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이벤트] 애플이 내비친 속내, '중국을 잡아라'

[IT동아 권명관 기자] 애플이 지난 3월 9일(현지시간), 한국 시간으로 3월 10일 새벽 2시에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에바 부에나 센터에서 'Spring Forward' 이벤트를 열고 '12인치 맥북'과 '애플TV', '애플워치'의 새로운 소식을 발표했다. 이밖에도 전세계 7억 대 이상 판매한 아이폰을 활용해 의료기술 발전에 협력할 수 있는 '리서치킷(ResearchKit)', 지속적으로 시장을 확대해나가고 있는 '애플 페이' 등을 비롯해 '카플레이(Carplay)', '홈킷(homeKit)', '헬스(Health)' 등 다양한 소식을 전하며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가장 먼저 등장한 영상, 그 곳은 중국

잠시 눈을 의심했다. 애플이 신제품 발표 이벤트에 앞서 공개한 영상 속 모습이 기자의 예상 범위를 벗어났기 때문이다(아니, '예상은 했지만 이정도일 줄이야'라며 다소 놀랐다). 깔끔한 애플 스토어. 판매 시작을 기다리는 많은 사람들. 판매 시작을 알리며 문이 열리자 대기하던 사람들이 환호하는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아이패드, 아이폰, 맥, 맥북을 체험하며 지니어스(애플 스토어 내 안내자)의 설명을 듣는 모습 등은 늘상 봐왔던 애들의 영상임에 틀림없었다. 다만, 영상을 촬영한 장소에 놀랐다. 그곳은 그렇게 애플이 시장 공략을 바라던, 중국의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애플 Spring Forward 이벤트 발표에 등장한 중국 애플
스토어
애플 Spring Forward 이벤트 발표에 등장한 중국 애플 스토어

최근 새롭게 문을 연 중국 광저우 애플스토어의 오픈 행사를 담은 영상이었다. 그렇다. 중국이었다. 조연이 아니라 이번 이벤트의 주인공이라고 평가받은 새로운 맥북도, 기존 시계의 사용자경험을 확장하리라는 애플워치도, 애플이 그렇게 편의성을 강조하고 있던 애플 페이도 아니었다. 애플이 첫 메시지로 강조한 것은 바로 '중국'이다.

애플 Spring Forward 이벤트 발표에 등장한 중국 애플
스토어
애플 Spring Forward 이벤트 발표에 등장한 중국 애플 스토어

영상이 끝난 뒤 애플 팀 쿡(Tim Cook) CEO가 설명을 시작했다. 그는 "(이번 애플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해) 샌프란시스코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라고 인사말을 전하며, "최근 우리는 중국에 6개의 신규 애플스토어를 열었다. 이제 중국의 애플스토어는 21개이며, 우리는 내년까지 중국에 애플스토어를 40개로 늘릴 예정이다. 현재 전세계 애플스토어는 453개이다. 작년 4분기에 애플스토어를 방문한 사람은 1억 2,000만 명에 달한다"라고 설명했다.

애플 Spring Forward 이벤트 발표에서 언급한 중국 관련
소식
애플 Spring Forward 이벤트 발표에서 언급한 중국 관련 소식

애플 Spring Forward 이벤트 발표에서 언급한 중국 관련
소식
애플 Spring Forward 이벤트 발표에서 언급한 중국 관련 소식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시장, 중국

이어진 애플워치 소개 영상에서도 중국을 상징하는 '위챗(WECHAT)'이 깜짝 등장했다. 애플워치 개발을 담당한 애플 케빈 린치 기술담당 부사장이 '애플워치를 활용하며 보낸 하루'라는 컨셉으로 발표를 시작하며 'Ziqiao'라는 중국인과 위챗으로 메시지를 주고 받았다.

애플 Spring Forward 이벤트 발표에 등장한
위챗
애플 Spring Forward 이벤트 발표에 등장한 위챗

또한, 중국과 홍콩은 호주, 캐나다, 프랑스, 독일, 일본, 영국, 미국과 함께 애플워치 1차 출시국에도 포함됐다. 반면, 아직 한국은 맥북, 아이폰, 아이패드 등의 1차 출시국에 포함되지 않는다(엄연히 시장 규모의 차이가 존재하지만 개인적으로 다소 아쉬운 현실이다).

중국, 애플워치 1차 출시국
포함
중국, 애플워치 1차 출시국 포함

사실 이미 중국은 애플 입장에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시장으로 성장했다. 작년 4분기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를 필두로 자체 판매 신기록을 기록, 사상 최대 순이익을 기록한 이유 중 하나로 중국 시장을 꼽기도 한다. 이 기간 동안 중국 내 매출 규모는 전년대비 70% 이상 성장해 161억 달러에 달했다. 특히, 같은 기간 애플 전체 매출 규모에서 중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도 20%를 넘어서 미국, 유럽을 이은 3위에 해당한다(미국 306억 달러, 유럽 172억 달러).

업계 관계자는 중국 내 가입자만 7억 6,000만 명에 달하는 차이나모바일과 아이폰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 팀 쿡 CEO가 취임하며 중국을 여러벌 방문한 것, 중국에서 인기 색상인 골드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는 것 등도 결코 중국 시장 공략과 무관하지 않다고 해석한다. 이번 새로운 12인치 맥북 중 골드 색상 출시, 1만 달러 이상의 '애플워치 에디션' 골드 모델 등도 (어느 정도) 중국 시장 공략과 관렸있다고 분석 중이다.

애플의 중국 시장 공략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으로,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기업이 중국 시장 진출에 다소 제동 걸린 현실과 비교해 대조적이다. 오히려 국내 기업의 설 자리는 화웨이, 샤오미, 레노버 등 중국 기업에 밀리고 있는 판국이다. 글쎄. 애플과 중국의 경쟁에 한국이 동떨어진 듯한 기분이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IT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