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쇼S] 올 뉴 쏘렌토, 커진 만큼 묵직해진 발 놀림이 딜레마?

김영우 pengo@itdonga.com

기아자동차가 현대자동차그룹의 일원이 된 것이 1998년의 일이다. 그리고 2014년 현재, 기아는 국내 시장에서 28.5%의 점유율로 현대에 이은 2위의 자동차 브랜드로 자리를 잡았다. 한때 공중분해의 위기에 처했던 기업이 이 정도로 자리잡은 것은 확실히 대단한 일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아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서자'라는 이미지가 없지 않다. 특히 일반 승용차(세단) 부문에서 기아의 K3, K5, K7는 현대의 아반떼나 쏘나타, 그랜저의 판매량을 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RV(레저용 차량) 부분은 사정이 좀 다르다. 카니발은 자타공인 미니밴의 최강자이며, 스포티지는 형제차라고 할 수 있는 현대의 투싼보다 확실히 잘 나가는 소형 SUV 시장의 대표주자다. 그리고 중형 SUV인 ‘쏘렌토’ 역시 현대의 싼타페와 대등하게 경쟁하는 인기 모델이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이번에 새로 출시된 '올 뉴 쏘렌토'에 대한 기아의 기대는 상당히 크다. 전작과 확연히 달라진 디자인과 한층 커진 차체, 그리고 새롭게 추가된 다양한 편의장비가 눈에 띈다. 이번 목요일 밤에 방송될 카톡쇼S 26회에서는 기아의 기대작 올 뉴 쏘렌토를 자세히 살펴본다.

3세대로 발전한 올 뉴 쏘렌토, 차 급 초월한 넉넉한 덩치 매력적

이번에 출시된 올 뉴 쏘렌토(코드명 UM)는 2002년에 나온 1세대 쏘렌토, 2009년에 나온 2세대 모델인 쏘렌토R(코드명 XM)에 이은 3세대 모델이다. 1세대 모델이 다부진 디자인으로 큰 인기를 끌었고, 2세대 모델은 새로운 얼굴과 강력한 파워트레인으로 호평을 이어갔다.

올 뉴 쏘렌토
올 뉴 쏘렌토

3세대 제품인 올 뉴 쏘렌토 역시 디자인이 완전히 바뀌었다. 다만, '호랑이코'로 대표되는 최근 기아 신차들의 패밀리룩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어 신선한 느낌은 좀 덜하다. 특히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신형 카니발과 전반적인 느낌이 매우 흡사하다는 지적을 많이 받고 있다.

올 뉴 쏘렌토를 살펴본 카톡쇼S의 전문가들은 디자인뿐 아니라 크기까지 카니발을 따라간 것이 아니냐는 반 농담을 하기도 했다. 실제로 올 뉴 쏘렌토는 전작보다 확실히 커졌다. 높이는 다소 낮아졌지만 길이나 너비는 확실히 확대되었다. 상위급 차량으로 인식되는 맥스크루즈와 비교하면 13cm 정도 길이가 짧지만 직접적인 경쟁차종인 싼타페와 비교하면 10cm 가까이 길다.

올 뉴 쏘렌토
올 뉴 쏘렌토

덕분에 실내공간 역시 여유롭다. 시트포지션을 낮추고 수평형 레이아웃을 도입한 점도 실내를 한층 넓어 보이게 하는데 한 몫을 한다. 7인승 모델의 경우, 3열 시트가 여전히 아주 편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머리 및 다리 공간이 확실히 전작보다 넓어졌다. 어린이나 애완동물 밖에 타지 못한다는 비아냥을 듣던 기존의 3열 시트에 비하면 확실히 나아진 부분이다. 화물 적재공간도 넉넉해서 패밀리카로 적격이다.

인테리어 질감 역시 향상되었다. 전작의 내장재가 플라스틱 재질 위주였던 것에 비해 올 뉴 쏘렌토는 우레탄 폼 및 우드 그레인, 무광실버 가니쉬 등을 도입해 보기 좋을 뿐 아니라 촉감도 한 수 위다. 그 외에도 차량 주변의 사각지대를 화면으로 표시해 주차를 돕는 어라운드 뷰, 사고를 사전에 예방하는 전방추돌 경보시스템, 키를 가지고 근처에서 대기하면 자동으로 트렁크를 열어주는 스마트 테일게이트 등, 각종 편의장비 역시 동급 최고 수준으로 갖췄다.

단단해지고 무거워진 차체에 비해 파워트레인 발전은 기대에 못 미쳐

다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점도 있다. 가장 아쉬운 점은 파워트레인이다. 전작과 같은 R 2.0/2.2 엔진을 탑재하고 있어서 출력도 거의 동일하며, 변속기 역시 6단으로 동일하다. 게다가 공인 연비는 오히려 저하되었다. 한편, 기아는 올 뉴 쏘렌토를 출시하면서 안전성을 보강하기 위해 초고장력 간판의 사용 비율을 24%에서 53%로 확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올 뉴 쏘렌토
올 뉴 쏘렌토

차체를 키우고 초고장력 간판의 사용 비율을 높이면서 실내공간과 안전성 면에서는 분명 발전을 했지만, 파워트레인의 향상이 이에 따르지 못하면서 운동능력과 연비 면에서는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카톡쇼S의 전문가들은 올 뉴 쏘렌토의 제동거리가 다소 미흡하다며, 무거운 차체를 지탱할만한 브레이크의 부재가 아쉽다고 지적했다.

엔진룸 누수 문제,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날까?

그 외에 올 뉴 쏘렌토를 괴롭히는 이슈는 또 있다. 바로 비가 오거나 세차를 하면 엔진룸에 물이 유입되는 누수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자동차 동호회 및 관련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러한 문제가 제기되자 기아자동차에선 6개 온라인 자동차 동호회 대표와 회원들을 초청, 이들 앞에서 엔진룸 누수시험을 했다. 그 결과, 올 뉴 쏘렌토에 실제로 누수 현상이 일어났지만, BMW X3나 폭스바겐 파사트와 같은 외제차량도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제조사 측에서는 이 정도의 엔진룸 누수가 차량 성능이나 수명에 영향을 주진 않는다고 주장했다.

엔진룸 누수 이슈는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나는 분위기지만, 현대/기아자동차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시선이 그다지 곱지만은 않다는 현실 역시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는 그 동안 여러 가지 문제 제기에 대해 불성실하게 대처한 제조사의 탓도 있는데, 이번 동호회 초청 테스트와 같은 사례를 통해 좀더 적극적인 소비자와의 소통에 나서야 할 것이다.

올 뉴 쏘렌토
올 뉴 쏘렌토

한편, 이번 올 뉴 쏘렌토의 가격은 트림에 따라 2,700만원 ~ 3,400만원 사이다. 여기에 각종 옵션 및 신기술을 모두 적용한다면 4,000만원을 넘기기도 한다. 소비자의 욕심을 자극해 가격을 높인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유사한 옵션의 수입차는 이보다 훨씬 비싸다는 점을 생각해 본다면 선택의 다양성을 준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판단할 수도 있겠다.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다.

오는 10월 16일(목) 밤 12시 20분(실제시간 금요일 0시 20분)에 채널A를 통해 방송될 카톡쇼S 26회에서는 기아의 야심작인 올 뉴 쏘렌토의 모든 것을 철저히 분석하는 시간을 가진다. 그 외에도 각종 훈련을 통해 운전실력이 향상된 이른바 '김여사'들의 미션 도전기, 그리고 3만원 정도의 최소 비용을 들여 최대한의 중고차 가격 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차량 외형복원 과정에 대해서도 알아볼 예정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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