은 좀더 강화했다. 이런 흐름이 계속된다면 이 회사의 제품은 앞으로도 '가성비' 측면에서 소비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을 것 같다.

리뷰안 850X2
리뷰안 850X2

리뷰안 850X1에 비해 A/S 기간이 짧은 것이 다소 마음에 걸리긴 하지만, 그래도 업계 평균 수준은 제공한다는 점, 그리고 가격과 성능 면에서의 이점을 생각해 본다면 충분히 상쇄가 가능하다. 다만, 상위 제품과의 판매 간섭을 우려한 탓인지 128GB 이상의 고용량 제품이 출시되지 않은 것은 못내 아쉬운 점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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