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어떤 음질로 듣고 계십니까?

[명사] 음질: 발음되거나 음이 잘되고 못된 정도. 주로 마이크로폰, 앰프, 스피커 따위의 음향 기기에 의하여 전송, 재생된 음의 질을 이른다.

국어사전에 기록된 '음질'의 뜻이다. 우리들은 흔히 다양한 기기에서 소리를 들으며 음질을 논한다. 음질이 깨끗하다, 음질이 좋다, 음질이 괜찮다 등 다양하게 말한다. 과거 70~80년대 수십 번씩 돌려 들어 늘어난 카세트 테이프를 들었던 시절에 음질을 말할 수 있었을까. 그 때는 대부분 '막귀'처럼 소리를 들었다. 노래를 부르는 가수의 가사만 잘 들려도, '노래 좋은데?', '깨끗하게 들리네'라며 만족했다.

하지만,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뀌며 음질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도 변했다. 이제는 수십, 수백 번을 돌려 들어도 변하지 않는 소리 즉, 음질을 들을 수 있다. 그래서일까. 요즘에는 고음질, 무손실 음원을 찾거나 같은 음원 파일이더라도 좀더 '괜찮게' 들을 수 있는 고급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음질을 논하는 시대

사실 음질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차이다. A라는 사람은 MP3파일을 길거리에서 파는 5,000원짜리 이어폰으로 들으며 만족할 수 있고, B라는 사람은 FLAC 파일(저음역과 고음역을 고스란히 담은 무손실 압축 음원)을 100만 원짜리 헤드폰으로 들으며 불만족할 수도 있다. 마땅한 기준이 없다. 음질은 그래서 더욱 미묘하다. 사람마다 개인차가 분명히 존재하는 게 음질이다.

사용하는 헤드폰에 따라서 같은 음원도 다르게 들린다. 헤드폰의 디자인, 재질, 진동판 소재, 케이블의 종류, 드라이버의 종류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음질이 달라진다. 때문에 수치나 형태만 봐서는 어떤 음질의 소리를 내는지 정확하게 알 수 없다. 사람마다 개성이 다르듯이, 헤드폰도 소리를 표현하는 '개성'의 차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때문에 가장 좋은 것은, 여러 AV 기기의 소리를 직접 들어보고,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스스로 찾는 것이다.

비츠 소울, 젠하이저 모멘텀
온이어
비츠 소울, 젠하이저 모멘텀 온이어

과거에는 좋은 음질을 들을 수 있는 제품을 쉽게 접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오며 상황이 달라졌다. 고음질을 들을 수 있는 사운드 플레이어, 고급 이어폰/헤드폰 등이 다양하게 출시하고 있는 것. 여기에 발맞춰 사용자들의 인식도 변화하고 있다. 좋은 음질을 들을 수 있다면, 수십만 원도 아낌없이 투자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거실에 5.1채널, 7.1 채널의 홈씨어터를 구비하는 이들도 많아졌다. 영화관처럼 박진감 넘치는 사운드 시스템을 집 안에 갖추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LG 번들 이어폰 쿼드비트
LG 번들 이어폰 쿼드비트

음질을 강화한 다양한 제품들

일단 MP3 플레이어의 고급화 바람이다.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인해 설 자리를 계속해서 잃어가고 있는 것이 MP3 플레이어는 나름의 돌파구를 찾았다. 고음질을 지원해 프리미엄 사용자를 위한 타겟형 제품으로 변신하고 있는 것.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MP3 플레이어 제품의 특징은 하나다. 메탈 바디와 같은 고급스러운 디자인에 다양한 기능을 지원하고, 하이파이급 고음질을 재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소니 NWZ-ZX1
소니 NWZ-ZX1

대표적인 제품은 소니의 NWZ-ZX1과 아이리버의 아스텔앤컨 시리즈 등이다. 고품질 음원을 재생할 수 있으며, 알루미늄 소재 등을 적용한 제품으로, 70만 원 이상으로 다소 비싸지만 오디오 애호가들에게 많은 선택을 받고 있다. 특히, 소니는 이와 호환하는 고가의 MDR 헤드폰과 XBA 이어폰, PC와 USB 연결로 DAC 역할로 보다 깨끗한 음질을 들려주는 휴대용 앰프 PHA 시리즈 등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스마트폰도 달라졌다. 작년 LG전자가 선보인 G2를 시작으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3, LG전자 뷰3 등 최근 출시하는 프리미엄 전략 스마트폰은 모두 고음질 음원을 재생할 수 있다. 그야말로 고음질을 듣고 이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외에도 애플에 인수돼 화제를 모았던 비츠의 헤드폰(요즘은 음질보다 패션 아이템으로 인정 받지만), LG전자가 G 시리즈 스마트폰에 번들 이어폰으로 제공한 쿼드비트 이어폰 등이 '좋은 음질'이라는 타이틀로 인기를 얻고 있다.

모바일을 넘어 안방까지 들어온 고음질 시대

사용자들이 중요시 생각하는 음질은 이제 가정 내 거실에도 진출했다. 바로 TV다. 얼마 전, LG전자는 105, 98, 84, 79, 65, 60, 55, 49인치형 다양한 크기의 울트라HD TV를 선보이며 음향기기 전문 회사인 하만/카돈(Harman Kardon)과 협업해 균형 있는 음향과 넓은 재생 대역으로 전문가 수준의 음질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또한, 멀티채널 '울트라 서라운드 기술'을 적용해 기존 좌우 입체 효과에 상하 입체 효과까지 더했다.

LG전자 하만/카돈 TV UB9800
LG전자 하만/카돈 TV UB9800

처음 LG전자가 하만/카돈 사운드 시스템을 적용한 제품은 'UB9800'모델이며, 이어서 'UB9500'모델로 확대했다. UB9800은 프레임 전면에 배치한 4개의 스피커와 2개의 우퍼를 탑재해 4.2채널 서라운드 시스템을 구성했으며, UB9500은 2.1채널을 지원한다. 참고로 하만/카돈은 1953년 설립한 오디오 기기 전문기업으로, 전세계에서 극장이나 공연장 등에 배치되는 대형 스피커, 오디오 기기(하이파이, Hi-fi) 등을 다루는 기업이다. 또한,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에 고급 자동차 카스테레오용 오디오를 제공하고 있으며, HP, 델 등의 프리미엄 노트북에도 내장 스피커를 공급하고 있다. 오디오 전문가들도 인정하는 명품 브랜드다.

LG전자 하만/카돈 TV UB9800
LG전자 하만/카돈 TV UB9800

언제나 TV는 경쟁사 간 화질을 겨루는 대표적인 제품이었다. SD, HD, 풀HD, QHD, UHD 등 화면을 보다 선명하게 볼 수 있는 해상도는 TV가 갖춰야 할 절대 요소였다. 하지만, 이제 사용자들은 화면을 보며 소리를 듣기 시작했다. 화질과 함께 음질도 강화해야 하는 이유다. 묻고 싶다. 지금 당신은 어떤 음질로 듣고 있는지.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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