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카드 철저분석, GPU-Z

김영우 pengo@itdonga.com

게임용 PC를 구성하고자 할 때 가장 중요한 사양은 역시 그래픽카드다. 아무리 CPU나 메모리 사양이 우수하더라도 그래픽을 구동하는 역할을 하는 그래픽카드의 성능이 떨어진다면 게임 플레이 중에 화면이 느려지거나 프레임이 뚝뚝 끊기는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다만, PC 하드웨어에 관한 지식이 부족한 사용자라면 자신의 PC에 달린 그래픽카드가 어떤 물건인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요긴하게 쓰이는 소프트웨어가 바로 ‘GPU-Z’다. 이를 이용하면 현재 PC에 달린 그래픽카드의 이름뿐 아니라 동작속도, 공정, 메모리 인터페이스 등, 그야말로 그래픽카드의 모든 것을 확실히 파악할 수 있다. GPU-Z는 네이버소프트웨어나 개발사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다운로드 할 수 있다.

GPU-Z의 전반적인 형태는 비슷한 이름의 소프트웨어인 CPU-Z와 매우 유사하다. 하지만 CPU-Z가 PC에 탑재된 CPU(중앙처리장치)의 사양을 중점적으로 알려주는 반면, GPU-Z는 이름 그대로 그래픽카드의 핵심 칩인 GPU(그래픽처리장치)를 중심으로 관련 사양을 표시한다는 점이 다르다. GPU-Z에서 주목해야 할 인터페이스 탭은 그래픽카드(Graphics Card)와 센서(Sensors)다. 그래픽카드 탭은 이름 그대로 해당 그래픽카드의 자세한 사양을 표시한다. 그리고 센서 탭은 해당 그래픽카드를 구성하는 GPU 및 메모리 등의 현재 동작 속도 및 사용량, 그리고 소비전력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GPU-Z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는 그래픽카드 탭을 구성하고 있는 각 항목의 자세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참고로 일부 제조사의 그래픽카드는 GPU-Z의 일부 항목이 없음(N/A)로 표기될 때도 있다.

GPU-Z
GPU-Z

(1)Name: 말 그대로 해당 그래픽카드의 이름이다. 그래픽카드의 이름은 탑재된 GPU의 제품명과 동일한 경우가 대부분이니 GPU의 이름이라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니다.

(2)GPU: 해당 그래픽카드에 탑재된 GPU의 코드명이다. GPU는 일반적으로 시장에서 일컬어지는 제품명 외에 개발 단계에서 붙여진 코드명이 따로 있다. 이를테면 지포스 GTX 770의 코드명은 'GK104', 라데온 R9 280의 코드명은 '타히티 프로(Tahiti PRO)'다. 다만, 제품명이 같더라도 제조 시기에 따라 일부 기능이 조정되어 코드명이 달라지는 경우도 있다. 이를테면 제품명이 같은 지포스 GT 620이라도 어떤 제품은 'GF119', 또 어떤 제품은 'GF108'의 코드명이 붙는 경우가 있다. GPU-Z로 이를 확인 가능하다.

(3)Revision: 같은 GPU라도 제조 시기에 따라 공정이 바뀌는 경우도 있어 이를 리비전(Revision)으로 구분한다. 초기 생산 버전이 리비전 A1라면 후기 생산 버전은 리비전 A2로 구분하는 경우 등이다. 리비전이 다르더라도 기본적인 성능은 큰 차이가 없다. 다만, 발열이나 전력 소비량 등이 후기 리비전 버전에서 개선되는 사례는 있다.

(4)Technology: 해당 GPU가 얼마나 미세한 공정으로 생산되었는지를 나타내는 것이다. 주로 나노미터(nm, nano meter) 단위로 표기하는데, 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미터에 해당한다. 보다 공정이 미세해질수록 반도체의 직접도가 높아져 성능을 향상시키는데 유리하며, 같은 성능을 가진 GPU라도 미세 공정으로 생산된 버전이 전력 소모나 발열 면에서 우수하다.

(5)Die Size: GPU 다이(칩)의 크기를 뜻한다. 공정이 미세화 되면 같은 크기의 다이에서 더 나은 성능을 낼 수 있으며, 한 장의 실리콘 웨이퍼에서 더 많은 칩을 얻을 수 있어 생산성도 높아진다.

(6)Release Date: 해당 그래픽카드가 생산된 시점을 나타낸다.

(7)Transisitors: GPU에 얼마나 많은 수의 트랜지스터가 집적되어 있는지를 나타낸다. 많은 트랜지스터를 내장하고 있을수록 연산 성능은 높아진다. 2014년 현재 출시되는 GPU의 경우, 보급형 모델은 2억~3억 개, 고급형 모델은 수십억 개의 트랜지스터가 집적되어있다.

(8)BIOS Version: 바이오스(BIOS)란 해당 그래픽카드의 기본적인 동작에 관련된 데이터가 저장된 프로그램이다. 운영체제와는 별개로 그래픽카드 내에 탑재된다. GPU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바이오스를 탑재하는 경우도 많지만 일부 제품은 그래픽카드 제조사에서 특별한 튜닝을 거친 바이오스를 탑재하는 경우도 있다. 바이오스의 버전이 높을수록 성능이나 안정성 면에서 나은 면모를 보인다. GPU-Z의 바이오스 버전 항목 옆에 있는 저장 아이콘을 클릭하면 해당 그래픽카드에 내장된 바이오스 파일을 추출, PC에 저장할 수 있다. 다만, 제품 자체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곤 사용자가 그래픽카드 바이오스를 직접 교체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GPU-Z
GPU-Z

(9)Device ID: PC에 설치된 모든 하드웨어는 탑재 위치에 따라 고유의 주소(ID)를 가진다. 일부 전문가 외에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아도 될 항목이다.

(10)ROPs/TMUs: ROPs는 'Raster Output Pipelines'의 약자로, 해당 GPU가 동시에 몇 개의 연산을 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다. 그리고 TMUs는 'Texture Mapping Units'의 약자로, 화면을 화려하고 현실적으로 꾸미는 '텍스처 매핑'을 담당하는 유닛의 수가 몇 개인지를 나타낸다. ROPs와 TMUs의 수치는 해당 그래픽카드의 전반적인 성능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기준이다.

(11)Bus Interface: 해당 그래픽카드가 설치된 인터페이스의 유형이다. 어떤 규격의 메인보드 ‘슬롯’에 그래픽카드를 꽂았는지를 나타내는 것과 거의 같은 뜻으로 쓰이는데, 최근에는 별도의 그래픽카드를 슬롯에 꽂지 않고 CPU나 메인보드에 내장된 GPU를 이용해 그래픽을 구현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슬롯' 보다는 '인터페이스'라고 지칭하는 것이 좀 더 정확하다.

2000년대 초반까지는 AGP(Accelerated Graphics Port) 인터페이스 기반의 그래픽카드를 많이 썼지만 최근에는 이보다 발전한 PCI 익스프레스x16(PCI-Ex16) 인터페이스 기반의 그래픽카드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같은 형태의 PCI 익스프레스x16 인터페이스라도 보다 나중에 나온 상위 버전은 더 나은 데이터 전송속도를 기대할 수 있다. 이 항목의 오른쪽에 있는 '?(물음표)' 아이콘을 클릭하면 현재 인터페이스에서 문제 없이 그래픽이 처리되고 있는지를 시험하는 렌더 테스트(Render Test)를 할 수 있다.

GPU-Z
GPU-Z

(12)Subvendor: 해당 그래픽카드를 생산한 제조사의 이름이다. 대표적인 그래픽카드 제조사는 사파이어(sapphire), 조텍(Zotac), XFX, 에이수스(ASUS) 등인데, 이들은 엔비디아(Nvidia)나 AMD에서 공급받은 GPU를 기반으로 제품을 생산한다. GPU가 같으면 그래픽카드 제조사가 다르더라도 성능은 같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만, 일부 그래픽카드의 경우는 각 제조사 고유의 튜닝을 거쳐 성능이나 안정성, 혹은 부가기능 면에서 차별화를 하는 경우도 있다.

(13)Shaders: 각종 그래픽 효과의 처리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쉐이더 유닛의 수를 나타낸다. 상위 제품일 수록 수차가 높다. 다만, 동급 성능의 엔비디아 지포스와 AMD 라데온 시리즈를 비교해보면 AMD 라데온 시리즈의 쉐이더 유닛 수가 더 많은 경향이 있다. 이는 양 제품의 그래픽 처리 방식 차이 때문이다.

(14)DirectX Support: 다이렉트X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배포하는 그래픽 애플리케이션의 제작 기반으로, 버전이 높을수록 한층 발전된 그래픽기법을 포함한다. 만약 운영체제와 게임 소프트웨어가 최신 다이렉트X 버전을 지원하더라도 그래픽카드가 이를 지원하지 못한다면 해당 게임의 온전한 그래픽을 볼 수 없거나 아예 구동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15)Pixel Fillrate: 화면 전체를 구성하고 있는 픽셀(점) 하나당 투입할 수 있는 그래픽카드의 연산 능력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 수치가 낮으면 화면의 해상도를 높일수록 전반적인 처리속도가 급격히 저하된다.

(16)Texture Fillrate: 폴리곤(3D 모델의 뼈대)을 현실적으로 꾸미기 위해 외부에 표피를 덮어씌우는 그래픽기법을 텍스처 매핑이라고 하는데, 택스처의 품질이 정교할수록 한층 현실에 가까운 그래픽을 구현할 수 있다. 위 항목은 해당 그래픽카드가 처리할 수 있는 텍스처 매핑의 능력을 나타내는 것이다.

(17)Memory Type: 그래픽카드를 구성하는 부품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그래픽데이터를 연산하는 GPU, 그리고 GPU에서 연산할 데이터를 저장하는 비디오 메모리(VRAM)이다. 해당 항목은 그래픽카드에 탑재된 비디오 메모리의 유형을 나타낸다. 2014년 현재, 보급형 그래픽카드에는 DDR3 메모리가 탑재되는 경우가 많으며, 고성능을 발휘하는 고급형 그래픽카드에는 그래픽 처리를 위해 특화된 GDDR5 메모리를 주로 탑재한다.

(18)Memory Size: 그래픽카드에 탑재된 비디오 메모리의 용량을 나타낸다. 비디오 메모리의 용량이 클수록 고해상도 및 고품질 텍스처를 처리하는데 유리하다. 다만, 비디오 메모리의 용량이 아무리 크더라도 GPU의 성능이 이를 뒷받침하지 않으면 제 성능을 낼 수 없다. 일부 그래픽카드, 혹은 노트북 제조사에선 GPU 이름을 밝히지 않고 비디오 메모리의 고용량만 강조하는 경우도 있으니 구매에 유의하자.

(19)Bus Width: 대역폭(데이터를 전송하는 통로)에 큰 영향을 끼치는 비디오 메모리의 구성 형태를 나타낸다. 같은 DDR3 메모리라도 64bit 구성 보다는 128bit 구성이 한층 높은 대역폭을 소화할 수 있다. 2014년 현재 보급형 그래픽카드에는 64bit, 중급형 그래픽카드에는 128bit로 비디오 메모리를 구성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고급형 그래픽카드에는 256bit 이상을 적용한다. 이는 해당 그래픽카드의 등급을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이기도 하다.

(20)Bandwidth: 위에서 설명한 메모리 관련 사양(Type, Size, Bus Width)에 의거, 실제로 발휘되는 비디오 메모리의 대역폭 수치를 나타낸다.

(21)Driver Version: 드라이버란 하드웨어를 구동하기 위해 운영체제 상에 설치하는 기본 프로그램을 뜻한다. 그래픽카드 제조사가 다르더라도 GPU가 같다면 같은 드라이버를 이용한다. 엔비디아나 AMD에서는 성능이 향상된 새로운 버전의 드라이버를 주기적으로 배포하고 있다.

(22)GPU / Memory / Shader Clock: GPU와 메모리, 그리고 쉐이더 유닛의 클럭(동작속도)를 나타낸다. 클럭이 높을수록 고성능을 발휘한다. 최근 출시되는 그래픽카드는 소비 전력을 줄이기 위해 평소에는 클럭을 낮췄다가 부하가 걸리는 작업을 할 때 클럭을 높이는 식으로 작동하기도 한다. 또한 사용자가 임의적으로 클럭을 높여 성능 향상을 꾀하는 오버클러킹(Overclocking)을 가해도 이 수치는 변화한다. 변형을 가하지 않은 해당 그래픽카드의 클럭은 Default Clock(기본 클럭) 항목에 표시된다.

(23)NVIDIA SLI / AMD Crossfire: 몇몇 매니아들은 그래픽 성능을 높이기 위해 한 PC에 2대 이상의 그래픽카드를 꽂아 구성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구성을 엔비디아에선 ‘SLI’, AMD에선 ‘크로스파이어’라는 기술명으로 지칭한다. 1대의 그래픽카드를 쓸 때에 비해 고성능을 발휘하지만 비용이 많이 들고 전력 소모도 많은 것이 단점이다. 또한 일부 제조사에선 1대의 그래픽카드에 2개 이상의 GPU를 탑재, 그래픽카드 1대로 SLI나 크로스파이어를 구현하는 경우도 있다. 1대의 GPU만 탑재한 일반적인 PC라면 이 항목이 'Disable(미적용)'로 표시될 것이다.

(24)Computing: 일부 그래픽카드는 그래픽 성능을 높이기 위해, 혹은 특수한 화면 효과를 처리하기 위해 부가적인 처리 기능을 탑재하는 경우가 있다. 다양한 플랫폼에서 호환되는 그래픽 구현 방식인 OpenCL, 그래픽 외에 일반적인 연산까지 GPU에서 할 수 있는 기술인 CUDA(엔비디아 전용) 및 DirectCompute 5.0(범용), 그리고 물리 연산을 그래픽카드에서 담담해 CPU의 부담을 줄이는 PhysX 등이 대표적이다. 위 항목은 그래픽카드가 해당 항목을 지원하는 지의 여부를 나타낸다.

※본 기사는 네이버 소프트웨어(http://software.naver.com/)의 스페셜리뷰 코너에도 함께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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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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