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C 2014] "게임 디자인은 조미료다. 적절하고 과감하게 투입해야 한다"

강일용 zero@itdonga.com

청소년을 위한 앱 개발 경진대회 스마틴 앱 챌린지 2014(이하 STAC 2014)가 어느덧 중반에 다다랐다. 학생들은 멘토(스승)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아이디어에 살을 붙여 나가고 있다. 멘토는 학생들에게 어떤 조언을 들려줬을까. 디자인을 담당하는 멘토를 만나 학생들에게 어떤 조언을 들려줬는지 물어봤다.

디자인 멘토는 두 사람이다. 학생들에게 탄탄한 이론적 기초를 알려주기 위해 서강대학교 게임교육원 애니메이션 과정의 남궁정 교수(이하 남궁정)와 배움을 실무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들려주기 위해 CJ게임즈 블루페퍼 UI/UX 디자이너로 재직했던 김열매 씨(이하 김열매)가 참여했다. 두 사람은 지난 19일 전북 완주 한국게임과학고에서 진행된 STAC 2014 멘토링 순회 캠프에 참여해 한국게임과학고 학생들과 경남과학고 학생들에게 게임 디자인을 위한 방법론과 팁을 강의했다.

STAC 2014
STAC 2014
<학생들의 멘토로 나선 김잔디 씨(좌), 남궁정 교수(우)>

IT동아: 먼저 STAC 2014에 참여한 학생들의 열정을 본 소감을 들려달라.

남궁정: 처음에는 학생들이 많이 부끄러움을 탄다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1:1로 만나보니 내면에 감춰진 열정이 느껴지더군요. 게임 개발에 대한 가치관도 명확합니다. 의욕도 넘쳐 흐르고 있고요. 두 학교 학생들은 다른 학교 학생들보다 원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제시했습니다. 학생들의 수준이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김열매: 저도 두 학교와 마찬가지로 특성화 고등학교 출신입니다. 제가 고등학교를 다니던 당시에도 게임을 제작하는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때문에 옜날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당시 느꼈던 점 가운데 배움에 있어서 아쉬움을 느꼈던 부분이 있었고, 이 부분을 알려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IT동아: 학생들의 멘토로 나서게 된 계기는?

남궁정: SK플래닛 관계자와 다른 일 때문에 만났다가, 제안을 받게 됐습니다.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알고 욕심이 생시더군요. 그래서 교육에 나섰습니다. 저는 프로젝트 경험이나 팀 작업에 대한 경험이 많습니다. 학생들이 협업을 하면서 미처 깨닫지 못하는 부분을 많이 전수해 주고 싶습니다.

김열매: 고등학교 후배를 통해 알게 됐습니다. 제가 직접 게임 UI나 그래픽에 대해 많이 가르쳐보고 싶었습니다. 학교에서 알려주지 못하는 실무에 대한 부분을 들려주고 싶었고요. 저도 많이 아는 것은 아니지만, 선배 입장에서 편안하게 알려줄 수 있는 기회가 되겠다 싶어 지원했습니다.

IT동아: 학생들이 디자인을 하면서 자주하는 실수는 무엇이 있을까?

남궁정: 충분히 조사를 하지 않고 그림을 그리는 것입니다. 자료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자료를 찾는 과정이 중요하죠. 자료를 찾다보면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그래야 영감도 떠오릅니다. 조사를 하지 않으면, 자기가 가진 아이디어와 스타일만 고집하게 됩니다. 그래선 그 틀로부터 나올 수가 없습니다. 다른 쪽으로 가는 것을 거부한다는 거죠. 생각을 많이 하고 콘셉트를 잡아야 하는데, 일단 그림부터 그리고 보게 되는 겁니다. 제가 학생을 가르치며 가장 많이 본 유형의 실수입니다.

김열매: UX(사용자 경험) 디자인에 문제가 자주 발생합니다. 정보 전달을 하면서 순위를 매기지 않고, 일단 배치하고 보는 겁니다. 사용자에게 혼선을 주게 되고, 전체 디자인이 난잡해집니다.

STAC 2014
STAC 2014

IT동아: 학생들이 디자인할 때 참고할 만한 팁은 없는가?

남궁정: 처음 콘셉트를 정하고, 개발하는 과정에서 그림과 디자인을 대충대충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면 안됩니다. 그 과정을 철저하게 해야 합니다. 과정은 세밀하고 단계적으로 나눠져 있어야 하고요.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을 순서대로 정렬해야 합니다. 그러면 결과물이 점점 업그레이드되죠. 그림과 디자인을 한 번에 끝내지 말라는 뜻입니다.

김열매: 정보전달을 잘하려면, 색의 대비를 잘 이용해야 합니다. 그래야 전달이 쉽습니다. 누구나 중학교때 미술의 기초, 면적 대비, 색상 대비를 이용하는 법을 배웁니다. 하지만 실전에 제대로 적용하는 사례는 드물지요. 이를 잘 다뤄야 진짜 게임 디자이너라고 할 수 있습니다.

IT동아: 게임 디자인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남궁정: 순수 미술을 전공한 입장에서 봤을 때, 게임 디자인은 자신의 감각과 콘셉트를 드러낼 수 있는 예술입니다. 설사 하고있는 작업이 철저하게 상업적이라도 예술을 한다는 생각이 필요합니다. 캐릭터와 배경을 따로 디자인하는게 아니라 하나의 예술 작품을 만드는 것처럼 세심하게 해야 합니다. 그 결과로써 둘은 조화를 이뤄야 합니다.

김열매: 게임 디자인은 조미료와 같습니다. 게임의 기본 구성과 움직임을 결정하는 로직 위에 어떤 이미지를 입혀서 표현을 극대화 시킬지 고민해야 합니다. 음식을 만들 때 어떤 조미료를 써서 이 맛을 더 나타낼지 생각하는 것과 같습니다. 소금, 후추 등 조미료의 종류는 다양하다. 이를 모두 적절하게, 때론 과감하게 투입해야 합니다. 그러면 제대로된 음식이 나옵니다. 디자인도 마찬가지입니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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