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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팟터치

나진희

아이팟터치(iPod touch), 한때 'MP3 플레이어 계의 제왕'으로 군림했던 제품이다. 아이팟터치는 뭇 소비자들에게 부의 상징이자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MP3 플레이어인데도 애플 앱스토어의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설치해 인터넷, 메신저, 게임 등을 할 수 있다니... 아이팟터치는 경쟁 제품들이 갖지 못한 특유의 정체성, 'MP3인 듯, MP3 아닌, MP3 같은' 부분이 큰 매력이었다.

그러나 시대는 변했다. 누구나 한 손에 음악 재생은 기본인 스마트폰을 쥐게 되면서 아이팟터치는 서서히 사람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애플도 이에 발맞춰 아이팟터치보다 아이폰, 아이패드에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이팟터치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팟터치는 아직도 누군가에게는 상당히 필요하고 꽤 쓸모있는 제품이다. 아마 아래 열거한 유형의 사용자가 가장 아이팟터치에 큰 효용을 느낄 듯싶다.

1.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하 안드로이드폰)을 사용 중인데 애플 iOS 운영체제도 함께 써보고 싶은 사람
2. 일반 휴대폰(피처폰)을 쓰고 있지만 카카오톡 등 메신저를 이용하고 싶은 사람
3. 스마트폰의 잦은 배터리 '광탈'을 대비해 유사시 갖고 놀 여분의 전자 제품이 필요한 사람

기자는 이 중 1번과 3번에 해당한다. 현재 사용 중인 안드로이드폰은 매번 배터리 문제로 골머리를 썩이게 하고 있으며, 이전에 썼던 아이폰5도 그립다.

참고로 지난 6월 27일, 애플이 500만 화소의 iSight 카메라를 탑재한 아이팟터치 5세대 라인업에 16GB 모델을 추가하고 32GB, 64GB 모델의 가격은 일제히 내렸다. 16GB 모델의 가격은 25만 9,000원, 32GB 모델은 31만 9,000원(8만 원 인하), 64GB 모델은 37만 9,000원(17만 원 인하)이다.

사실 아이팟터치 5세대는 지난 2012년 말 출시한 후 꽤 시간이 흐른 모델이다. 하지만 이번 가격 인하를 계기로 다시 제품을 돌아보는 것도 의미 있을 듯싶다. 이에 다시 한 번 아이팟터치를 만나봤다. 아이팟터치를 전반적으로 다룬 리뷰는 아래 기사를 참고하자.

*참고 기사: "더 얇고 더 가벼워 더 튼튼해" 애플 아이팟 터치 5세대(http://it.donga.com/12222/)

아이팟터치, 든든한 지원군

기자는 아이폰5를 쓰다가 기사 작성에 필요해 잠시 안드로이드폰인 LG전자 G3로 '갈아탄' 상황이다. QHD 해상도의 널찍한 5.5인치 디스플레이, 개방적인 안드로이드 플랫폼 등은 무척 유용했지만 빠른 배터리 소모 속도는 감당하기 힘들었다. 사실 여분의 배터리를 따로 충전해서 갖고 다니면 별문제 없긴 하다. 하지만 내장형 배터리 방식인 아이폰 사용에 익숙해졌기에 추가 배터리를 충전하는 것도 또 이를 챙기는 것도 어색했다.

만약 오후쯤 휴대폰을 한 번 더 충전했다면 운이 좋은 날이다. 그런 날은 온종일 마음이 편했다. 하지만 휴대폰을 충전하지 못한 날은 내내 전전긍긍했다. 오후 3시쯤이면 배터리 잔량이 30%도 채 남지 않았다. 휴대폰이 아예 꺼진 '최악의 상황'도 몇 번이나 맞닥뜨렸다. 지하철에서는 스마트폰 게임을 하는 다른 승객들을 부러운 눈으로 쳐다봐야 했고, 버스 안에서는 잠을 자거나 멍하니 창 밖만 구경했다.

아이팟터치

이럴 때 아이팟터치는 '구세주'와 다름없었다. 못해도 MP3를 듣는 호사를 누리거나, '2048'처럼 데이터가 필요 없는 캐쥬얼 게임도 즐길 수 있었다. 거기다 와이파이(Wi-fi)가 되는 '천국'에서는 인터넷 서핑, 메신저, 지도 검색, 동영상 스트리밍 등 그 활용도가 무궁무진해졌다.

아이팟터치

아이팟터치를 자주 들고 다닐 수 있던 가장 큰 이유는 그 크기와 무게였다. 크기는 손바닥보다 작고 두께는 손가락보다 얇다. 가방 속에 아이팟터치를 하나 넣는다 해도 전혀 부담이 없었다. 안드로이드폰이 '사망'했거나 iOS 앱을 활용해야 하는 순간 아주 유용하게 썼다.

참고로 기자는 아이튠즈를 이용해 이전에 썼던 아이폰5의 백업 데이터를 아이팟터치에 그대로 적용했다. 이로써 아이폰5 속 앱, 북마크, 연락처, 사진, MP3 등을 손쉽게 고스란히 아이팟터치로 옮겨올 수 있었다.

iOS7을 탑재

아이팟터치는 애플의 최신 모바일 운영체제 iOS7을 탑재했다. 아이팟터치로 (전부는 아니지만) 아이폰의 많은 장점을 경험할 수 있다.

아이팟터치

일단 아이폰에서 쓰는 '대부분의' 앱을 아이팟터치에 설치해 이용할 수 있다. 감각적인 결과물과 손쉬운 사용법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로드무비(Roadmovies)' 등 아이폰에만 있는 앱도 아이팟터치로 누려보자.

안드로이드보다 강력한 보안성도 iOS의 특징이다. 기자도 각종 은행, 카드 앱 등으로 금융 업무를 처리할 때 자연히 안드로이드폰보다 아이팟터치에 더 손이 갔다. 의심되는 URL을 열어볼 때도 '안드로이드폰처럼 악성 앱이 모르는 새 설치되면 어쩌지' 하는 걱정을 덜 수 있었다.

아이팟터치

스티브 잡스 시절 애플은 아이팟터치의 카메라에 그다지 공을 들이지 않았다. 전작인 아이팟터치 4세대의 카메라는 전면이 30만 화소, 후면이 70만 화소로 진정 '기록용' 수준이었다. 따로 카메라 앱의 필터 기능으로 사진을 편집하면 그나마 조금 봐줄 만했지만, 기본 카메라 앱으로 찍은 사진에서 뛰어난 결과물을 기대하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5세대부터는 달라졌다. 기자가 리뷰한 아이팟터치는 500만 화소의 iSight 카메라를 탑재했고 풀HD 동영상 촬영을 지원한다. 요즘 나오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견줄 만큼은 안 되지만 그래도 꽤 홀륭한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얇고 가벼운 아이팟터치를 들고 다니며 사진을 찍는 재미도 꽤 쏠쏠했다. 이외에도 아이팟터치는 본연의 기능인 MP3 재생을 포함해 인터넷 검색, 메신저, 게임, 캘린더 등 수많은 기능을 지원한다.

비슷하지만 다른 아이폰과 아이팟터치

많은 사람이 아이폰과 아이팟터치 사이에서 고민한다. 웹상에서 '아이폰과 아이팟터치 중 무엇을 살까요'나 '아이폰이 있는데 아이팟터치를 사도 괜찮을까요'하는 수많은 질문이 쏟아지는 것이 그 근거다. 아무래도 운영체제, 크기 등이 겹치니 자연히 둘의 사용자 경험도 비슷한 면이 많기 때문이리라.

그럼에도 아이팟터치는 아이폰과 똑같지 않다. 아이팟터치는 MP3 플레이어고 아이폰은 휴대폰이기에 그 제품 분야부터 다르다. 만약 아이폰과 '똑같은' 사용자 경험을 아이팟터치에서 기대한다면 분명 실망할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아이팟터치는 이동통신사 망을 이용하는 전화와 문자 서비스를 쓸 수 없다. 또한, 기본적으로 와이파이만 되므로 항상 데이터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있는 아이폰보다 제약도 많다.

아이팟터치

디자인에서도 다른 부분을 찾을 수 있다. 아이팟터치의 두께는 아이폰5/5s의 반 수준이다. 색상도 아이팟터치가 6종으로 훨씬 다양하다. 핸드스트랩처럼 액세서리로 매는 아이팟터치 루프(loop)도 아이팟터치의 개성을 드러낸다. 아이팟터치는 앞서 말했듯이 전화 기능이 없기에 전면 윗부분에 스피커와 근접 센서가 없다. 또한, 아이팟터치와 함께 기본 제공되는 이어폰인 이어팟은 아이폰용 이어팟과 달리 마이크와 컨트롤러가 없으니 참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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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나진희(najin@itdonga.com)

※ 리뷰 의뢰는 desk@itdonga.com으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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