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번들 렌즈 졸업의 첫걸음, 캐논 EF-S 24mm F2.8 STM

이상우 lswoo@itdonga.com

DSLR 카메라를 구매할 때 자신도 모르게(?) 함께 구매하는 제품이 있다. 바로 번들 렌즈다. 번들 렌즈란 카메라 판매 시 묶어서 판매하는 '번들 킷'에 포함된 렌즈로, 처음 카메라를 사는 사람에게 번들 렌즈는 아주 유용하다. 보통 18-55mm, 18-105mm 등 표준 줌 렌즈를 번들 킷에 포함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렌즈는 광각부터 망원까지 다양한 화각을 지원하기 때문에 렌즈 하나만으로도 다양한 표현을 할 수 있다.

번들 렌즈를 장착한 카메라
번들 렌즈를 장착한 카메라

하지만 카메라를 어느 정도 사용하다 보면 욕심이 생긴다. 사실 번들 렌즈는 범용성을 높인 대신 일부 기능이나 성능이 전용 렌즈와 비교했을 때 부족한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카메라에 익숙해진 사람이 다음으로 구매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단렌즈(초점 거리가 고정된, 줌을 할 수 없는 렌즈).

단렌즈의 장점을 한 줄로 요약하면 '밝고 선명함'이다. 줌 렌즈와 비교해 *내부에 포함한 렌즈 개수 적기 때문에 그만큼 빛의 굴절이나 산란이 줄어든다. 밝고 선명한 사진을 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초보자가 사용하기 어울린다.

*렌즈 하나에는 보통 여러 장의 오목/볼록 렌즈를 사용한다. 렌즈 사양표에서 5군 6매, 13군 16매 등의 용어는 몇 장의 렌즈로 구성했는지를 보여주는 수치다. 빛이 여러 장의 렌즈를 통과하면 당연히 어두워진다. 고급 렌즈가 비싼 이유는 렌즈를 많이 사용하면서도 이런 광학 왜곡을 줄이는 기술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특히 화각이 넓은 단렌즈는 부피도 작아 휴대성이 높다. 이런 이유에서 크기가 작은 보급형 DSLR 카메라에 연결하면 하이엔드 콤팩트 카메라 수준의 휴대성과 DSLR 카메라의 화질을 모두 챙길 수 있다. 이번에 소개할 제품은 캐논이 얼마 전 선보인 크롭 바디용 단렌즈 'EF-S 24mm F2.8 STM'이다.

캐논 EF-S 24mm F2.8
STM
캐논 EF-S 24mm F2.8 STM

이 제품은 캐논 DSLR 카메라 중 크롭 바디 카메라에만 연결할 수 있는 렌즈로, 5D 시리즈, 1D 시리즈 등 풀 프레임 카메라에는 사용할 수 없다(참고: http://it.donga.com/19747/).

가장 큰 특징은 아주 작은 부피다. 두께는 21mm며 결합부를 포함하면 약 34mm다. 무게는 125g으로 아주 가볍다. 자사나 타사의 화각이 비슷한 렌즈보다 얇고 가벼운 것은 물론, 일반 미러리스 카메라용 렌즈보다도 휴대성이 높다.

캐논 EF-S 24mm F2.8
STM
캐논 EF-S 24mm F2.8 STM

이런 높은 휴대성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캐논 EOS 100D나 EOS Hi처럼 작고 가벼운 DSLR 카메라와 결합해 사용하면, 콤팩트 카메라처럼 간편하게 휴대하면서 일상 생활을 담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DSLR 카메라의 대형 이미지 센서를 통해 콤팩트 카메라보다 화질이 뛰어난 사진을 만들 수 있다.

캐논 EF-S 24mm F2.8
STM
캐논 EF-S 24mm F2.8 STM

아웃포커싱(배경을 흐리게 처리해 피사체를 돋보이게 하는 촬영 기법) 효과를 만드는데도 유리하다. 아웃포커싱 효과는 조리개를 많이 열수록, 이미지 센서가 클수록 커지는데, F2.8의 조리개와 APS-C(크롭 바디) 이미지 센서의 조합은 누구나 쉽게 아웃포커싱 효과를 낼 수 있게 해준다.

우선 다음 사진을 보자. 배경이 지저분한 곳에 핀 들국화다. 이 들국화 더미에서 꽃 한 송이에만 초점을 맞추고, 나머지 배경을 아웃포커싱으로 처리하면 예쁜 사진을 손쉽게 찍을 수 있다.

캐논 EF-S 24mm F2.8 STM로 촬영한
사진
캐논 EF-S 24mm F2.8 STM로 촬영한 사진

캐논 EF-S 24mm F2.8 STM로 촬영한
사진
캐논 EF-S 24mm F2.8 STM로 촬영한 사진

이런 특징은 일상의 모습을 담은 사진인 '스냅샷'에서 대부분 유용하다. 나무에서 나뭇잎 하나만 강조해 촬영하는 것만으로 가을 분위기가 가득한 사진을 만들 수 있고, 식당이나 카페에서도 피사체만 돋보이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캐논 EF-S 24mm F2.8 STM로 촬영한
사진
캐논 EF-S 24mm F2.8 STM로 촬영한 사진

캐논 EF-S 24mm F2.8 STM로 촬영한
사진
캐논 EF-S 24mm F2.8 STM로 촬영한 사진

캐논 EF-S 24mm F2.8 STM로 촬영한
사진
캐논 EF-S 24mm F2.8 STM로 촬영한 사진

캐논 EF-S 24mm F2.8 STM로 촬영한
사진
캐논 EF-S 24mm F2.8 STM로 촬영한 사진

인물 사진의 경우 상황에 따라 유용할 수도, 아닐 수도 있다. 사진 한 장에 인물의 상반신이 나오게 촬영하려면 약 1m 정도의 공간만 있으면 된다. 즉 공간이 좁은 곳에서도 인물 사진을 촬영하기 좋다는 의미다. 또한, 얼굴만 클로즈업 해서 촬영할 때는 20cm 정도면 충분하다. 하지만 사진을 촬영하는 사람과 사진에 나오는 인물이 서로 친하지 않다면 부담스러운 거리이기도 하다.

F2.8의 밝은 조리개는 야간 촬영 시에도 유용하다. 특히 고감도 노이즈 기능을 탑재한 고급형 크롭 바디 DSLR 카메라와 함께 사용하면 야간에도 흔들리지 않게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캐논 EF-S 24mm F2.8 STM로 촬영한
사진
캐논 EF-S 24mm F2.8 STM로 촬영한 사진

EF-S 24mm F2.8 STM은 번들 줌렌즈와 비교해 일장일단이 있는 제품이다. 선명도나 조리개 개방값 등에서 이점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멀리 있는 피사체를 촬영하기 위해 직접 다가가야 하는 불편함도 있다. 즉 번들 렌즈 대신 단렌즈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번들 렌즈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용도로 썼을 때 더 의미가 있다는 말이다. 게다가 부피까지 작으니 휴대하다가 필요한 상황에 꺼내 사용하기에도 알맞다.

2014년 11월 말 인터넷 최저가 기준으로 제품 가격은 15~16만 원 정도다. 지금 가지고 있는 번들 렌즈만으로는 뭔가 아쉬움이 남는 사람이라면 이제 다양한 렌즈로 눈을 돌려보자.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모습을 사진에 담을 수 있으리라.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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