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은 무료 고급은 유료, MS 오피스 투트랙 전략

강일용 zero@itdonga.com

마이크로소프트(MS)가 iOS용 MS 오피스를 무료로 제공한다는 초강수를 뒀다. 물론 모든 기능을 무료로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문서 작성 및 편집 등 기본적인 기능만 무료로 제공하고, '변경내용 추적' 같은 고급 기능은 오피스365 서비스에 가입해야 이용할 수 있다. '부분 무료화'라고 부르는게 정확한 표현이다. 그렇다 해도 일반 사용자에겐 기본 기능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변화다. iOS용 MS 오피스에서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기능과 유료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은 무엇일까. 왜 MS는 이렇게 정책을 바꾼걸까.

무료로 할 수 있는 일, 유료로 할 수 있는 일

11월 10일부터 iOS용 MS 오피스를 애플 앱스토어에서 새로 내려받거나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하면 오피스365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아도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의 기본 기능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다. (MS 계정은 생성해야 한다) 새로운 문서를 생성하거나, 기존 문서를 편집할 수 있다. 워드 문서를 작성하며 그림을 넣을 수 있고, 엑셀로 다양한 형태의 차트를 작성할 수도 있다. 파워포인트 문서를 작성할 때 화면 전환이나 애니메이션 효과를 추가하는 것도 가능하다. 작성한 문서는 원드라이브, 드랍박스, 내 아이패드 속에 저장할 수 있다. 무료 버전으로 사용해도 어지간한 모바일 문서 작성 앱을 능가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iOS용 MS 오피스
iOS용 MS 오피스

iOS용 MS 오피스
iOS용 MS 오피스
<무료 버전에서도 대부분의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다만 무료 버전은 몇 가지 고급 기능을 이용할 수 없다. 워드의 경우 '변경 내용 추적(기존 문서에서 무엇이 바뀌엇는지 빨간색으로 표시하는 기능)', '워드아트(글씨의 형태를 자유롭게 바꾸는 기능)', '사진 효과(문서 속 사진에 다양한 효과를 추가하는 기능)' 기능을 이용할 수 없다. 엑셀의 경우 '차트 엘리먼트'와 '피봇 테이블 생성' 기능을 이용할 수 없다. 파워포인트의 경우 '발표자 전용 화면을 아이패드에 띄워주는 기능'을 이용할 수 없다. 없으면 아쉽지만, 그렇다고 반드시 필요한 기능은 아니다. 만약 이 기능들이 꼭 필요하다면 오피스365 서비스에 가입하면 된다. 가입 후 즉시 고급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iOS용 MS 오피스
iOS용 MS 오피스
<무료 버전에서 고급 기능을 이용하려 하면 이렇게 오피스365에 가입하라는 메시지가 나타난다>

참고: [리뷰] 아이패드 사용자는 좋겠네, 아이패드용 MS 오피스 (http://it.donga.com/17762/)

사용자 이탈을 막아라

사실 iOS용 MS 오피스가 부분 무료화된 것은 그리 신기한 일이 아니다. 응당 와야 할 것이 온 것에 불과하다. MS는 올해 초부터 '기본 기능은 무료, 고급 기능은 유료로 제공한다'는 투트랙(Two-Track) 전략을 취하고 있었다. 시작은 PC용 MS 오피스다. 문서 작성 및 편집 등 기본 기능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웹앱 '오피스닷컴'으로 제공하고, 고급 기능은 오피스365에 가입하거나 오피스2013 패키지를 구매하면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참고: MS 오피스가 공짜? 오피스닷컴 써보니... (http://it.donga.com/17467/)

MS는 왜 기본 기능을 무료로 제공하는 걸까. 사용자 이탈을 막기 위해서다. 사실 MS 오피스의 고급 기능을 필요로 하는 사용자는 그리 많지 않다. 대부분의 사용자는 기본 기능만으로 충분하다. 하지만 기본 기능만 이용하기 위해 고가의 MS 오피스를 구매하자니 부담되는 것이 사실. 때문에 사용자들은 구글독스, 에버노트 등 다른 무료 문서작성 앱으로 이탈하기 시작했다.

이익을 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사용자 이탈을 방치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등장한 정책이 MS 오피스를 웹으로 옮긴 오피스닷컴과 iOS용 MS 오피스 무료 전환이다. 이를 통해 다른 문서작성 앱으로 사용자가 이탈하는 것을 막고, MS 오피스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한다. 이익은 조금 줄어들겠지만, 전체 문서시장에서 MS 오피스의 영향력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 이것이 MS의 투트랙 전략의 핵심이다.

다만 이 투트랙 전략은 일반 사용자에게만 적용된다. 기업에겐 적용되지 않는다. 기업에선 오피스닷컴과 iOS용 MS 오피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없다는 뜻. 두 서비스를 기업에서 이용하려면 기업용 오피스365 서비스에 반드시 가입해야 한다.

안드로이드용 MS 오피스는 언제 나와요?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iOS용 MS 오피스는 아이폰도 지원하는 통합 앱으로 거듭났다. 기존에는 아이패드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지만, 이제 아이폰에서도 기본 기능과 고급 기능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다.

과거 아이폰 및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전용으로 출시된 MS 오피스 앱은 어떻게 되는 걸까? 해당 앱은 무료임에도 불구하고 기능이 너무 부족해 혹평 받았다. iOS용 MS 오피스가 하나로 통함됨에 따라 사라지게 됐다.

iOS용 MS 오피스도 출시됐는데, 안드로이드용 MS 오피스는 언제 출시되는 걸까? MS는 "안드로이드용 MS 오피스는 완성을 위한 마지막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사용자들은 내년 초에 안드로이드용 MS 오피스를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너무나 사용해보고 싶어서 기다릴 수 없다는 안드로이드 태블릿PC 사용자가 있다면 MS 홈페이지에서 베타테스터 신청을 하자. 몇 가지 간단한 설문조사를 거친 후 베타테스트 버전 안드로이드용 MS 오피스 설치파일(APK)을 내려받을 수 있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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