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f로 배우는 DSLR - (3) 일단 찍어보자

나진희 najin@itdonga.com

몇백만 원을 주고 DSLR 카메라(이하 DSLR)를 구매했는데 자동 모드로만 사진을 찍진 않는가? 최신 광학 기술의 집약체라 할 수 있는 DSLR은 기능이 많은 만큼 작동 원리 및 조작법이 복잡해 초보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Df로 배우는 DSLR' 기획은 아직 DSLR 사용이 낯선 기자와 함께 차근차근 DSLR 공부를 시작하는 코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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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LR로 금방이라도 '작품'을 만들어낼 것만 같은 기분은 잠시, 막상 사진을 찍자니 어느 버튼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하다. 조작해야 할 카메라 버튼이 너무 많아서 '이거 괜히 잘못 만졌다가 고장 나는 거 아닌가'도 싶다. 그렇다고 설명서나 책을 읽어 촬영 이론부터 공부하자니 손이 근질근질하고 좀이 쑤신다.

소위 '똑딱이'라 불리는 콤팩트 카메라나 미러리스 카메라는 처음 쓰는 사람도 쉽게 제품을 조작할 수 있다. 버튼도 몇 개 없고 몇몇 버튼은 누가 봐도 전원 버튼과 셔터 버튼처럼 생겼다. 하지만 DSLR은 다르다. 처음 쓰는 사람은 수많은 버튼 사이에서 겁부터 먹을 수 있다.

이런 독자를 위해 이번 기사를 마련했다. 주제는 '일단 찍고 보자'. 쉽게 평균 이상의 사진을 찍는 방법과 찍은 사진을 보는 방법을 소개한다. '뭐 이렇게 쉬운 것까지..' 싶을 수 있지만, 이번 기획이 '왕초보'를 위한 것이며 지금은 그 초입 단계라는 것을 고려해주길 바란다.

렌즈를 끼고 스트랩을 메는 것부터

DSLR를 구매해 상자를 열면 보통 본체와 렌즈가 분리되어 있다. 렌즈 장착법을 모른 채 무턱대고 렌즈를 본체에 끼우다간 흠집이 날 수 있으니 조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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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와 카메라 본체를 잘 살펴보면 각각 흰색 점이 있다. 이 둘의 위치를 맞춘 후 렌즈 경통을 잡고 왼쪽으로 돌리면 렌즈가 장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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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겁고 비싼 DSLR를 '안전하게' 들고 다니려면 스트랩은 필수다. 자칫 떨어트렸다가는 고장 날 확률이 크기 때문. 카메라에 스트랩을 장착한 후 손에 둘둘 감거나 어깨에 메고 다니는 것이 좋다. 보통 목에 메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면 카메라 무게 때문에 목에 부담도 가고, 튀어나온 렌즈가 여기저기 부딪혀 고장 날 확률도 있다. 그렇기에 전문가들은 스트랩을 짧게 해서 손목에 감거나 어깨에 메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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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카메라를 들고 촬영하는 방법이다. 오른손으로 카메라의 그립부를 감싸 쥐고 왼손으로는 렌즈 아랫부분을 받쳐야 안정적인 자세가 나온다. 팔꿈치를 몸에 붙이면 사진을 찍을 때 흔들림이 적으니 참고할 것.

가장 만만한 것은 'A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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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카메라 전원부터 켜자. Df의 윗면에 보면 'ON', 'OFF'라고 적힌 전원 다이얼이 있다. 이를 돌려 'ON'에 맞추면 카메라에 전원이 들어온다. 셔터 버튼은 전원 다이얼에 겹쳐져 있다. 전원 다이얼 가운데의 구멍이 뚫린 은색 버튼이 셔터 버튼이다. 이를 반만 누르면 초점을 맞추는 '반셔터' 상태가 되고 끝까지 꾹 누르면 사진이 찍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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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터 버튼을 누르기 전에 적절한 촬영 모드를 택해야 한다. 사실 제일 쉽게 사진을 찍으려면 '자동(Auto) 모드'를 고르면 된다. 이는 카메라가 스스로 촬영 환경을 분석해 적절한 조리갯값, 셔터 속도, ISO 감도 등을 맞춰주는 모드다. 따라서 사진이 너무 밝거나 어둡게 나와 망칠 위험이 적다. 다만, 이 모드로는 '불빛이 궤적을 그리는 사진', '물방울이 떨어지는 찰나를 잡은 사진' 등 촬영자의 의도가 녹아든 사진은 찍기 어렵다.

마치 퍼즐을 맞추듯 초점, 조리갯값, 셔터 속도, 노출값 등을 골라 사진을 '창조'하는 것이 DSLR의 매력 아니겠나. 그렇기에 고급형 DSLR 중에는 자동 모드가 없는 것이 꽤 많다. Df도 자동 모드가 없다. 전문 사진 작가라면 자동 모드가 없어도 척척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하지만 처음 사진 촬영에 발을 내디딘 초보자는 그렇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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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 모드가 없다면 'A모드'가 제일 만만하다(캐논은 Av 모드로 표기). A모드는 조리개 우선 모드다. 촬영자가 조리갯값만 지정해주면 카메라가 알아서 셔터 속도를 조절한다. ISO 감도, 화이트밸런스 등은 사용자가 맞춰줘야 하지만 보통 이 항목들은 '자동'으로 기본 선택되어 있으니 그다지 걱정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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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갯값에 대해서는 이후에 자세히 설명할 예정이므로 간단히 짚고 넘어간다. 렌즈의 조리개가 얼마나 크게 열렸다가 닫히는지를 표시하는 수치가 조리갯값이며 이는 F값으로 표현한다. 숫자가 작을수록 조리개를 많이 열어 한번에 많은 양의 빛을 받아들일 수 있다. 조리개를 많이 열수록 '배경을 날리는' 아웃 포커싱 효과를 내기에 좋다.

스마트폰 카메라나 디지털 카메라의 렌즈 사양표에서 'F1.8', 'F3.5' 등의 표현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것이 조리개를 가장 많이 열었을 때의 수치인 최대 조리갯값이다. 숫자가 작을수록 '렌즈가 밝다'고 표현한다. 렌즈가 밝으면 어두운 곳에서 사진을 찍어도 흔들리지 않을 확률이 높고, 피사체의 배경을 더 뿌옇게 표현할 수 있다.

*참고 기사
밝은 사진 만드는 3박자, 조리개, 셔터, ISO(http://it.donga.com/13706/)
인물은 선명하게, 배경은 '뽀샤시'하게 찍어보자(http://it.donga.com/13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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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개와 셔터 속도의 관계에 대해서도 앞으로 소개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일단 현재 촬영 환경이 어두운 편이거나 아웃포커싱 효과를 내고 싶다면 조리개를 많이 열어서(F값을 F1.8 등으로 낮게 맞춰서) 사진을 찍자. 반면, 설원처럼 너무 밝거나 피사체 뒤의 배경까지 또렷하게 표현하고 싶다면 조리개를 많이 조여서(F값을 F8 등으로 높게 맞춰서) 셔터를 누르면 된다. Df는 제품 앞면 왼쪽의 서브 커맨드 다이얼을 돌려 조리갯값을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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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찍은 사진을 확인해 볼 차례다. PC로 사진을 옮기기 전 카메라 LCD로 먼저 결과물을 가늠해보자. 카메라 뒷면의 재생 버튼을 누르면 지금까지 촬영한 것을 볼 수 있다. 사진을 넘겨 보다가 마음에 안 드는 사진이 나오면 그 옆의 쓰레기통 아이콘의 삭제 버튼을 누르면 사진이 삭제된다.

글 / IT동아 나진희(naji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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