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글래스용 앱, 이렇게 개발했습니다"

지난 2014년 11월 18일부터 19일까지 양일간, 서울 코엑스 3층 컨퍼런스룸에서 '국제콘텐츠컨퍼런스(DICON 2014)'가 열렸다. DICON 2014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김종덕)가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이 주관하는 행사로, 콘텐츠 산업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것을 함께 논의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다. 콘텐츠 산업은 지속적으로 발전했다. 특히,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바일 스마트 기기의 등장과 지속적으로 발전한 이동통신은 새로운 콘텐츠의 등장을 야기했다.

DICON 2014
DICON 2014

스트리밍 서비스의 등장은 콘텐츠 유통 방식의 근본을 바꿨으며, 빅데이터 분석은 소비자 맞춤형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도록 변화시켰다. 또한, 스마트폰, 태블릿PC의 뒤를 이어 등장한 웨어러블 기기의 확산은 기존 콘텐츠 시장의 또 다른 변화를 야기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스마트밴드, 스마트시계, 스마트안경 등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용 콘텐츠는, 기존 모바일 스마트 기기와 달라야 하기 때문. 제품 외형부터 성능, 기능 등이 다르기에 각 제품의 특성에 맞게 콘텐츠도 바뀌어야 한다.

이에 DICON 2014에서 '맨 처음부터 그 이후까지 - 한 회사의 앱 개발 여정'이라는 주제로 컨퍼런스에 참가한 6비욘드의 사무엘 브레츠필드(이하 사무엘) 공동 설립자 및 파트너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최근 그가 개발한 구글 글래스용 '쉐어 비욘드' 앱은 구글 글래스를 이용해 새로운 경험을 전달할 수 있다는 평가와 함께 B2B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사무엘 브레츠필드
사무엘 브레츠필드

IT동아: 구글 글래스용 앱을 개발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채롭다. 구글 글래스는 아직도 일반인들에게 생소한데, 이미 앱을 개발했을 뿐더러, B2B 시장에서 좋은 반응까지 얻고 있다는 것이.

사무엘: 하하. 6비욘드는 웨어러블 앱 개발사다. 현재는 구글 글래스뿐만 출시한 모든 웨어러블 기기에 맞춘 다양한 앱을 개발 중이다. 처음에는 게임을 개발했고, 조금씩 성장해 지금의 위치에 이르렀다. 게임을 개발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쉐어 비욘드' 앱을 개발했다. 쉐어 비욘드는 사용자들이 구글 글래스를 사용할 때, 다른 전문가를 직접 연결해 조언이나 첨언 등을 쉽게 전달해주는 앱이다. 현재 방글라데시의 섬유 공장 및 다른 산업의 업체들이 구글 글래스와 쉐어 비욘드를 사용 중이다.

6비욘드 with 구글 글래스
6비욘드 with 구글 글래스

자, 여기 방글라데시 섬유공장에서 일하는 여직원이 있다. 여직원은 구글 글래스를 착용하고 일을 하면 된다. 작업 중 다소 어려운 일이 생겼을 경우, 구글 글래스의 영상을 전문가에게 전달해 실시간으로 조언을 구하는 방식이다. 전문가는 여직원의 구글 글래스 동영상을 보고, 동영상 안에 화살표나 동그라미 등으로 표시할 수도 있다. 전문가가 상대방의 시야를 함께 공유하고 바로 조언해주는 방식이다. 아 구글 글래스와 스마트폰은 서로 연결해서 이용한다.

쉐어 비욘드
쉐어 비욘드

IT동아: 이거… 재미있다. 구글 글래스의 특징을 산업 현장에서 잘 이용하는 대표 사례 아닌가. 사실 인터뷰 전 어떤 앱을 개발한 것인지 잘 몰랐었다. 동영상과 설명을 듣고 보니 정말 유용한 앱이다. 아, 혹시 지난 1월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Endeavour Partners'가 발표한 'Inside Wearables'를 아는지 모르겠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웨어러블 기기를 1년 이상 사용한 사람은 50%가 넘지 않는다. 6개월만 지나도 30% 사용자는 사용하지 않는 등, 시간이 지날수록 사용자는 계속해서 줄더라.

사무엘: 음… 글쎄.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4년 전, 전세계 웨어러블 시장은 600만 달러 정도였다. 지금은 50억 달러로 성장했으며, 4년 뒤에는 80억 달러 이상으로 성장할 것이다. 아직은 웨어러블 시장이 열린 초기 단계다. 앞으로 더 많이 발전하지 않겠다. 특히, 일반 사용자에게 웨어러블 기기는 아직도 신기한 제품이다. 제품을 계속 사용하려면, 제품을 사용하면서 편안함을 느끼고, 필요성을 느껴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이 단계까지 올라오지 못한 결과 아닐까.

'Endeavour Partners'가 발표한 'Inside
Wearables'
'Endeavour Partners'가 발표한 'Inside Wearables'

사실 구글 글래스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아직도 이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 어떻게 명령어를 입력해야 하는지… 지금은 구글 음성인식 기능도 들어가 있지만, 다소 불편하다. 더 많은 개선이 필요하다. 다만, 웨어러블 시장은 앞으로 계속 성장할 것이며, 긍정적이라는 점은 변함 없다. 특히, IoT와 연계한 웨어러블 시장은 지속적으로 발전할 것이다.

IT동아: 대화를 나누다 보니 많은 공감하게 된다. 특히, 현재의 웨어러블 기기는 아직 발전 중이라는 의견과 보다 편안하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은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된다. 웨어러블 기기가 지금보다 더 많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사무엘 브레츠필드
사무엘 브레츠필드

사무엘: 현재 웨어러블 기기는 언제나 스마트폰과 같은 허브가 필요하다. 연결해서 사용해야 하는 제품이다. 자체 운영체제도 아직 없다. 이동통신에 연결할 수 있는 수단도 많이 않은 상황이다. 지금의 웨어러블 기기에서 한단계 더 발전하려면 동일한 '플랫폼'이 필요하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웨어, 애플의 애플 워치는 이제 막 등장했다. 하나로 통일된 플랫폼이 필요하지 않을까.

같은 웨어러블 기기 간 경쟁은 각각의 특징으로 나뉠 것이다. WUF라는 업체가 있다. 이 업체는 강아지 전용 웨어러블 기기를 만들었는데, 형태는 개목걸이하고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웨어러블 기기는 강아지의 운동량을 체크한다. 남들과 다른 그런 아이디어를 적용한 사례다. 매직 LEAP라는 업체는 3D 영상을 실제 영상 정보에 덧붙여 사용자에게 보여주는 기술을 개발했다. 얼마 전, 구글이 이 아이디어 하나만을 보고 5억 달러를 투자했다. 각각의 아이디어와 기능, 특성으로 경쟁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IT동아: 맞는 말이다. 해외 업체를 예로 들었는데, 최근 한국에도 웨어러블 시장을 바라보며 열심히 개발하는 여러 업체들이 있다. 대기업도 있지만, 중소 기업 특히, 스타트업도 상당수다. 이들을 위한 조언을 해줄 수 있나.

사무엘: 크게 4가지다. 좋은 아이디어, 좋은 제품, 좋은 팀(직원), 그리고 출시다. 정말 당연한 소리다(웃음). 다만 몇 가지 조언을 덧붙이자면, 지속적으로 도전해야 하고,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실패를 두려워 말고 도전해야 한다. 그리고 절대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신념이 있다면, 성공할 때까지 수많은 시도를 지속해야 한다.

IT동아: 너무 옳은 말만 한다(웃음). 쉐어 비욘드는 구글 글래스용 앱이다. 그런데, 아까 스스로 말했다시피 구글 글래스는 아직 사람들이 사용하기 어려워 한다. 뭔가 대비책이 없을까.

사무엘: 정말 좋은 질문이다(웃음). 구글 글래스… 맞는 말이다. 뭐, 사용하기 어렵다기 보다 쉽지 않다고 표현하자. 구글 글래스는 내가 개발하지 않았다. 구글이 알아서 고민하지 않겠나(웃음). 이렇게 말하고 싶다. 1984년 일반 휴대폰이 처음 세상에 등장했다. 이 때는 크기도 벽돌만했다. 그리고 30년의 시간이 흘러 지금의 스마트폰 시대가 열렸다. 최근에는 콘택트 렌즈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도 조금씩 선을 보이고 있다. 구글 글래스뿐만 아니라, 웨어러블 기기는 앞으로 더욱 작아지고, 성능은 높아지며, 기능은 많아질 것이다. 시간이 좀더 필요하다. 현재의 시점으로는 얘기하지 어렵다. 그렇게 생각한다.

구글이 발표한 콘택트 렌즈
구글이 발표한 콘택트 렌즈

IT동아: 하하. 너무 큰 얘기만 나눈 것 같다. 6비욘드의 쉐어 비욘드는 B2B용 앱이다. 혹 B2C용 앱을 개발하고 있는 것은 없나.

사무엘: No. 없다. 현재로서는 개발할 생각이 없다. 기업을 대상으로 앱을 개발 중이다. 쉐어 비욘드를 가장 활발하게 이용 중인 방글라데시 섬유 산업의 경우, 시장 규모만 400억 달러에 이른다.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시장이다. 6비욘드의 주 타겟이며, 아직도 공략할 업체가 많이 남았다. 아, 새로운 시장으로 쉐어 비욘드를 확장, 적용해나갈 생각은 있다.

방글라데시는 119같은 구조 시스템이 상당히 열악하다. 'Critalink'와 같은 단체가 있긴 하지만, 자원봉사 체제다. 여기서 응급처치에 나서는 사람은 전문 지식이 거의 없다. 일반인보다 조금 더 많이 아는 수준에 불과하다. 여기에 구글 글래스와 쉐어 비욘드를 접목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응급처치 중인 자원봉사원과 병원의 전문가를 실시간으로 연결해 조언하는 방식이다. 물론, 현장에서 수술하는 등 전문적인 진료는 불가능하겠지만, 보다 알맞은 응급처치를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쉐어 비욘드
쉐어 비욘드

IT동아: 할 수 있는 것을 더욱 잘 하겠다는 뜻으로 들린다. 옳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어떻게 변화할지 모르는 웨어러블 시장, 그리고 구글 글래스이기 때문에 잘하는 것은 유지하는 것이 옳지 않겠나.

사무엘: 몇 가지 보안 기능은 지속적으로 개발 중이다. 아무래도 쉐어 비욘드는 구글 글래스 사용자와 전문가의 연결 고리가 동영상이기 때문에 이를 보다 잘 전송할 수 있는, 동영상 압축 기술을 보완 중이다. 현재까지는 평가가 좋아서 상당히 긍정적이다. 얼마 전, 아일랜드에서 열린 '웹 서밋'에서도 쉐어 비욘드를 소개한 바 있다. 당시 약 2만 명이 참여한 행사였는데, 상당히 좋은 반응을 얻었다. 좋은 결과가 이어질 것이라고 자신한다(웃음). 전문가가 받은 동영상에 조언이나 첨언을 추가할 수 있는 대쉬 보드도 보다 사용하기 쉽게 만들려고 노력 중이다.

30분으로 예정했던 인터뷰는 1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그는 "어떤 앱을 개발할지 고민하기 이전에, 그 앱을 어떤 기기에 사용하는 것인지부터 고민하라"고 말했다. 구글 글래스용 앱은 구글 글래스에 어울리게, 스마트 시계용 앱은 스마트 시계에 어울리게, 스마트 밴드용 앱은 스마트 밴드에 어울리게 개발해야 한다는 뜻. 맞는 말이다. 그것부터 고민해야, 좋은 앱이고, 좋은 콘텐츠로 인정받을 수 있는 법이다.

다음 일정 때문에 자리에서 일어나는 그에게 "실례가 아니라면, 다음에 생각하고 있는 앱은 무엇이 있나"라고 질문을 던졌다. 그는 "정확하게 밝힐 수는 없다. 다만, 준비 중이다. 구글 글래스가 아닌 다른 스마트 시계용 앱을 개발 중이다"라며, "아마 제품 출시와 함께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그 때 다시 한번 좋은 모습으로 뵐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웃음을 지었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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