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쇼S] 차 값은 '솔깃', 부품값은 '뜨아'

김영우 pengo@itdonga.com

차에 대해 관심이 적은 사람들은 차를 살 때 차 자체의 값 외에는 그다지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건 정말로 뭘 모르는 소리다. 차량을 운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후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가장 신경이 쓰이는 것은 각종 부품 가격이다. 사고가 났을 때 교체하는 부품값은 물론이고, 안전운전을 하더라도 엔진오일이나 브레이크 패드와 같이 정기적으로 교체해야 하는 소모품의 가격, 그리고 차량의 연식이 오래됨에 따라 발생하는 노후 부품의 교체 가격을 반드시 따져 봐야 한다. 이는 단순히 부품 자체의 값뿐만 아니라 정기적으로 부과되는 보험료에도 많은 영향을 끼친다.

다만, 정비업자가 아니고서야 각 부품의 적절한 가격을 일반인들이 정확히 알긴 힘들다. 특히 수입차의 경우는 정보가 제대로 공개되어있지 않은데다 아무리 싸게 하더라도 비슷한 등급의 국산차에 비해 몇 배나 되는 부품값, 그리고 공임비를 각오해야 한다.

카톡쇼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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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마침 국토교통부는 지난 2일, 자동차의 부품 가격을 공개할 것을 의무화했다. 따라서 이제부터는 국산차와 수입차 구분 없이 완성차를 판매하는 업체들은 자사 차량의 모든 부품 값을 공개해야 한다. 이번 정부 조치의 의미, 그리고 자동차 부품 값의 현황 및 문제점에 대해 이번 목요일 밤에 방송될 카톡쇼S 18회에서 분석한다

수입차 부품 가격, 도대체 얼마나 비싸기에?

국산차의 가격은 꾸준히 오른 반면, 수입차의 가격은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내려가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 판매되는 수입차의 비중은 최근 15%를 돌파했으며, 조만간 20%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하지만 값이 내렸다고 해서 맘 편하게 수입차를 살 만한 단계는 아니다. 바로 부품값 때문이다. 카톡쇼S에서는 3대의 차량(링컨 MKZ, 벤츠 C220, 현대 제네시스)을 예로 들며 부품 값을 비교해봤다.

참고로 카톡쇼S에 출연한 링컨 MKZ의 가격은 4,700만원, 벤츠 C220의 가격은 4,750만원, 그리고 현대 제네시스는 5,170만원이다. 오히려 국산차인 제네시스가 차 값은 더 비싸다는 의미다. 하지만 부품값은 어떨까? 실제 운전 중에 가장 많이 일어나는 충돌 사고를 가정해 부품값을 계산해봤다. 계산에 포함된 부품은 앞 범퍼, 사이드미러, 보닛 헤드라이트 등 7가지다.

카톡쇼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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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 결과, 현대 제네시스가 433만원으로 수리비가 가장 적은 반면, 벤츠 C220은 1,175만원, 그리고 링컨 MKZ는 가방 비싼 1,207만원으로 수리비가 예상되었다. 같은 부위를 수리하더라도 수입차는 국산차의 약 3배의 부품값을 각오 해야 한다는 의미다. 부품 값 외에 공임비까지 수입차가 더 높다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실제 수리현장에서 느끼는 비용 부담 차이는 이보다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해외 현지에서도 외국산 차량의 부품은 그렇게 비쌀까? 이번 방송에 출연한 링컨 MKZ의 경우, 외피의 가격이 한국에서는 103만원인 반면, 미국 현지에선 절반 수준인 516달러(약 53만원) 이었다. 그 외에 후드나 펜더, 사이드미러와 같은 다른 부품 역시 사정은 비슷했다. 차 값이 비슷하더라도 이렇게 부품값에서 큰 차이가 나는 이유는 수입차 업체들의 판매전략이 한 몫을 한다.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차는 사게 파는 반면, 부품 가격에서 이윤을 남겨야 하기 때문이다.

부품값 비싸면 국산차 타면 그만? 보험료가 '함정'

이렇게 수입차 부품의 값이 부담된다면 그냥 국산차를 타면 그만일까? 그런데 애석하게도 그렇지만은 않다. 이렇게 비싼 수입차 부품 때문에 국산차를 타더라도 보험료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제네시스와 링컨 MKV의 동일 조건 보험료를 비교해보면 수입차 보험료가 국산차에 비해 1.5~2배 정도 비쌌다. 하지만 실제로는 크게 3~4배에 달하는 부품 가격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수준이다.

카톡쇼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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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료가 이렇게 산정되는 이유는 국산차와 수입차 상관 없이 사고 시 드는 수리비 합계 금액은 과실비율로 책정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제로 국산차와 수입차 사이에 사고가 나면 국산차 고객들이 수입차 수리비를 포함한 고액을 부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특히 벤틀리나 페라리와 같은 일부 초고가 수입차와 사고가 발생할 경우에는 말 그대로 집을 팔아서 수리비를 지불해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부품 가격 공개 의무화, 아직도 '미적미적'

따라서 최근 정부에서 실시한 부품가격 공개 의무화 정책은 부품가격 투명화를 통해 정비 현장에서의 '바가지'를 예방하고, 차량 구매 전에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추가 비용을 예상할 수 있도록 돕는 좋은 제도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해당 제도가 실시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지금, 완성차 업체들은 정부의 정책을 충실하게 따르고 있을까?

카톡쇼S에서 직접 살펴본 결과, 대부분의 완성차 업체들이 정부의 정책을 표면적으로 따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현대 및 기아자동차의 경우, 계열사인 현대모비스 가입 회원들에게만 부품 가격을 공개하고 있어 부품 가격을 쉽게 확인하는데 다소 불편이 있었다.

다른 국산차 업체들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GM, 르노삼성, 쌍용 등도 부품가격을 공개하긴 했지만 각 업체의 홈페이지 첫 화면에서 부품가격 조회 페이지로 가는 링크가 없어 여간해선 원하는 정보를 찾기가 힘들었다. 그리고 벤츠, 포드와 같은 수입차 업체들의 경우, 부품의 목록을 확인하기가 힘들고 일일이 해당 부품의 영어 명칭을 쳐서 조회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해당 부품의 정확한 영어 명칭을 모르면 이용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물론 토요타와 같이 한글 부품명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둔 수입차 업체도 있긴 하다. 부품 가격 공개 정책은 이제 막 시행되었을 뿐이니 향후 이러한 문제점이 개선되기를 바란다.

카톡쇼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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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8월 21일(목) 밤 12시 30분(실제시간 금요일 0시 30분)에 채널A를 통해 방송될 카톡쇼S 18회에서는 자동차 부품가격 공개의 현황과 문제점, 그리고 개선방안을 짚어본다. 그리고 전작 출시 8년만에 완전한 신형으로 다시 태어난 국내 미니밴 시장의 최강자 '올 뉴 카니발'의 면모를 자세히 살펴 볼 예정이다. 그 외에도 자동차의 승차감과 주행 안정성을 책임지는 서스펜션의 모든 것을 파헤치는 기획 등,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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