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우린 스마트폰 기업 아냐. 인터넷 플랫폼으로 봐 달라"

강일용 zero@itdonga.com

샤오미(小米, Xiaomi). IT 업계에서 이만큼 급격히 존재감을 확대한 회사도 드물다. 지난 2분기 1,510만 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하며 LG전자를 밀어내고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 5위에 올라섰고, 중국 시장에서도 삼성전자를 제치고 판매량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설립된지 4년 밖에 되지 않은 회사의 실적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다. 그러한 샤오미가 국내 게임개발사들에게 손짓을 하고 있다. 죽의 장막 속 가려진 중국 시장에 진출하고 싶다면 우리와 함께하자는 유혹이다. 경기도 안양시 주최로 열린 콘텐츠 수출상담회 콘택 2014(The Contak 2014) 행사장에서 샤오미 청친하우(Frankie Cheung) 해외영업담당 부사장을 만나 국내 게임개발사들에게 관심을 보내는 이유를 물어봤다.

샤오미 청친차우 부사장
샤오미 청친차우 부사장
<샤오미 청친하우 해외영업담당 부사장>

샤오미라고 하면 스마트폰, 태블릿PC가 먼저 떠오른다. 하드웨어 기업이란 얘기다. 그런데 왜 게임(소프트웨어) 퍼블리싱을 하려는가?

- 샤오미의 영업 분야는 매우 다양하다.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태블릿PC, 스마트TV 등 다양한 제품을 제작하고 있다. 하지만 세 가지만으로 만족할 수는 없다. 다양한 분야로 회사 확대를 노리고 있다. 게임 퍼블리싱은 그러한 확대의 일환이다. 샤오미는 하드웨어 기업이 아니다. 인터넷 플랫폼 회사로 이해해주면 좋겠다.

샤오미는 바이두, 텅쉰(텐센트)에 이어 중국 내 3위의 앱 장터 '샤오미숍(Xiaomi shop)'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7월 앱 다운로드 횟수가 50억 회를 넘는 등 세계에서 손꼽히는 앱 장터다.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 플랫폼 '미톡'도 보유하고 있다. 이것이 한국에 온 이유다. 샤오미숍과 미톡을 통해 소개할 양질의 게임 콘텐츠를 찾기 위해서다.

(편집자 주) 중국에선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제대로 사용할 수 없다. 무료 앱만 접근할 수 있고, 유료 앱은 접근하지 못한다.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게다가 샤오미, 화웨이, 레노버 등 중국 스마트폰 제작사는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제거하고 자체 앱 장터를 탑재해서 중국 본토에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있다. 다만 간혹 국내로 수입되는 홍콩 모델은 구글 플레이스토어가 설치되어 있으니 참고할 것.

국내 게임개발사가 샤오미와 협력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혜택은 무엇인가?

- 중국은 매우 거대한 시장이다. 인터넷 사업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고, 게임을 즐기는 인구도 매우 많다. 또한 샤오미 스마트폰 사용자는 고객충성도도 매우 높다. 애플, 삼성전자 이상이라고 평가받는다. 그들을 모두 고객으로 맞이할 수 있다.

샤오미는 올해 상반기에만 2,600만 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했다. 하반기까지 6,000만 대를 판매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통해 스마트폰 업계 3위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샤오미의 역사는 4년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현재 스마트폰 브랜드 가운데 가장 주목받고 있는 업체라고 생각한다. 스마트폰 제조 역량을 강화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중국 사용자들에게 제공해 바이두와 경쟁할 것이다.

한국 게임개발사는 중국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를 샤오미가 도와줄 수 있는가?

- 한국 게임은 미술적인 감각이 매우 뛰어나다. 별 다른 문제 없이 중국 게이머들에게 받아들여 질 수 있을 것이다. 단지 이렇게 우수한 게임을 중국 사용자들이 접하지 못하는게 아쉬울 뿐이다. 샤오미는 한국의 게임 콘텐츠를 중국에 널리 알리는데 집중할 것이다. 중국 시장이 한국 게임개발사를 위해 열리길 기대하고 있다.

게임개발사들이 경제적인 지원을 원할 수도 있다. 그 부분에 대한 계획도 현재 세우고 있다.

많은 게임개발사가 샤오미의 스마트폰에 특정 게임을 기본 앱으로 탑재하길 바라고 있다. 아쉽게도 그에 대한 계획은 없다. 대신 샤오미 스마트폰에 기본 탑재된 샤오미숍과 미톡을 통해 중국 사용자에게 접근할 수 있다.

한국 진출 계획은 없는가?

- 한국 진출 계획은 아직 없다. 현재 샤오미의 목표는 세계를 중국으로 불러들이는 것이다. 중국 시장은 그 정도의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샤오미의 향후 목표는?

- 4년 동안 쉬지 않고 성장했다. 그러나 이 정도에서 만족할 수는 없다. 더 성장해야 한다. 이제 해외로 눈을 돌릴 것이다. 샤오미는 지속적으로 고객 만족도 평가를 하고 있다.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이해하고 그에 맞춰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다. 저렴한 제품만이 샤오미의 전부는 아니다. 만족스러운 제품이 목표다.

인터뷰가 끝나고 청 부사장은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그 내용을 잠깐 엿들었다. 돌아가는 비행기를 늦추겠다는 내용이었다. 수동적으로 한국 게임개발사가 다가오길 기다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찾아다닐 생각인가 보다. 과거 텅쉰이 국내 앱, 게임 개발사에게 적극적인 투자를 한 적 있다. 조금 과장을 하자면 국내 게임개발사를 모조리 인수할 기세였다. 그러한 공격적인 중국발 투자 공습이 다시 재현될 모양이다. 텅쉰발이 아니라 샤오미발 공습이.

국내 게임개발사의 콘텐츠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는 청
부사장
국내 게임개발사의 콘텐츠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는 청 부사장
<국내 게임개발사의 콘텐츠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는 청 부사장>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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