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만은 알고 사자! Vol.1 노트북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전자제품은 무수히 많다. 데스크탑, 노트북, 핸드폰, 디지털카메라, MP3 플레이어, 휴대용 게임기 등등. 그런데 자신이 갖고 있는 전자제품 중에서 자신이 직접 성능, 디자인, 가격 같은 것을 하나하나 따져가며 구매한 것은 얼마나 되는가? 그냥 디자인이 맘에 들어서, 그냥 제일 싸서, 그냥 새 제품이라서, 그냥 요즘 인기 있대서, 그냥 아는 오빠가 그거 사라고 해서 등등의 그냥, 그냥, 그냥 구매한 제품이 더 많을 것이다. 물론 이렇게 구매해서 만족하고 사용한다면 나쁠 건 없다. 하지만 조금만 관심을 두고, 아주 기본적인 부분만이라도 알아보고 산다면 좀 더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전자제품이다. 그런 고로, IT동아에서는 몇 차례에 걸쳐 특정 전자제품을 살 때 알면 더 좋은 기본적인 사항들을 제품별로 구분하여 정리해보기로 한다.

첫 번째 전자제품은 노트북이다.

어디에 쓸 것인가를 파악하자

노트북을 살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사항은 ‘어디에 쓸 것인가’이다. 노트북이니까 당연히 갖고 다니면서 쓸 거지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고? 몇 년 전에는 그렇게 구매해도 별로 상관이 없었지만, 요즘은 워낙 노트북의 종류가 다양해져서 그냥 막연히 갖고 다니면서 쓸 거라고 해서 사고 나면 가볍기는 한데 성능이 아쉬워지거나, 성능은 마음에 드는데 너무 무거워서 안 갖고 다니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노트북을 살 때는 가장 먼저, 자신이 원하는 용도에 맞는 제품군을 선정해야 한다.

사실 제품 사양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사는 것이 좋겠지만, 일반 사용자들이 사양만 보고 제품의 성능이나 특성을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다행히도 최근 노트북들은 몇 가지 제품군으로 나뉘는 데다가, CPU 제조 업체 측에서 성능을 쉽게 가늠할 수 있는 간단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참고하면 잘못된 선택을 할 일은 별로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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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군별 크기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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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군별 두께 비교

인터넷 서핑, 동영상 강의 등을 위해서라면 – 넷북

▶ 크기: 10~11인치, 무게: 1.5kg 안팎, 가격: 평균 30~50만 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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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서핑이나 스트리밍 동영상 감상, 간단한 문서 작업 등을 주로 하고자 한다면 넷북이 제격. 일단 작고 가벼워서 가지고 다니기 좋으며, 가격도 다른 제품군에 비해서 상당히 저렴한 편이다(와이브로 서비스와 결합하여 판매하는 ‘공짜 넷북’도 있다). 하지만 성능도 딱 가격만큼만 한다는 것을 기억하는 것이 좋다. 만약 앞서 열거한 것과 같은 단순하고 가벼운 작업 말고, 이미지 편집이나 고화질 영상 감상, 3D 온라인 게임과 같은 걸 하고자 하는 마음이 10%라도 있다면 다른 제품군을 선택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이롭다.

‘아톰(ATOM)’이라는 스티커가 붙어 있으면 100% 넷북이다

외부에서 오래 사용하고자 한다면 – 울트라씬

▶ 크기: 11~13인치, 무게: 1.5~2kg, 가격: 평균 80~100만 원대

넷북의 성능으로는 만족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휴대성도 포기할 수 없을 때는 울트라씬 제품군에 주목해보자. 넷북에서는 불가능했던 간단한 이미지 편집, 고화질 동영상 감상(DVD급), 3D 온라인 게임을 할 수 있다(단, 데스크탑 PC에서 하던 만큼 원활하게 돌아갈 거라는 기대는 하지 말기를). 크기는 넷북보다 약간 큰 편. 하지만 두께가 얇아서 무게 차이는 얼마 나지 않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배터리만 가지고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4~9시간. 배터리 용량에 따라 다름), 어지간해서는 전원 어댑터를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울트라씬 제품군의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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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울트라씬 노트북은 CPU 이름을 보면 알 수 있고(숫자 뒤에 SU 혹은 UM이 붙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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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D 울트라씬 노트북은 ‘비전(베이직)’이라는 스티커를 보면 알 수 있다

어떤 작업이든 막힘 없이 하고 싶을 땐 – 노트북

▶ 크기, 무게, 가격은 성능에 따라 천차만별

전반적으로 넷북이나 울트라씬보다 크고, 무겁고, 성능이 좋다고 볼 수 있는 제품군(언제나 예외는 있다). 크기가 큰 제품일수록 성능이 좋아지는 경향이 있다. 14인치 이하의 노트북은 그래도 들고 다니면서 사용할 수 있지만, 15인치 이상의 노트북은 데스크탑 대용으로 사용하는 제품이라고 보는 것이 낫다. 인텔 CPU를 탑재했느냐, AMD CPU를 탑재했느냐에 따라 성능을 판가름하는 기준이 바뀐다. 노트북에 붙어 있는 스티커를 보면 대략적인 성능을 가늠할 수 있다(이 스티커 구분법은 데스크탑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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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노트북 제품군은 배터리만으로 버티는 시간이 길어야 2~3시간밖에 되지 않으므로, 외부에 들고 나갈 땐 거의 무조건 전원 어댑터를 갖고 다녀야 한다는 것을 기억해두자.

가능하면 직접 만져보고 선택하자

원하는 제품군을 선정했다면 이제는 어떤 제품을 살 것인지 결정할 차례. 인터넷 가격 비교 사이트 등을 참고하여 2~3가지 제품으로 추려낸 다음(가격대와 디자인 위주로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른다), 전자제품 매장에 방문하여 직접 만져보면서 비교해보기를 권한다. 왜냐하면 인터넷 쇼핑몰의 제품 소개만 봐서는 알기 어려운 요소들이 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키보드의 배열 및 감촉. 노트북의 키보드는 데스크탑용 키보드보다 크기가 작고 제품마다 특수 키의 배치가 약간씩 다르기 때문에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사고 나서 오랫동안 고생하고 싶지 않다면 직접 타이핑해 보면서 오타가 얼마나 나는지, 특수키 배치가 편한지 알아보는 것이 좋다(넷북을 살 때는 특히 오른쪽 쉬프트 키의 크기가 너무 작지 않은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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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의 느낌은 직접 만져보기 전까지는 알기 어렵다

두 번째로 봐야 할 것은 배터리 사용 시간. 업체측에서 이야기하는 배터리 사용 시간과 실제 배터리 사용 시간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왜냐하면 업체에서 이야기하는 배터리 사용 시간은 ‘화면 밝기 최저, 무선랜/블루투스 끄고, 아무런 작업도 하지 않는 대기상태로 버티는 시간’인 경우가 간혹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일부 제품 소개에는 기본 제공 배터리가 아니라 고용량 배터리를 사용했을 때의 시간만을 알려주기도 한다. 따라서 이 부분도 직접 확인해보는 것이 정답. 매장에 전시되어 있는 제품은 전원선을 연결해둔 경우가 많으므로 이를 확인하고, 화면 밝기/전원 관리 옵션에 따라 배터리 사용 시간이 어떻게 되는지 알아보는 것이 좋다(제품에 따라서 시간으로 표시되지 않기도 하니 염두에 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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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탕화면 우측 하단에 있는 배터리 아이콘에 마우스 커서를 가져다 대면 배터리 시간을 알 수 있다.
배터리 사용시간은 사용 환경 옵션에 따라 달라진다

세 번째로 알아봐야 할 것은 전원 어댑터의 크기. 일반적으로 인터넷 쇼핑몰의 제품 소개 페이지에는 전원 어댑터가 어떻게 생겼고 얼마나 무거운지에 대해 나오지 않는다. 전원 어댑터가 크고 무거우면 그만큼 가지고 다닐 때 부담이 커지므로, 배터리만으로는 사용 시간이 짧은 노트북(제품군)을 살 계획이라면 반드시 체크해야 할 항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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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 어댑터는 작고 가벼울수록 좋다

네 번째는 노트북에 대한 전반적인 체크. 화면을 여닫을 때 너무 부드럽게 열리거나 혹은 너무 뻑뻑하지 않은지(사실 뻑뻑한 것보다는 너무 부드러운 게 더 위험하다). 화면이 최대한 어느 정도 각도로까지 열리는지. 노트북 측면에 배치된 포트들은 충분한지 하는 것 등등. 요즘 나오는 제품들은 대부분 일정 이상의 퀄리티를 지니고 있어서 굳이 체크하지 않아도 되기는 하지만, 기왕 간 김에 한 번씩 확인해보는 것이 좋겠다.

전자제품 매장에 가서 직접 만져도 봤으니 이제 최종 결정만 하면 된다. 인터넷에서 구매하든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하든 그것은 각자의 마음이다. 아,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너무 브랜드, 메이커에 너무 집착하지는 말자. 우리나라에 출시되는 노트북들은 대부분 전 세계적으로 그 품질과 성능을 인정받은 제품인 경우가 많다. 또한 요즘 노트북들은 그렇게 쉽게 망가지거나 하지 않기 때문에 A/S 센터 숫자가 많지 않다고 해서 구매를 꺼릴 필요는 없다.

노트북이 많이 대중화되었다지만 아직도 고가의 제품임에는 틀림이 없다. 큰맘 먹고 사는 제품이니 한 번 사면 최소 2~3년은 가뿐하게 쓸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지금까지 살펴보았듯이 올바른 선택을 하기 위해 알아야 할 것들은 그렇게 많지도, 어렵지도 않다. 그저 약간의 관심이 필요할 뿐이다.

글 / IT동아 박민영(biaret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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