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 아이폰 주고, 새 아이폰 받자?’ 허울 좋은 약정승계 프로그램

이기성 wlrlsl@naver.com

[보도기사] KT(회장 이석채, www.kt.com)가 아이폰 4 도입에 맞춰 기존 아이폰 3Gs 사용고객이 기존 번호 그대로 아이폰 4로 기기변경하고 3Gs 폰의 잔여할부금 및 요금할인을 다른 고객에게 선택적으로 물려줄 수 있는 약정승계 프로그램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오는 7월 30일 국내 출시가 확정된 애플 아이폰 4를 바라보며,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아이폰 3Gs 사용자를 위해 KT가 대안을 제시했다. 바로 기존에 사용하던 아이폰 3Gs의 할부금 및 요금 할인을 제 3자에게 넘겨준 뒤, 자신은 새로운 아이폰 4를 구매해 사용하는 ‘약정승계 프로그램’이 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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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기사] 이 약정승계 프로그램은 아이폰 4에 대한 고객의 사용욕구를 적극 수용하면서 기존 3Gs 폰의 할부금 부담을 완화하고자 마련하게 됐다고 KT 측은 설명했다.

아이폰 3Gs가 국내에 출시된 지 불과 7개월 만에 새로운 아이폰 4가 등장했으니, 당장 3Gs 사용자들은 남은 약정기간과 위약금 때문에 당장 새 모델로 갈아탈 수도 없어 속만 태우는 상황. 이번 KT의 발표는 기존 3Gs 사용자들의 여론을 의식해 황급히 마련한 정책으로 비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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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기사] 승계 방법은 크게 3가지로 ▲3Gs의 할부금 및 요금할인 모두를 제 3자에게 승계 ▲3Gs의 할부금 및 요금할인을 아이폰4 사용고객이 계속 부담 ▲3Gs의 할부금은 아이폰 4 사용고객이 부담하고, 요금할인은 3Gs 사용고객에게 승계하는 방법이며 이외에도 명의변경이나 동일 명의 추가개통을 통해서 승계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번 약정승계 프로그램은 위약금 부담이 없어진다는 점에서 분명 소비자를 위한 정책이지만, 내심 미국의 이통사 AT&T처럼 보상판매를 바라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완벽하게 해소하진 못했다.

AT &T 아이폰 보상판매 주요 내용
(1) 할인 판매가 시작되기 직전인 5월 7일 ~ 6월 7일 사이에 아이폰 3Gs를 구매한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신청서를 내면 16GB 모델은 50달러, 32GB 모델은 100달러를 환불해준다.

(2) 아이폰 4가 공개된 6월 7일 이전인 5월 7일~ 6월 7일 사이에 아이폰 3Gs를 구매한 사용자가 아이폰 4로 교환을 원할 경우 구매처에 가서 차액을 지불하면 사전 예약을 통해 아이폰 4로 교환 받을 수 있다. 단, 6월 7일 이후 구매자는 이런 혜택을 받을 수 없다.

(3) 약정 기간이 2010년 12월 말 이전에 끝나는 아이폰 사용자는 할부 승계(추가 약정)를 통해 조기에 아이폰 4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한 그간 높은 출고가를 유지했던 3Gs가 아이폰 4 발표 직후 공식적으로 가격을 낮추는 바람에 신규 구매비용 부담이 줄어든데다, 사용자 간 중고거래(대부분 무약정) 가격도 큰 폭으로 내려 굳이 약정을 승계 받으면서까지 중고 3Gs 모델을 구매해야 하는 이유를 도무지 알기 어려운 상황이 되어버렸다.

[보도기사] 이와 함께 KT는 기존 3Gs를 제 3자에게 승계하고 새로 아이폰 4를 구매하는 고객을 위해 마이크로 USIM을 무상 제공하고 마일리지 포인트 2만 점을 추가 부여하는 혜택도 제시했다. 한편 KT는 스마트스폰서 고객도 기기변경을 통해 3Gs를 승계하는 방안도 향후 도입할 예정이며, 아울러 기기변경 없이도 아이폰 4를 신규 개통하고 기존 3Gs는 명의변경을 통해 할부금 및 요금할인 등을 승계하는 방법도 병행 운영할 예정이다.

일부 사용자들은 KT가 소비자를 위하는 척, 정책을 내놨지만 실상은 3Gs 승계로 자사의 스마트폰 가입자를 늘리기 위한 속내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얄팍한 상술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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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에게 중고 3Gs를 떠넘기거나 혹은 부담을 떠안고 새로운 아이폰 4를 구매할 사용자가 얼마나 될지 예측할 수는 없지만, 재구매 의사를 표명한 이들에게 KT가 내놓은 약정승계 프로그램은 흡사 다단계 업체의 행태를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이렇게 현실성이 떨어지는 정책 때문에 ‘아이폰 10만 분실설’이 실제로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상황. 어디까지나 판단은 사용자의 몫이지만 KT가 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는 한 이번 약정승계 프로그램은 허울 좋은 개살구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아이폰 10만 분실설’이란?
상위 기종 보상이 가능했던 시기(현재는 동종/동급 휴대폰만 가능)에 휴대폰 분실/파손 보상 보험에 가입했던 아이폰 3Gs 사용자들이 허위로 분실 신고를 하고 아이폰 4로 보상을 받으려는 움직임을 빗대어 말한 것으로 현재 약 10만 명 정도의 사용자가 이 같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 / IT동아 이기성(wlrl@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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