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쇼S] 비싼 그랜저? 싼 제네시스? 아슬란의 과제는 '정체성'

김영우 pengo@itdonga.com

현대기아자동차는 국내 자동차 시장의 70% 가량을 장악하고 있는 절대강자다. 이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이들이 상대적으로 약해지는 시장이 있으니 바로 고급 자동차 시장이다. 이 시장에선 독일 3사를 비롯한 수입차의 영향력이 막강하기 때문이다. 물론 현대차 역시 그랜저나 제네시스, 에쿠스 등의 차량을 투입해 나름 선전을 하고 있었지만 4,000만원대 시장이 구멍이었다. 3,000만원대 시장에선 그랜저, 5,000만원대 시장에선 제네시스가 있지만 그 사이를 채울만한 상품이 없었기 때문이다.

카톡쇼S 32회 아슬란
카톡쇼S 32회 아슬란

현대차 입장에선 아우디 A4나 폭스바겐 CC, 포드 토러스, 렉서스 IS 등의 수입차들이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이 시장을 어떻게든 지켜야 한다. 한때 그랜저 3.3 모델을 투입했지만 역부족을 느끼고 곧 단종했다. 지난달 말에 출시된 현대의 신차인 '아슬란'이 짊어진 짐이 무거운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이번 목요일 밤에 채널A를 통해 방송될 카톡쇼S 32회에서 아슬란을 자세히 살펴보며 상품성을 검증했다. 참고로 아슬란(ASLAN)은 터키어로 '사자'라는 뜻이다.

후륜구동은 부담스럽다? '전륜구동' 강조하는 아슬란

아슬란은 3,990만원에서 시작하는 3.0리터 엔진 탑재 모델인 G300과 4,190~4,590만원 사이에 팔리는 3.3 리터 엔진 탑재 모델인 G330으로 나뉜다. 차량의 기본적인 뼈대는 그랜저와 공유하지만, 외관과 인테리어를 바꾸고 HUD(헤드업디스플레이), 어댑티브 헤드램프를 비롯한 편의장비를 제네시스에 준하는 수준으로 보강했으며, 차체의 길이도 50mm 정도 키웠다.

카톡쇼S 32회 아슬란
카톡쇼S 32회 아슬란

그 외에 현대에서 강조하는 아슬란의 특징이라면 바로 전륜구동(앞 바퀴 굴림) 차량이라는 점이다. 벤츠나 BMW, 렉서스와 같은 수입차량 중에는 뒷바퀴를 굴리는 후륜구동 차량이 상당수다. 후륜구동 방식은 운동성능 및 승차감을 높이는데 유리하지만, 실내공간을 넓히는데 한계가 있고 차량 가격이 올라가며, 특히 눈길이나 빗길 주행에 취약하기 때문에 한국 소비자들이 부담스러워 한다고 현대차에서는 강조하고 있다.

희비가 엇갈리는 아슬란의 전면과 후면

아슬란의 외견을 꼼꼼히 살펴본 카톡쇼S의 메인 MC인 이훈과 석동빈, 그리고 특별 게스트인 구지성은 차량의 전면부에 대해서 호감을 표했다. 커다란 수직형 크롬 그릴이나 전반적인 라인이 그랜저와 구별되는 고급차다운 느낌을 뽐내고 있다는 것. 특히 어댑티브 헤드램프는 디자인적으로 고급스러울 뿐 아니라 야간 운전시 시야 확보에도 큰 도움이 된다. 핸들의 방향이나 노면의 굴곡, 도로의 경사, 그리고 주행 속도에 따라 조사각이나 비춰주는 거리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카톡쇼S 32회 아슬란
카톡쇼S 32회 아슬란

다만, 후면부의 디자인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엇갈렸다. 이훈의 경우, 전면부에 비해 너무 평범한 느낌이라 고급스러움이 떨어져 일반 중형차와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한 반면, 구지성의 경우는 잘 보이지 않는 머플러 및 직선으로 마무리한 전반적인 라인이 세련된 느낌을 준다고 평했다. 다만, 그랜저가 30~40대에 어울리는 반면, 아슬란은 전반적으로 40~50대에 어울리는 디자인을 갖췄다는 점에 대해서는 반론이 그다지 없는 듯 하다.

넓고 고급스런 실내와 풍부한 편의장비. 문제는 '정체성'

차량의 실내로 이동했다. 실내 공간은 생각보다 넓은 느낌이고 대형차 특유의 단단한 느낌도 있다. 하지만 아슬란만의 특별함은 느껴지지 않으며 조수석 대시보드도 다소 밋밋한 느낌이다. 그래도 시트에 대해서는 좋은 점수를 줄 만 하다. 부드럽고 유연한 나파가죽에 명품 가방을 연상시키는 퀼팅패턴의 박음질이 상당한 고급스러움을 뽐낸다.

각종 편의장비는 정말로 풍부하다. 스마트폰과 연동,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차량의 시동을 켜거나 에이컨/히터 등을 조작할 수 있는 블루링크 내비게이션, 전면 유리창을 통해 내비게이션 정보를 비롯한 각종 운행 및 경로를 확인할 수 있는 헤드업디스플레이(HUD), 차 주위 360도의 풍경을 모니터로 확인하며 안전주행을 할 수 있는 어라운드 뷰, 아웃사이드 미러로 확인할 수 없는 사각지대를 감지하는 스마트 후측방 경보시스템 등을 탑재했으며, 전방 차량과의 거리를 감지해 차량 속도를 자동 조절하는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 누구라도 딱히 불만을 제기하지 않을 수준이다.

높은 성숙성과 무난한 가속력, 그리고 살짝 아쉬운 연비

다음은 실제로 차량을 운행해봤다. 그 결과, 카톡쇼S의 MC들이 모두 공통적으로 이야기한 것은 바로 높은 정숙성이다. 기본적인 소음 및 진동 차단 능력이 매우 높고, 타이어 소음도 상당히 절제되어있다. 그랜저와 뼈대가 같은 차량이라고는 하지만, 실제로 운행을 해보면 소음과 진동 면에서 차이가 드러난다.

3.0 엔진 모델 기준으로 아슬란이 그랜저에 비해 80Kg 정도 더 무거운데, 그만큼 소음과 진동을 억제하는데 필요한 기술을 보강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다만 그에 따른 연비 저하는 다소 아쉽다. 아슬란 3.0의 복합연비는 9.5km/L(3.3도 동일)로, 같은 배기량의 그랜저 3.0(복합 10.4km/L)에 비해 한층 많은 연료를 소모한다.

참고로 카톡쇼S의 테스트에서 아슬란은 시내 주행 시에는 7.2km/L, 고속 주행 시에는 13.3km/L의 실 연비를 기록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데는 7.4초 정도가 걸렸다. 가속 능력 면에서 스트레스 없이 무난한 주행이 가능한 수준이다.

그랜저 타던 그들이 체험해 본 아슬란

이렇게 아슬란을 여러 가지 방식으로 체험하는 동안 카톡쇼S의 MC들의 마음 속에 남은 한가지 의구심이 있었다. 바로 아슬란과 뼈대를 공유하는 그랜저와의 근본적인 차이점이 얼마나 되느냐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카톡쇼S는 그랜저(HG)의 동호인들, 그리고 자동차 튜닝 전문가인 장경필 대표를 초대했다. 그랜저 동호인들이 느낀 아슬란과 그랜저의 차이, 그리고 자동차 튜닝 전문가가 분석한 아슬란 내부의 소재 및 구성은 어떻게 평가 받았을까?

카톡쇼S 32회 아슬란
카톡쇼S 32회 아슬란

오는 11월 27일(목) 밤 12시 20분(실제시간 금요일 0시 20분)에 채널A를 통해 방송될 카톡쇼S 32회에서 현대차의 야심작 아슬란에 대한 자세한 분석 및 그랜저와의 차이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운전이 서툰 주부들의 '김여사 탈출 프로젝트'를 위한 비탈길 주행 정복기, 투잡을 뛰는 세 아이 아빠의 발이 되어 정신 없이 혹사당한 2006년식 로체를 진정한 패밀리카로 재탄생시키는 '튜닝 프로젝트' 4탄 등, 자동차에 관한 다양한 볼거리가 펼쳐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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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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