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C 2014] 생활/정보 부문 대상 Watchbly, "저희가 탈 줄 알았습니다!"

2014년 11월 4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테크노밸리 SK플래닛 수펙스 홀(SUPEX HALL)에서 스마틴 앱 챌린지 2014(이하 STAC 2014) 시상식이 열렸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이한 STAC은 중소기업청과 SK플래닛이 미래의 앱 개발자를 발굴하기 위해 기획한 행사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고등학생 앱 개발자를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한 청소년 창업/취업 지원 프로그램으로 기획됐다.

STAC 2014 시상식
STAC 2014 시상식

STAC 2014는 지난 2014년 4월 28일, 전국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참가 신청을 받았다. 전국 101개 학교에서 425개 팀, 총 1,430명이 참가했으며, 발표 심사를 통해 16개 학교 50개 팀이 본선에 진출했다. 지난 7월에 열린 합숙 캠프를 거쳐 10월 23일 대장정을 마치고 최종 결선을 통해 최종 20팀을 선발했다. 바로 최종 선정된 20개 팀의 수상식이 4일 열린 것. 총상금 규모는 4,200만 원이다. 상금뿐만 아니라, 수상팀은 1주일 간의 해외 연수 기회를 제공 받으며, 우수 입상 팀은 SK플래닛, 파티게임즈, 젤리코스터, 워터베어 등 멘토링 참여기업 인턴십 기회도 받는다.

STAC 2014 시상식 대상 수상팀
STAC 2014 시상식 대상 수상팀

수상팀은 생활/정보 부문과 엔터테인먼트 부문으로 나눠서 선정됐다. 이날 생활/정보 부문에서 영예의 대상을 받은 팀은 선린인터넷고등학교의 'Watchbly(지켜본다 국회)' 팀이 받았다. 이에 시상식 뒤 이들을 만나 수상 소감과 그동안 겪었던 개발 과정에 대한 이야기, 앞으로의 포부 등을 들어봤다.

IT동아: 이렇게 만나서 반갑다. 얼마 전 구글 플레이 스토어와 SK텔레콤 T스토어에 'Watchbly' 앱을 출시했을 당시, 서면으로나마 인터뷰를 진행했었다. 기억하는지 모르겠다(웃음). 자, 대상이다. 지난 7개월간의 고생을 모두 보상받은 듯한 느낌일텐데. 어떻게, 대상을 받을 줄 알았나.

윤상호 학생 (이하 윤): 네. 탈 줄 알았습니다(웃음).

대상 수상 후 인터뷰 중인 윤상호 학생
대상 수상 후 인터뷰 중인 윤상호 학생

< 대상 수상 뒤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윤상호 학생 >

IT동아: …수상 소감이 정말 짧고 굵다. 당황스러울 정도로. (당돌한 말에 한바탕 웃고 인터뷰를 시작했다). 먼저, 팀 소개를 좀 부탁한다.

윤: 우리 팀은 총 4명입니다. 기획과 팀장 역할을 맡은 저를 비롯해, 안드로이드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박현수, iOS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노재원, 마지막으로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는 노주형입니다. 주형이는 여자구요, 모두 남자입니다. 이제 2학년이구요.

IT동아: 'Watchbly'. 상당히 재미있는 앱이다. 정치라는 딱딱한 주제를 고등학생들이 이렇게 깊게 생각하고 있는지도 잘 몰랐다. 어떻게 국회위원들의 활동을 함께 공유하고, 정치에 관련된 내용을 공유하려고 생각했는지 궁금하다.

윤: STAC 2014를 시작한다는 소식을 인터넷에서 봤습니다. 그게 아마 4, 5월이었을 거에요. 마침 당시에 TV 뉴스를 통해 임시국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뉴스를 보고 있으니, 국회위원들이 막말을 주고 받고, 본 회의장에는 국회위원 대부분이 출석도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구요. 그 때 생각했습니다. 정치에 관심 없는 2030대를 비롯해, 우리 고등학생들이 국회위원들의 활동을 확인할 수 있는 앱을 어떨까 하구요. 정치에 대해 좀더 관심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박현수 학생 (이하 박): 2030대가 주타겟층이었습니다. 앱을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올리고 난 뒤, 댓글로 저희 앱을 통해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말하는 이용자들이 많더라구요. 뿌듯했습니다. 부족한 앱이지만, 이렇게 많은 관심을 보내 주셔서 고맙습니다.

Watchbly의 윤상호 학생과 박현수 학생
Watchbly의 윤상호 학생과 박현수 학생

IT동아: 개발을 담당한 박현수 학생에게 묻고 싶다. 어떻게 개발을 진행했는지. 정치 관련 소식을 받아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을텐데.

박: 네, 정말 쉽지 않았어요. 특히, 국회 관련 정보를 너무 구하기 힘들었습니다. 저희가 업데이트할 예쩡인 국회 영상 서비스도, 아직 모바일에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상황입니다. PC로는 영상을 확인할 수 있지만… 조금 아쉽죠. 또한, 저희가 Watchbly를 통해 전달하는 정치 관련 뉴스들도 비영리단체인 '팀포퐁'에서 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정치 뉴스나 데이터를 무료로 제공하더라구요. API도 쉽게 이용할 수 있고. 한가지 바람이 있다면, 이런 것들을 제공 받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국회에서 API를 열어 주시면 더 좋구요.

IT동아: 지금도 참 신기하다. 고등학생들이 이렇게 정치에 관심이 많았다니. 아, 안드로이드나 iOS 등 개발 관련 공부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박: 저희 선린인터넷정보 고등학교는 특성화고입니다. 그래서 일반 고등학교보다 개발에 대한 관심이 더 많은 것 같아요. 저희 학교 내에 개발 동아리도 있습니다. 개발 동아리 이름은 '애플파이'입니다. 인원은 모두 39명인데요. 고3 선배를 비롯해, 졸업하신 선배들이 오셔서 많은 것을 가르쳐 주십니다.

제가 사용하는 개발 프로그램은 '안드로이드 스튜디오'입니다. 정말 한가지 바람이 있는데요. 안드로이드 개발에 대해 더 많이 공부하고 싶은데, 관련 서적이 모두 영어밖에 없습니다. 잘 모르는 영어를 하나씩 모두 번역하면서 읽어야 했어요. 수준 높은, 개발 관련 교육이 있다면 찾아서 듣고 싶습니다. 항상 인터넷에서 원하는 정보를 찾느라 힘들거든요. 요즘은 안드로이드를 거쳐 iOS용도 개발 중입니다.

Watchbly의 윤상호 학생과 박현수 학생
Watchbly의 윤상호 학생과 박현수 학생

IT동아: 얘기를 나눌수록, 여러분들이 점점 대단한 것 같다. 지금의 4명 팀원들은 어떻게 모였는지.

윤: 처음에는 디자인을 담당한 주영이랑 시작 했습니다. 그렇게 1차, 2차 본선까지 합격했어요. 1차는 기획서로 아이디어를 설명했고, 2차는 PPT로 발표를 했습니다. 이후에 현수와 재원이가 합류했습니다. 개발하면서 가장 큰 걱정은 (아까 언급한) '정치 및 국회 관련 정보를 어디서 얻을 수 있나'였습니다. '엑셀에 모든 것을 직접 적어야 하나'라고 고민하기도 했죠. 이 자리를 빌어 상명대 교수님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지난 합숙 캠프 때 여러 조언을 해주셨거든요.

IT동아: 대상 수상으로 받은 상금이 500만 원이다. 학생 입장에서는 상당히 큰 액수인데. 어디에 사용할 예정인지.

윤: 일단 모두 공평하게 나누려고 합니다(웃음). 사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습니다. 지금 생각나는 것은 지도교사님과 멘토분들, 부모님, 팀원들과 함께 공유할 예정입니다. 다음 앱도 준비 중입니다. 아이디어를 고민 중인데요. 좋은 아이디어 있으면 연락 부탁 드립니다(웃음).

박: 마음으로는 아이폰6를 사고 싶지만…, 일단 개발 관련 책을 더 사려고 합니다. 그리고 'Watchbly' 앱 개발을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보답하겠습니다. 더 많이 배우고 싶습니다. 고등학교 졸업한 뒤, 대학교에서도 노하우를 쌓고 싶습니다.

Watchbly – 지켜본다 국회 앱 화면
Watchbly – 지켜본다 국회 앱 화면

인터뷰를 시작하고 끝맺을 때까지, 학생들의 얼굴은 줄곧 미소고 가득했다. 전국 고등학교 학생들과 경쟁해서 대상을 수상했다는 자부심, 지난 7개월 간의 고된 여정 등 분명 많은 것을 생각하리라. 아이들의 간절한 바람이 자꾸 생각난다. 보다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싶다는 작은 소망. 이 아이들이 있기에, 대한민국의 미래가 밝은 것 아닐까.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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