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로드를 한층 빠르게, 다운로드 가속기

강일용 zero@itdonga.com

지금이야 1Gb(기가비트) 인터넷이 당연시 여겨지고 있지만, 10년 전만해도 인터넷 데이터 전송속도가 그리 빠르지 않았다. 게다가 (저쪽 서버의 상태가 좋지 않아) 다운로드가 중간에 중단되는 일이 잦았다. 대용량 파일을 내려받으려는 사용자에겐 그 자체가 고난이었다.

그래서일까. 인터넷 접속이 끊겨 다운로드가 중단돼도 추후 파일을 이어서 내려받을 수 있고, 다운로드 속도까지 향상시켜주는 다운로드 가속기(Download Booster)가 우후죽순처럼 등장했다. 파일을 자주 다운로드 받는 사용자에겐 가뭄 속 단비 같은 프로그램이었다.

다운로드 가속기는 각종 파일을 빠르게 내려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도구다
다운로드 가속기는 각종 파일을 빠르게 내려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도구다

<각종 파일을 빠르게 내려받게 해주는 다운로드 가속기>

다운로드 속도를 향상시키는 원리

다운로드 가속기는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 걸까. 어떻게 단지 설치하기만 했을 뿐인데 다운로드 속도를 향상시켜주는 걸까.

답은 파일을 분할해서 다운로드한 후 이를 다시 합치는 것이다. 하나의 파일을 다운로드하면 내PC와 서버가 하나의 포트를 통해 1:1로 연결된다. 여려 명의 사용자가 접속하면 접속할수록 서버의 부담이 늘어나는 만큼, 과거에는 하나의 포트가 낼 수 있는 속도에 제한을 걸었다. 회선이 100KB의 속도를 낼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다운로드 속도는 50KB 수준에 불과했다는 뜻.

다운로드 가속기는 서버의 맹점을 파고든 프로그램이다. 여러 명의 사용자가 접속한 것처럼 접근해 파일을 특정 부분을 나눠서 내려받는다. 그리고 내려받은 파일 조각을 조립해 온전한 파일을 완성시킨다. 서버 쪽에 걸린 속도 제한(50KB)과 관계 없이 사용자의 인터넷 속도(100KB)를 고스란히 활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하지만 다운로드 가속기는 그만큼 서버의 부담을 가중시킨다. 때문에 많은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가 다운로드 가속기로 파일을 내려받는 것을 찾아내 차단시키곤 했다.

그렇다면 인터넷 속도가 매우 빨라진 지금은 어떨까? 서버와 데이터 센터의 확충이 많이 이뤄져 서버에서 지정한 최대 속도가 사용자의 인터넷 회선 속도보다 빠른 경우가 많다. 즉 파일을 그냥 내려받든, 다운로드 가속기로 내려받든 속도에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의미다. 때문에 최근 다운로드 가속기는 파일 다운로드 속도 향상 기능보다 '파일을 이어 내려받는 기능'이나 '내려받을 수 없고 볼 수만 있는 파일(예:동영상, 음악, 액션 스크립트)을 내려받게 해주는 기능' 등 다양한 부가 기능을 추가해 생존을 도모하고 있다. 대표적인 다운로드 가속기 세 가지를 살펴보자.

플래시겟

다운로드 가속기를 알고 있는 사용자라면 다들 한 번씩 사용해봤을 바로 그 프로그램. 플래시겟이다. 10년 전만해도 다운로드 가속기 시장을 장악하다시피 했었고, 지금도 살아남아 널리 사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다운로드 가속기
플래시겟
대표적인 다운로드 가속기 플래시겟

플래시겟은 다운로드 가속기의 본래 기능인 다운로드 속도 향상, 파일 이어받기 기능에 충실하다.파일 다운로드 목록을 메뉴 화면에서 한눈에 파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운로드 일시정지/재개 등도 간편하게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토렌트로 공유 중인 파일 내려받기, 프록시 주소 변경 후 파일 내려받기 등 다양한 부가 기능을 추가했다. 그야말로 다운로드 기능의 종합 선물세트라고 할만하다.

화면 창을 크게 띄워놓지 않아도 오른쪽 하단에 아이콘을 통해 프로그램을 제어할 수 있는 것도 특징. 10년 전부터 내려온 플래시겟만의 유구한 전통이다.

또한 파일 다운로드가 완료되면 자동으로 PC를 종료시킬 수 있다. 파일 다운로드 속도가 느려서 피곤함을 견디지 못하고 취짐하려는 사용자를 위한 기능이다.

작업 완료 후 PC를 자동 종료할 수도
있다
작업 완료 후 PC를 자동 종료할 수도 있다

<작업 완료 후 PC 종료 메뉴를 선택하면 대용량 파일을 내려받으며 PC의 상태를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인터넷 다운로드 매니저(Internet download manager)

인터넷 다운로드 매니저 역시 플래시겟 못지 않게 유구한(?) 전통을 자랑하는 다운로드 가속기다. 가장 큰 장점은 완벽한 한국어화다. 영어로 사용해야 하는 플래시겟과 달리 이쪽은 모든 메뉴가 한국어로 제공되니 영어에 익숙지 않은 사용자라면 이쪽을 사용하는 편이 좋다.

호환성이 높은 인터넷 다운로드
매니저
호환성이 높은 인터넷 다운로드 매니저

사용법도 쉽고 간단하다. 마치 압축 해제 프로그램 같은 사용자 환경에서 파일을 내려받고, 관리할 수 있다. 특히 예약 다운로드 기능이 눈에 띈다. 특정 시간 동안에만 파일을 내려받고, 일시 정지한다. FTP 서버 등지에서 파일을 내려받을 때 유용하다.

인터넷 익스플로러뿐만 아니라 크롬, 파이어 폭스, 오페라 등 다른 웹 브라우저를 완벽하게 지원하는 점도 눈에 띈다. 다른 웹 브라우저 사용자도 파일을 이어서 내려받을 수 있다.

3wGet

파일 다운로드가 끊길 정도로 열악한 상황에서 인터넷을 할 경우, PC 사양도 그에 못지 않게 열악할 수 있다. 이렇게 극단적으로 열악한 상황에서 대용량 파일을 내려받으려는 사용자에게 3wGet이 해답이 될 수 있다.

저사양 PC를 위한 3wGet
저사양 PC를 위한 3wGet

파일 용량과 메모리 점유율이 매우 적고, 사용자 환경이 간결해 누구나 쉽고 간단하게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윈도우 XP에 최적화되어 있기 때문에 윈도우 XP 사용자에게 적합하다. 다만 이어받기 외에는 다른 기능을 제공하지 않고, 윈도우 7에서 오류가 발생하니 주의하자. 30일 동안 무료로 사용할 수 있고, 이후에는 결제해야 사용할 수 있다.

악성코드 유입을 조심해야

널리 알려진 세 가지 프로그램을 제외하면, 다른 다운로드 가속기는 악성코드가 섞여 있을 가능성이 높다. 파일 다운로드 속도가 한층 빨라지길 원하는 사용자의 심리를 이용해서 사용자의 PC를 크래킹하려는 것이다. 때문에 세 가지 다운로드 가속기 외에 다른 프로그램을 내려받았다면 반드시 바이러스 백신을 이용해 검사해거나, 기본 웹 페이지가 임의로 변경됐는지 확인해보자.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본 기사는 네이버 소프트웨어(http://software.naver.com)의 스페셜리뷰 코너에도 함께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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