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6,000기가 하드를 맞이할 준비 되셨나요? HGST 'Ultrastar HE6'

이문규 munch@itdonga.com

[편집자 주: 쓰는 이, 읽는 이의 편의를 위해 'TB'는 '테라바이트(이하 테라), 'GB'는 '기가바이트(이하 기가)', 'MB'는 '메가바이트(이하 메가)'로 바꾼다. 1테라 = 약 1,000기가, 1기가 = 약 1,000메가]

지난 2012년 개봉해 90년 대의 아련한 향수를 자극했던 영화 '건축학개론'을 보면, 극중 주인공 승민(이제훈 분)이 대학선배 재욱(유연석 분)의 자취방에서 당시로서는 최신 제품인 '펜티엄 컴퓨터'를 접한다. 승민은 '하드가 1기가'라는 재욱의 말에 놀라면서 '평생을 써도 다 못 쓰겠다'라는 말을 한다. 영화의 배경시점인 1996년 당시에는 정말 그랬다(승민은 96학번이다). 1.44메가의 플로피디스크(FDD)가 주로 사용되던 때였기에, 그들에게 1,000메가는 그야말로 엄청난 저장공간이었다.

그로부터 20여 년이 지난 지금, 평생 써도 못 쓰겠다던 1,000메가(1기가)의 6,000배에 달하는 '6테라' 하드디스크가 이제 사용자 PC로 들어왔다. 6,000기가. 기업용 대형 저장장치에서나 볼 법 했던 용량을 일반 사용자도 마음껏 누릴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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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GST가 출시한 6테라 하드디스크 'Ultrastar He6'로 초대용량 하드디스크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살펴본다.

6테라바이트, 과연 어느 정도의 용량인가
6테라, 즉 6,000기가의 용량은 파일을 얼마나 저장할 수 있는 공간일까?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 파일 하나 또는 즐겨 듣는 MP3 음악 파일 하나가 5메가라면, 단순 셈으로 따져도 약 100만 개를 한 공간에 몰아 저장할 수 있는 수치다. 사진이든 MP3이든 파일 100만 개면 그건 이미 '데이터베이스'라 할 만큼 개인 사용자에게는 엄청난 용량이다.

'Ultrastar He6'는 내장형 하드디스크
Ultrastar He6(이하 울트라스타)는 PC 내부에 장착하는 내장형 하드디스크다. 모양새는 여느 하드디스크와 다를 바 없는 데스크탑용 3.5인치 제품으로, 업계 최초로 하드디스크 내부에 공기보다 밀도가 낮은 헬륨을 채워 밀폐하는 '헬리오씰(HelioSeal)' 기술'이 적용됐다. 이로 인해 3.5인치 하드디스크 내부에 7장의 자기디스크(플래터)를 넣어 저장 용량을 6테라로 끌어 올렸다. 현재까지 3.5인치 하드디스크로는 최대 용량이다.

내장형 하드디스크다 보니 약간 묵직한 무게 외에 외형적으로 딱히 특별할 건 없다. PC에는 SATA 연결 방식으로 연결하면 된다(기업용 저장장치에 사용되는 SAS 방식 모델도 있다). 하드디스크를 장착해 본 적 없는 이라도 SATA 케이블과 커넥터 모양만 잘 봐도 어려움 없이 장착할 수 있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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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형이라 해서 반드시 PC 내부에만 장착, 사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SATA 방식용 3.5인치 외장 케이스에 넣으면 USB 외장 하드로도 활용할 수 있다. 더욱이 USB 3.0 규격을 지원하는 케이스라면 외장 하드로서 만족할 만큼 빠른 속도도 제공된다.

'울트라스타' 직접 설치하기
하드디스크 공간이 부족하다고 대뜸 새 하드디스크부터 구매할 게 아니라 우선 불필요한 파일을 과감히 삭제, 정리하는 게 좋다. 특히 동영상 파일이나 프로그램 설치 파일 등이 용량이 크니 이 파일들을 1순위로 삭제하면 된다.

0. '6테라'는 비범한 용량이다. 그러니 평범한 자신의 PC(특히 메인보드)가 이 비범한 용량을 지원하는지 확인하고 구매해야 한다. 브랜드 PC라면 PC 제조사에, 조립 PC라면 메인보드 제조사에 문의해 확인하면 된다.

1. 6테라 하드디스크 '울트라스타'를 구매하기 전에 우선 하드디스크 구성을 어떻게 할 지 결정해야 한다. 기존 하드디스크를 사용하며, 울트라스타를 추가 공간으로 사용할지, 기존 하드디스크를 완전히 교체할 지가 그것이다.

울트라스타 내부 자기디스크의 분당회전속도(RPM, RPM이 클수록 입출력 성능이 좋다)는 7,200RPM, 내부 임시저장메모리(버퍼, 역시 용량이 클수록 입출력 성능이 좋다)는 64MB다. 기존 하드디스크의 정보를 (검색)확인하여 이 보다 수치가 현저히 작으면 완전 교체를 고려하는 것이 좋다. 하드디스크 성능이 좋아지면 그에 설치되는 운영체제 성능 역시 좋아지기 때문이다.

물론 하드디스크 교체하는 김에 운영체제와 각종 프로그램 등도 깔끔하게 새로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적지 않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니 상황에 따라 결정해야겠다.

2. 완전 교체를 결정했다면(운영체제 재설치) 기존 하드디스크가 장착된 자리에 그대로 울트라스타를 장착, 연결한다. 전원 커넥터(두 커넥터 중 긴 것), 데이터 커넥터(두 커넥터 중 짧은 것)를 각각 연결한 다음 하드디스크 고정위치(베이)에 나사로 고정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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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떼어 낸 기존 하드디스크는 앞서 언급한 외장 케이스를 구매해 외장 하드로 활용하면 요긴하다. PC 사용하다 보면 외장 하드 필요할 때가 꼭 있으니 이 참에 마련해 두길 권한다.

3. 이제 전원을 켜고 운영체제(윈도) 설정 및 각종 프로그램 설치한다. 단 여기서 알아 둘 것이 하나 있다. 윈도에서 2.1TB 이상의 하드디스크를 사용하려면, 윈도 설치 시(하드디스크 포맷 시) 파티션 유형을 'MBR'이 아닌 'GPT'를 선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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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윈도 운영체제 버전도 윈도 비스타 이상, 즉 윈도 비스타, 윈도 7, 윈도 8 등을 사용해야 한다. 결국 윈도 XP로는 3TB 이상의 하드디스크를 장착해도 2.1TB 밖에 사용할 수 없다.

4. 윈도 설치를 완료하고 하드디스크 용량이 제대로 인식됐는지 확인한다.

6테라바이트의 광활함을 누려~
윈도 설치 직후라면 아직 6테라바이트 용량을 실감할 수 없을 것이고, 이제부터 주저하지 말고 마음 놓고 저장해도 된다. 일반 PC에서 6테라바이트는 웬만해서는 접해볼 수 없는, 그야말로 광활한 대지다. 서두에 언급한 '건축학개론' 대사대로, 웬만해서는 평생 사용해도 용량의 절반도 채우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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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어도 이 제품을 한달 정도 사용하면서, 그동안 산발적으로 저장돼 있던 이러저러한 파일을 모조리 모아 봤지만, 전체 용량의 채 1%로도 채우지 못했다. 평소 다양한 파일을 다뤄야 하는 작업 환경임에도 이러할진대, 일반적인 PC 사용 환경이라면 단 0.5%도 채우기 힘들 것이다. 6테라, 6,000기가는 그만큼 방대하고 광활한, 일반 사용자로서는 결코 공감할 수 없는 용량이다.

이는 기업용 스토리지 서버에 특히 유리하다. 서버 한 대에 수십, 수백 개의 하드디스크가 장착되니, 디스크 하나에 6테라를 저장할 수 있다면 그만큼 장착 디스크 수를 줄일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전반적인 서버 운영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HGST에 따르면, 울트라스타는 기존 4테라바이트 하드에 비해 용량은 50% 가량 늘었지만, 유휴 전력은 20% 정도, 소음도 30% 정도 줄었다.

개인 사용자의 경우에도 사진이나 동영상 편집 작업을 업(業)으로 하는 이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유리하며(특히 초고해상도-UHD/QHD 사진/동영상 저장), 기존에 사용하던 하드디스크는 백업용 외장 하드로 활용하면 좋다. 또한 외국 드라마 시리즈를 저장해 시청하는 이들에게도 6테라바이트는 든든한 토대가 된다.

끝으로 앞서 언급한 대로, 울트라스타의 내부 디스크 분당 회전속도(RPM)은 7,200으로, 요즘 출시되는 일반용 하드디스크의 5,400보다는 다소 빠르지만, 파일 복사/이동 속도를 면밀하게 테스트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어차피 이 하드디스크는 '속도'보다는 '용량'으로 선택할 제품이기도 하다. 이 밖에 데이터 전송을 위한 버퍼메모리는 64MB로 일반적인 데스크탑용 하드디스크와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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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트라스타 He6는 2014년 7월 현재 우리나라 일반 사용자에겐 아직 정식 판매되고 있지 않으며, 가격은 70~80만 원 선으로 예상된다. 10만 원대의 3테라바이트 하드디스크도 많기에, 일반 사용자에게는 권장할 만 제품은 못 되지만, 하드디스크 하나에 6테라바이트가 저장된다는 건 전문 사용자나 기업 사용자에게 적잖이 유용하리라 판단한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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