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트라 부스트, 기록 단축을 이끄는 테크놀러지

나진희 najin@itdonga.com

[IT동아 나진희 기자] 장비가 스포츠 기록을 좌우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고급 운동복이나 운동화는 '의류 및 잡화'가 아닌 '첨단과학'의 영역이라 할 만하다. 우수한 장비는 더 나은 퍼포먼스를 끌어낼 뿐 아니라 부상의 위험까지 줄여준다. 이는 프로 선수부터 초보 생활체육인에게까지 모두 적용되는 이야기다.

아디다스 울트라 부스트
아디다스 울트라 부스트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adidas)가 지난 25일 새로운 런닝화 모델, '울트라 부스트'를 출시하며 러너의 발에 추진력을 더했다. 울트라부스트는 아디다스가 자사 최고의 러닝화이며 러닝의 혁신이라 일컫는 제품. 가벼운 러닝화 하나에 상당히 많은 기술이 녹아있다. 본격적으로 제품을 리뷰하기 전에 생체공학적 연구가 깃든 그 구조와 원리부터 슬쩍 맛보도록 하자.

내 발에 부스트를 달다

아디다스 울트라 부스트
아디다스 울트라 부스트

울트라 부스트는 아디다스가 집중하고 있는 '부스트' 시리즈의 최신작이다. 아디다스가 처음 부스트 시리즈를 내놓은 건 2년 전. 운동화의 중창(미드솔)에 '부스트 폼'을 적용한 '에너지 부스트'가 그 시작이었다. 그리고 이 부스트 폼은 그 뒤를 이은 다양한 부스트 시리즈에 중심 소재로 탑재됐다.

아디다스는 부스트 폼에 대한 자신감으로 제품 디자인 시 이를 최대한 많이 노출하는 쪽으로 컨셉을 잡았다. 부스트 폼은 부스트 러닝화 밑창의 하얀 마시멜로우처럼 생긴 부분이다.

부스트폼의 개발은 아디다스의 오랜 고민에서 기인한다. 아디다스는 자사 러닝화가 부드럽고 편한 쿠셔닝과 즉각적인 쿠셔닝 두 가지 모두를 충족시키길 바랐다. 신고 뛰었을 때 쿠션감이 좋아 충격을 흡수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물렁거려 추진력을 얻지 못하는 건 안 된다. 힘이 가해졌을 때 탄력적으로 이를 되받아치는 '에너지 리턴'이 있어야 뛸 때 반동을 얻는다.

E-TPU
E-TPU

이에 대한 해답으로 택한 소재가 바로 열가소성 폴리우레탄(E-TPU)이다. 이 소재는 고무만큼 신축성 있지만 그보다 더 가볍고 탄력있다. 아디다스와 세계 최대 종합화학회사 BASF는 3년간의 연구 끝에 E-TPU를 이용해 에어캡슐을 제작했고 이를 독자적인 기술로 부스트 러닝화 중창에 적용했다(출처 BASF 홈페이지). 이 새로운 소재를 이용한 부스트 중창은 기존 제작 과정과는 완전히 다른 방법으로 만들어졌다. 물론 이에 대한 내용은 기업 비밀이다.

E-TPU 탄성 실험
E-TPU 탄성 실험

아디다스 기술 개발팀에서 실험한 결과 E-TPU 소재는 일반적인 러닝화 소재인 EVA 보다 에너지 리턴율, 지속력, 내구성 등에서 더 우수했다. BASF가 밝힌 바에 따르면, 영상 40도에서 영하 20도 사이의 제품 지속력은 EVA보다 3배 정도 높다.

아디다스가 공개한 실험 동영상도 흥미롭다. 같은 높이의 공중에서 쇠공을 E-TPU, EVA, 콘크리트에 각각 떨어트렸다. E-TPU에 떨어진 공이 단연 가장 높이 튀어 오르고 가장 오래 튄다(동영상 원본 https://www.youtube.com/watch?v=CMI5-t1U3vU).

가장 업그레이드된 부스트, '울트라 부스트'

갑피
갑피

이번에 출시한 울트라 부스트는 기존 부스트 시리즈 중 가장 변화가 많은 제품이다. 디자인 뿐 아니라 착화감과 쿠션감을 업그레이드했다.

첫눈에 갑피 부분이 독특하다는 느낌이 든다. 울트라 부스트는 실 한줄로 정교하고 촘촘하게 면을 짜내는 '프라임 니트' 기술이 적용됐다. 실제 손을 갑피 밑에 넣고 이를 늘려보면 빽빽한 그물이 늘어나듯 자유자재로 변형된다. 통기성이 좋을 뿐더러 사용자 발 모양에 탄력있게 맞아들어간다. 아디다스는 '마치 양말을 신은 듯한' 착화감을 선사한다고 전한다. 딱딱한 갑피보다는 피부와의 마찰도 덜 하니 물집이 잡히거나 피부가 쓸릴 염려가 적다.

부스트 폼의 양도 추가됐다. 기존 부스트 시리즈보다 폼의 양이 20% 늘었다. 더 나은 쿠셔닝을 기대할 수 있겠다. 뒤축 디자인은 새로운 구조를 채용해 아킬레스건의 움직임을 더 잘 받아들인다.

토션 시스템
토션 시스템

울트라 부스트는 기존 아디다스 러닝화 시리즈의 토션 시스템(Torsion system)도 갖췄다. 토션 시스템은 발바닥 중간의 아치 부분을 제대로 지지해 앞꿈치와 뒷꿈치가 각각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해준다(참고 동영상 https://vimeo.com/24346788).

울트라 부스트 분해도
울트라 부스트 분해도

아디다스 본사 보드멤버 에릭 리드케는 "더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러너의 요청에 따라 역사상 가장 훌륭한 러닝화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했고, 울트라 부스트로 그 목표를 이루게 됐다"며, "아디다스 부스트 기술로 러닝 업계의 기준을 높였으며 앞으로도 이 분야를 리드하기 위해 끊임없는 발전과 노력을 기울일 것"라 말했다.

아디다스 울트라 부스트의 예상 가격은 21만 9,000원이다. 아디다스 공식 온라인 쇼핑몰(http://shop.adidas.co.kr/adiMain.action) 및 오프라인 스토어에서 만나볼 수 있다.

글 / IT동아 나진희(naji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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