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DC 2014] 앱 개발자 그들의 이야기 (1), 호텔투나잇

애플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모스콘 센터에서 지난 6월 2일(현지 시각)부터 진행하고 있는 '애플 세계 개발자 회의 2014(Apple Worldwide Developers Conference 2014, 이하 WWDC 2014)'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일까. iOS8과 OS X 요세미티를 발표하는 목적도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애플이 원하는 것은 '개발자'에게 자신들의 메시지를 전하고 그들을 위한 행사를 준비한다는 점이다. 애플은 앱스토어를 바탕으로 앱 생태계를 구축했다. 사용자가 사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의 수와 질을 높이기 위해, 애플은 개발자에게 포커스를 맞춘다. 당연하다. 개발자가 등을 돌린다면? 120만 개에 달하는 앱은 없을 것이며, 이를 바탕으로 구축한 앱 생태계도 없을 것이다. 아무리 기기의 성능이 높으면 무엇하나. 정작 아이폰, 아이패드에서 할 수 있는 앱이 없다면, 사용자들은 자연스럽게 멀어질 것이 분명하다.

작년 WWDC 2013을 방문했을 때, WWDC에 참가한 개발자를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었다. 그들은 각자의 아이디어를 어떻게 구현하는가에 대해 심도있게 고민했다. 이 고민은 결국 하나의 아이디어로 재탄생하고, 그 아이디어가 창의적인 앱으로 발전한다. 이것이 애플이 바라는 앱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다. 이번 WWDC 2014에서도 개발자들을 만났다. 전세계를 대상으로 서비스하고 있는 그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떻게 앱을 만들었으며, 향후 어떤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지…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가장 처음 방문한 곳은 호텔투나잇(Hotel Tonight, http://www.hoteltonight.com/)이다. 호텔투나잇은 말그대로 호텔을 예약할 수 있는 서비스다. 재미있는 것은 해당 호텔에 남은 빈방을 연결한다는 점이다. 각 도시별 호텔의 빈방을 최대 50~70%까지 할인한다. 이 아이디어 하나로 호텔투나잇은 성공한 벤처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WWDC 2014 호텔투나잇
WWDC 2014 호텔투나잇

회사? 카페? 아니… 호텔인가?

모스콘 센터에서 차로 이동한지 약 10분. 출발한지 얼마 되지 않아 (정말 짧았다) 호텔투나잇 본사에 도착했다. 너무 빨리 도착했다. 미리 약속했지만, 호텔투나잇 담당자가 나타나 "잠시만 기다려달라"고 요청했다. 약 10분 정도 기다렸을까. 담당자가 기분 좋은 미소로 나타났다. 모든 준비가 끝났단다.

회사에 들어서자마자 호텔투나잇의 Sam Shark(이하 샘) CEO가 반겼다. 훤칠한 키의 그는 간단히 인사를 나눈 뒤, 바로 안으로 안내했다. 입구를 지나쳐 들어간 회사 내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이게 회사인지, 카페인지 구분을 못하겠더라. 조용하고 넓은 실내는 막힌 곳 하나 없이 뻥 뚫려 있었다. 달리 설명할 것 없이 아래 사진을 참고하자.

WWDC 2014 호텔투나잇
WWDC 2014 호텔투나잇

잠시 두리번거리던 일행에게 다가와 샘은 간단히 회사 내 모습을 소개했다. 확실히 우리가 상상하던, 국내에서 늘상 보던 그런 회사의 모습과는 확연히 달랐다. 호텔투나잇 로고를 다양한 디자인으로 꾸며서 전시한 벽과 직원들의 휴식을 위해 꾸며놓은 공간은 마치 카페와 같다. 사실 직원의 모습도 일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마치 쉬고 있는 것 같아 적잖이 당황했다.

WWDC 2014 호텔투나잇
WWDC 2014 호텔투나잇

WWDC 2014 호텔투나잇
WWDC 2014 호텔투나잇

스탠드바처럼 꾸며 놓은 회의 공간은 황당했다. 간단히 먹을 수 있는 빵과 과자, 음료수, 커피 등이 진열되어 있는 공간은 차라리 회사가 아닌 카페라고 해야 어울렸다. 이게 무슨 회사란 말인가. 호텔투나잇이라는 앱을 서비스하는 회사답게, 그들은 회사를 호텔로 꾸민 것이 분명하다.

호텔투나잇 "모바일 앱은 간단하고 빨라야 한다"

커피와 음료를 들고 자리에 앉은 기자들에게 샘이 호텔투나잇이라는 앱이 어떤 서비스인지, 어떤 회사인지 소개를 시작했다. 그는 "호텔투나잇은 현재 호첼 예약 앱 중 업계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애플 앱스토어에서 1,000만 다운로드 건수를 기록했으며, 호텔투나잇 앱에 등록한 전세계 호텔 수는 1만 개에 이른다. 27개 국 300개 도시의 호텔을 이용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WWDC 2014 호텔투나잇
WWDC 2014 호텔투나잇

이어서 샘은 "호텔투나잇 앱은 지난 2010년 9월 첫 개발과 테스트를 시작했으며, 2010년 12월 5일 앱스토어 등록을 신청했다. 정식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날은 2010년 12월 18일이다"라며, "웹 1.0, 웹 2.0 시대를 거쳐 모바일 시대에 접어들면서 호텔 예약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집중한 것이 간결하고 빠른 사용자방식이었다. 호텔투나잇은 실제 호텔을 예약하는데 4번의 클릭이면 끝난다. 소모 시간은 8초에 불과하다. 다음 앱 및 웹 기반 호텔 예약 서비스는 우리와 비교해 10배 이상 복잡하고 오래 걸린다"라고 설명했다.

WWDC 2014 호텔투나잇
WWDC 2014 호텔투나잇

호텔투나잇 앱을 실행하면 주변의 호텔 정보가 나타난다. 그리고 원하는 호텔을 선택한 뒤, 나타난 호텔 소개 화면을 아래로 잡아 끌면 바로 예약 단계로 들어간다. 상당히 빠르다. 예약하고자 하는 호텔 방의 모습을 확인하는데 걸리는 절차가 거의 없다. 첫 화면에서 호텔방을 클릭하면 실제 사진과 사용자들의 후기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예약 과정을 대폭 줄여 간단하게 만든 것이 핵심이다.

WWDC 2014 호텔투나잇
WWDC 2014 호텔투나잇

샘과 함께 호텔투나잇의 Jared Simon(이하 자레드) COO가 설명을 보탰다. 그는 "지난 2011년 1월, 호텔투나잇은 미국 내 3개 도시에서 몇 개 안되는 호텔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금은 27개 국 300개 도시에서 서비스 주이다. 2011년 북미 지역부터 시작해 2012년 유럽 20개 국 이상으로, 2013년 남미 지역까지 서비스 지역을 넓혔다"라며, "호텔투나잇은 iOS의 앱 생태계를 바탕으로 서비스를 시작했고, 지금에 이르렀다. 2010년 12월 아이폰 버전을, 2012년 3월 아이패드 버전을 선보였다. 2013년 9월에는 iOS7 최적화 과정도 거쳤다"라고 설명했다.

WWDC 2014 호텔투나잇
WWDC 2014 호텔투나잇

샘과 자레드는 한 목소리로 모바일 최적화에 대한 것을 강조했다. 아이폰은 아이폰대로, 아이패드는 아이패드대로 최적화시켜야 한다는 뜻이다. 이와 함께 사용자와 호텔 운영자가 원하는 것을 모두 충족하기 위해 노력했다. 사용자는 빠르고 간단하게 호텔을 예약하기 원하다. 이에 과정을 단순화했고, 사용자가 가장 원하는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간소화했다. 호텔 운영자는 하루에 남는 빈방을 해결하길 원한다. 이 남는 방에 대해서만 저렴한 가격으로 서비스하도록 했고, 실제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제공했다. 즉, 사용자와 호첼 운영자 모두가 만족하는 방법을 찾은 것이다.

지속적인 시장 분석도 한 몫했다. 사용자들이 직접 이용한 호텔에 대해 평가할 수 있는 서비스가 그 예다. 페이스북의 좋아요와 같은 기능으로 사용자들이 원하는 기능을 빠르게 적용한 것이다. 호텔투나잇의 새로운 이용자는 친구 또는 지인을 통해 가장 많이 유입된다(약 50%)는 점도 놓치지 않고, 친구 추천 기능 등을 넣었다. 직접 호텔에 가서 투숙하고, 나름의 평가도 내린다는 그들은 사용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WWDC 2014 호텔투나잇
WWDC 2014 호텔투나잇

마지막까지 그들은 이 한마디를 놓치지 않았다. 모바일에 맞는 서비스를, 모바일에 맞게 제공해야 한다는 점이다. 맞다. 호텔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작은 아이폰 화면 안에 억지로 담을 필요가 있을까. 그건 더 화면이 큰 아이패드나 PC 화면에서 제공하는 것이 옳다. 아이폰의 작은 화면은 그것에 걸맞는 정보를 알차게 사용자에게 전달하면 된다. 그게 바로 사용자경험이고, 그게 바로 경쟁력인 셈이다.

그리고 그들은 1000일 전에 처음으로 기획한, 호텔투나잇의 아이디어를 적은 보드판을 지금도 보관 중이다. 지금까지 바꿔온 아이패드용 로고도 하나씩 따로 기록한다. 처음에 호텔투나잇을 선보이며 다짐했던 바를 잊지 않는다. 지금도 회사 입구에는 그들의 다짐이 적혀있다. 'Simple', 'Beautiful', Useful'이다. 아마, 1년 뒤 그리고 10년 뒤에도 이 다짐은 그대로일 것이다. 그게 사용자를 위한 길인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니 말이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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