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노트3 파격할인? 단통법, 위약금4 모르면 ‘호갱님’

안수영 syahn@itdonga.com

최근 이동통신 3사가 스마트폰 단말기의 공시지원금(보조금)을 상향 조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많은 소비자들이 스마트폰 구매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풍문으로 '스마트폰 보조금을 많이 지원해준다'는 이야기만 듣고 구매하면 손해를 볼 수도 있습니다. 대체 왜 그럴까요.

이동통신 3사, 스마트폰 보조금 상향 조정

먼저, 이동통신 3사가 스마트폰 보조금을 어떻게 올렸는지 확인해 봅시다.

SK텔레콤은 지난달 27일과 이번달 1일에 걸쳐 '갤럭시S4', '갤럭시노트3', 'G2' 등에 대한 보조금을 상향 조정했습니다. 예를 들면, 갤럭시노트3에 대한 보조금은 최대 72만 5,000원(LTE 100 요금제 기준)으로 대폭 올렸습니다. KT는 1일부터 갤럭시노트3의 공시지원금을 최대 88만 원(순완전무한 99 요금제 기준)으로 올린다고 밝혔습니다. LG유플러스도 '갤럭시노트4', '갤럭시윈', 'Gx2', '베가아이언2'에 대한 보조금을 조정했습니다.

이번에 이동통신 3사가 많은 보조금을 지원하는 스마트폰은 출시 15개월이 지난 구형 스마트폰입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네, 이는 여러분도 들어본 적 있는 '단통법(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의 영향에 따른 것입니다. 단통법 시행 이후 출시 15개월이 지난 구형 스마트폰은 보조금 상한 규제를 적용받지 않습니다. 따라서 출고가에 가까울 만큼 많은 보조금이 투입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기존보다 보조금을 더 많이 지원받을 수 있기 때문에, 현재 시장에서는 갤럭시노트3 등을 비롯한 구형 스마트폰이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갤럭시노트3
갤럭시노트3

솔깃하시다고요? 구매 전, 꼭 알아보세요

네, 여기까지 이야기를 듣고 나니 제법 솔깃합니다. 그 동안 이동통신 시장의 상황이 워낙 좋지 않았으니 '그나마' 상황이 나아진 것은 사실입니다. 스마트폰 구매를 고민하던 분들이라면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스마트폰 구매에 앞서 꼼꼼하게 체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요금제에 따른 보조금 차이'와 '위약금4'를 모른 채 스마트폰을 구매한다면, 자칫하다 날벼락을 맞을 수도 있습니다. 대체 왜 그런지 자세히 알아보도록 합시다.

1) 높은 보조금, 고가요금제 선택 시 적용됩니다

이번에 이동통신 3사가 보조금을 많이 지원하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높은 보조금을 받으려면 고가의 요금제를 써야 합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SK텔레콤의 갤럭시노트3 보조금은 최대 72만 5,000원(LTE 100 요금제 기준)이며 KT의 갤럭시노트3 보조금은 최대 88만 원(순완전무한 99 요금제 기준)입니다. 여기서 괄호 보이시죠? 네, 높은 보조금은 고가 요금제 선택을 전제로 합니다.

실제로 요금제에 따른 단말기 구매 가격이 어떤지 직접 살펴봅시다. SK텔레콤 고객이 갤럭시노트3를 구매하는 것을 가정하고, 요금제에 따라 비교해 보았습니다.

요금제에 따른 보조금 차이
비교
요금제에 따른 보조금 차이 비교

<출처: 착한텔레콤>

'LTE T끼리 35' 요금제를 선택하면 단말기 구매 가격은 58만 9,050원입니다. 갤럭시노트3가 구형 스마트폰임을 감안한다면 결코 저렴한 가격이 아닙니다. 'LTE 전국민 무한 100' 요금제를 선택했을 때 단말기 구매 가격은 4만 6,250원으로, 비로소 낮아집니다.

물론, 전화나 데이터 사용량이 많아 고가요금제를 사용하는 분들에게는 좋은 기회입니다만, 평소 사용량이 적어 저가요금제를 쓰는 분들이라면 한번 더 고민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보조금을 조금 더 받기 위해 요금제를 변경할 생각이라면, 요금제 변경으로 인해 추가되는 금액을 계산해보세요. 그리고 가장 이득이 되는 선택을 하시길 바랍니다. 참고로, 과거에는 고가요금제를 3개월 이상 유지하면 됐지만, 이제는 6개월 이상 유지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요금제에 따른 단말기 구매 가격은 어떻게 확인, 비교할 수 있을까요? 착한텔레콤 홈페이지(http://www.goodmobile.kr/goodmobile/buyer/main/compare_price.jsp)에서 원하는 모델명을 선택하면 요금제에 따른 금액을 한 눈에 볼 수 있습니다. 스크롤을 조금 더 내려서 판매점을 선택, 요금제를 눌러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착한텔레콤
착한텔레콤

2) 약정 기간 못 지키면? 지원받은 보조금, 고스란히 '위약금' 됩니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24개월, 36개월 등 약정 기간을 걸고 휴대폰을 구매합니다. 약정 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면 '위약금'을 내는 것 역시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유의할 점이 있습니다. '보조금을 많이 받아 단말기를 저렴하게 구매했으니까, 약정 기간을 못 지키더라도 위약금이 적을 거야'라고 안심할 수도 있는데요, 이건 옛날 이야기입니다. 이제는 그렇지 않습니다. 단통법 시행 후 적용된 '위약금4' 때문입니다. 대체 위약금4는 무엇일까요?

위약금4 (단말기 할인 위약금): 약정 기간을 채우지 않고 스마트폰 사용을 중단하면, 휴대폰 구매 시 받았던 보조금의 일부를 돌려줘야 하는 제도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출고가 80만 원인 휴대폰을 보조금 60만 원을 지원받고 할부원금 20만 원에 구입했다면, 중도 해지 시 보조금 60만 원의 일부를 돌려주어야 합니다.

다시 말해, 위약금4는 24개월 약정 기간을 지키지 않았을 때 '단말기 보조금'에 대한 금액을 반환하는 것입니다. 이 제도는 출시 15개월이 지난 스마트폰에도 고스란히 적용됩니다. 만약 갤럭시노트3를 보조금 88만 원을 지원받아 공짜로 구매했다고 가정해볼까요? 물론 24개월 약정 기간을 무사히 채운다면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12개월을 사용한 뒤 잃어버리거나, 새 스마트폰으로 바꾼다면 어떻게 될까요. 위약금으로 40만 원 이상을 물어내야 합니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닙니다

이동통신 3사는 지난 1월 1일 가입자부터 단말기 할인에 대한 위약금 산정 방식을 바꿨습니다. 기존 위약금4는 '보조금X(잔여기간/약정기간)'으로 계산을 했습니다. 약정을 채운 개월 수만큼 위약금이 차감되는 방식이었으니, 그나마 나았던 거죠. 그런데 올해부터는 어떻게 바뀌었는지 알아볼까요?

첫째, 올해부터는 6개월 이전에 다른 통신사로 번호 이동을 하거나 가입을 해지하면 위약금을 '전액' 물어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갤럭시노트3를 보조금 88만 원을 지원받아 공짜로 샀는데, 6개월 내 다른 통신사로 이동을 하면 88만 원을 모두 물어내야 하는 겁니다.

둘째, 6개월이 지났더라도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6개월이 지나면 약정 기간이 18개월 남죠? (24개월 - 6개월 = 18개월) 남은 위약금은 7개월 이후부터(남은 18개월 동안) 차례차례 줄어듭니다. 기존에는 24개월 동안 단말기 금액을 나눠 냈는데, 이제는 더 짧은 기간(18개월) 동안 단말기 금액을 부담하는 셈이지요. 위약금을 나누는 모수가 줄어든 만큼, 위약금 부담이 더 늘어난 셈입니다.

이동통신 3사
이동통신 3사

따라서, 현재 스마트폰 구매를 고려한다면 '내가 이 스마트폰을 얼마나 사용할 수 있을지' 약정 기간을 고려해야 합니다. 물론, 24개월 약정 기간을 지킬 수만 있다면 위약금을 물지 않아도 되니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현재 많은 보조금을 지원해주는 스마트폰들은 '출시 15개월이 지난 구형 스마트폰'입니다. 이미 나온 지 1년이 넘은 스마트폰인 만큼, 앞으로 24개월을 꼬박 채워서 쓸 수 있을지, 더욱 신중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위약금에 대해 보다 자세한 내용은 '위약금1~4, 당신의 발목을 잡는 그것 (http://it.donga.com/20153)'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팍팍한 현실, 스마트폰 샀다가 날벼락 맞지 않으려면

그렇다면 이번에 스마트폰을 바꿔야 하는 분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그나마 '폭탄 맞지 않는 방법'을 간략하게 소개해 드릴게요.

① 24개월 약정 기간을 잘 지킵니다. 만약 도중에 바꿔야 한다면, 꼭 6개월 이상 사용하세요. 6개월 이전까지는 지원받은 보조금을 전액 물어내야 하니까요.
② 출고가가 낮은 스마트폰을 구입합니다. 출고가가 낮으면 지원받는 보조금 액수가 적으니, 위약금도 적습니다.
③ 보조금도 좋지만, 지나치게 높은 요금제는 주의하세요. 요금제로 인해 나가는 금액도 큽니다. 고가요금제는 6개월 이상 유지해야 합니다.

이런 것이 그나마 해결책이라니, 한숨이 나오는 현실입니다. 미래부, 제조사, 이동통신사에게 고합니다. 보조금 상향에 앞서 스마트폰 출고가 인하, 출시 15개월 이상 스마트폰 위약금 완화 제도가 시급합니다. 이것이 소비자를 위하는 길이고, 현재 소비자에게 가장 절실한 정책입니다.

글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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