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애정남] 쿼드코어보다 듀얼코어가 더 비쌀 수도 있나요?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IT 전반에 관한 의문, 혹은 제품 선택 고민이 있는 네티즌의 문의 사항을 해결해드리는 'IT애정남'입니다. 이번에는 노트북 구매를 앞두고 고급형 듀얼코어 CPU 탑재 제품과 보급형 쿼드코어 CPU 탑재 제품 사이에서 고민하는 trans20xx님의 사연을 소개합니다. 보내주신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CPU 내부의 코어
CPU 내부의 코어

안녕하세요. 기자님. 이제 대학 입학을 하는 학생입니다. 이런 것도 혹시 답변을 해 주실까 싶긴 하지만 그래도 용기를 내서 메일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입학을 하려니 아무래도 노트북이 필요할 것 같아서 사려고 하는데, 지금 생각 중인 모델은 HP 15-R125TU랑 레노버 씽크패드 E550 20DF0074KD 두 가지 입니다. 그런데 이해가 좀 되지 않는 것이 HP 제품은 CPU가 쿼드코어이고 레노버 제품은 듀얼코어인데 오히려 값은 레노버 제품이 20만원 이상 더 비쌉니다. 게다가 레노버 제품은 윈도우도 안 깔려있어서 이걸 추가하려면 10만원이나 더 든다고 하니 실제 가격차이는 30만원 이상이네요.

제가 좀 컴맹이라 그런데 노트북에서 가장 중요한 건 CPU이고, 쿼드코어가 듀얼코어보다 훨씬 좋은 거 아닌가요? 아니면 원래 레노버 노트북이 HP 노트북보다 비싼 건가요? 컴맹의 질문이라 좀 한심하게 보이실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기자님이라면 도움을 주시리라 믿습니다.

고급형 듀얼코어는 보급형 쿼드코어보다 나은 성능을 발휘

안녕하세요. IT동아입니다. 일단 PC의 핵심이 CPU이고, 코어는 그 CPU 내부의 주요 요소라는 건 맞습니다. 듀얼코어 CPU는 2개의 코어를, 쿼드코어 CPU는 4개의 코어를 가진 CPU지요. 그런데, 꼭 코어의 수만 많으면 무조건 고성능 CPU인 것은 아닙니다. 쉽게 말해서 고급형 듀얼코어는 보급형 쿼드코어보다 오히려 나은 성능을 내기도 한다는 것이죠.

일단 질문자님이 구매를 고려하고 있는 두 노트북의 사양을 살펴봅시다. 일단 둘 다 화면은 15.6인치이고 제품 무게도 2.3kg 내외로 비슷하네요. 일단 외형은 유사합니다. 그런데 탑재된 CPU가 상당한 차이가 나네요. HP 15-R125TU의 경우, 인텔 펜티엄 N3540(쿼드코어)을 탑재하고 있는데, 레노버 E550 20DF0074KD는 인텔 코어 i5-5200U(듀얼코어)를 탑재하고 있네요.

PASSMARK 성능 비교
PASSMARK 성능 비교

두 CPU에 대한 설명을 하기에 앞서 일단은 성능 측정 결과부터 좀 보시죠. CPU의 연산능력을 수치화해서 점수를 매기는 PASSMARK 벤치마크 기준, 펜티엄 N3540는 1,834점을 기록했습니다. 그렇다면 코어 i5-5200U는? 무려 3,693점입니다. 펜티엄 N3540이 코어 i5-5200U에 비해 코어의 수는 2배인데 실제 성능은 오히려 절반이라는 의미죠.

이는 코어 1개당 성능이 코어 i5-5200U가 펜티엄 N3540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나온 결과지요. 코어 i5-5200U를 탑재한 노트북의 가격이 더 비싼 것이 당연합니다. CPU의 성능은 단순히 코어의 수만 따지는 것이 아니라 클럭(동작속도)이라던가, 내부 캐시(임시저장공간) 용량, 그리고 아키텍처(기본적인 설계방식)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는 것이거든요.

코어의 수만 따지지 말고 차라리 CPU 이름에 주목해야

차라리 CPU의 이름에 따라 성능이 달라진다고 생각하시는 것이 낫습니다. 이를테면 시중에 팔리는 대부분의 PC에 탑재된 인텔 CPU의 경우, 아톰 < 셀러론 < 펜티엄 < 코어 i3 < 코어 i5 < 코어 i7 순으로 성능이 좋습니다. 따라서 펜티엄이 아무리 쿼드코어 구성이라고 해도 듀얼코어 구성의 코어 i5를 능가하는 성능을 내진 못한다고 생각하시는 것이 편하겠네요. 만약 쿼드코어 구성의 코어 i5라면 그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고요.

게다가 펜티엄 N3540의 경우, 고성능보다는 전력효율을 중시하는 '베이트레일' 계열의 CPU입니다. 반면, 코어 i5-5200U는 이제 막 나온 5세대 코어 아키텍처를 적용한 고성능 제품군인 '브로드웰' 계열의 CPU네요. 물론 그렇다고 베이트레일이 가치가 없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TDP(열설계전력) 기준, 펜티엄 N3540는 7.5W, 코어 i5-5200U는 15W 입니다. 그만큼 소비 전력이 적으니 노트북 배터리를 오래 쓸 수 있다는 의미죠. 야외 활동이 잦은 사용자라면 펜티엄 N3540을 탑재한 노트북을 사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같은 코어 i5라도 노트북용은 데스크탑용보다 성능이 낮다던가, 노트북용 코어 i5 중에서도 모델명이 M으로 끝나는 모델은 U로 끝나는 모델보다 나은 성능을 낸다던가 하는 법칙도 있긴 합니다. 그리고 신형 펜티엄이 구형 코어 i3보다 나은 성능을 내기도 하는 등, 파고들다 보면 머리가 좀 복잡해지기도 하지요. 하지만 같은 시기에 팔리는 같은 플랫폼(노트북, 데스크탑)에 쓰인 CPU끼리 비교한다면, 모델명만 봐서 대강의 성능을 가늠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것이 편할 것 같네요.

이 정도면 의문에 대한 대략적인 답변이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런 거 모르는 게 별로 부끄러운 건 아닙니다. 사실 PC의 사양 중에서 CPU가 중요하다거나 듀얼코어나 쿼드코어라는 게 있다는 것 조차도 모르는 분들이 더 많습니다. 그 정도 호기심이라도 가지고 있으시다면 앞으로 더 발전할 여지가 많은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감을 가지도록 하세요.

'IT애정남'은 IT제품의 선택, 혹은 사용 과정에서 고민을 하고 있는 독자님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PC, 스마트폰, 카메라, AV기기, 액세서리 등 어떤 분야라도 '애정'을 가지고 맞춤형 상담을 제공함과 동시에 이를 기사화하여 모든 독자들과 노하우를 공유할 예정입니다. 도움을 원하시는 분은 IT동아 김영우 기자 앞으로 메일(pengo@itdonga.com)을 주시길 바랍니다. 사연이 채택되면 답장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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